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762

정이원님의 "인생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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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송해요...



 비오는 날..


 빗방울을 보는 것보다 빗소리가, 손바닥에 닿는 그 차가운 느낌이 더 익숙한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자신이 왜 태어났는지..감사함보다 의문부터 갖는..


 세상에 하나 얹어진 덤 같은 기분으로 사는 아이가...



 세상을 보면서도 자신이 무얼 보고 있다는 것조차 의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자기가 뭘 쥐고 있는지도 모르는 채 소중한 존재들을 내버려두고

 주위에 피해가 되지만 않으면 뭐든 한발짝 뒤에서 바라보기.. 무덤덤해하는 남자가...


 그들이 어느날 만남을 가졌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만나지 말 걸...

 혹은 당신과의 인연이 이어지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걸...


 당신에게 드리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

 나는 당신에게 해줄 게 아무것도 없어서...



 그래서 그녀는, 그는 입버릇처럼 말하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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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마워요...



 형이 고른 여자니까.. 뭔가 특별할거라는 말에

 모르겠다고, 제가 고른 게 아니라고.. 대답하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냥 와서 박혔노라고..


 여기,  이 자리에, 아니면 여긴가... 하면서 제 가슴과 머리를 가리키는 남자가...

 그런 그가 변하는 군요..


  '네가 왜 덤이야.. 나한테 필요해. 처음에 말했잖아. 네가 필요하다고. 나한테 네가 필요해.. '


 갖고 싶었던 걸 갖는 게 싫은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제가 가지고 싶었던 가졌다가 뺏기는 게 무서워서..

 마음을 건넸다가 내처지는 게 두려워서..


 아예 아무것도 욕심을 내지 않는 게 마음을 다치지 않고 보호하는 길이라는 걸 알아버린 아이가...


 그런 그녀가 변하는 군요..


 '기대게 해줘서 고마워요. 필요하다고 말해줘서 고마워요.'


 내게 설레이고도 두려운 존재로 다가와버린 그대여...



 그럼에도...

 웃음을 지을 수 있는 기쁨을 나에게 준 당신...


 당신이 곁에 있어줘서...

 내 마음을 건넬 수 있는 이가 당신이라서...


 고맙다... 말할 수 있는 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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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해...



 '돌봐준 게 아닙니다. 어느 쪽이 돌보고 돌봄을 받은 관계가 아닙니다. 그저 같이 지냈을 뿐입니다.'


 빗소리를 공유하고..

 서로의 심장 뛰는 소리를 공유하고..

 서늘하고 그러나 뜨거운 상대방으로 인한 두근거림을 공유하는...


 그런 사이...


 보다 많은 시간이 주어지길 간절히 바라면서 그에 앞서 잠시의 헤어짐을 택하는 연인으로의 그들....



 그래서... 고백합니다.....



 사랑해...


 사랑해요...


 당신을.. 당신만을...


 처음 본 그 순간부터...


 지금도... 앞으로도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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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


 '잊지 않았어?' .....   '잊지 않았어요.'

 '잃지 않았어?' ......  '잃지 않았어요.'


 그녀가 없어지면 그가 살아도 죽어 있는 게 되는..

 그녀의 기억 속에 그가 사라지면 자신이 대신 다 기억하고 있으면 된다고 다짐하던 그들입니다...


 잊혀 지는 게..

 잃어버리게 되는 게...


 너무나 두려운 연인들이지만..


 그마저도 이겨내고 함께 한 그들에게 다가오는 건 바로

 행복...


 당신을 만나...

 행복을 배웁니다...



 행복이 쌓이고 쌓여

 가슴이 벅차도록...


 그래서 이 행복이 내게 온 게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나올만큼.....



 내 인생의 미학은...

 당신에 대한 내 안의 '사랑' 일 거에요........



 그때 저는 '인간 안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게 되리라'고 하신 하느님의 첫번째 말씀을 생각해 냈습니다. 
 저는 인간 안에 있는 것은 바로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中 에서.


