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395
 

11. 얼음의 프레젠트




30




냉혈한이 끓인 차는 의외로, 정말이지 의외로 맛있었다. 꽤 좋은 찻잎을 쓰는 모양이다. 약간 언밸런스한 형태로 구워낸 찻잔도 독특했다.


여기가 누구 집만 아니라면 참으로 흡족할 터였는데…….


“뭐 하나 물어봐도 돼요?”


민하는 앞에 놓인 찻잔 위로 올라오는 김을 스치듯이 보며 질문을 내보냈다. 예상과는 달리, 강인은 ‘낙인’을 새긴 후로는 더 이상 그녀에게 손대지 않았다. 대신 키친으로 불러내 차를 끓여주었다. 커피는 싫다고 그녀가 말했기 때문이다.


민하는 ‘뭔데?’ 란 듯 자신을 잠자코 보는 그를 가만히 마주 응시했다. 아까 발버둥을 치느라 지나치게 진을 뺀 탓일까, 강인이 블랙커피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넣는 다소 우스꽝스런 광경을 목격하고도 웃음은 나오지 않는다.


“왜 혼자 살아요? 이 정도면 가족하고 같이 살아도 될 크기잖아요?”


이렇게 넓은 집에 혼자? 혹시 인간이 너무 싸가지가 없어서…….


“의절이라도 당한 거예요?”


“하.”


그가 어이없음의 감탄사를 입술 틈으로 내보냈다.


“상상력이 정말 풍부하시군 그래.”


민하는 그를 밉살스런 듯 째려보고 그래도 또 물었다.


“가족 있어요? 형제는요?”


“형 둘에 누나가 하나. 누나는 출가외인이긴 하지만.”


“어…….”


의외다. 꼭 외동아들 같은 분위기인데.


“형들도 다 장가갔어요? 그래서 혼자 살게 된 거예요? 나처럼?”


저도 모르게 자기 자신에게 대입시켜 버렸다. 강인이 어이없단 표정으로 그녀를 한참 들여다보더니, 슬며시 건조하게 웃었다.


“서민호 검사님, 보기보다 꽤 냉정하시구먼. 본인이 인생의 중대사를 치른다고 하나 뿐인 여동생을 나 몰라라 할 수 있는 건가, 보통?”


“함부로 욕하지 말아요!”


탁자 위에 탕! 소리가 나도록 찻잔을 내려놓았다.


“내가 독립하겠다고 한 거야. 내가 자립하고 싶다 했다고요.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오빠 욕하지 마. 다 당신네 같은 줄…….”


갑자기 입을 다물어버렸다. 아주 연약하게 ‘죄스러움’의 감정이 피어오른다. 실은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말한 것은 그녀 쪽이었다.


“미안…….”


그녀의 사과에, 강인은 전혀 개의치 않는 듯 대답했다.


“아니. 맞는 말일지도. 하지만 알아 둬. 이쪽에서도 나한테 나가라고 말한 사람은 아무도 없어. 내가 편해서 이러고 있을 뿐이지.”


“왜요? 독립하고 싶어서?”


“그렇다기보다, 11살 이후론 누구랑 같이 살아본 적이 별로 없어.”


“……?”


“흐음, 꼭 그렇지만도 않은가? 잠깐이지만 룸메이트도 있었고…….”


강인은 고개를 약간 갸우뚱거리며 생각하다, 뭔가를 떠올린 듯 이내 묘한 웃음을 흘렸다. 그 웃음 속에 어딘가 잔인한 뉘앙스가 느껴진다.


“룸메이트?”


도저히 납득이 안 간다. 저런 인간이랑 한 집에 살 수 있는 사람이 있을 거라는 사실, 상상도 할 수 없다.


“저…….”


