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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로맨스] 배로네사 젤라티 시리즈
번호 : 72 / 작성일 : 2003-12-29 [04:17]
작성자 : '코코'
출판사/신영미디어
저자를 말하기엔 약간 곤란하다. 이 시리즈는 한 작가만의 시리즈가 아니라 여러 작가의 공동 지필이기 때문이다. 현재 8권까지 나왔고 이게 몇 권으로 끝을 낼지는 정보가 없어 모르겠다. 그동안 나온 것을 대충 나열해보자면 <체리 아이스크림>, <캐러멜 초콜릿 게이크>, <사탕과자와 에스프레소>, <아이리시 엔젤 케이크>, <샤르도네와 팝콘>, <스위트 베리 젤라토>, <보스턴 크림 파이>, <핫퍼지 아이스크림> 등이 있다.
처음 이 젤라티 시리즈를 알게 된 것은 <캐러멜 초콜릿 케이크>에서부터 였다. 저자는 '세라 화이트페더'인데 한없이 쏟아져나오는 할리퀸 작가들을 다 기억하지 못하는 관계로 저자를 보고도 땡기진 않았지만, 마침 읽을 거리가 없어서 집어들었다고 조심스레 인정한다. 그러나 읽기전엔 시큰둥했지만 읽고나서는 이렇게 재미있는 걸 이제야 읽다니! 라고 안타까워했단 말씀. 그 다음부터 젤라티 시리즈를 찾아 꼭 읽게된 건 두말할 나위도 없고.
젤라티 시리즈는 전형적인 가족중심주의 사상에 입각한 베론이라는 한 가족들의 사랑 이야기이다. '화려하고 오래된 역사로 유명한 베론 가의 사람들의 3대에 걸친 젤라토 아이스크림 사업'이 기본 배경이며, 이 배론 가의 형제, 자매, 친척, 친구 등등은 이렇게 저렇게 얽혀가며 각각의 인연을 만나 결혼에 골인하게 된다.
배론 가에는 기가막힌-어찌보면 굉장히 유치한 저주가 걸려 있는데, 하나는 결혼기념일 마다 저주를 받게 된다는 거였고, 또 하나는 배론 가 사람들은 절대 행복한 사랑을 할 수 없다는 식의 저주였다. 젤라토 아이스크림 사업을 시작한 할아버지가 결혼할 사람이 있음에도 다른 여자와 도망치자 결혼하기로 약속했던 여자가 그런 저주를 퍼부었다는 거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이상한 일이 그들의 결혼기념일마다 안좋은 일이 터진다. 결혼기념일은 2월 14일, 연인들의 날인 발렌타인 데이였다. 저주를 건 여인의 이름은 루시아로써 이야기 속에 간간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런 저주를 갖고 있는 유복하고 재력있는 배론 가의 후손들은 코웃음을 치면서도 사랑에 좌절할 때면 매번 그 말을 떠올리곤 한다. 아이러니칼한 건 그 저주 때문에 되려 오해와 역경을 극복하려고 발버둥친다는 거다.(어쩌면 루시아는 저주를 잘못 건 건지도 모르겠다-_-;)
이 시리즈의 특이한 점이라면 앞서 말했듯 8권이 각기 다른 저자라는 거겠다. 그 때문에 어떤 건 매우 재미있으면서도 어떤 건 좀 지루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시리즈를 한꺼번에 모아서 읽다보니 나름대로 꽤 흥미로운 이야기인 듯 싶었다. 또 한 작가의 시리즈를 보다보면 심한 캐릭터 복제에 넌더리가 나게 되기도 하는데 이건 그럴 염려가 없어서 좋다.
참, 이 시리즈에 붙여진 제목은 대부분 음식에 관련되어 있는데 원제는 그게 아니다. 때로 원제가 더 낫다 싶은 제목도 있었지만 젤라티 시리즈는 그 반대다. 톡톡 튀면서도 나름대로 맛깔나게 보이는 제목을 지어붙인 분께 아낌없는 박수를.
끝으로 젤라티 시리즈를 아직 접해보지 못했다면, 요즘 뭐 재미있는 할리퀸 없나 기웃거리고 있었더라면 이 시리즈를 강력 추천하는 바이다.
덧) 지금은 잘 생각나지 않지만 나중에 이 베론 가의 계보를 한번 그려볼 생각이다. 그때 추가로 덧붙이겠다.
정크 우리나라도 이런 류의 중편집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여러 작가가 쓴 시리즈라니, 생각만 해도 재미있어 보이네요. 꼭 읽어야겠습니다. 2003-12-29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