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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엘은 고개를 흔들어 불길한 상념을 떨쳐냈다.
“앨리슨이 기다리고 있어서……. 가볼게요.”
노엘은 귀족나리에 대해서 더 듣고 싶어 하는 마을 사람들을 뿌리치고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다니엘, 저 여자 꽤 예쁘장하지 않아?”
다니엘이라 불린 남자는 방금 노엘을 여기까지 데리고 온 남자다. 다니엘은 동료의 중얼거림에 돌아보았다.
“그래, 예쁘장하고 성격 있어 보이네.”
“아, 그래. 나도 그게 마음에 걸렸어.”
짙은 다갈색에 약간 곱슬거리는 긴 머리카락을 틀어 올린 치료사, 노엘. 다니엘은 동료들 사이에도 여자한테는 관심이 없기로 정평이 나 있었지만 그런 그가 왜 추잡한 성격의 시메온의 용병으로 고용되었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런데 그가 제법 노엘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었다. 그것을 눈치 챈 동료가 툭 치며 말을 걸어왔던 것이다.
“듣자하니 죽은 남편이 사냥꾼이었다는데, 너한테도 관심 가질지 몰라.”
“…….”
노골적으로 부추기는 동료의 말에 다니엘은 입을 다물었다. 그 무반응을 동료는 관심 끄라는 소리로 알아듣고 머쓱한 표정으로 다니엘에서 떨어져나갔다. 그러나 다니엘은 그저 무심히 노엘의 뒷모습을 쳐다보고 있었을 뿐, 아무도 무슨 생각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지 짐작할 수 없었다.
그는 숲에 있었다. 노엘은 매일 시메온의 상처를 봐주고 있긴 했지만, 앨리슨의 약초채집수업은 미루지 않았다. 오히려 불길한 예감에 서둘렀을지도 모른다. 노엘은 숲의 풀과 나무를 가리켜 하나하나 이름과 효과 혹은 해에 대해서 설명했다. 꼭 약초로 쓰지 않는다 해도 잊지 않고 나무와 풀들의 습성을 가르쳤다. 무엇이든 필요할 때가 오기 마련이다. 귀족 시메온이 촌장 집에 머물며 상처를 치료하는 날들이 길어질수록 그 현실에 익숙해지던 날이었다. 노엘과 앨리슨은 늘 그렇듯 숲속에서 약초를 찾으며 있었다.
“…….”
앨리슨은 아무말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처음에는 너무 놀랐지만, 그 다음에는 그에게서 의사를 느꼈기 때문에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누구세요?”
앨리슨은 작게 속삭였다. 그러나 상대에게서는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도 대답을 들을 생각으로 물은 것이 아니었다. 그냥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그에게 물었다.
“앨리슨?”
그러나 그 속삭이는 기척도 노엘에게 들렸는지 노엘은 예민하게 반응하며 딸을 찾았다. 그는 슬쩍 노엘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더니 숲 사이로 사라졌다. 앨리슨은 그제서야 한숨을 크게 쉬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앨리슨, 누구랑 얘기했니?”
앨리슨은 엄마의 얼굴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결심한 듯 대답했다.
“큰 개.”
노엘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다.
“이 근처에 개는 없어. 잘못 본 거 아니니?”
“그런가? 좀 커 보이긴 했어.”
노엘은 점점 얼굴이 굳어갔지만, 앨리슨은 미처 눈치 채지 못하고 신기한 것을 봤다며 계속 떠들었다.
“이따만 했는데.”
앨리슨은 그가 서 있던 수풀에 더해서 그 크기를 표현했다. 그러나 그 크기는 개의 크기가 아니었다. 심지어 일반 짐승의 크기가 아니었다. 앨리슨의 표현으로는 거의 곰만한 짐승이었다. 하지만 그런 종류의 개는 존재하지 않는다.
“되게 똑똑해보였어.”
“똑똑해보였다니?”
“뭐랄까, 말은 못했는데, 말을 할 것 같은 눈을 하고 날 바라보고 있었어.”
노엘은 문득 시메온이 늑대에 습격당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앨리슨은 어리니까 조금 과장하는 것도 있을 수 있다. 최근 사정이 좋지 않아, 개는커녕 짐승들도 먹거리를 위해 사냥당해 씨가 말라가고 있었다. 1세기 전에 있었던 흑사병이후에 가뭄, 홍수 등의 재해로 민심도 불안하고 일자리도 부족해 숲에 있는 먹거리는 짐승들이 먹을 것도 안 남아있다고 봐야했다.