민하가 또 다른 질문을 이어가려고 했을 때, 현관문과 연결되어 있는 전화벨이 울렸다. 문을 연 강인을 사이에 두고, 두 남자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한명은 전에도 본 적이 있는 사람이었다. 재한이랑 같이 있던 그녀를 이 집까지 데려온, 바로 그 남자다. 다른 한명은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강인과 비슷한 나이로 뵈는 금발 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후한 느낌이 드는 30대 초중반의 남자였다.


“이브 저녁 정도는 쉬어도 좋을 텐데.”


30대 남자에게 강인이 말했다. 민하는 놀라서 강인을 올려다봤다. 이 남자가 누군가를 배려하다니! 자기 눈으로 보고서도 믿을 수 없다.


“어차피 저는 같이 보낼 가족이 없는 사람입니다.”


30대 남자가 대답했다. 남자는 미남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었지만, 그 분위기가 유달리 독특해 지나가던 사람을 한번쯤 뒤돌아보게 만드는 그런 외모였다. 폭력적이란 느낌까지는 아니지만 기분 탓일까, 분위기가 퍽 위험해 보인다. 그렇지만 그런 한편으로 차분하고 이지적인 인상이었다. 인텔리라는 느낌이 강한 남자다.


“쳇. 누군 쉬라면서 누군 마구 부려먹어도 된단 말이요? 이거야 너무 차별대우하는 거 아닙니까, 쳇.”


옆에서 금발 청년이 계속해서 투덜댔지만, 강인은 그걸 깨끗이 무시하고 30대 남자, 치윤에게 물었다.


“물건은.”


“가져왔습니다.”


남자는 호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냈다. 엷은 핑크색 종이로 포장되어 있는 작은 상자다. 강인은 그 상자를 받자마자 바로 민하에게 내밀었다.


민하는 얼떨떨해져서 멍하니 눈을 깜박였다.


“이게 뭐예요?”


“크리스마스 선물.”


강인은 짧게 대답했다. 민하는 이마를 찌푸렸다. 강인의 선물이라니, 왠지 찝찝하다. 저 남자가 제대로 된 걸 선물할 리가 없어.


“풀어 봐.”


“여기서요?”


“그래.”


그다지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강인의 말대로 순순히 곱게 포장된 상자의 종이를 벗겼다. 상자를 열자 그 안에 있는 건…….


“이걸 나더러 가지라고요?”


작은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는 백금의 피어스와 반지 세트였다. 보석은 크기는 작지만 아주 정교하게 세공되어 있었다. 어디선가 누가 어떻게 깎느냐에 따라서 다이아몬드는 같은 원석이라도 그 값어치가 달라진다고 들은 적이 있다. 피어스와 반지에 박힌 다이아는 보석에 대해 잘 모르는 민하가 보기에도 상당히 비싸보였다. 굳이 저 남자에게 받는 게 아니라도 부담스럽기 짝이 없는 물건이다.


“싫어요. 못 받겠어. 난 액세서리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단 말예요.”


한껏 거부의사를 표시했음에도, 상대는 장기인 ‘쇠귀에 경 읽기’를 실천했다.


“와.”


그는 들은 척도 안하고, 도리어 그녀를 끌어당겼다. 순간적으로 놀라 파득 몸을 움츠린 민하의 귓불에 입술을 갖다댄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 면전인 탓일까 다행히 여느 때처럼 귓불을 덮치지는 않고, 대신 온화하게 속삭였다.


“귀가……, 예뻐.”


민하는 그 낮은 속삭임에 전신이 오싹해졌다. 강인의 목소리는 굉장히 독특한 울림을 갖고 있었는데, 그것이 특유의 여유 있는 톤과 매끄럽게 합쳐지면 놀랄 만큼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아마 자신이 그의 한마디에 내내 꼼짝 못한 이유도 이 목소리에 약한 때문이 아닐까, 민하는 이런 상황에서도 분석하고 있었다.


