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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님이 오늘 절 보더니 "드디어 괴물이 인간이 됐다..."라고 감탄하더군요 -_- 그나마 인간으로 돌아온 것에 대해서 약간 수다를.. ㅎㅎ


11월 초에 피부가꾸는 법에 대해 물었었는데, 녹차 세수 두어번하다가 바로 언니님에게 끌려가서 피부과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피부가 어떻게 엉망이었냐면, 여드름-_-;도 그렇고 긁어버려서 붉은색으로 불긋불긋했습니다. 잘 안 씻고 (으윽) 무엇보다 정상적인 생활을 절대 안 해서 그런 거였습니다. 음식 어쩌고 하지만, 사실 음식은 여드름과는 거의 상관이 없습니다. 피곤하면 갑자기 확 날 수는 있다고 하더군요.  

하여간, 엉망인 상황에서 피부과에 가니 조금 짜고나서 (짜는 걸로 고문하면 다 자백할 듯 합니다.) 스티바 A라는 약을 주더군요. 고분고분히 매일 발랐는데... 얼굴이 확~하고 변하는 겁니다. 사막처럼 건조해지더니; 바른 부분이 벌게져서 (어무이께서 "너 술 먹었냐?"라고..;;;) 입 벌리기도 힘들어서 말도 못 하겠고 눈도 감을 수 없을 정도로 약 바른 부분이 당기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세수하는 것도 따가울 정도로 엄청엄청 자극에 민감해졌고요. (정말이지.. 안 당해본 사람은 그 고통을 모릅니다..)

며칠간 이렇게 엄청나게 괴로워하다가 (이 과정에서 신경질 팍팍 내다가 가족들에게 열라 맞음;) 다시 병원에 가니 간호사 언니가 너무 효과가 엄청난 것에 놀라더군요; 조금씩 알레르기가 있다는데, 전 피부가 특히 더 예민해서 (쓸데없이 예민.. ;ㅁ;) 약발이 엄청 받아버린 겁니다.

너무너무 괴로워하니까 간호사 언니가 어떤 팩을 해줬습니다. 물도 아파서 세수도 못 하는데... 진짜.. 엄청 따가웠습니다.. ;ㅁ; 얼굴에 기름뿌리고 불지르면; 그런 느낌이 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너무 아파서 안 열리는 입을 열어 "이거 안 하면 안 돼요? ㅜㅁㅜ"라고 하니까 간호사 언니가 너무 아무렇지도 않은 말투로 "조금 있으면 괜찮아져요."라고 하더군요. 눈에 뵈는 게 없어진 저로서는 (물론 속으로) '당신이 직접 당해보면 그런 말 절대 안 나올 거야아아악!'이라고 비명지르면서 소리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진짜 조용히 울었음;;)

한동안 그러니까, 뜨거웠던 불길이 시원한 감촉으로 바뀌더군요. (물론 그 사이의 시간은 정말 최고였슴다-_-)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그럭저럭 나머지 치료도 버티고 집에 온 뒤부터는 얼굴 좀 가라앉히는 로션을 바르기 시작했습니다. 그 로션 바르니까 확실히 며칠 뒤에 시뻘겋던 얼굴이 가라앉더군요.

얼굴 좀 가라앉으니, 피부가 벗겨지더군요. 그 다음에 병원에서 준 하얀약을 바르니 그것도 피부가 벗겨지고. 스티바 A ㅡ> 로션 ㅡ> 하얀약.. 이런식으로 바르니 (스티바 A와 하얀약도 물론 고통스러웠습니다만, 스티바 A를 처음 발랐을 때 아팠던 것에 비하면 새발의 피이기에 생략-_-) 괴물에서 이제 인간이 되었다는. 그래도 손으로 긁어서 붉게 된 곳은 아직 남아있습니다. 몇 달있어야 없어질 듯.. -_-;


...이것이, 근 한달하고도 열흘만에 올리는 제 피부가꾸기(?) 비법입니다. 즉, 열라 고생하면서 병원다녀서 피부 벗겨내기... =_=; 얘기를 들으니, 사춘기가 아닌 이상 저처럼 여드름이 나는 건 피곤해서 올라오는 거라고 하더군요. 이렇게 약으로라도 뿌리를 뽑으면 괜찮아질 거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제 피부가 특히 더 민감한 거였다고요. (말이야 간단하지! 진짜 아팠다고!) 아마 앞으로도 두 주에 한 번 정도는 들러서 케어받을 듯 합니다만, 경험이 워낙 악질(?)적이었던 지라 별로 가고 싶지 않네요. 하지만, 생활패턴이 그런 지라 여드름은 숭숭 계속 날 듯. 괴롭.. ;ㅁ;

결론은, 평소에 관리 잘하자...인가요?; 정말.. 인간다워지는 건 쉽지 않다는...


