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395

 

 

시간은 똑딱똑딱 흐른다

 

 

-프롤로그

 

 

세 번인가? 네 번인가? 대학입학 축하 때 한 번, 군대 가기 전 한 번, 군대 전역하고 한 번, 그리고 오늘. 네 번이나 방문하는 데도 이 집은 언제나 낯설다. 그의 머리를 훌쩍 넘는 까만 대문하며 굽이굽이 계단을 따라 파랗게 펼쳐진 정원하며. 우리 동네에도 이렇게 넓은 집이 있었는지 새삼 깨닫게 해 준다.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집이라는 광고 속 카피처럼 멋진 집으로 들어가는데, 그는 사지(死地)인지 알면서도 신기루에 홀려 휘적휘적 들어가는 얼빠진 놈 같았다.

 

"세우야."

 

그의 불편한 마음을 아는지 약간 앞서 걷던 건이 다가와 살포시 그의 오른팔에 팔짱을 꼈다. 팔목을 미약하게 옭아맨 그녀의 손길에 더욱 정신이 혼미해졌다. 대리석으로 치장된 현관을 넘어 어느 유럽 국가에서 넘어왔을 화려한 가구들이 가득한 거실까지, 그의 표정은 점점 딱딱해져 가는데, 옆에 붙어있는 건으로 인해 살갗은 홧홧 달아올랐다.

 

"오, 왔나? 오랜만이군. 일단 식사부터 하자. 건이 엄마가 하루 종일 종종거려서."

 

서재에서 나온 상호는 거실 초입을 들어서던 세우를 부엌으로 안내했다. 식욕을 자극하는 온갖 산해진미가 펼쳐져 있었다. 두툼한 갈빗살이 주홍빛으로 익은 당근과 아담하게 담겨있다. 윤기가 흐르는 잡채는 반짝반짝 빛났다. 제주도에서 막 잡았다는 싱싱한 돔이 조심스레 입을 벌리고 있었다. 통통한 대하는 착착 서로의 몸뚱이에 누워있었다. 기름기를 쫙 뺀 오리 훈제의 고소함이 코끝을 스쳤다.

 

"어머, 세우군, 왔구나. 어서 앉아."

 

말끝에 살포시 웃음이 묻어나는 선희는 마지막으로 소불고기가 풍성하게 담긴 그릇을 스윽 빈 공간에 밀어 넣었다. '상다리가 부러진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 것이 정확했다. 본능적으로 반찬 가지 수를 세던 세우는 씁쓸하게 입술을 깨물었다.

 

"여보, 빨리 앉아요. 세우군 배고프겠네."

 

미리 식탁 중앙에 자리를 잡고 앉은 상호가 앞치마를 벗는 아내를 재촉했다.

 

"우와. 맛있는 거 많다. 엄마가 오늘 많이 신경 썼네."

 

세우 옆에 앉아있던 건이 활짝 웃으며 세우에게 바짝 고개를 돌렸다. 무뚝뚝하게 앉아있던 세우는 건에게 한 번 눈길을 주고는 입가를 슬쩍 올렸다. 느릿하게 올라간 입가의 미소는 어색하기 그지없었다.

 

"그럼 신경 써야지. 세우군 취직 축하하는 자리인데. 자, 한 잔 받아."

 

상호는 아끼던 인삼주를 세우에게 따라줬다. 세우는 살짝 몸을 비틀어 단숨에 술을 마셨다.

 

"세우군은 술 마시는 것도 참 절도 있어. 역시 아버님이 참 훌륭하게 가르치셨어. 허허허."

 

호탕하게 웃는 상호에게 세우는 살짝 고개를 숙이고는 상호의 잔을 채웠다.

 

"아빠도 참. 세우 축하만 해줘요."

 

세우의 표정을 살피던 건은 양미간을 좁히며 상호에게 으름장을 놨다.

 

"그래. 그래. 우리 건이가 더 야단이네. 허허허. 세우군, 축하해. 아니, 그 어려운 취업문을 뚫고 떡하니 대기업에 취직하다니. 수고했어."

 

"감사합니다."

 

미사여구 없이 짧은 한 마디에 상호는 더 흐뭇해졌다. 처음에는 말 수 없고 표현 않는 세우가 좀 못마땅하기도 했지만 오랜 시간 옆에서 지켜보면서 한결같은 세우의 진중한 과묵함이 마음에 쏙 들었다.

'그럼, 모름지기 남자는 진중해야지. 가벼운 것보다는 백번 천 번 낫지. 암.'

상호는 다시금 세우의 반듯한 자세에 고개를 끄덕이며 수저를 들었다.