그런 이유로, 또 다시 그가 하는 대로 내버려 두고 말았다. 그녀가 멈칫한 틈을 타서 강인은 그녀의 귀에 피어스를 달아주고, 이어서 손을 잡고 왼손약지에 반지까지 끼워주었다. 마치 기사나 시종이 그러는 것처럼 정중한 태도였다. 민하는 문득 두 남자가 그런 자신들을 보고 있단 걸 깨닫고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갑자기 왜 이러는 거지? 항상 자신을 지배하려고만 하던 사람이 이런 식으로 부드럽게 나오면 당황스럽잖아. 마치, 딴 사람 같았다. 이 남자는 때때로 예기치 않은 행동으로 그녀를 당혹스럽게 만들곤 했다. 그녀에게 명령하고 복종을 요구함과 동시에, 신상에 경배하듯 가슴에 입을 맞추고 충성을 맹세하듯 상냥한 동작으로 장신구를 바친다. 알 수 없는 사람, 알 수 없는 이중성.


그래서 자꾸만 끌려들어가게 된다.


피하고 싶은데, 벗어나고 싶은데, 정신이 들고 보면 언제나 생각하고 있어.


“받을 수 없어요…….”


민하는 그런 자신이 한심해져서 중얼거렸다. 그러자 강인은 동문서답인지 우문현답일지 모를 말을 했다. 아니, 답변이라기보다 거의 협박이었다.


“한순간도 몸에서 떨어뜨리지 마. 떨어뜨리면, ……알지?”


“목욕할 땐 뺄 거예요!”


민하는 그렇게 반박하다가 또 다시 페이스에 말려들었단 사실을 깨닫고 입술을 깨물었다. 강인은 훗, 하고 웃으면서 그녀의 볼을 손가락으로 한번 부드럽게 쓸어내리고는, 금발 남자에게 포르쉐의 키를 던져주었다.


“모셔다 드려. 집은 어딘지 알고 있지?”


“옙.”


금발 남이 정중하게, 그러나 약간은 불경스런 동작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민하는 얼떨결에 남자에게 끌려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바라마지 않았는데, 아까까지만 해도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었건만, 지금은 새로 떠오른 의문이, 호기심이, 그 마음을 누른 채 그녀를 점령하고 있었다.


저 남자는 대체 어떤 인간인 걸까?


 


31




크리스마스이브도 일은 일이다. 강인은 여자와 있는 동안에도 그 사실을 잊지 않았다. 크리스마스이브, 그것도 이렇게 밤늦게 회합이라니. 그러나 그에게 있어 이런 건 흔한 일이다. 학업과 사업을 병행한다는 것은 할 수 있는 최대한 시간을 잘게 쪼개야 한다는 걸 의미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든 뭐든 그 어떤 휴식시간도 반납해야 할 만큼 러시아 마피아와의 회합은 꼭 필요한 일이었다.


국제화 시대인 지금 조직세계도 이제 국내에서만 수익을 벌어들이는데 한계가 있었고, 타국 조직들과 연계해서 사업을 추진하는 게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런 방향으로 가장 앞서 발들인 조직은 다름 아닌 강인의 아버지 지남신이 이끄는 청현회였다. 정명회도 제법 큰 조직이었지만, 이런 분야에 진출하는 데는 한 발 늦었다고 할 수 있다. 뒤처져 있던 정명회의 국제 감각을 단숨에 끌어올린 건, 다름 아닌 약관 25세의 젊은 보스였다. 어찌 생각하면 정명회는 최상의 중간보스를 스카우트한 게 아닐까, 치윤은 생각하고 있었다.


치윤이 운전수인 진수를 놔두고 가끔씩 직접 운전을 하는 이유는, 그의 젊은 보스가 사람이 많이 따라붙는 걸 싫어하기 때문이었다. 때때로 강인은 부하들을 남겨두고, 말없이 혼자서, 그것도 지하철을 이용해서 움직이곤 했다.


