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unk paradise
- 라운지
- 자유게시판
글 수 1,868
일요일에 동네 할인점에 갔다가 우연히 조카 녀석을 봤다.
나랑 8살밖에 차이가 안나는 늙은 조카인 녀석은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폭주족 행세를 하고 다닌다.
꽁무니가 하늘로 치켜 올려진 바이크 뒷자리에 여친을 태우고 있던 녀석은 배가 고프다고 밥을 사달라고 생떼를 썼다. 할 수 없이 부대찌게 집을 갔는데 전화가 오더니 친구가 한명 더 온단다. 뻔뻔하기까지 한 녀석.
게다가 나중에 온 녀석은 산적같았다. 시커먼 얼굴에 곰같은 몸집도 그렇지만 먹는 것도 살인적으로 많이 먹어서 진짜 산적이었다.
하도 짠하게 먹어서 지갑에 있던 돈 털어서 주머니에 넣어 줬더니 미안했나 보다. 녀석이 집까지 태워 준단다.
버스로 네정거장 정도의 거리라 걸어가긴 좀 그랬는데 태워준다니까 내심 잘됐다 했다. 근데 자신은 여친을 태워야 하니 그 산적 녀석 뒤에 타라는 것이다.
어쩐지 영 찜찜한 마음이 들었지만 이제와 싫다 하기도 뭐하고 해서 그 시커먼 기계 있는데로 갔다. 나는 갑자기 엄청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
나중에 나타나 기계를 확인 못했는데 산적 녀석의 바이크 꽁무니 끝은 거짓말을 조금 보태서 내 키만큼이나 높았다.
경악한 내 표정도 못봤는지 먼저 올라탄 산적이 왜 안타고 그러냐는 표정으로 나를 본다.
"어...이거 어떻게 타는 거냐. 발판도 없구..뒤는 너무 높은 거 아냐?"
다시 한심해하는 녀석의 표정.
"여기 밟고 내 어깨 짚으면 되잖아요."
산적이 시키는 대로 발판 비슷하게 생긴 거 밟고 어깨 짚고 뒤에 탔는데, 허걱, 아까 조카 놈 여친이 찰싹 들러 붙어 있던게 괜히 그런게 아니었다.
아무리 힘을 줘도 주르륵. 바로 산적 녀석 등에 껌같이 달라 붙게 되는 묘한 자세가 되고 말았다.
아...빌어먹을 기계.
산적 녀석은 뭐가 우스운지 주르륵을 몇번 반복하는 나를 보고 큭큭 대다가 괜히 힘쓰지 말고 얌전히 있으란다. 정말 내리겠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잠깐 참으면 집이라 생각하고 참았다.
이윽고 출발한 그 시커먼 기계는 내가 타본 중에 가장 무서운 놀이기구였다.
급출발 급정거는 기본이고 누울 거 같은 코너링에 신호 무시는 예사였다.
손톱이 부러져라 산적 녀석을 붙잡고 있었는데 그게 좀 아팠나 보다.
누구 살 뜯어 먹을 일 있냐고 고래 고래 소리를 질러서 또 한번 기겁했다.
별 수 없이 녀석 등에 코를 박고 팔로 허리를 감으면서 든 생각.
'이러면 두리뭉실 뱃살이 다 느껴지겠다. 아...민망해."
진짜 슝하고 날아온 기분이 들게 금새 집에 도착해서 내리는데 다리에 힘이 다 풀려 버렸다. 표정 관리도 못하고 얼빵한 얼굴로 고맙다고 했더니
"푹신한 거 가슴 아니죠?"
하고는 씽 가버린다.
나아쁜 놈. 지가 보태줬나.
처참한 기분으로 돌아와 자려고 누워 생각하니 조금 재미있었던 것도 같았다.
숑숑 빠져나가는 유연함이 괜히 좋아보인다고 할까 조금 더 탔으면 속도를 즐겼을지도 모르겠고. 내가 쫌만 어렸어도 조카 녀석 여친처럼 좋아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서 아서라 했다.
