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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마늘을 까다가 졸아버려서, 친구들이 공짜로 보여주는 영화를 못 본 것도 억울한데.
(뭐. 여기까지는 평범한 - 그것도 자기 실수인 - 억울함)
배가 고파서 쌀단지를 열어보니 쌀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정말 암울했습니다...
어머님 말씀에 의하면, 모종의 이유로 쌀을 처분해야만 했다더군요. 마음 아픕니다.
... 근데 아픈 것은 아픈 거고...
곰표 밀가루 밖에 없는 부엌을 바라보자니 최상급의 암울함이...
(게다가 왜 그 날 따라 배가 고팠던 것일까요?)
밀가루를 꺼내, 소금을 넣어 걸쭉하게 반죽을 해서 부치려 했습니다.
그러나.
나 : 엄마! 식용유는?
엄마 : 지난달에 다 먹었단다.
il||li_| ̄|○il||li
울고 싶은 심정으로, 그 밀가루 전병, 시골서 올라온 들기름으로 부쳐먹었습니다. 과연 맛은...? -_-

... 이런 표정이 되어, 신을 저주 하고 싶은 기분이 들었달까 어쨌달까...
그 기름 맛이 정말 조화롭게도 속을 니글거리게 해 주더군요. 오랜만에 연휴인데, 집에서 부림당하다 못해서 기름 절은 밀가루 전병이나 먹어야 하다니... (아. 알타리를 싸 먹으니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파라도 넣어 먹었으면 좋았겠지만, 파도 없고, 애써 갈아낸 마늘을 넣어 먹자니 좀 아까워서... - 배추김치는 떨어졌더군요)
출근하기 위해 일어났는데 속에서 욕지기가 올라오더군요...
새해부터 이리 암울하다니. 올 한 해가 걱정이군요... ㅡㅜ
음음...많이 암울하긴 하네요 [11][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