 

"자, 먹자고. 세우군, 많이 먹게."

 

상호가 소고기 미역국을 한 숟갈 떠 입에 넣자, 세우는 숟가락을 들었다. 기름이 동동 뜬 미역국을 몇 번 휘젓던 세우는 매끌매끌한 미역을 입안에 넣었다. 깔깔했다. 혀는 맛있다고 하는데 그의 머리는 쓰다고 했다. 다시 반찬을 슥 훑었다. 이런 진수성찬을 언제 먹어봤을까. 갈비, 대하, 돔, 소고기, 전복...저 음식 중 하나만 상에 올라와도 그의 가족에게는 잔치였다. 그의 가족은 평범했다. 그의 아버지는 전기세, 수도세, 가스비 아끼려 동동거렸고, 어머니는 장을 보러 가면 중량과 가격을 비교해 10원이라도 저렴한 걸 샀다. 부모님이 아끼지 않는 건, 오직 책뿐이었다. 책에 있어서만큼은 갈비, 대하, 돔, 소고기, 전복처럼 해외에서 공수한 값비싼 것을 구입했다.

 

"이거 먹어봐. 우리 엄마가 갈비는 정말 끝내주게 재."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헤매는 젓가락을 들고 있던 세우는 건이 잡곡밥에 올려놓은 갈빗살을 쳐다봤다. 보지 않아도 건의 초롱초롱한 눈이 그려졌다. 그가 먹을 때까지 그 따가운 시선을 치우지 않을 것이다. 세우는 살살 녹는 갈빗살을 꼭꼭 씹었다.

 

"어때? 맛있지?"

 

조그맣게 속삭이는 건의 목소리가 갈빗살보다 더 질척하게 녹았다.

 

"어머님, 맛있습니다."

 

건에게 말하는 대신 건의 동그란 눈매가 똑같은 선희에게 소감을 건넸다. 선희가 환하게 웃으며 좋아했다. 눈가에 퍼지는 눈웃음도 의심할 여지없이 똑같다. 건이 나이가 들면 선희처럼 될 거라는 상상을 잠시 해 보다 이내 지웠다. 미래를 상상하는 건 별로 유쾌하지 못하다. 지금 그에게 미래는 스무 가지가 넘는 이 반찬을 보고 씁쓸하다고 느끼는 감정과 다를 게 없었다.

 

"세우군, 자네가 입사한 곳이 D그룹 건설 계열사라고 했나?"

 

"네. D건설입니다."

 

세우는 잔을 비운 상호의 잔을 다시 채웠다.

 

"오. 거기 참 튼튼하지. 플랜트 사업 기반으로 완전 탈바꿈하면서 더 좋아졌더군. 해외 쪽 수주가 활발하던데......세우군도 그 쪽으로 일하겠네. 허허"

 

상호는 세우가 어릴 적 영국에서 지낸 것을 기억했다. 건이 예전에 한국어보다 어쩌면 영어를 더 잘할 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한 적도 있다.

 

"아직 모르겠습니다."

 

"아니야. 자네는 해외 마케팅 쪽으로 일할 것 같으니. 허허허. 이야, 이제 D건설은 더 잘 나가겠어. 이참에 D건설에 투자 좀 해야겠군."

 

주식투자자의 본능이었다. 다년 간 주식으로 떼돈을 번 상호는 이번에도 확실한 베팅이 될 것을 확신했다. 세우는 호탕한 웃음 속 번뜩이는 상호의 시선을 잡아채고 짙은 눈빛을 깔았다.

 

"어머님이 많이 좋아하시지?"

 

남편이 재미없는 주식이야기로 빠질까 싶어 선희가 화제를 돌렸다.

 

"......네."

 

세우의 턱이 딱딱해졌다. 언제나 명랑한 어머니가 그의 취직 소식을 듣고는 활짝 웃지 못했다. 그렇다고 입사하지 말라는 소리도 하지 못했다. 그 마음을 알기에 세우에게 어머니는 항상 안타까운 존재였다.

 

"세우 어머님은 참 든든하시겠어. 이렇게 똑똑하고 성실한 아들이 떡 버티고 있으니. 언제 어머님이랑 다 같이 식사해요."

 

"그래. 그러면 좋겠다. 어머님이 얼마나 유쾌하신데. 엄마랑 진짜 잘 맞을 거야. 두 분 이야기도 잘 통할 거고. 그치, 세우야?"

