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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모양은 퉁명스러운 성격과 뺑덕어멈스러운 생김새로 대체적으로 사람들에게 인기가 없는 편입니다. 특히 15세 미만의 아이들과 60세 이상의 노인 분들께는 인기 대폭 하락에다가 덧붙여
울며 도망가기
라든지.
혀차면서 삿대질 받기
같은 최대의 필살기를 온 몸으로 받게 됩니다. (변형으로는 울면서 엄마한테 이르기, 지팡이로 맞으면서 설교 듣기 같은게 있습니다만 뭐 대부분 여기에 속하니까 그러려니 하지요.)
하지만 인기라면 약에 쓰려고 해도 없는 C 양이 인기를 받는 연령대와 성별이 있습니다. 그것은...
4-50대의 아주머니군단입니다. 특히나 밥집, 반찬가게, 길거리 노점상 아주머니분들께는 인기 만점(...) 이지요. 어째서인지는 저도 모릅니다만.
이 분들께 있어 저의 인기를 그 분들의 인기 척도인 '덤' 으로 이야기 하자면.
처음 보는 떡볶이 판매대 아줌마랑 딱 2분 날씨 이야기 하고서 서비스로 떡볶이 5인분 받았어요... (덧붙여서 오뎅 세 개도.)
왜 인지는 미스터리입니다. 다만 주변에서 절 오래 본 분들의 증언을 듣자면, 어렸을 때 부터 이상스럽게 이 분들께만큼은 사랑받았답니다. 아직 귀엽고 깜찍했을 어렸을 때야 이건 훗. 하고 웃어넘길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성인이 되어서 그 어느곳에서도 인기가 없는 삶을 영위하다 보니 아주머니들이 이뻐하시는게 그렇게 기쁠 수 없더군요.
이런 제가 (모 언니님께 불리는 명칭은 '아줌마 카사노바'; 어째서요... orz) 최근 직장 근처에 맛있는 만두집을 찾았습니다. 천원에 8개. 만두피는 얇고 쫄깃쫄깃하며 김치만두의 매콤함이란 이루 말 할 수 없어요. 게다가 가격도 싸고.
그리고 딱 저희 어머님 연세 정도 되시는 주인 아주머니의 손이 크셔서 항상 갈 때마다 1인분씩 더 얻는 더 없이 좋은 곳이기도 합니다. 며칠 전에도 김치만두나 먹을까 하고 아무 생각 없이 이 곳의 문을 여니...
아앗. 오늘은 따님이 계시잖아요. (게다가 어딜 봐도 제 나이 또래;;;)
주방에서 일하시던 아주머니는 저를 반기시고 (왜, 아주머님들 특유의 그 크고 재고 화려한 바디 랭귀지가 있지 않습니까.) 따님이 위 아래로 절 살펴보시는 폼이 어쩐지... 어쩐지...
'너 뭐냐'
라는 식이어서 약간 뻘쭘해지려는 참인데.
주방에서 일하시는 아주머니가 평소처럼 2인분에 한 개 가격을 받고 주시는 겁니다. (사실 신세지는게 죄송스러워서 몇 번이나 제 가격을 냈지만 아주머니가 막무가내셨...) 그러자 따님 왈.
주인 아주머니의 따님 : 그렇게 만두 퍼 주셔서 장사 하겠어요?
주인 아주머니 : 단골은 가끔 더 얹어줘도 되잖여
C 양 : 아... 저... 저기...
주인 아주머니의 따님 : 맨날 이렇게 장사하면 뭐 남아? 단골이 대수야?!
......
쌈 났습니다.
어쩐지 뻘쭘해진 C 양은 당황해서 2천원을 남긴채 간장과 단무지도 없이 만두봉지만을 쥔 채 서둘러 나왔습니다. 그리고 결심합니다.
당분간은 눈치 봐서 만두 사러 가야지.
한데...
오늘 소포를 부치러 가려는데. 다들 약속이나 한 듯이 김치만두가 먹고 싶다고 하시는 겁니다. 게다가 주변 노점상 아주머님들과 저의 친화력을 자알 알고 계시는 팀장 언니님을 비롯한 사람들은 제가 꼭 사오길 원하더라고요;;; (양이 는다면서;)
그래서 짐꾼 겸, A 양과 함께 소포를 부치고 만두를 사러 갔는데 헛.
또 따님이 -.-;;;;;;
C 양 : 저기 A 양.
A 양 : 네?
C 양 : 만두. 안 사가면 안 될까? 배가 약간 살살 아파 오는게...
A 양 : 언니 배만 배에요? 우린 먹을 거니까 얼굴만 팔아 줘요.
C 양 : 아 그게... 말이지...
어정어정 마지못한 걸음으로 만두집에 들어가니 따님이 절 째려봅니다. 소심한 C 양의 마음으론 그게 이런 눈빛 처럼 보입니다.
'니. 지난번에도 만두 공짜로 먹으려다 걸렸지?'
고기만두와 김치만두를 골라서 포장했는데, 역시 따님이 포장하는 거라서 제대로 포장합니다. 이 쯤 해서 A 양이 절 툭툭 칩니다.
A 양 : (쬐끄만한 목소리로) 언니. 한 상자 더요.
C 양 : (역시 -나름대로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싫어. 차라리 내가 천원 더 내서 하나 더 살게.
A 양 : 아이 참. 한 상자 공짜로 얻을 수 있는데 뭐하러.
주인 아주머니의 따님 : 저기요 손님.
A 양 : 네?
주인 아주머니의 따님 : 다 들리거든요?
orz orz
이젠 그 만두가게 못 갑니다...
그 따님분 왜그러실까...;;
씨엘님께 질투 플러스 못마땅함 빔을 마구 날리는게 단골하나 놓쳤군요...
너무 괴로버마셔요. [08][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