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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로맨스] 이니스프리 호수의 섬
번호 : 5 / 작성일 : 2003-07-18 [04:32]
작성자 : '코코'
<이니스프리 호수의 섬>이란 긴 제목은 남주의 어머니가 좋아했던 시의 제목에서 따왔고, 또한 나중에 여주가 남주의 생일 선물로 만든 향수의 이름이기도 하다.
그래서 제목처럼 향수가 많이 나오는 글이다. 아마도 이 작가가 향수 쪽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거나, 이 분야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건 아닐까 싶게 향수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이 그려져 있다.
자료조사가 잘 된 글은 독자에게 색다른 정보를 전달함과 동시에 글에 읽을 맛을 더해 준다. 비록 그 방면에 대해 잘 모르는 나지만 그래도 한때는 향수 모으는데 혈안이 되었던 터라 탑노트라던가, 부케라던가 하는 단어를 그런데로 잘 활용하고 있는 글이라 단언할 수 있겠다. 물론 이런 전문 용어를 잘 쓴다고 해서 좋은 글이 된다는 건 아니다. 단지 마치 유식하게 보이고 싶은양 전문용어를 쓰돼 그 쓰임새가 허술한 뭇 글보다는 낫다는 소리다.
문체는 평범. 특성이 있는 것도 아니나, 거친 부분도 없어 그럭저럭 읽을 만 했다.
남주가 향수에 관한 일을 하고 있으며 사랑놀음만 하지는 않기 때문에, 직업은 있으나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도통 알 수 없는 뭇 글들에 비춰 꽤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좋은 말은 일단 여기까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쓴소리에 들어가보자.
작가가 그 계통의 일을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향수에 관련된 굵직굵직한 사건이 많이 터지고 있는데, 정작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 전형적이라 답답해 죽을 뻔했다.
특히 여주. 운다. 무슨 일만 있어도 운다. 끊임 없이 운다. 울고, 울고, 울어서 이를 불쌍히 바라보는 남주가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
첫장면은 여주가 납골당에서 죽은 아버지를 회상하며 울고 있는 장면. 남주도 같은 납골당에 묻힌 사람을 찾아왔다가 우연히 앞에 걸어가는 여주를 돕게 된다. 이때 여주는 기절을 한 상태고 남주는 괜히 그녀를 병원까지 데리고 갔는데 그녀의 신분증을 찾으려 백을 뒤지다가 향수병을 발견하게 된다. 로터스(lotus)라는 라벨만 붙은 이 향수에서 남주는 그동안 자신이 발견하고자 했던 독특하고 매력적인 향을 맡게 되고, 성분분석을 의뢰하기 위해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자기 회사로 보내버린다. 남주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여주는 깨어나 병원을 나가고, 남주는 그녀를 찾기 위해 로터스의 주인공을 공모한다는 대대적인 광고를 시작한다.
한편 여주는 여관에서 지친 몸을 누이고 울고 있다가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일단 학교를 찾아갔는데 거기서 교수님의 소개로 한 회사를 알게 되고, 그 회사의 사장이 마침 남주였는데 그제야 광고를 본 여주는 화를 내며 남의 향수를 몰래 가져다가니 어쩌구 하면서 회사 로비에서 남주의 뺨을 때리고는 향수병을 움켜쥔 채 도망친 다음 분해서 운다. 하지만 남주는 그녀를 비서로 채용하고 여주도 어떻게 된 사항인지 알게 되어 갈등하다가 결국 그 향수를 시판하도록 허가한다. 그 다음부터 사장과 비서의 사랑이 서서히 시작되어 간다.
일단 이 장면에서만 해도 여주는 여러번 울고 있다. 절대적으로 수동적인 여주, 이를 지켜보며 도와주고 싶어 안달하는 남주. 거기에 더해 비슷한 성향의 남조까지 있다. 그리고 나중에 추가로 나오는 나쁜 조연스타일의 여조까지 합해서 총 네 명이 극히 전형적인 로맨스 캐릭터 설정을 이루고 있다.