 


       손으로 세상을 보는 법과
       마음으로 사람을 보는 법을 가르켜 준


       웃는 모습만큼이나 단정하게 예뻤던 커플, 영이와 이교...
       만나서 반가웠다... ^^


    ... 그리고 톨스토이의 저 글귀가 새삼 감동을 주고 무엇보다 공감하게끔 하는

       제게 있어 이 겨울 참 멋진 선물이었다 흐뭇해하고 싶은


                                        정이원님의 "인생미학"입니다...


 


 



  덧글.


 정크님.. 늦게나마 새책 출간하시게 된 걸 축하드립니다..


  '인생미학'을 막 읽고나서 우선 단평으로나마 짤막하게 쓴다고 쓴 건데 30자평란으로 가기도 그렇고, 리뷰라 하기에도 조금은 애매모호한 감상글이 되버린 듯 합니다.^^;;


  감상문을 쓰려고 메모지에 이것저것 써놓기도 했는데... 그만 '점자'가 제 눈에 들어와 버리더군요.


 영과 이교 커플의 사랑이야기에 대한 느낌은 간단하면서도 때론 너무나 어렵고 때론 감동으로 다가오는 몇 개 안되는 저 단어 속에 다 들어가 있다 생각이 들어 그냥 이대로 올려봅니다..


 사실 감상글 쓰는 것보다 점자 찾기가 더 힘이 들었다는.. 풍문이... 아핫핫..;;
 - 혹시나 틀린 점자가 있더라도 너그러이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댓글 '12'

Jewel

2006.01.06 01:31:21

미루님 점자가 아니보여요. 네이버에서 링크를 걸면 올린 분은 보이지만 다른 분들에게는 안보인답니다.

미루

2006.01.06 01:54:35

주얼/헉. 그런 거에요..? 하나도 안보이는 거에요..ㅡ.ㅜ
이 점자를 찾느라 반나절이 지나갔는데.. 어쩌죠...;;

Jewel

2006.01.06 01:59:26

미루님 특수문자 쓰실 줄 아시죠? ● 이 모양 말로 쳐주시는 것이 어떨지?
ㅁ을 누르고 한자 키를 누르면 나옵니다

미루

2006.01.06 03:09:06

주얼님 말처럼 점자를 다시 만들어봤는데, 이제 잘 보이는지 모르겠어요...
영이의 마음을 알고 싶어하는 이교의 기분을 새삼 와닿는 밤입니다..

Jewel

2006.01.06 03:19:39

잘 보인답니다. ^ㅁ^ 정말 느낌이 새록새록 해요

코코

2006.01.06 04:28:18

점자 잘 보여요, 미루언니.
언니의 리뷰는 언제 봐도 참 따듯하다는...^^

Junk

2006.01.06 04:59:45

앗, 미루님의 리뷰가...T^T(감동의 도가니탕)

연향비

2006.01.06 11:40:34

저도 감동~
책 표지의 점자를 보며 돋았던 소름이 연장되는 기분...
멋진 작가 작품과 멋진 독자의 리뷰네요..!!

시로

2006.01.06 17:55:00

보는사람으로 하여금, 진짜 감동이네요..ㅠㅠ
우우

Junk

2006.01.06 21:21:45

솔직히 제 400페이지짜리 소설보다 미루님 리뷰가 더 감동적인 것 같슴다T^T;;;

미루

2006.01.06 23:49:49

정크/님.. 댓글이 추가되서 보러왔다가 깜짝 놀람.. 아구.. 무슨 소리를요.. 정크님 소설이 제 리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감동이지요.. 제 리뷰가 글이 주던 느낌을 십분지 일이라도 표현해 냈다면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싶어요. 부끄.. 부끄....

Junk

2006.01.08 04:49:44

음, 아니야요. 진심입니다. 단점은 하나도 짚어주시지 않았지만 제 글에 뭐가 부족한지 알 것 같습니다. 미루님의 리뷰처럼 따뜻한 물 같은 느낌을 가미했다면 좀 더 많은 분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글이 되었을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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