그가 그런 식으로 움직여 뒤통수치듯 많은 일을 혼자서 처리하고 있단 사실을 치윤은 잘 알고 있었다. 사실 인파가 북적북적한 러시아워의 지하철을 타는 건, 종종 지겹게 따라붙고는 하는 미행을 따돌리는 데 있어 더할 나위 없이 교묘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때로는 너무나 갑작스럽게 사라져 버리는 보스 때문에 그는 가끔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는 기분을 맛보기도 했다.


치윤은 핸들을 꺾으며 입을 열었다.


“시영파에서도 노리고 있다는 정보입니다.”


차에 설치된 노트북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던 강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화면에는 이제부터 만날 러시아 마피아의 정보와 최근에 밀입국한 외국계 범죄자들의 명단, 그리고 그들을 사주하는 주요 국내 조직에 대한 데이터가 떠 있었다.


늘씬한 금발의 러시아 여자들은 최근 이쪽 유흥가에서 폭발적인 인기였다. 이 여자들을 조달하는 게 바로 러시아 마피아들이다. 물론 이쪽도 제공하는 물건이 있다. 말하자면 도난 차 같은 것들. 절도단이 훔친 차량을 헐값에 사들인 후에 차량번호를 위조해서 완성품을 러시아 마피아들에게 넘기는 것이다.


물론 서로의 교환물품이나 물량에 격차가 있을 경우 그 차액은 교환하는 그 자리에서 현금, 그것도 반드시 US달러로 해결한다. 바로 이 교환 장소를 노리고 습격해 오는 놈들이 있어서 골치였다. 이런 놈들은 대개가 밀입국한 외국인들로, 국내외 조직의 사주를 받거나 개별적으로 일하고 있기 마련이었다.


이 부류의 놈들은 인생 밑바닥, 갈 때까지 다 간 부류기 때문에 목숨을 버리는 걸 결코 두려워하지 않고 맹렬하게 덤벼온다. 일단 성공하면 그 뒤에 평생 동안 한번 만져보지 못했던 정도의 금액을 단번에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습격을 당하는 자체가 골치인 건 아니다. 그보다는 소란으로 인해 경찰에 꼬리를 잡힐 확률이 크다는 문제가 더 컸다. 그렇기 때문에 거래 시마다 습격 가능성을 일일이 분석해 현금을 건네줄 장소와 수수형태를 바꿔야만 하는 것이다.


러시아 마피아들을 만나는 이유는 그 수수형태를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만날 장소는 작은 호텔. 회의는 아마 영어로 진행될 것이다. 하지만 치윤이 느끼기에 강인은 러시아어도 대강 의미를 알아챌 만큼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수년간의 외국생활을 하는 동안 귀에 익힌 모양이었다.


청현회 보스의 아들들은 누구나 조직을 잇기 위해 철저한 훈련을 받는 듯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저 나이에 저토록 유연하게 일을 처리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치윤은 언제나 생각하고 있었다.


“시영파라……. 겁대가리 없는 놈들이군. 한번 부딪쳐도 재미있겠어.”


“참아 주십시오.”


치윤은 강인이 농담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자신도 웃으며 대꾸하고, 덧붙이듯 말을 이어 질문을 내보냈다.


“많이……, 좋아하시는 겁니까?”


“……?”


강인은 노트북 화면에서 시선을 뗐다. 그것이 러시아 마피아와의 거래와 전혀 관련 없는 질문이라는 사실을 파악한 건, 약 3초 정도 지나서였다.


“왜 그런 걸 묻지?”


“죄송합니다. 주제넘은 참견이라는 건 압니다만…….”


치윤은 조용히 중얼거리듯 말했다. 강인이 자신의 여자에게 건넨 크리스마스 선물이란, 보통 사람들의 사고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의 가치가 있는 물건이었다. 그것은 단순한 다이아가 아니었다. 강인이 치윤에게 은밀히 그 피어스와 반지의 주문을 의뢰했을 때, 치윤은 이건 좀 아니라 싶은 기분이 들었다. 단지 이용가치가 있는 여자라서 손에 넣으려고 할 뿐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었다. 강인은 정말로 그 여자에 집착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특수제작된 피어스와 반지는 강인의 집착을 그대로 보여주는 증거물이었다.


