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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서점에서 입고 일을 하고 있고, 제가 일하고 있는 곳은 외국어 교재 매장입니다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그리고 제가 입사했을 때 부터 2년이 넘는 동안 변하지 않는 매장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있었으니 그 이름하여
Grammar in Use 라는 교재인 것입니다. (아무리 베스트셀러라고는 하지만, 이 사람 공부와 담을 쌓았기 때문에 뭐하는 교잰지는 모릅니다.)
하도 인기가 좋은 품목이라 매대에 종류별로 깔아놓고 파는데, 손님들이 그것을 아실 리가 없는지라 매번 물으시면 (상황에 따라서) 친절히 안내해 드리긴 하는데. 이 책에 발음하시는게 정말 천차만별입니다.
일반적인 경우.
"그래머 인 유즈 주세요~"
깔려있는 매대가 어디있는지 말씀드립니다.
A. 외국인 혹은 본토 발음에 능숙하신 분의 경우.
"그뤠머 인 유스 있나요?"
처음에는 하나도 못알아먹었습니다 orz (이래서 왜곡어는. 왜곡어는 싫다니까요.) 지금은 익숙해져서 아무렇지도 않게 안내해 드립니다만.
B. 미국어판이 필요하신 손님.
"저기, 여기 그래머 인 유에스에이 있나요?"

(설마 이거?! -ㅁ-)
네 번이나 말씀하셨는데도 잘 못 알아먹은 저도 저지만, 끝까지 우기셨던 그 낯 모르는 손님분께 박수를...
C. 19금판이 필요하신 손님.
"여기 글래머 인 유스 있어요?"
"네?! (-ㅁ-)>"
"그러니까 글래머 인 유스요."
"아... 네?! (-_-)>"
그 때 제 머릿속엔...

(서... 설마 이건 아니겠지? -_-;;;;)
이런 저런 상상이 오고갔으나...
"그래머 인 유스라면 저쪽 평대에 깔려있습니다."
라고 더듬거리는 안내를 해야만 했... (지금도 종종 이런 분이 계십니다만, 이제는 익숙해졌습니다...)
D. 역습의 가르마.
여러가지 경우가 있었지만 이번 경우가 가장 난감했던 경우...
어떤 여자 손님이 당당하게 저에게 다가와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가르마 인 유스 있나요?"
이 때 제 머릿속엔...
설마...

이런 거 라든지...

이런 거? (이 분은 건담에 등장하는 부잣집 도련님 가르마군입니다;;;)
하지만 곧 같이 오신 듯한 분이 옆에서 그 분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시더군요.
"야, 야. 가르마가 아니라 그래머 라구 그래머."
"아 그 책이라면 저 쪽 평대에 깔려... 크... 크..."
죄송합니다 손님. 웃음을 참을 수 없었어요 -ㅅ-
조금 민망하셨던지 그 손님 끝까지 말씀하셨습니다...
"이 책 좀 계산해 주세요. 그런데 아무리 봐도 가르마 인 유슨데..."
PS : 그러고 보니 직장에서 눈치보며 첫 포스팅이군요. 사장님이 안 계셔서 다행입니다... (평소처럼 계시면 이런 짓 못해요우... or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