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762
작년 천동 노예경매에서 왜인지(허위 광고에 속아서?) 1순위 불량노예인 2모를 구매해버린 미진냥(우량주인)이 할리퀸을 한박스 투하해줬다. ;ㅁ;
미진냥이 열심히 읽고 공부해서 재밌는 글 쓰라고 하였다. 고마버~
사흘간 금광을 채굴하는 기분으로 다음의 할리퀸을 뽑아 읽었는데...

할리퀸 (출간일 순으로) :

L-051 , 나를 기억해 주세요, 아네트 브로드릭  
L-068 , 뿌리칠수 없는 유혹, 사라 우드
L-080 , 문버드키의 추억, 캐슬린 오브라이언
K-123 , 낯선 유혹, 샬로트 램
N-128 , 사랑의 배신, 다이애나 해밀턴
O-010 , 상처, 헬렌 브룩스



L-051 , 나를 기억해 주세요, 아네트 브로드릭  
<줄거리 소개>
기억을 상실해 버린 그는...
팀은 불가사의한 사고 때문에 기억을 상실한다. 그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엘리자베스의 할아버지 찰리에 대한 것뿐. 팀은 모든 일의 발단이 된 찰리가 보내온 편지 내용은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팀은 엘리자베스와 결혼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당황하는데....

: 6권 가운데 제일 늦게 읽었고, 가장 재미없었던 글이다.
기억을 상실한 남주가 아침에 깨어나보니 한 침대에는 며칠전에 결혼한 아내가 있었다.

신선한 시도, 추리기법의 도입, 특별히 나무랄데 없는 남녀 주인공.
무난한 스토리 전개에도 다음 부분을 읽고 싶은 흥미가 그다지 일지 않았다.
대개 추리기법(사소하면서도 중요해보이는 단서들을 모아 독자가 추측하며 읽어가는)이 효과적으로 쓰이는 경우는, 실제 스토리 내용이 흥미있어야 한다는 단서가 있다.

무엇보다 이 글이 평이해져 버린 이유는, 남주의 시점에서 모든 이야기를 이끌어감에도 불구하고, 인물에 대해 충분히 공감할 정도로 캐릭터가 깊이있게 드러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깊이있는 인물 이해까지 가지 않으려면, 인물의 특이점이나 상황 대응에 대한 재치, 최소한 주인공이 맞딱뜨리는 매 상황의 이해에 대한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게 없었다. 대체 시점을 남주에게 집중시킨 이유가 무엇인지 알수 없는 글이었다. 대개 일인칭 시점이 재미있는 이유는, 인물의 사색이 즐겁기 때문이다. 일인칭의 특색과 장점을 거의 살리지 못한 글이었다. 아니면 절대 다수인 여성 독자들을 위해서 여주의 일인칭으로 이끌어 갔던가.

시도는 독특하다. 시도는 독특하고 형식적인 면에서는 적절히 전개되고 있다. 그렇지만 효과적이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나쁘진 않지만 지루했다.
평이한 스토리를, 형식상 특이하게 보이기 위해서만 추리기법을 쓴다면.. 작가에게는 쓰는 재미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독자로서는 왜 어차피 평이한 스토리인데 굳이 추리까지 해가며 읽어야 하는지 별로 흥미가 당기지 않게된다.

이것은 글을 쓰는 입장일때 나도 주의해야 하는 점이다.
스토리 자체가 재미있어야지,
형식, 기법으로 주의를 끌거나, 너무 쓰는 입장에서만 재미로 만족해 버린다면, 그것은 읽는 입장에서는 별로 얻어갈 것이 없는, "떠먹을 흥미도 안 일어나고 먹고 나서도 맛을 못느끼는 닝닝한 죽"같은 글이 되어버린다.
재미있고 맛나며 소화도 잘되는 이쁜 죽을 쒀야지.



L-068 , 뿌리칠수 없는 유혹, 사라 우드
<줄거리 소개>
금기된... 그러나 거부할수 없는 열정
콜레오니 가문의 소식은 데비에게는 재앙이었다. 그녀의 결혼이 무효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제 그녀는 혼자가 되었다.
그녀는 남편의 이복동생인 루치아노와 유산 문제를 두고 싸워야 하는 처지가 된다. 독선적이고 카리스마적인 그에게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다. 그러나 그 유혹은 금기된 것이었다!

