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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의 발은 크고 넓직한지라, 그 발로 허리를 밟아주면 기분이 참 좋습니다. (뻐근함이 일시에 풀리는 느낌이랄지 어쩔지) 다행히도, 천만 다행히도 제대한 다음 시건방 모드에서도 안마만은 제대로 해주니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도 12개월 무이자 할부로 아버님이 질러버리신 은황토전기매트-_-위에 엎드려 동생을 부릅니다.
나 : 어이.
알바생 김군 : 왜?
나 : 좀 밟아 바.
알바생 김군 : 왜 맨날 나만 시켜?
나 : 무슨 그 무의미한 질문을. 그럼 동생을 이런 데 시켜먹지 어따 시켜먹겠어?
알바생 김군 : 쳇.
싫은 시늉 다 해가면서 와서 밟아주는데. 기분이 좋을 때 보면 그도 나름대로 귀엽습니다... -_- (팔불출 누나) 어쨌든.
알바생 김군 : 누님.
나 : 응? 야야. 그 밑 부분으로 힘 좀 줘 바라.
알바생 김군 : 응. 저기 있잖아.
나 : 왜? 어이구, 시원하다. 야. 좀 옆으로.
알바생 김군 : 응. 누님 허리가 말이야.
나 : 어.
알바생 김군 : 좀 더 물컹해졌어.
나 : ... !!!!!
알바생 김군 : 누님.
나 : 응?
알바생 김군 : 팔에 힘 준 거 풀어 봐. 어깨 많이 뭉친 것 같다.
나 : ... ㅠㅠ 응...
고개를 모로 베개에 기대고, 팔을 양쪽으로 쭉 뻗고 있으려니, 동생이 천천히 어깨를 밟습니다. 무지 시원해요 >_<
알바생 김군 : 누님. 힘드냐?
나 : 어. 약간.
알바생 김군 : 왜?
나 : 여러가지로 힘들지. 겁도 많이 나고. 내가 얼마나 찌질거리는지 너도 암시롱.
알바생 김군 : 서비스다. 등도 밟아 줄게.
등짝을 밟고 있는 동생의 발이 넓고 묵직하게 느껴집니다. 힘을 주면서 무게를 많이 싣지도 않으면서, 천천히 밟고 있는 동생의 무게가 편안하게 느껴지더군요.
알바생 김군 : 누님.
나 : 응?
알바생 김군 : 나 월급 타면 같이 스테이크 먹으러 갈까?
나 : 돈도 없으면서. 그 돈 있으면 컴퓨터나 고쳐. 얼마 전부터 라이터기가 영 먹통이더라.
알바생 김군 : 쳇. 자. 다리 좀 뻗어 봐.
나 : 왜. 팔 다리도 밟아 주게?
알바생 김군 : 응. 공식적으로 누님을 밟아줄 수 있는 기회가 그렇게 흔한 줄 알아?
나 : 이것이 정녕 죽고싶더냐?
편안하게 밟히고 있는데 동생이 묻습니다.
알바생 김군 : 누구랑 싸웠어?
나 : 응.
알바생 김군 : 그 무신경하고 심하게 발끈하는 버릇은 고치라니까.
나 : 좀처럼 잘 안 되네.
알바생 김군 : 허벅지도 잔뜩 뭉쳤네. 직장에서 힘들게 해?
나 : 딱히 그런 건 아니고.
긴장하고 쑤셨던 근육들이 조금씩 풀려갑니다. 안마받는 시간은 참 좋아요. 동생은 차분하고 정말 프로답게 몸 전체를 부드럽게 밟아주고, 이런 저런 일상 이야기를 하다 보면 시간이 금새 갑니다.
나 : 어이.
알바생 김군 : 응?
나 : 계장님이랑 싸웠지?
알바생 김군 : (움찔)
나 : 그 대머리 아저씨랑 싸우지 마. 친구 말이 은행에서 제일 싹수 없는 자식이라더라.
알바생 김군 : 잘못 걸렸네.
나 : 석달만 고이고이 참아. 너 나오고 나면 내가 가서 성질 좀 부리고 올게. 예를 들면 동전 1000개를 지폐화 한다던지.
알바생 김군 : 동전 1000개는 있고?
나 : 직장에서 조달해야지. 나름대로 잔돈 세상에서 살고 있는 나다.
알바생 김군 : 그런데 어떻게 계장님이랑 싸운줄은 알았어?
나 : 너 같이 인간관계에서 치밀하게 구는 녀석이 따로 싸울 인간이 있냐? 엄청 변덕스럽고 성질 더러운 인간 밖에는. 야. 왼팔 좀 집중적으로 밟아 봐라.
알바생 김군 : 어.
나 : 다 밟으면 라면 끓여줄까?
알바생 김군 : 김치 국물하고 파하고 먹다 남은 돼지고기도 넣어 줘.
나 : 어.
오늘도 안마 받는 시간은 평화롭게 흘러갑니다.
좋으시겠어요. 이렇게 조근조근 얘기 나눌 동생도 있고.
제가 옛날에 한 카리스마(동생한테만)해서 누님이라고 부르라고 했었는데... [08][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