‘결국 늑대가 마을까지 내려온 건가.’
사냥꾼인 남편이 살아있었다면 방법을 강구했겠지만, 죽은 남편을 제외하고 전문적인 사냥기술을 가지고 있는 자가 마을에는 없었다. 숲에 가까운 구석에 있는 마을이라 풍족하지는 않지만 조용하고 평화로운, 하루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도 서로 도우며 먹을 것이 부족하지는 않는 좋은 마을이었다. 과거 사냥꾼인 남편이 다쳐서 자신에게 치료받다가 마을에 정착한 이후로는 몇몇 남자들은 사냥기술을 전수받기도 했다. 그러나 노엘도 알고 있었다. 남편이 절대로 늑대들과는 마주치지 말고 바로 도망가야 한다고 가르쳤던 사실을. 무리를 지는 늑대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사냥꾼도 사냥당하는 판에 사냥의 프로인 늑대를 잡으려드는 것은 숟가락 들고 기사에게 덤비는 거와 마찬가지라고 늘 신신당부를 해왔던 것이다.
‘역시 어떻게 하든 대책을 세워야했어.’
예년과 다르게 남편이 죽은 이후에는 산짐승들에 대한 대책이 전무후무한 것이 늘 마음에 걸렸던 노엘이었다. 그녀의 남편은 알게 모르게 산짐승들이 마을을 습격하지 않게 대처하곤 했지만, 자신들 먹고 살기 힘들고 또 리드하는 사람이 없다보니 산짐승들에 대해서 무방비상태가 되어 가고 있었다.
“오늘은 이만 돌아가자.”
“벌써요?”
앨리슨은 안 그래도 엄마가 없는 동안은 외출 금지 상태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좀 더 오래 숲에 있고 싶었다.
“그 짐승은 아마 늑대일거야. 위험하니까 다음에는 눈에 띠지 않게 숨거나 도망치렴. 결코 숲 깊숙이는 들어가면 안 돼. 이번에는 아마 마을도 멀지 않았고, 탐색이나 경계중이라 그냥 운이 좋았을 뿐 일 거야.”
“그렇게 보이지 않았는데…….”
앨리슨도 늑대가 아닐까 고민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그러나 의지를 가지고 자신을 바라보는 눈동자를 보고 그녀는 큰 개라고 생각했다. 인간에게 익숙한 동물의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노엘은 앨리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걱정스레 말했다.
“설사 큰 개라고 해도 야생개도 위험해. 알겠지?”
앨리슨은 엄마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쾅!
혈기왕성한 청년들이 테이블을 두드리며 거부의사를 표시했다.
“말도 안 되오! 이런 시기에 숲에 덫을 설치하고 숲에 들어가는 걸 금지하다니 말이 된다고 생각하오?”
노엘의 의견은 간단하게 거부당했다.
“십여년 전만해도 그레고리의 의견을 수용해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남편이 죽고 우린 숲에 대해 너무 무방비해졌어요.”
“그래, 실제로 근처를 지나던 귀족나리님이 늑대에게 물리지 않았소.”
촌장 파올로가 작은 목소리로 노엘의 의견에 찬성을 표했다.
“그럼 사냥하면 되는 일이오! 안 그래도 땅에서 나는 것들이 부실한 와중에 숲에서 간신히 채집과 사냥으로 살아가는데 숲에 들어가는 걸 금지하다니 덫은 설치할 수 있으나 그럴 수는 없는 일이오!”
노엘은 초조했다.
“늑대는 머리가 좋은 짐승이에요. 거기에 무리를 지고 사냥하는 데 익숙한 동물이고요. 사냥꾼도 늑대 한 마리를 목격하면 근처에 무리가 있는 걸 눈치 채고 도망친다고요!”
“여기는 우리들의 터전이요! 그들이 마을로 내려온다면 다같이 때려잡으면 될 일이오!”
‘그게 안 된다고 하고 있잖아, 이 멍청아!’
노엘은 속으로 욕이 나오는 걸 참고 인상을 썼다. 청년들은 노엘이 입을 다무는 것을 보고 결국 그녀가 자신의 의견을 꺾었다 생각하고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한번 인간의 살을 맛본 짐승은 반드시 인간을 습격합니다. 숲에 들어가지 말라는 건 위험도 위험이지만 마을로 늑대를 끌어들이는 일이 될까 두려워서예요.”
“그럼 당신은 계속 두려워하시오. 난 그 놈을 잡아먹을 테니.”
쾅!