 

건이 살포시 세우의 왼팔에 손을 올리고 그를 채근했다. 가라앉았던 살갗이 다시 쓰라렸다. 통증을 무시하고 무덤덤하게 건에게 눈길을 보냈다. 풍성한 곱슬머리 안에 동그스름한 얼굴이 퍽 귀엽다. 말간 외꺼풀 눈이 그를 향해 깜빡이자 젓가락을 집은 오른손의 핏줄이 불끈 솟았다.

 

"참, 건이. 세우군 선물 줬어?"

 

"앗. 참!"

 

세우를 보고 생글생글 웃던 건이 벌떡 일어나 쪼르르 부엌을 나갔다.

 

"저번 주 주말에 잠깐 홍콩에 다녀왔거든. 건이 아빠 일 보는데 우리도 따라 갔다 왔지."

 

세우는 가만히 고개만 끄덕이고는 들었던 젓가락을 내려놨다. 혀가 뻑뻑했다. 벌컥벌컥 물을 마시고 싶었지만, 한 모금만 조심스레 삼켰다.

 

"건이가 세우군 취직 선물 사야한다고 하루 종일 홍콩 백화점은 다 돌아다녔어."

 

선희는 세우의 표정이 점점 딱딱해져가는 것도 모르고 호들갑을 떨었다.

 

"이거 괜찮다 그러면 아니라고 하고. 저거 괜찮다 그러면 별로라고 하고. 얘가 어찌나 까다로운지...세우군도 우리 건이 맞추려면 힘들지?"

 

세우의 무테안경 너머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마침 그 때 허리까지 닿는 굽실굽실한 머리칼을 흔들며 건이 나타났다.

 

"짜잔! 취직 축하 선물."

 

황급히 세우 옆에 앉으며 건이 리본으로 잘 묶인 상자를 내밀었다. 기대에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는 건을 보고 있자니, 세우의 날카로운 눈이 곱게 풀렸지만 목은 더 칼칼해졌다.

 

"고마워."

 

세우는 상자를 옆 의자에 놓으려고 했지만, 건이 막았다.

 

"흐음? 안 열어봐? 원래 선물을 받는 즉시 열어봐야 하는 거야."

 

건이 상자 리본 한 번, 세우 한 번, 상자 리본 한 번, 세우 한 번. 번갈아 쳐다봤다. 세우는 보이지 않게 작은 한숨을 쉬며 리본을 풀고 상자를 열었다. 진회색 스웨터였다. 복슬복슬 종이장식에 감싸인 스웨터가 잘 개켜져 있었다.

 

"어때? 이제 겨울인데 재킷 안에 입고 출근하면 따뜻하겠지? 세우는 피부가 하얘서 이런 색도 안 칙칙하다니까. 그치? 엄마."

 

건이 스웨터를 펼쳐 세우의 몸에 댔다. 살짝 스웨터의 보들보들한 감촉이 그의 턱을 스쳤다. 잠깐의 감촉이 꽤 부드럽다.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이 스웨터 한 장에 공이 얼마나 달려있을지. 옷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그가 봐도 기품이 절로 묻어나는 스웨터였다.

 

"그러게. 세우군은 외모가 단정해서, 뭘 입어도 참 깔끔해 보여."

 

"외모만 그러나? 행동도 얼마나 바른데. 허허."

 

상호와 선희의 주고받는 칭찬에도 그는 시원한 웃음을 던질 수가 없었다. 그의 몸에 엉거주춤 맞춰져 있는 스웨터를 찢고 싶었다. 갈기갈기, 뭉텅뭉텅. 난도질하고 싶었다. 아이처럼 웃는 건의 얼굴에 그 찢어진 스웨터 조각을 던져버리면 어떨까 상상했다. 울상을 지을 건의 얼굴을 떠올리면 가슴이 뜨끔뜨끔하면서도 답답한 마음이 확 뚫리는 것도 같았다.

 

"나는 넥타이나 셔츠 같은 걸 생각했는데, 건이가 굳이 스웨터를 사겠다고 하지 뭐야."

 

"엄마는, 참. 넥타이는 벌써 저번에 내가 멋있게 매줬어."

 

한창 면접을 보러 다닐 때, 건은 색색별로 열 개나 되는 넥타이를 들고 나타나 건의 목을 한참 갖고 놀았다. 필요

없다며 뿌리치고 싶었지만 하고 싶은 것은 꼭 해야 직성이 풀리는 건의 성격을 알았기에 잠자코 있었다. 넥타이가 비싸면 얼마나 비싸겠나 하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면접장에 가서 면접관이 그의 넥타이를 보고 "집이 참 잘 사는가 보군요"라며 "그럼 굳이 일을 안 해도 되겠어요"라고 우스갯소리를 했을 때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세우는 스웨터를 잡아챘다.