여조는 진짜 나쁜X다. 얄미워 죽을 뻔 했다. 이런 여조에게 일방적으로 당하는 여주. 아직도 울고만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남주는 여주가 떠날까봐 불안해 하면서도 그녀를 사랑하는 것을 멈출 수 없다. 남주가 툭하면 눈물짜내는 여주를 아끼고 보살펴주고 싶다는 건 이해가 간다. 그래도 앞부분에서 화를 내며 따귀를 날렸던 여주가 여조의 악독한 독설에 그저 울기만 하는 건 좀...단지 남주의 동정심을 자극하기 위한? 이 험난한 세상에 울고 짜기만 하면 일은 언제 하는가?
아, 일하니까 걸리는 것이 또 있다. 여주는 분명 비서인데 이 비서로써 딱히 하는 일이라고는 남주를 따라 출장을 다니는 것 정도. 손님이 오면 차를 내는 장면도 있다. 그 외엔 비서직으로써 전문적인 일을 하는 장면이라고는 단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
남주가 향수 회사 주인이고 향수에 관련된 사건이 두어개 터지고 있으니 남주는 맡은 바 책임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여주는...
캐릭터가 지나치게 전형적이다. 너무 낙천적이고 대찬 성격의 여주도 감당하기 힘들지만, 또한 글의 전반적인 분위기상 생활력 강한 여주를 만들기엔 적당하지 않지만, 그래도 이 여주는 해도해도 너무했다.
게다가 뭔 사건은 그리도 많은지. 몇 번 반복해 이야기 하는 것 같은데 로맨스는 한 권이다. 이 한 권을 한호흡으로 읽게 하고 싶다면 큰 사건은 하나로 충분하다. 그래야 독자가 책을 읽으며 그 사건의 진행속도에 따라 흥미진진함과 호기심을 느끼며 책장을 넘기게 된다. 작고 소소한 사건들은 말 그대로 작고 소소하게 표현해야한다.
아쉽게도 이 소설은 옴니버스 형식을 취한 것인지, 각 쳅터마다 사건이 있다. 작가는 도비라(간지) 뒤에 현재 시판되고 있는 향수 중 추천하고 싶은 것이나 부케, 탑코트 같은 용어의 해설을 넣고 있는데, 이것이 마치 연재되는 만화의 방식과 비슷하고 또한 진행방식까지 유사해서 이 소설은 연재 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쳅터마다 사건이 터지니 주인공들의 감정은 띄엄띄엄 읽히게 된다. 이때는 캐릭터가 분명해야 사건에 주인공이 묻히지 않는다. 그러나 이 글은 묻혔다.
앞서 말했듯 작가는 이 향수에 관한 전문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거나 사전 조사를 열심히 한 사람이다. 그래서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을 풀어나가기 위해 이야기를 쓰고 있는 듯, 향수에 관련된 부분이 나올 때는 전문적인 색체를 팍팍 풍기지만, 정작 로맨스에서 가장 중요한 주인공은 특별할 것도 개성적일 것도 없다. 그래서 글이 매우 지루했다.
로맨스를 읽는 이유는 그 주인공들의 감정에 흠뻑 빠지고 싶기 때문이다. 심리적 묘사가 지나친 것도 흠이나, 이렇게 흐지부지 지나가는 것도 흠이 될 수 있다.
이 글이 로맨스 장르로 출판되지 않았다면 남주가 여주를 왜 좋아하는지, 여주가 남주에게 왜 빠져드는지 절대 이해 불가능이다. 오해를 풀어가는 과정 역시 장르를 탐독하는 매니아가 아니고서는 절대 이해 불가능이다.
장르를 표방에 나온 글이므로 장르를 탐독하는 독자만 만족시키면 된다는 생각은 섣부른 결론이다. 주인공들이 왜! 그래야했으며, 이런 사건이 왜! 생겨나야했던 것인지 장르 독자가 아닌 일반 독자들이 보았을 때도 설득력이 있어야 글의 완성도를 운운할 수 있다. 또한 로맨스 독자들이 추구하는 주인공들의 감정선 역시 확실하게 짚어주고 넘어가야 한다.
