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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집에 전화를 걸었을 때
당신이 여보세요 하고 받으니까 좋더라.
그 동안 집에 수만 번 걸었을 전화가
새삼 감동이 되다니. 아무 장치도 하지 않은
그 흔한 일상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
그래서 인생은 일일이 살아보고 겪어봐야 아는
거라니까. 정말 짐작으로 어림없는 게 너무 많아.
- 박해선 <그리움에게 안부를 묻지 마라> -
흔한 일상도 어림짐작으로는 알지 못하죠.
우리 오늘도 몸으로 현실로 오늘을 느껴보아요~
그런데 흔한 일상이 고맙다는 말이 더 가슴에 박히네요. (글의 요지는 이게 아닐텐데....;;;)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오늘을 지내기를. 그리고 내일도.
지나가는 바람에도 인사해보는 오늘 하루는 어떠신가요?
(혼자 몰래 하세요. 사람들이 무서워 피한답니다. 아님 꽃 꽂아줄지도 몰라요;;;; - 아 - 그렇다고 지금 저에게 꽃 달아주시러 오시는 거 아니시죠?! 저 멀쩡해요. 그저 가을의 정취를 느끼자고요. ㅎ)
제가 힘이 빠지고 일이 재미없을 때 제 자신에게 힘을 북돋우기 위해 읽는 시도 한 편 부리고 갑니다.
나는 세상을 바라본다
-루돌프 슈타이너-
나는 세상을 바라본다.
그 안에는 태양이 비치고 있고
그 안에는 별들이 빛나며
그 안에는 돌들이 놓여져 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식물들이 생기있게 자라고 있고
동물들이 사이좋게 거닐고 있고
바로 그 안에
인간이 생명을 갖고 살고 있다.
나는 영혼을 바라본다.
그 안에는 신의 정신이 빛나고 있다.
그것은 태양과 영혼의 빛 속에서,
세상 공간에서,
저기 저 바깥에도
그리고 영혼 깊은 곳 내부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그 신의 정신에게
나를 향할 수 있기를.
공부하고 일할 수 있는 힘과 축복이
나의 깊은 내부에서 자라나기를.
아침이 너무 힘들 때 도움을 주던 시입니다. 무기력증에 심하게 시달릴 때였죠.
이걸 읽으면서 동화의 한 장면처럼
산 속 깊은 곳에 옹달샘이 있고, 울창한 나뭇가지 사이로 햇빛이 비치고 바람이 느껴지는 맑은 공간에서 자연의 정기로 호흡하고 있는 저를 상상했습니다.
내 몸이 자연의 숨결로 가득차는 것을 머리로 그리며, 커피 한 잔과 함께 하루를 시작했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 모두 가을하늘처럼 푸르게 맑게 높게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바람과 일교차에 감기 조심하시고요. ^^ 올해 독감이 더 무섭다네요. (그런데 이 소리는 매년 듣는 것 같아요;;)
요즘 좀 지쳐있었는데, 시가 평안을 주네요:)
판당고님!! 내일 하루도 힘차게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