레이

2004.12.13 22:37:57

저도 고등학교 때까지는 여드름 하나도 없어서 친구들의 부러움을 받다가;;대학 입학을 앞두고 부터 여드름이 나기 시작-_-;;졸업 후 만난 친구들이 죄다 이렇게 물었었죠. "사춘기야?"
고등학교 때까진 동안이었는데, 여드름 나면서 얼굴도 성숙해지고-_-;;
피부과도 다녔지만 저는 그닥 효과가 없었는 걸요;;
화장품도 스킨만 바르고 다녔고요..이니*** 제품으로. 그게 순하고 좋더라고요. 스킨만 하면 아무래도 당기니까(복합성 피부..수분 부족형 지성피부라던가요-ㅅ-;;) 수분젤 바르고 어언 1년;;
지금 꽤 좋아졌어요. 물론, 가끔 또 나긴 하지만.
(아, 지금은 얼마 전에 참* 제품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죠;;)
  [01][01][01]

독립815

2004.12.14 07:39:08

그렇다치면 전 벌써 10년 넘게 인간이 아니였군요. 과거 저도 체질개선제와 화장품 외판원의 표적이었죠. 약값, 화장품값, 병원비 무지 많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예전에 비해 덜 하지만 여전히 얼굴에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요건 결혼하고 애를 낳아도 나더란 말입죠;; 그나마 비결이라면 규칙적인 생활과 스트레스 안 받고 청결하게 씻고 또 마지막에 젤로 중요한거 쾌변해야 한다는것입니다. 아침부터 거북한 얘기 한다고 미워마시고 모두들 쾌변합시다!!!   [01][01][01]

larissa

2004.12.14 08:58:19

먼가.. 약선전 같은... 프흐흐   [01][01][01]

편애

2004.12.14 09:59:47

훔...이 글을 보고 거울을 보니 -_-
제 얼굴도 난감하네요.
한숨만 포옥, 쉬다 갑니다.   [01][01][01]

유진

2004.12.14 11:52:11

전 갑자기 턱밑에 여드름이 퐁퐁 솟아올라서
엄니한테 끌려 한의원갔어요.ㅠ.ㅠ
엄청난 진단을 받았습니다. =ㅅ=;;
비만. 과체중. 간난아이를 셋은 업고 다니누만.
(정말로 의사샘이 이렇게 말했어요.;;)
살빼면 피부도 좋아진다. 체질 개선이 당장 필요하다.
장기 기능이 제대로 된게 하나도 없다.
여기서 우리 엄마, 한말씀 더 하셨습니다.
"야가 밤에 잠을 안자고 꺼꾸로 살아요. 멀 쓴다나 머라나.. -_-;;"
대략, 30분간 잔소리 들었습니다. 인간의 수면과 적정 시간과 기타 등등..
밤에 안자고 낮에 자는건..
여름에 코트 입고 다니고, 겨울에 나시 입고 다니는거라나요..- -;;

아무튼, 지금 이틀에 한번씩 침맞고.. 삼시 세끼 약먹고..
하루에 한시간 운동하고..ㅠ.ㅠ (집구석 폐인의 종말이죠..)
12시가 되기 전에 쓰러져 자는 생활을 하다보니..
여드름은 사라졌는데.. 원고는 한줄도 없답니다요. ㅠ.ㅠ
  [01][01][01]

리체

2004.12.14 13:07:24

고생담을 들으니 한약을 먹고 싶어진다는..-0-
근데 피부과 치료, 의료보험이 되나요?
비용은 얼마나 드셨는지 좀 알려주셔요~   [01][01][01]

larissa

2004.12.14 13:15:52

리체님. 의료보험은 안되고 현재까지 8번 치료에 각 3만원 씩과 스티바라는 무시무시한 약이 5만원 정도, 그리고 치료비 2만원 정도가 들어서 한 30만원 정도 들었습니다. ㅎㅎ   [01][01][01]

리체

2004.12.14 15:19:28

그렇군요.
근데 그 치료할 때는 두문불출해야겠군요!!ㅠㅠ
저도 수룡님처럼 속에 잠복해 있던 것들을 뽑아내야 하는데...
한약같은 걸로는 치료가 안되려는 걸까요..
수룡님 얼굴 뵈니 불긋하던 것만 빼고..피부톤이 굉장히 맑아지셨더군요.
근데 정말 그렇게 힘이 들다니..흑흑..고맙습니다, 우째뜬.   [01][01][01]

larissa

2004.12.14 17:49:29

사실 별로 안힘들답니다. 수룡이 조금 오바한 감이 있지요. ㅋㅋ   [01][01][01]

수룡

2004.12.15 06:32:48

리체/원래 피부과는 의료보험 안 된다지만 제가 다니는 이 피부과는 의료보험이 된 답니다. 직접 물어봤어요. 보험이 되서 다른 곳에 비해서 싼 거라고 하더군요. 얼굴 케어받는데 3만원이고 갈 때마다 '너냐?' 라는 표정의 의사아자씨 진단이 천오백원인가. 그리고 병원에서 만든 하얀약이 5천냥이었답니다. 그 무시무시한 ;ㅁ; 스티바 A가 8천원 정도 했고요. 일단 한약으로 해본 다음에 안 되면 피부과에 가세요. 진짜 무서워요.. ㅜㅁㅜ 사실 제가 처음부터 스티바 A땜에 죽은 건 언니님이 "강한 걸로 치료해주세요, 무지 강한 걸로~"라고 의사아자씨한테 강조했기 때문입니다. =_=
larissa/오바는 무슨.. 초반엔 스티바 A땜에 정말 장난아니었다고. =ㅁ=   [01][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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