: 섹시한 글이다.
그러나 <금기된 열정> 부류의 두근두근 죄짓는듯한 떨림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매우 편안하게 읽어나갈수 있었다.
스토리, 인물, 전개, 분위기 모두 중상 혹은 그 이상이었다.  
그리고 재미있다.
부분부분 전개가 빨라서 (대충 넘어가면 작위적인 느낌을 줄수도 있다) 아쉬운점이 있지만, 재미있으므로 일단 만족.
실제 육체적 접근은 절제되어 있으나 분위기 만으로 납득이 되는 남자 주인공의 성적인 매력은 매우 좋았다. 후훗.
위기가 모호하게 넘어가는 감은 있고, 마무리가 할리퀸 해피엔딩으로서 충분히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미진한 감은 있긴 하지만..
스토리 보다는 인물(남주)의 재미가 크다. 열심히 사는 선량한 여주도 괜찮고.
충분히 오래오래 행복하다는 만족감을 주면 더 좋았을텐데. -0-



L-080 , 문버드키의 추억, 캐슬린 오브라이언
<줄거리 소개>
원수와 동침하기!
한때 가죽 점퍼를 즐겨 입던 섹시한 반항아 마크 코넬리-이제 금융계의 거물로 변신했다.
매력적인 그는 여전히 여자들을 발 아래 굴복시키고 글레나는 유혹이 아니라 복수를 위해 그를 찾는다. 글레나는 과거에 그가 자신을 상대로한 불장난을 잊지 않고 진실을 밝히려 하는데.... 마크의 침실 문에서부터 복수는 시작되고....

: 으음;;;
등판의 줄거리와는 전혀 다른 내용. 혹시나 엉뚱한 책에 줄거리가 끼워진건가 싶어 주인공들 이름까지 확인했다. ㅡㅡ;

실제 줄거리 : 여주 글레나는 어릴적 문버드키 호텔이 있는 바닷가 마을에서 살았다. 근방에서 인기있는 코넬리 삼형제는 손목에 문버드 문신을 새기고 있었는데, 글레나의 언니 신디가 한밤중에 몰래 외출할때 데려간 남자의 손목에 문버드 문신이 있었다. 신디는 바다에서 사고를 당하고, 글레나는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직업상의 일로 문버드키로 찾아왔다.
글레나는 코넬리 사촌형제 3명중 누가 신디와 외출을 했는지 알아내려고 하는데 가장 유력한 남자인 마크 코넬리와 서로 끌리게 된다.

바닷가와 연일 연휴의 파티와 한밤의 바다 분위기와 이미지에 중점을 둔 글이다.
서정적인 글. (서정이란 말이 어울릴지는 모르겠으나)
인물과 줄거리는 괜찮은 편인데, 이왕에 인물들 혹은 여주인공의 심상을 부각시켰다면 훨씬 좋았을 것 같다.
여주와 언니와의 관계를 더 애절하게 한다던가, 여주가 느끼는 공포 혹은 이끌림을 명확하게 드러낸다던가,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드라마틱하게 한다던가, 남주를 더 이해시킨다던가, 하여튼 좀 더 정서의 진폭을 크게 하였다면 훨씬 몰두하며 읽었을 것이다.
조금, 흘러가는 이야기처럼 제3자의 시선에서 쓰여진 부분이 아쉬웠던 글.
'몰두할수 있는 글'을 읽고 싶어졌다.



K-123 , 낯선 유혹, 샬로트 램
<줄거리 소개>
진실을 알아낼수 있을까?
프루는 조시 킬레인을 만난 순간부터 그의 태도에 화가 났다. 그는 마치 봉건 영주처럼 행동했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지 알기나 하는 걸까? 프루는 그를 피하기로 마음먹었다. 결국 조시의 어머니는 그녀 부모님의 이혼과 조시를 아버지로부터 멀어지게 한 데에 책임이 있다.
프루는 어머니의 얘기를 확인하기 위해 영국으로 돌아왔다. 어쩌면 오지 말았어야 했을지 모른다. 조시는 너무나 위협적이었고 또한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 샬로트 램의 글은 열정이 느껴져서 좋다.
여자 주인공의 열정, 남자 주인공의 열정. 둘다 돌아가는 팽이처럼 팽팽하게 맞서는 열정이 읽는 나까지 열정적으로 만든다.
성적 흥분이라는 것과는 다르다. 삶에 대한 열정같은것.
물론 샬로트 램의 글도 성적인 매력과 열정이 빛난다.
샬로트 램의 글에는 어찌보면 땍땍거리며 튕기기만 하는 짜증날수 있는 여주가 등장하는데 남주와 균형을 잃지 않고 대등한 시선에서 보기 때문에 재미있다. 샬로트 램의 여주는 성격적 단점을 그대로 드러내놓고 남주와 맞붙는다. 백마탄 왕자의 백마에도 마지못해 앉아준다는 까탈맞은 여왕님 여주랄까. 재미있고 당당한 여주다. ^^;
그래서 샬로트 램의 몇 작품에서 마무리가 대충 넘어가는 점도 그냥 이해가 된다.