치윤은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었다.


“좋아한다면, 걱정돼?”


그리고 보스는 바로 정곡을 찔러왔다. 치윤은 솔직하게 대답했다.


“예.”


“이유는?”


잠시, 침묵이 흘렀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큰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험담인가?”


강인은 눈을 엷게 깜박이며 그렇게 물었다.


“……예.”


치윤은 잠깐 여백을 두고 숨을 삼킨 뒤 대답하고 말을 이었다.


“그녀가 죽었을 때, 알았습니다.”


강인은 묻지 않았다. 대답하지도 않았다. 그저 치윤의 설명을 기다리고 있었다.


“별 건 아닙니다. 제가 어렸을 때, 보스가 들어오기도 전의 일입니다.”


“살해당했나?”


“그렇습니다.”


치윤은 조용히 대답했다. 말하면서 심장을 쿡쿡 찌르는 아픔을 느꼈다.


“그 때라면 지금의 위치는 아니었을 텐데? 어째서지?”


강인은 알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조직 간 분쟁에 휩쓸려서 여자가 죽어가기에는 그 연인이었던 치윤의 위치가 너무 약했다. 별로 의미가 없는 짓 아닌가.


치윤은 말했다.


“그녀가……, 타 조직 중간보스의 여자였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치윤이 아직 누군가를 잃는 아픔에 대해 명확히 모르던 젊은 시절의 일이다. 최초부터 부모에게 버림받은 그는 그 만큼 잃을 게 거의 없는 처지였다. 그 와중에 호스티스였던 그녀를 만났다. ‘돈’을 벌기 위해 웃음을 팔던 그녀에게 ‘돈’에 시달려 대학을 그만두고 조직에 들어온 그는 작은 연민을 느꼈다. 그들은 급속도로 서로에게 끌려들어갔지만, 그녀가 타 조직 중간보스를 패트런(patron), 즉 단골고객으로 두고 있다는 걸 나중에서야 알았다. 그것은 작은 분쟁으로까지 번져 여자는 감금됐고, 분쟁이 해결되었을 땐 이미 싸늘한 주검이 되어 있었다. 그녀의 주검을 끌어안고 치윤은 난생 처음 통곡이라는 걸 했다. 그리고 체내의 습기를 그렇게 전부 흘려보낸 후에는, 더 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는 몸이 되었다.


“저는 단지 하수일 뿐이었지만, 보스의 여자라면 훨씬 위험할 겁니다.”


강인의 적은 사방에 널려 있었다. 그 적들이 여자를 단지 살해할 뿐이라면 또 괜찮다. 그건 머리 없는 놈들이 하는 짓이고, 보통은 그 순진해 보이는 아가씨에 대해 조사한 후 유괴를 감행한다. 그녀의 집에 몸값을 요구함과 동시에 강인을 협박해 올 것이다. 적게는 정명회의 정보, 크게는 누군가의 목숨과 맞바꿀 것을 요구할 지도 모른다. 강인이 그것을 실행하더라도 그녀는 죽임을 당할지 모르는 일이고, 강인 본인은 정명회 내에서 배반자로 낙인찍힐 것이다. 정명회 내에서의 분쟁 하나만을 노리더라도, 중간보스의 여자는 그 값어치가 충분했다.


약점은 되도록 만들지 않는 편이 낫다.


“그러니 깊이 빠지지 않는 것이…….”


“빠지지 않았어.”


치윤의 말에 젊은 보스는 창밖을 내다보며 대답했다. 무심한 말투에는 감정이라고는 전혀 배어있지 않았지만, 원래 그런 남자이기에 치윤은 그의 말을 신뢰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믿어야 한다. 그 말이 사실이기를 바랬다.