노엘은 테이블에 두 손바닥을 내리치며 일어섰다.
“내 남편이 늑대에 물려죽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그레고리가 자신을 문 늑대를 끝까지 쫓아가서 목숨을 걸고 죽이지 않았다면 마을 또한 안전하지 않았을 거라는 걸요.”
그녀의 남편의 죽음을 언급하자, 좌중이 조용해졌다. 누구보다 자신의 아내를 사랑했으며, 자신의 딸을 사랑해서 마을을 위해 헌신하다가 목숨을 걸고 늑대무리를 저지한 사냥꾼, 그레고리. 그에게 은혜를 입지 않은 남자들은 없었다. 그들에게 남겨진 사냥기술 역시 그에게 전수받은 것들이다.
“…….”
노엘은 좁은 집에 꽉 찬 사내들을 헤치며 촌장의 집 대신 빌린 집의 문을 열고 뛰쳐나왔다. 그녀는 문을 나서자마자 흥분한 자신을 가라앉히느라 숨을 골랐다.
“소란스럽더군.”
기척 없는 말소리에 노엘은 깜짝 놀랐다.
“핫! 누구?”
노을 지는 집의 기다린 그림자 속에서 한 남자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나요. 다니엘.”
“당신은…….”
짙은 검은 색 곱슬머리의 남자, 노엘을 처음 시메온에게 데리고 갔던 남자였다.
“아, 통성명이 아직이었나? 다니엘 체이스요.”
“…….”
노엘은 대답하지 않고 경계심을 품고 그를 바라보았다. 다니엘은 슬그머니 뒷통수를 긁적였다.
“아, 이름은 알고 있소. 노엘이라고 하더군.”
“무슨 볼일이신지?”
“아, 별일 아니오. 마을 사람들이 회의를 한다길래 그저 호기심에.”
“타지인분이 신경 쓰실 일은 아닙니다.”
다니엘은 정중한 말투를 사용하긴 했지만, 예민해져 있는 노엘의 상태에 두 손바닥을 내보이며 진정하라는 행동을 취했다.
“워워, 난 그냥 호기심이라 하지 않았소. 너무 화내지 마시오.”
“…….”
노엘은 다니엘의 태도에 자신이 너무 지나치게 반응했나 싶어 멈칫했다. 그러다가 그와 눈을 마주치며 입을 열었다.
“마침 잘 되었네요. 시메온님을 습격했다는 늑대에 대해 듣고 싶었습니다.”
“그건…….”
다니엘은 말을 꺼내다말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좀 있으면 어둠이 깔릴 듯 싶소. 그 얘기는 당신 집에 데려다주면서 해주겠소.”
노엘은 낮선이의 친절이 껄끄러웠지만 얘기는 꼭 듣고 싶었기 때문에 망설이면서도 그의 제의를 승낙했다.
“사실은 나는 제대로 보지 못했소.”
노엘은 아무말없이 그의 얘기를 들었다.
“시메온님이 늑대 한 마리를 발견했다는 말은 들었지만, 그 짐승을 쫓아갔다가 무리에 습격을 받았다고 듣기만 했소.”
‘탐색이나 경계, 혹은 유인책이군.’
늑대들의 사냥기술 중 가장 흔한 패턴이었다.
“시메온님은 운이 좋았소, 자신이 들고 있던 검으로 자신의 발을 문 늑대의 목을 찔렀으니까. 거기에 늑대무리들이 주춤하던 사이 우리들이 도착해서 모두 도망갔소. 사실, 우리들은 늑대 엉덩이만 잔뜩 봤다고 해야 할 거요.”
“그 일이 가도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었나요?”
다니엘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럴 리가 있소? 가도 바로 옆에 야영장을 설치하던 중에 벌어진 일이었소. 숲이 얼마나 위험한지 아는데 숲 속에서 야영을 할리 없잖소.”
‘이미 짐승들도 한계에 다다른 지도.’
노엘은 앨리슨이 본 늑대도 시메온을 습격한 늑대도 걱정스러웠다. 다행이라면 시메온이 자신을 문 늑대는 숨통을 끊어놓은 것 같다는 것뿐이었다.
“짐승들도 굶주림에는 물불은 안 가리죠. 마을을 습격하는 건 이제 시간문제일지도 모르겠군요.”
다니엘은 짐짓 생각하는 듯 팔짱을 끼고 묵묵히 걸어가다가 입을 열었다.
“우리들이 도와주면 어떻겠소?”
“……?”
