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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시대…… 거기에는 무엇이 있었던가. 영화에서는 최무룡이 끝나고 신성일이 한창이었을 것이다. 노란색 표지의 <민중서관> 발행 한국문학전집을 읽었고, 황순원의 《나무들 비탈에 서다》라는 소설이 나온 것도 그 무렵이었을 게다. <사상계>라는 잡지도 있었다. 남학생들은 군화를 신고 군복을 검게 물들인 옷을 입었었다. 스포츠형 머리가 유행이어서 남자들은 다들 미국 해군병사처럼 머리를 짧게 깎았었다. ‘나는 국민의 정신적 대통령이다.’고 한 윤보선 씨가 있었고, 한일 회담 반대 데모와 민족적 민주주의라는 것도 있었다. 하루 종일 고궁으로 전시장으로 걸어 다니는 돈 안 드는 데이트―재건 데이트라는 것도 저 노래들의 추억 속에 함께 살고 있는 것들이다. 그때의 젊은 남자들은 다들 가난했었고, 자신의 내일에 대하여 믿음 같은 것을 가지고 있었다. 영국 왕실의 마가레트 공주와 타운센트 대령의 사랑은 그 무렵까지도 화제가 되는 힘이 있었다. 남편의 저격에 ‘오, 노(Oh, no)’ 하고 소리치던 재클린 케네디는 아름다웠고, 전차가 다니던 종로길…… 시발택시는 ‘용산가요, 용산’ 하고 소리쳤었다. <주간한국>이라는 주간지에는 <이것이 인생이다(La Vie)>가 연재되고, 맨 가운데 두 페이지에는 최정호의 <예(藝)>가 넌 플러스 울트라(Non Plus Ultra)라는 부제를 달고 신선하고도 충격적으로 유럽의 무대예술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때의 박정희 대통령은 언제나 입을 굳게 다물고 짙은 색 선글라스를 썼었다. KBS에서는 아침에 <마음의 샘터>라는 프로가 톨스토이의 인생론을 들려 주었고, <라디오 서울>에서는 서영춘이가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떠도 고뿌 없이는 못 마십니다.’라면서 가갈갈갈대고 있었고…… 손시향의 <검은 장갑 낀 손>은 아직도 여대생들 사이에서 나직나직 불려졌었다.
한수산, 『거리의 악사』, 삼진기획, 1993, p.15-16
1960년대 초반의 한국 풍경.
언젠가 여니님의 일기를 읽다가 60-70년대의 풍경이 필요하다고 하셨던 것이 문득 생각이 나서요.
책장 뒤져서 찾아 냈습니다.
한수산의 초기 소설들에 60-70년대 한국 풍경이 잘 담겨 있구요(당시의 데이트나 연애 풍속도 등등이.) 최인호의 초기 소설도 괜찮습니다.
정치 사회적인 풍경을 알고 싶으시면, 소설을 읽는 것 보다 돌베개나 집사재에서 나온 사회과학 서적들을 읽으시는게 도움이 되실 겁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다시 쓰는 한국 현대사" 가 있을 수 있구요,
강준만의 저작이나, 월간 <말>지도 괜찮습니다.
<사상계>를 구하실 수 있다면, 당시 가장 히트쳤던 잡지이니 괜찮을 것 같네요.
아참, 박완서의 <도시의 흉년>이 60-70년대 서울을 정말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 그 소설도 정말 잼나죠.
너무 늦어서 필요없어!!!!!!!!!!! 라고 하시면, 우에에에에엥~
(울면서 뛰어간다.)
ps. 근데, 다쓰현은 해금이 되었나요? ㅡㅡ???
대학가의 서점에 가셔야 구하실 수 있을듯. 아주 좋은 책입니당.
한수산, 『거리의 악사』, 삼진기획, 1993, p.15-16
1960년대 초반의 한국 풍경.
언젠가 여니님의 일기를 읽다가 60-70년대의 풍경이 필요하다고 하셨던 것이 문득 생각이 나서요.
책장 뒤져서 찾아 냈습니다.
한수산의 초기 소설들에 60-70년대 한국 풍경이 잘 담겨 있구요(당시의 데이트나 연애 풍속도 등등이.) 최인호의 초기 소설도 괜찮습니다.
정치 사회적인 풍경을 알고 싶으시면, 소설을 읽는 것 보다 돌베개나 집사재에서 나온 사회과학 서적들을 읽으시는게 도움이 되실 겁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다시 쓰는 한국 현대사" 가 있을 수 있구요,
강준만의 저작이나, 월간 <말>지도 괜찮습니다.
<사상계>를 구하실 수 있다면, 당시 가장 히트쳤던 잡지이니 괜찮을 것 같네요.
아참, 박완서의 <도시의 흉년>이 60-70년대 서울을 정말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 그 소설도 정말 잼나죠.
너무 늦어서 필요없어!!!!!!!!!!! 라고 하시면, 우에에에에엥~
(울면서 뛰어간다.)
ps. 근데, 다쓰현은 해금이 되었나요? ㅡㅡ???
대학가의 서점에 가셔야 구하실 수 있을듯. 아주 좋은 책입니당.
그 시기를 그린 소설은 꽤 많이 읽은 편이구요,;; 요즘은 근대사 쪽을 더듬고 있습니다.
근데 한참 읽다보면 열이 뻗쳐서ㅡㅡ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