누구 타보신 분들 계실려나.....
나랑 8살밖에 차이가 안나는 늙은 조카인 녀석은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폭주족 행세를 하고 다닌다.
꽁무니가 하늘로 치켜 올려진 바이크 뒷자리에 여친을 태우고 있던 녀석은 배가 고프다고 밥을 사달라고 생떼를 썼다. 할 수 없이 부대찌게 집을 갔는데 전화가 오더니 친구가 한명 더 온단다. 뻔뻔하기까지 한 녀석.
게다가 나중에 온 녀석은 산적같았다. 시커먼 얼굴에 곰같은 몸집도 그렇지만 먹는 것도 살인적으로 많이 먹어서 진짜 산적이었다.
하도 짠하게 먹어서 지갑에 있던 돈 털어서 주머니에 넣어 줬더니 미안했나 보다. 녀석이 집까지 태워 준단다.
버스로 네정거장 정도의 거리라 걸어가긴 좀 그랬는데 태워준다니까 내심 잘됐다 했다. 근데 자신은 여친을 태워야 하니 그 산적 녀석 뒤에 타라는 것이다.
어쩐지 영 찜찜한 마음이 들었지만 이제와 싫다 하기도 뭐하고 해서 그 시커먼 기계 있는데로 갔다. 나는 갑자기 엄청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
나중에 나타나 기계를 확인 못했는데 산적 녀석의 바이크 꽁무니 끝은 거짓말을 조금 보태서 내 키만큼이나 높았다.
경악한 내 표정도 못봤는지 먼저 올라탄 산적이 왜 안타고 그러냐는 표정으로 나를 본다.
"어...이거 어떻게 타는 거냐. 발판도 없구..뒤는 너무 높은 거 아냐?"
다시 한심해하는 녀석의 표정.
"여기 밟고 내 어깨 짚으면 되잖아요."
산적이 시키는 대로 발판 비슷하게 생긴 거 밟고 어깨 짚고 뒤에 탔는데, 허걱, 아까 조카 놈 여친이 찰싹 들러 붙어 있던게 괜히 그런게 아니었다.
아무리 힘을 줘도 주르륵. 바로 산적 녀석 등에 껌같이 달라 붙게 되는 묘한 자세가 되고 말았다.
아...빌어먹을 기계.
산적 녀석은 뭐가 우스운지 주르륵을 몇번 반복하는 나를 보고 큭큭 대다가 괜히 힘쓰지 말고 얌전히 있으란다. 정말 내리겠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잠깐 참으면 집이라 생각하고 참았다.
이윽고 출발한 그 시커먼 기계는 내가 타본 중에 가장 무서운 놀이기구였다.
급출발 급정거는 기본이고 누울 거 같은 코너링에 신호 무시는 예사였다.
손톱이 부러져라 산적 녀석을 붙잡고 있었는데 그게 좀 아팠나 보다.
누구 살 뜯어 먹을 일 있냐고 고래 고래 소리를 질러서 또 한번 기겁했다.
별 수 없이 녀석 등에 코를 박고 팔로 허리를 감으면서 든 생각.
'이러면 두리뭉실 뱃살이 다 느껴지겠다. 아...민망해."
진짜 슝하고 날아온 기분이 들게 금새 집에 도착해서 내리는데 다리에 힘이 다 풀려 버렸다. 표정 관리도 못하고 얼빵한 얼굴로 고맙다고 했더니
"푹신한 거 가슴 아니죠?"
하고는 씽 가버린다.
나아쁜 놈. 지가 보태줬나.
처참한 기분으로 돌아와 자려고 누워 생각하니 조금 재미있었던 것도 같았다.
숑숑 빠져나가는 유연함이 괜히 좋아보인다고 할까 조금 더 탔으면 속도를 즐겼을지도 모르겠고. 내가 쫌만 어렸어도 조카 녀석 여친처럼 좋아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서 아서라 했다.
누구 타보신 분들 계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