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유령 생활은 꽤 했습니다.
하지만 애 딸린 일하는 아줌마들이 거의 그렇듯이 극도로 시간에 쫓기는 생활을 하는지라 그간의 유령 생활도 그리 만만한 건 아니었습니다.
그러면서 덜렁 가입한 건요, 인간이 되고싶은 저의 의지 표현입니다.

결혼과 출산은-순전히 제 선택에 의한 결과이지만- '나' 개인의 자아 개발이나 실현에 관련된 일체의 행위를 부정적이고 부수적인 것으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기회비용이라는 단어로 설명하는 분들도 있겠습니다만, 그에 대한 반론은 피폐해진 자아가 좀 기운을 차린 후 다시 펴기로 하구요.
결국 내팽개쳐진 자아는 나 자신을 참 불행하게 느끼도록 했습니다. 딱히 심각한 불행을 겪고 있지도 않으면서요. 나를 좀 보살펴야 한다는 생각을 심각하게 했습니다. 나를 북돋우고 나의 등을 두드려 줄 그 무엇. 가족이 될 수도 있겠지만, 아까의 그 근본적인 문제에 답을 내지 않고는 가족에게서 그 답을 찾기가 어렵더군요.
그래서 쉬운 것부터 해보기로 했습니다. 바로 제가 좋아하는 일에 좀 더 당당히 시간을 할애하고 의사 표현을 해보는 것입니다. 고립된 사고가 표현을 거치면서 객관화되고, 또 외부의 의견을 들으면서 좀 더 발전적인 모습으로 변화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거지요.

가입의 변이 너무 장황해서-이렇게 할 말이 많았는지 스스로도 좀 놀라는 중입니다.- 웃기지요? 저도 웃깁니다. 울트라 오버 가입인사라서요.
그래도 환영해주시리라 믿습니다. 만나뵙게될 여러분, 미리 반갑습니다.

인간이 되고 싶은 밍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