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unk paradise
- 라운지
- 리뷰
장르 : 느와르 / 액션
감독 : 김지운
출현 : 이병헌 / 김영철 / 신민하 / 황정민
각본 : 김지운
달콤했던 한 순간, 의리없는 전쟁이 시작된다. 완벽주의 넘버2 선우. 보수의 애인 희수를 향한 한 순간의 달콤한 감정으로 인해 조직 전체를 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전쟁을 하게 된다.
"도대체 어떤 인생이길래 달콤하다는 거야?"
누군가와 얼떨결에 한 약속 덕분에 보게 된 영화라 사전 정보 전혀 없었고, 단지 저 의문만을 가지고 있었다.
사실 꽤 거창한 기대를 한 편이긴 하다. '달콤한 인생'이란 결국 반어법일 텐데, 감독은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은 걸까 궁금했었다.
오프닝이 지나가고 얼마 뒤, 함께 보던 지인에게 물었다.
"이거 조폭 영화였어?"
"네."
지인은 놀랍다는 듯 날 보며 대답한다.
그렇구나, 조폭 영화였구나. 진짜 몰랐다.
집에 와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느와르/액션'란 장르더라. 아아, 느와르. 내게 있어 느와르란 홍콩 느와르가 기본 이미지이다. 주윤발, 장국영, 유덕화 등등 한때 전 세계 영화계를 풍미했던 이들의 얼굴과 함께 빗발치는 총알과 비장함이 엿보이는 OST 등등. 결코 잊을 수 없는 영웅본색!
<달콤한 인생>도 그러한 느와르를 표방하고 있었다.
잘 나가던 인생에서 갑작스런 배신으로 인해 밑바닥 인생이 되어버린 선우(이병헌). 경호원에서 별 4~5개 짜리 호텔 실장으로 변화하기까지 그의 놀라운 무술 실력은 한 몫 톡톡히 했으리라. 하지만 보스의 부탁을 받아 두어 번 뒤쫓던 여자(신민아)로 인해 결국 보스의 신임을 잃고 만다. 인간백정에 버금가는 살인귀에게 느닷없이 붙잡혀 죽을 고비를 넘기던 중, 가까스로 살아남아 자신을 죽이려던 인간들에게 복수를 다짐하게 되는데...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담담이다. 'noir'를 표방했기에 배경은 어두침침하지만, 그렇다고 오로지 어둡거나 그러진 않았다. 비장미 넘치도록 여러 장비들을 쓰긴 했지만, 그렇게 비장미 넘치지도 않았고. 이거 느와르란 장르에 넣을만한 영화인가? 하는 의문을 지울 수가 없다.
가장 큰 의문점은, 도대체 왜? 이다. 왜 선우가 배신했다는 거지? 뭐 때문에? 자기 명령대로 행동했잖아. 멋지게 담넘어가 그 남자를 죽을 만큼 패서 헤어지도록 만들었구만, 그걸로 모자라단 말야? 그래놓고 '사소한 문제로 아끼던 부하를 죽일 수밖에 없더라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결국 죽어야한다'란 소리나 하고 있어? 도대체 왜? 뭐 때문에? 전화 한통 하지 않았다고 선우의 마음이 흔들렸다 단정지을 수 있는 거야? 실제로 본 것도 아니면서? 따로 감시한 것도 아니면서?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단 말이지.
포스터를 찾아보니 선우와 그 여자가 애인 사이인듯 말하고 있지만, 천만에. 차라리 그랬다면 내 이해를 한다. 하지만 아니란 말이지.
영화를 다 보고 나서 기억 남는 건, 이병헌의 액션, 신민아가 켜던 첼로의 선율, 오달수의 기가막힌 연기, 그리고 엔딩.
아참, 에릭도 있다. 해결사인양 나타나 진짜 해결을 하지만, 그 해결이 도통 이해불가능한.
<영운본색>, <열혈남아> 등의 느와르를 너무 좋아했던 탓일까? 액션으로만 본다면 꽤 괜찮은 영화임에도 전체적으로 전혀 달콤하지 못한 <달콤한 인생>이었다.
이 역시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알게 되었는데, <달콤한 인생> 감독이 전에 만든 영화가 <장화홍련>이었더라. <장화홍련>에서 엔딩 때문에 악평을 듣더니 이번에는 엔딩이 유난히 신경을 쓴 티가 역력하다. 하지만 영화는 엔딩이 다가 아니다.
오달수 아저씨의 연기를 봤다는데 만족해야할 듯. 지금이야 별반 주목해 주는 이들이 없지만, 이 사람 언젠가 꼭 상을 탈 것이다!
** 오광록 -> 오달수로 수정했습니다^^;;;
제자가 "이루어질수 없는 꿈이라서 운다"는 것이 답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