 

"응?"

 

건이 깜짝 놀란 얼굴로 그를 쳐다봤다. 세우는 평소대로 무뚝뚝한 표정이었다. 그의 얼굴에서 불같은 마음은 찾아볼 수 없었다.

 

"밥 먹자."

 

"어허. 그러네. 국 식었겠다. 여보, 국 좀 다시 끓여."

 

세우가 말릴 새도 없이 선희가 일어나 건의 국그릇을 낚아챘다. 세우는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젓가락을 들었다. 그러나 건은 조심스레 세우를 살폈다. 이내 건이 평소와 다를 게 없다는 걸 알았지만, 건의 표정에 구김 없는 미소는 떠오르지 않았다.

 

"참, 세우군이 말려봐. 얘가 갑자기 목공을 배우겠다고 난리야."

 

세우는 크게 놀라지 않았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건의 인생살이는 이제 어느 정도 적응이 됐다.

 

"엄마는! 그거 그렇게 위험한 거 아니라니까. 그냥 간단한 가구 만드는 정도야. 이를 테면 액세서리 상자. 작은 의

자. 휴지걸이...뭐 그 정도. 하다가 잘 만들면 큰 것도 해보려고."

 

"아니, 얘가! 못질하고 이러는 게 얼마나 위험한 건데. 그러다 다치면 어쩌려고!"

 

"에이, 정말 위험한 거 아니라니까. 진짜야. 세우야, 정말이야."

 

건이 도움을 요청하려고 세우를 불렀지만 세우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세우는 결국 선희가 질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지금까지 건은 원하는 모든 건 다 했다. 하고 싶은 거, 먹고 싶은 거, 입고 싶은 거. 그 어떤 것 하나 하지 않은 적이 없다. 가끔 건의 어머니가 위험을 이유로 반대했지만, 끝까지 반대한 적은 없다. 그렇게 건은 세상 그 누구보다 신나게 인생을 살았다.

 

"진짜라니까. 나 저번에 복싱 배울 때도 아무 일 없었잖아."

 

"그건 네가 한 달도 못 가서 그만뒀잖니. 힘들다고."

 

선희와 건이 티격태격하는 건 여느 모녀와 조금 다르다. 선희는 공부 하라고 닦달하지 않고, 공부 그만하고 자라고 채근한다. 취직하라고 잔소리하지 않고, 운동이나 힘든 봉사활동 말고 쇼핑이나 여행을 가자고 한다. 그런 모녀의 아웅다웅 싸움에 승자는 건이며, 그런 건에게 상호는 아낌없는 지원을 퍼붓는다. 딸 때문에 그 많은 돈을 버는 거라는 상호의 말이 잊히지 않는다. 선희와 상호에게 있어 건은 이 세상의 중심이었다. 그리고 건은 그 안에서 뭐든지 하고 싶은 대로 사는, 말도 안 되는 삶을 사는 사람이었다. 싫은 건 안 하고,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그야말로 꿈같은 삶. 건에게 부족한 건 없었다. 차고 넘쳤다.

 

"세우야, 괜찮지? 내가 예쁜 책꽂이 만들어줄게."

 

반짝반짝 빛나는 그녀의 눈동자를 바라봤다. 뭔가 치밀어 올랐다. 울컥 목울대에 올라오는 뜨거운 것을 막으며 미세하게 입꼬리를 올려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오늘도 속으로 되뇌었다.

 

저 눈동자를 부셔버리고 싶다!

 

 

 

 

 

 

 

 

 

 

 

 

 

 

*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모두 건강하게 잘 계시죠?

   저는 1순위인지, 2순위인지, 3순위인지 모를 곳에서, 그러나 인생의 1순위인 직업을 갖고 밥벌이를 하고 있습니다. 일이 좀 손에 익으면서 글 써야지...글 써야지...했지만. 차일피일 뒹구르르 하다가. 어느 새 올해가 또 다 갔네요.  가끔 정파에 들어오면서...염치불구 인사없이 여기저기 마구 돌아다녔어여; 죄송합니다.  글 쓰는 게 다른 사람들도 저와 같은 감정을 공유하면 좋겠다는 마음 때문인지라...또 그저 그런 글 올려봅니다. 매일매일 올리겠다는 약속은 못 하고...;; 그저 완결만 지었으면 좋겠다는 마음 가지면서 올리고 갑니다. 모두 한 주 즐겁게 지내세요^^


댓글 '1'

큐리

2011.12.07 16:33:12

왠지 사연이 많은 세우군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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