N-128 , 사랑의 배신, 다이애나 해밀턴
<줄거리 소개>
그를 잊을수가 없었다!
플리스는 자신이 다니는 회사를 인수하려는 기업의 총수가 전남편 레옹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제 그는 합병을 성사시키는 조건으로 그녀와의 재결합을 요구하는데....

: 비슷한 유형의 스토리라면 그 중에서 오리지널(진짜 전형적인 이야기)이 가장 빛난다. 비슷비슷한 줄거리의 책이라면 발군이라 부를수 있는 한 작가만 이름을 세울수 있고, 나머지는 아류로 묻히게 된다.
전형 할리퀸의 독보적인 작가로 린 그레이엄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줄거리에서 기대할만큼의 재미를 느끼며 읽긴 했지만, 읽는 동안 내내 린그레이엄이라면 이 부분을 훨씬 재미있게 강조해서 썼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내가 린 그레이엄의 글이 왜 재미있는지를 깨닫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린 그레이엄에 대한 글은 럽펜 감상과비평란에 한번 쓴적 있음)
그냥 <사랑의 배신>이라는 글 한편으로서는 재미있게 읽을수 있지만, 비슷한 유형의 글에서 더욱 재미있는 글이 있기 때문에,

린 그레이엄이었다면 남자 주인공을 충분히 남자로서 강하고 멋지게 썼을 텐데-
린 그레이엄이었다면 여주의 입장을 더 안달나게, 고통을 충분히 애절하게 썼을 텐데-
린 그레이엄이었다면 주요 갈등 해소를 (악역 여조와 시모의 몰락) 충분히 속시원하게 썼을 텐데-

라는 생각이 읽는 도중에 간간히 들었다.



O-010 , 상처, 헬렌 브룩스
<줄거리 소개>
깊은 상처... 치유의 사랑
수의사 에시는 친구의 결혼식에 들러리로 참석했다가 그곳에서 만난 억만장자 사업가 재비어로부터 뜻밖의 비난을 듣는다. 그는 에시를 여배우 지망생으로 단정짓고는 그녀의 방탕한 생활방식을 꾸짖기만 하고, 에시는 그런 재비어를 혼내주기 위해 일부러 멍청한 금발머리처럼 행동하며 유혹하는데....

: 할리퀸판 <오만과 편견> 정도로 재미있게 읽은 글이다.
억만장자 재비어의 억만장자스러움과 오만함을 더 강조했으면 더 재미있었을듯 하다. 이왕 오만과 편견 스타일의 대립축이라면 (인물의 대립이 오만과 편견 스타일. 대사 연타의 대립축은 아니다.) 여주와 남주의 상호 편견이라거나 하는 점을 더 부각시키는 편이 재미있었을 듯.


(사실 <나를 기억해주세요> 빼고는 모두 재미있게 읽었음. 그래도 장/단점 모두 쓰는 이유는 내 공부를 위해서임.)

댓글 '3'

bach

2005.01.03 17:50:35

히야~ 걍 앉아서 6권을 본 기분인걸요~
저중에 땡기는건 샬로트 램님의 글!! 너무너무 좋아하는 분인데 이제 이 분의 작품을 더 볼수가 없다니..ㅠ.ㅠ 그 시대 작가분중에 가장 도도한 여주인공을 만들어낸 작가님이 아닐지..
근데.. 요즘 할리퀸 신간은 찾는 사람이 없어놔서 대여점 아주머니가 안갖다놓으셔서 너무 아쉽습니다..ㅠ.ㅠ 혹시 12월의 할리퀸 신간 보신분 없으신지요?

2월화

2005.01.08 05:29:57

저도 샬로트 램을 정말 좋아합니다.
그 너른 박스에 샬로트 램은 한권 ;ㅇ;

토리아

2005.01.23 20:33:04

6권 다읽은 느낌이에요^^ 정말 글쓰시는 분은 리뷰도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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