그런 부하를 안심시키려는 듯, 강인은 짧게 덧붙였다.


“필요할 뿐이다.”





 리체 양이 가르쳐 준 방법으로 했는데도 잘 안 되는군요.
 이 게시판 참 편하긴 한데 이런 아픔이ㅡ



댓글 '14'

뻘건눈

2005.05.03 19:31:31

그래도 손을 노으면 안되요...   [09][11][08]

리체

2005.05.03 21:51:57

아니, 어째서?-0-
한글을 그대로 복사해서 게시판 글쓰기 모드에 붙여넣기 한 뒤에 잘라내서 텍스트모드로 돌려서 붙여넣기만 하면 되는데..!
줘봐. 내가 해주께;
강인이 더 보고 싶어. 너무 짧아...ㅠ.ㅠ   [01][01][01]

까망사자

2005.05.03 21:53:12

에이~ 지강인 끌리면서~~*^^*
정크님 자주 뵈었음 좋겠다는 희망사항이 있습니다   [09][09][03]

저녁노을

2005.05.03 22:23:58

이렇게 기쁠수가.. 혹시나 들어와봤는데.. 있네요..
그런데.. 너무나 짧다는... 사람의 욕심이란...
없으면.. 짧게라도 올라왔으면..
막상 올라오면.. 조금만 더 길었으면.. ^^;; 이젠 자주 뵐 수 있는 건가요???   [01][01][01]

켄신

2005.05.04 01:08:19

에잇..설마..?하고 클릭을 했는데...오옷~횡재한기분입니다..크아~^^잘봤어요~이번편은 어째 좀 인간다운 느낌이 드네요ㅎㅎ..저두 강인이 또 보고파요~~...   [10][04][11]

야광우비

2005.05.04 08:57:36

정크님!!!!!
벌써 다음편을 올려 주시다니..더 오래 기다릴줄
알았는데..... 어째든 감사감사....
근데 저도 윗분들처럼 강인이와 민하 더 많이 보고파요....   [02][01][01]

위니

2005.05.04 09:36:34

빠지지않았어 필요할뿐이라공..필요하다가 빠지는거겟죠...
강인이가 민하에게 무릎꿇는 그날을위하야~작가님 홧팅   [01][01][01]

무니

2005.05.04 09:57:37

언제나 감질맛이 나요. 분명 긴글인데 다 읽고 나면 왜리리 짧아? 란 생각이 들어요.
강인이도 좋아하고 민하도 참 마음에 드는데 좀 더 자주 볼 수 있었으면 해요.   [08][12][10]

so

2005.05.04 22:56:44

아하하하하....
강인씨...오랜만이예요ㅜ_ㅜ
정크님 너무 보고싶었어요
29화도 대충 볼 시간 밖에 없었는데 이제야 맘 놓고 편히 보려 들어왔다 대운을 맞았네요^^
빨리 다음을 보고 싶어요!!*^^*   [08][08][07]

phoebe258

2005.05.04 23:50:32

Junk님....오랜만이예요....보구싶었어용....ㅠ.ㅠ
강인이두 보구 싶었궁.... 민하두 보고싶었는뎅...
조금만 더 길게....ㅋ
늦더라두 계속 기다릴테니까.. 건필하세욤....~!!!   [01][01][01]

꼬맹이

2005.05.06 23:07:32

저...저눔의 얼음덩어리!!!   [01][01][01]

씬~

2005.05.09 18:01:32

정크님 좀더 분발해 주세여
강인이를 좀더 많이 자주자주 보고싶어여
  [07][07][07]

정혜선

2005.07.12 15:13:59

불에 닿은 얼음이 녹을까... 얼음에 불이 꺼질까???
넘~~~ 궁금해염   [12][12][12]

샤리스

2007.05.11 21:45:47

귀걸이나 반지에 위치추적장치같은것이 숨겨져 있을것 같아요..   [01][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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