이건 어려운 게 아니다. 작가가 욕심을 버리면 된다. 하고 싶은 이야기들, 사건들은 많을 터이나 독자를 배려해 한 호흡으로 정리를 해준다면, 그리고 각 사건마다 당위성을 부여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아쉽게도 이 글은 그렇지 못했고, 또한 주인공의 그 전형성 - 매사에 수동적인 스타일 때문에 읽는 내내 지루함을 느꼈다.
또한 끝부분에 가서 어설프게 권선징악적인 구도를 담으려다 실패했다. 여주의 아버지를 배신한 남자가 일본에 가서 회사를 차렸는데, 솔직히 우리 나라에서 부도를 내고 해외도피한 사람이 그렇게 드러내놓고 회사를 경영할 수 있는 것인가? 그것도 같은 계통으로? 음...불가능하지 않나?
뭐 이건 내가 잘 모르는 부분이니 그냥 의문으로 남겨두더라도, 그 나쁜 조연이 또 나쁜 짓을 벌인게 하필이면 남주네 회사였고, 이를 해결하는 것도 여주가 남주에게 주려던 향수였으니...너무 지나친 우연난발은 그저 우연으로 그치고 만다는 걸 또 한번 체득하고 말았다.
결론적으로 이 글은 작가의 지식, 그 이상은 없는 너무나 많이 아쉬운 글이었다.
jewel 옴니버스라 .. 아쉽네 .. 2003-07-23
디프네 음...아직 책구경도 못했는데..그러고보니 로맨스를 멀리한지 넘 오래됐군;; 2003-07-23
Miney 책을 보지 않아서 말씀드리긴 뭣하지만, 자료 조사 열라 해놓고 버리기란, 참으로 아까운 노릇이긴 해요. -.-;; 2003-07-24
번호 : 5 / 작성일 : 2003-07-18 [04:32]
작성자 : '코코'
<이니스프리 호수의 섬>이란 긴 제목은 남주의 어머니가 좋아했던 시의 제목에서 따왔고, 또한 나중에 여주가 남주의 생일 선물로 만든 향수의 이름이기도 하다.
그래서 제목처럼 향수가 많이 나오는 글이다. 아마도 이 작가가 향수 쪽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거나, 이 분야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건 아닐까 싶게 향수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이 그려져 있다.
자료조사가 잘 된 글은 독자에게 색다른 정보를 전달함과 동시에 글에 읽을 맛을 더해 준다. 비록 그 방면에 대해 잘 모르는 나지만 그래도 한때는 향수 모으는데 혈안이 되었던 터라 탑노트라던가, 부케라던가 하는 단어를 그런데로 잘 활용하고 있는 글이라 단언할 수 있겠다. 물론 이런 전문 용어를 잘 쓴다고 해서 좋은 글이 된다는 건 아니다. 단지 마치 유식하게 보이고 싶은양 전문용어를 쓰돼 그 쓰임새가 허술한 뭇 글보다는 낫다는 소리다.
문체는 평범. 특성이 있는 것도 아니나, 거친 부분도 없어 그럭저럭 읽을 만 했다.
남주가 향수에 관한 일을 하고 있으며 사랑놀음만 하지는 않기 때문에, 직업은 있으나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도통 알 수 없는 뭇 글들에 비춰 꽤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좋은 말은 일단 여기까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쓴소리에 들어가보자.
작가가 그 계통의 일을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향수에 관련된 굵직굵직한 사건이 많이 터지고 있는데, 정작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 전형적이라 답답해 죽을 뻔했다.
