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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로맨스] 사내연애 성공기  

번호 : 44     /    작성일 : 2003-11-04 [15:40]

작성자 : Junk    



나는 소설을 읽을 때 내용도 그렇지만 문체를 눈여겨 본다. 이것이 아마 글을 쓰는 사람과 읽기만 하는 사람의 차이점일 것이다. 독자가 느끼는 '잘 쓴 글'과 작가들이 느끼는 '잘 쓴 글'이 조금씩 미묘하게 차이가 나는 것도 그런 이유일 터다.

<사내연애 성공기>는 마이클럽에 연재할 때 왕가슴 A모양의 열렬추천으로 잠깐 본 기억이 있다. 그 때는 김수현과다, 대사를 참 잘 치는 작가구나, 다만 지문은 상당히 약하구나 느낀 기억이 있다. 하지만 지문이 약한 효과로 대사 전달이 내게는 좀 미약하게 다가왔었다.

수정되고 출판되어 나온 <사내연애 성공기>는 완전히, 라고는 할 수 없으나 예전의 미흡한 점을 비교적 깔끔하게 개선했다고 할 수 있다. 놀랐던 건, 이 작가가 지문에서도 제법 개성있는 글발을 자랑한다는 것이었다. 평범한 듯 개성있는 문체였다.

나는 수식어 없이 평범한 듯하면서 자기 스타일이 있거나, 아니면 '척 하지 않고 제대로' 현란한 문체를 좋아한다. 마치 문장작법 책에서 따붙이기 한 글은 딱 질색이고, 수식어를 잔뜩 붙여 이러면 잘 쓴다고 남이 봐주겠지 하고 힘 잔뜩 준 글은 최악. 솔직히 말해서 경박하게 보일 때가 더 많다.

<사내연애 성공기>의 문체는 평범하면서도 개성있다. 특이한 단어라고는 작품 전체를 통해 거의 하나도 찾아보기 힘들지만, 다른 작가와는 확실히 다르다는 느낌을 확 받을 수 있었다.

평범한 사람들이 덤덤한 일상을 겪으면서 비범해지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얘기한 작가의 말에 딱 어울리는 내용이자 문체이다. 다만 어쩔 수 없이 정통 로맨스 취향인 독자들에게는 안 맞을 수밖에 없었으리라 본다.

이 작품은 로맨스 독자들의 입맛을 맞추는데 필요한 3대 요소인

1. Sweet 2. Bitter 3. Dramatic
(이건 전적으로 내 생각이다. 토 달지 말길)

중 세번째 요소를 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작가의 의도에서 나온 것이고,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평범한 연애 이야기나 별 다르게 카리스마 없이 잔잔하게 행동하는 남주가 나한테는 외려 신선했다.

잘 양념된 김치와 함께 깔끔하고 맛갈스런 설렁탕 한 그릇을 먹고난 기분이다. 배도 제법 불렀다. 중간중간에 우스운 대목도 너무 많아서 즐겁게 읽었다.

다음은 정말로 로맨스 흥부뎐을 리뷰할 생각인데, 두 가지 버전으로 쓰려고 구상 중이기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정파에는 하나만 올리도록 하겠다.



'코코' 토! 2003-11-04 X

Miney 정말 여러모로 폐를 끼치는 군요...(일본식으로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리는 인사를 생각하고 있음)...; 2003-11-04 X

청 끄덕.저는 글쓴지는 그리 오래. 그렇다고 다작을 하지도 않았지만 글을 쓰게 된 이후로는 확실히 문체를 눈여겨 보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취향도 약간 바뀌게 되더군요.  2003-11-04 X

Lian 코코님 '토' 가 뭔가 한참 궁리했다구요. -0-  2003-11-04 X

2월화 일주일 (숨어있는 '토'. 난 창의적일래 -ㅅ-;;;) 2003-11-05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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