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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위에 직접 인도를 여행한 영상을 띄우고, 적당하게 전개와 매치시켜가면서 관객에게 여행 경로를 안내한다. 그렇게 시작되는 연극. 어쩜 이런 생각을 다 했지?
연극의 시작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하마터면 같이 간 M님께 이거 연극 시작한 거예요? 라고 촌스럽게 물어볼 뻔. 이 두 청년이 우리한테 잡담하는 건지 연기하는 건지 구분이 안될 즈음 연기하는 배우들 맞네, 하고 비로소 느꼈던 건 깨알같이 순간순간 변신했던 캐릭터들 때문. 구여친으로, 인도 사람으로 혹은 가이드로 관객석으로 불쑥불쑥 뛰어들어 긴장시켰음에도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나왔고, 오히려 그 난입을 반기면서 재밌게 즐길 수 있었던 것 또한 이 연극의 매력포인트였다.
삶이 여행의 연속이라면, 하고 상상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여행을 권유하는, 혹은 불을 지르는 좌충우돌 인도여행방랑기. 혹하진 않았으나, 보고 나서도 여운이 묘하게 남는다. 인도를 눈앞에 데려온 참신한 시도가 두고두고 기특해서 한번쯤 더 경험해보아도 좋지 않을까 싶었다. 내 좌석이 나름 가벼운 이벤트 자리여서 수동 조명기사로 잠깐 크레딧 올리고 인도 카레 선물 득템한 건 이 연극에 초대하주신 M님 덕분이었다.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