노엘은 그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해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우리에게도 호위의 실책이 있어 벼르던 차요. 마을사람들과 합심해 대대적으로 늑대를 소탕하는 거 어떻겠냐 말이오.”
그러나 노엘은 얼굴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
“방어라면 모르지만 나서서 공격하는 건 위험할 뿐, 오히려 늑대들의 성질을 건드릴 뿐이에요.”
“…….”
단칼에 거절당한 다니엘이었지만, 그는 실망하지 않고 묵묵히 그녀를 그녀의 집 앞까지 데려다 주었다. 엄마가 돌아와 반가워한 앨리슨은 이전에 엄마를 데려갔던 낮선 아저씨를 보고 깜짝 놀라 두려워했다.
“괜찮아, 앨리슨. 이 분은 그냥 날 데려다 준거야. 자 봐, 많이 어두워졌지? 그래서 그래.”
앨리슨은 엄마의 부드러운 말투에 고개를 끄덕이고, 예의바르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앨리슨 헌터예요.”
그러나 앨리슨은 본능적으로 다니엘이 두려웠다. 엄마에게는 들키지 않도록 노력했지만, 처음 본 순간부터 그녀는 다니엘이 이상했다.
“안녕, 난 다니엘 체이스란다.”
다니엘은 앨리슨의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다가갔지만, 앨리슨은 흠칫 물러섰다. 다니엘은 살짝 쓴웃음을 짓더니 물러났다.
“죄송합니다. 마을 사람들 외에 타지인은 본 적이 없어서, 낯을 가립니다.”
“뭐, 그게 당연하고, 그게 좋은 거요. 그럼 난 이만 가겠소.”
“데려다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다니엘은 노엘의 감사인사에 손을 들어 반응하고는 그대로 어둠 속을 향해 걸어갔다. 이미 해는 져서 숲 속의 오두막은 칠흑 같은 어둠에 감싸였다. 노엘은 그런 그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앨리슨을 내려 보았다.
“괜찮아.”
노엘은 앨리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불안에 떠는 눈동자를 진정시켰다. 그리고 살며시 문을 닫았다.
그때였다! 오두막의 빛이 완전히 집안으로 사라지는 것을 확인한 다니엘은 기척하나 내지 않고 길을 벗어나 숲으로 들어갔다.
“오랜만이야.”
그는 어둠을 향해 말했다. 그러자 스윽하고 거대한 그림자가 그의 앞에 나타났다.
“늑대라……, 내 일이 좀 준 것도 당신 덕분 아니겠어? 안 그래도 그 여자를 부추길 핑계가 필요했는데 말이야.”
그림자는 낮게 으르렁거렸다.
“언제부터 거기 있었던 거야? 덕분에 늑대 무리를 끌어내는데 꽤 힘 좀 써야 했어. 왠지 모르게 애들이 겁을 잔뜩 집어먹어서 사람들한테 안 덤비더라고. 그거 당신이 한 짓이지?”
그림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고요하고 침착한 눈빛으로 다니엘을 바라볼 뿐이었다.
“고대신들이 차라리 나았지, 지켜야 할 규칙 같은 게 아직 만들어지기 전이라 더 재미있었잖아. 당신처럼 그렇게 고고한 척 하지 않고 말이야.”
그림자는 알고 있었다. 반응하면 할수록 기고만장해지는 성격이라는 것을. 그래서 그는 계속 묵묵부답으로 다니엘을 지켜보았다.
“당신은 이미 만났으니 그녀를 만나 설명할 수 없겠지. 그저 짐승의 몸으로 주변을 맴돌 뿐 간섭할 수 없겠지.”
다니엘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킥킥거리며 웃었다.
“당신들은 너무 상상력이 없어. 여길 막으면 돌이킬 수 있다고 생각했나? 인간을 주무르는 건 재미있지만, 당신 생각처럼 그렇게 간단했으면 내가 재미를 느낄 리 없잖아.”
[네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복잡한 문제다.]
다니엘은 그림자의 대답에 눈을 빛냈다.
“드디어 말문이 트였나?”
[…….]
“뭐야, 다시 입 닫았어? 뭐, 상관없어. 뼈 빠지게 힘써봐. 그래도 에우리디케는 내가 접수하겠다. 죽음의 신.”
다니엘은 그림자, 아니 명계의 왕 하데스를 향해 손을 흔들며 다시 길로 돌아갔다.
[내가 구하고 싶은 건 에우리디케가 아니다, 악마.]
하데스는 씁쓸하게 중얼거리며 다시 숲의 그림자 속에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