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762


보는이에게 던져지는 또 하나의 질문에 극장에서 보았다면 욕했을 영화...

보고자 했었는데. 인연이 닿지 않아서 보지 못했던 영화였습니다.
느낌이.. 무언가 조용히 볼만한 영화를 찾을 때 추천해드릴수 있다고 할까요.

만나서, 사랑을 하고 헤어지고. 어떻게 보면 원나잇 러브라고 할수 있는 비포썬라이즈. 요즘의 가벼운 사랑과 형식이 비슷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처음 비포선라이즈가 나왔을 땐 조금은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영화였습니다.(제 주관적인)

그들이 9년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영화는 시종일관 그들의 대화로 이루어집니다. 파리의 공원이나 도시 전경을 배경으로 남자주인공의 비행기 시간 이전까지.

이젠 성숙해서 달라져 버린.

어떻게 보면 해리가 셀리를 만났을 때를 1부와 2부로 나누어 놓은 것 같기도 한 영화라고 할까요.

하지만 감독은 참으로 짖굿습니다.

비포 선라이즈에서 그들이 6개월 뒤에 정말 만날까요? 하는 질문을 던졌듯.
비포 선셋에선 그들이 다시 사랑을 할까요? 라는 질문을 던지며...

아무런 복선 없이, 공상에 장해물이 될 만한 아무런 작가적인 입김없이 영화는 끝이 나버립니다.

'다시 사랑한단 말할까.'
김동률의 노래속에서. 문득 혼자라는 너의 그 말에 ... ... 가슴이 떨려.'

만약 그 둘이 비포 선라이즈에서 사랑을 나누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일상과 같은 결혼, 사랑에 만족했을까?
만약 그 둘이 비포 선셋에서 만나기 전에 그 이전에 만났더라면 두 사람 사이의 사랑을 유지했을까?

이런 수 많은 질문 때문에 마음이 조금은 아팠던. 그 영화속의 주인공들이 9년의 성장을 했듯. 나의 사랑에 대한 관점이 아홉살을 먹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나라면 하룻밤의 누군가에게 연정을 줄수 있을까? 그 전의 질문에...
이젠 유부남이 되어 돌아온 누군가에게 마음을 줄수 있을까? 라는 질문이 보태져 복잡해져버린 영화였다고 할까요.

예전... 대학을 처음 들어갔을 때 보았던 동기들이나, 그 이전의 남자아이들을 다시 만났을 때. 이젠 아저씨가 되어있고, 그 전과는 다른 이미지.. 쑥스러워 하는 풋풋함보다는 유들 유들... 속이 보일 듯 말듯 감출줄도 아는 능구렁이가 되어있는 모습을 보면. 나라는 사람은 이젠 넉넉해지고, 자기주장도 강해진 아줌마처럼 되었겠지 하는 생각들.

영화속 그 두 사람도 분명 달라져있었고. 모습도 조금은 나이 먹은 느낌도 나고... 여자주인공은 그래도 예뻤지만. 남자주인공의 젖살이 빠진 얼굴도, 조금은 감추고 진실처럼 이야기했는데 농담이야 라는 말로... 믿어야 할지 정말 농담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망설이게 하는 느낌은.

꽤 재미있었다고 할까요.

그래도 역시 두 사람이 하루종일 떠드는 대화는 부러움이었습니다. 그렇게 사랑스럽다는 듯한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봐줄수 있는 사람이 세상엔 존재할까?  그랬었지요.

이 영화... 비포 선셋.
분명 영화관에서 본다면 무슨 영화가 저래. 혹은 같이 본 친구가 투덜거리는 소리에 맞장구 쳐줘야 했기 때문에 자신 혼자서 생각하지 못했을지 모릅니다. 이것도 만약이겠지만.
그래도 저는 혼자 비디오를 보면서 내내 이런 저런 생각을 섞을수 있어서 좋았다고 할까요. 가물거리는 비포선라이즈를 다시 빌려다 볼 생각입니다.

비포 선라이즈를 재미있게 보았던 분들 중에... 제 나이 또래 분이라면 충분히 공감할수도 있는. 공들여 만들어졌다고 생각은 들지 않는데... 영화속 등장인물들이 실제로 살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작가의 서비스 페이지같다고 생각하시면 될듯 한 영화였습니다.


댓글 '2'

하리

2005.04.06 13:31:11

이안님 말씀에 1000% 동감..입니다.
후배랑 같이 봤는데.. 전 시간이 지날수록 새록새록 떠오르는 것이
잔잔한 여운이란 건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아무로쨩

2006.10.17 15:13:15

비포선 라이즈 너무 좋은 영화이죠,,,,,,,둘이 섹스를 안 했기 때문에 빛나는 영화...누구나 저런 영화를 꿈꾸게 만드는 영화~`근데 한국에서 저러면강원도의 힘이 될것 같군요,,,,,,,,,,,비포선셋은 별루 였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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