특히 여주. 운다. 무슨 일만 있어도 운다. 끊임 없이 운다. 울고, 울고, 울어서 이를 불쌍히 바라보는 남주가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
첫장면은 여주가 납골당에서 죽은 아버지를 회상하며 울고 있는 장면. 남주도 같은 납골당에 묻힌 사람을 찾아왔다가 우연히 앞에 걸어가는 여주를 돕게 된다. 이때 여주는 기절을 한 상태고 남주는 괜히 그녀를 병원까지 데리고 갔는데 그녀의 신분증을 찾으려 백을 뒤지다가 향수병을 발견하게 된다. 로터스(lotus)라는 라벨만 붙은 이 향수에서 남주는 그동안 자신이 발견하고자 했던 독특하고 매력적인 향을 맡게 되고, 성분분석을 의뢰하기 위해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자기 회사로 보내버린다. 남주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여주는 깨어나 병원을 나가고, 남주는 그녀를 찾기 위해 로터스의 주인공을 공모한다는 대대적인 광고를 시작한다.
한편 여주는 여관에서 지친 몸을 누이고 울고 있다가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일단 학교를 찾아갔는데 거기서 교수님의 소개로 한 회사를 알게 되고, 그 회사의 사장이 마침 남주였는데 그제야 광고를 본 여주는 화를 내며 남의 향수를 몰래 가져다가니 어쩌구 하면서 회사 로비에서 남주의 뺨을 때리고는 향수병을 움켜쥔 채 도망친 다음 분해서 운다. 하지만 남주는 그녀를 비서로 채용하고 여주도 어떻게 된 사항인지 알게 되어 갈등하다가 결국 그 향수를 시판하도록 허가한다. 그 다음부터 사장과 비서의 사랑이 서서히 시작되어 간다.
일단 이 장면에서만 해도 여주는 여러번 울고 있다. 절대적으로 수동적인 여주, 이를 지켜보며 도와주고 싶어 안달하는 남주. 거기에 더해 비슷한 성향의 남조까지 있다. 그리고 나중에 추가로 나오는 나쁜 조연스타일의 여조까지 합해서 총 네 명이 극히 전형적인 로맨스 캐릭터 설정을 이루고 있다.
여조는 진짜 나쁜X다. 얄미워 죽을 뻔 했다. 이런 여조에게 일방적으로 당하는 여주. 아직도 울고만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남주는 여주가 떠날까봐 불안해 하면서도 그녀를 사랑하는 것을 멈출 수 없다. 남주가 툭하면 눈물짜내는 여주를 아끼고 보살펴주고 싶다는 건 이해가 간다. 그래도 앞부분에서 화를 내며 따귀를 날렸던 여주가 여조의 악독한 독설에 그저 울기만 하는 건 좀...단지 남주의 동정심을 자극하기 위한? 이 험난한 세상에 울고 짜기만 하면 일은 언제 하는가?
아, 일하니까 걸리는 것이 또 있다. 여주는 분명 비서인데 이 비서로써 딱히 하는 일이라고는 남주를 따라 출장을 다니는 것 정도. 손님이 오면 차를 내는 장면도 있다. 그 외엔 비서직으로써 전문적인 일을 하는 장면이라고는 단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
남주가 향수 회사 주인이고 향수에 관련된 사건이 두어개 터지고 있으니 남주는 맡은 바 책임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여주는...
캐릭터가 지나치게 전형적이다. 너무 낙천적이고 대찬 성격의 여주도 감당하기 힘들지만, 또한 글의 전반적인 분위기상 생활력 강한 여주를 만들기엔 적당하지 않지만, 그래도 이 여주는 해도해도 너무했다.
게다가 뭔 사건은 그리도 많은지. 몇 번 반복해 이야기 하는 것 같은데 로맨스는 한 권이다. 이 한 권을 한호흡으로 읽게 하고 싶다면 큰 사건은 하나로 충분하다. 그래야 독자가 책을 읽으며 그 사건의 진행속도에 따라 흥미진진함과 호기심을 느끼며 책장을 넘기게 된다. 작고 소소한 사건들은 말 그대로 작고 소소하게 표현해야한다.
아쉽게도 이 소설은 옴니버스 형식을 취한 것인지, 각 쳅터마다 사건이 있다. 작가는 도비라(간지) 뒤에 현재 시판되고 있는 향수 중 추천하고 싶은 것이나 부케, 탑코트 같은 용어의 해설을 넣고 있는데, 이것이 마치 연재되는 만화의 방식과 비슷하고 또한 진행방식까지 유사해서 이 소설은 연재 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쳅터마다 사건이 터지니 주인공들의 감정은 띄엄띄엄 읽히게 된다. 이때는 캐릭터가 분명해야 사건에 주인공이 묻히지 않는다. 그러나 이 글은 묻혔다.
앞서 말했듯 작가는 이 향수에 관한 전문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거나 사전 조사를 열심히 한 사람이다. 그래서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을 풀어나가기 위해 이야기를 쓰고 있는 듯, 향수에 관련된 부분이 나올 때는 전문적인 색체를 팍팍 풍기지만, 정작 로맨스에서 가장 중요한 주인공은 특별할 것도 개성적일 것도 없다. 그래서 글이 매우 지루했다.
로맨스를 읽는 이유는 그 주인공들의 감정에 흠뻑 빠지고 싶기 때문이다. 심리적 묘사가 지나친 것도 흠이나, 이렇게 흐지부지 지나가는 것도 흠이 될 수 있다.
이 글이 로맨스 장르로 출판되지 않았다면 남주가 여주를 왜 좋아하는지, 여주가 남주에게 왜 빠져드는지 절대 이해 불가능이다. 오해를 풀어가는 과정 역시 장르를 탐독하는 매니아가 아니고서는 절대 이해 불가능이다.
장르를 표방에 나온 글이므로 장르를 탐독하는 독자만 만족시키면 된다는 생각은 섣부른 결론이다. 주인공들이 왜! 그래야했으며, 이런 사건이 왜! 생겨나야했던 것인지 장르 독자가 아닌 일반 독자들이 보았을 때도 설득력이 있어야 글의 완성도를 운운할 수 있다. 또한 로맨스 독자들이 추구하는 주인공들의 감정선 역시 확실하게 짚어주고 넘어가야 한다.
이건 어려운 게 아니다. 작가가 욕심을 버리면 된다. 하고 싶은 이야기들, 사건들은 많을 터이나 독자를 배려해 한 호흡으로 정리를 해준다면, 그리고 각 사건마다 당위성을 부여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아쉽게도 이 글은 그렇지 못했고, 또한 주인공의 그 전형성 - 매사에 수동적인 스타일 때문에 읽는 내내 지루함을 느꼈다.
또한 끝부분에 가서 어설프게 권선징악적인 구도를 담으려다 실패했다. 여주의 아버지를 배신한 남자가 일본에 가서 회사를 차렸는데, 솔직히 우리 나라에서 부도를 내고 해외도피한 사람이 그렇게 드러내놓고 회사를 경영할 수 있는 것인가? 그것도 같은 계통으로? 음...불가능하지 않나?
뭐 이건 내가 잘 모르는 부분이니 그냥 의문으로 남겨두더라도, 그 나쁜 조연이 또 나쁜 짓을 벌인게 하필이면 남주네 회사였고, 이를 해결하는 것도 여주가 남주에게 주려던 향수였으니...너무 지나친 우연난발은 그저 우연으로 그치고 만다는 걸 또 한번 체득하고 말았다.
결론적으로 이 글은 작가의 지식, 그 이상은 없는 너무나 많이 아쉬운 글이었다.
jewel 옴니버스라 .. 아쉽네 .. 2003-07-23
디프네 음...아직 책구경도 못했는데..그러고보니 로맨스를 멀리한지 넘 오래됐군;; 2003-07-23
Miney 책을 보지 않아서 말씀드리긴 뭣하지만, 자료 조사 열라 해놓고 버리기란, 참으로 아까운 노릇이긴 해요. -.-;; 2003-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