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868



   안녕하세요? 여러분들 천동에 갔다가 이번 7월의 이벤트가 '호러'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제가 경험했던 오싹했던 일이 생각나서 후후 그리고 그 뒤에도 좀 ... 일이 있었거든요. 그걸 지금 쓰고나니 이곳에 계신 분들에게도 알려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한자 적습니다. ㅎㅎ 에구 저도 그거 쓰면서 에구 나도 이거 그걸 이어서 어떻게 글을 써보고 싶다? 하하하 무슨 제가 그러하겠습니까? 뭐 혹시라도 제가 쓴 이야기의 뒤를 써보고 싶으신 분은 쓰셔도 좋습니다. ㅎㅎ

여튼 한번 읽어보시고 이번 더위에 한번 오싹해 보세요!!!

 


   사람들은 누구나 살면서 한번쯤은 참으로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것이 아주 신비롭거나 혹은 순간 온몸에 소름이 한꺼번에 솟아 올라 숨조차 쉬기 힘들때 ... 그런 경험이 나도 있었다.


 


    지금부터 몇년 전인지를 생각하려면 손가락을 하나 하나 짚어가야 하지만 또다시 그때를 생각하니 나는 정말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저 찰나적으로 나의 모든 감각은 그 순간 속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날도 나는 학교에서 야자(야간자율학습)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때였다. 우리 학교는 9시까지 야자를 했다. 물론 그뒤에 10시 혹은 11시까지 하는 학구파들도 있었는데 그렇게 늦게까지 하는 얘들은 거의가 집에서 차를 학교 앞으로 보내던가 혹은 봉고차를 여러 친구들끼리 타고 다니곤 했다. 그러나 그날은 봉고차 아저씨가 집안 어른의 상이 있기에 올 수 없는 날이였기에 나는 친구들과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려고 했다. 그런데 그날은 이미 한 열흘전에 본 모의고사 성적이 나왔던 날 ... 난 성적표에서 나의 가장 취약했던 암기 과목들에 대해서 특히나 줄줄이 년도를 외워야 하는 국사 과목을 반드시 정리하리라 다짐했던 날이였기에 그날 풀려고 계획했던 문제집을 다 풀기까지 학교에 있어야 했다. 물론 단짝인 경숙이가 같이 있겠다고 했지만 경숙이 옆집의 희수네 아버지가 차를 가지고 와서 기다렸기에 나는 혼자서 집으로 가게 되었다.


 


    비가 오후부터 왔다 추적 추적 내리는 비에 기분이 말끔하지 못했지만 오랫만에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에는 기사  아저씨와 대학생으로 보이는 한 남자와 또 나 그렇게 셋이였기에 빈자리도 많았고 특히나 내가 좋아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전파를 타고 있어서 나는 실로 편안하게 창문을 때리는 비들을 보면서 서울 시내의 한가한 거리를  달리며 기분이 차분해 짐을 느끼고 있었다. 또한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이 흘러나올때는 조그맣게 흥얼거리기도 했다.


 


    라디오의 DJ 는 그날 많은 청취자들이 보내 준 [자기가 경험했던 가장 소름끼쳤던 일들]이란 주제를 가지고 사연을 모집했고 그날이 가장 무서웠던 일을 읽어주는 날이였다. 특히나 그날의 사연을 읽어준 게스트는 낮은 목소리가 참으로  매력적인 가수였는데 그날 그의 목소리는 정말로 나를 아무것도 못하게 꼭 묶어두는 보이지 않는 밧줄과도 같았다.


 


 


 


    <<<  이 사연은 저의 실제 경험담을 말하는 것입니다. 한번 들어봐 주실래요? 예 ... 저는 서울에서 작은 유통업계에서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특히나 저는 강원도 쪽으로 가는 물류들을 늘 확인하곤 하여서 일주일에 한번 혹은 적어도 한달에 세번 이상 은 강원도에 출장을 가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달에 저는 일주일에 두번을 강원도 홍천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쪽에 문제가  생겨서 그것을 확인하러 가게 된 것입니다. 저는 늘 화요일에 그곳을 가곤 했는데 그때는 금요일 이었습니다. 또한 문제가 된 곳은 제가 관리하던 곳의 지점이었기에 그날은 초행으로 그곳을 가게 되었습니다. 늘 가던 홍천지점에서 그곳의 약도를 받아  저는 홍천에서 한 40분이나 떨어진 그곳을 가게 되었습니다. 거리상으로는 별로 멀지 않았지만 고개를 넘어서 가게 된 길은 운전하기에 그리 좋지 많은 않았지요. 그때 시간은 한 오후 3시에서 4시 사이였어요. 즉 훤한 낮이였지요. 그 여름 장마가 시작 되기 전으로 한 3주 동안 비가 한방울도 오지도 않고 하늘은 희뿌연 구름이 낮게 가리워져 습기가 가득한 그러기에 푹푹찌는 그런 날이였어요. 그런 날에 그 길을 따라서 걸어가는 두 여학생을 그냥 지나치기가 뭐했습니다. 사실 요즘 세상에 길에서 누군가  자신의 차에 태우기가 참으로 무서운 세상입니다. 그러나 강원도에는 아직도 사람 살만한 곳이라 여겼지요. 게다가 신원이 확실해 보이는 사람들을 전 곧잘 태우곤 했습니다. 기름 한방울 안나오는 곳에서 나홀로 차는 죄악이란 생각을 했기에 말이지요.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지금도 가끔은 꽤 크게 열리는 장이 있는 날이면 읍내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시거나 학생들 또 혹은 강원도의 수많은 군부대들에서 휴가를 맞아 어디론가 가는 군인들은 버스를 기다리지 않고 걸어서 읍내까지 가는 경우들도 있었기에 전 그런 사람들에겐 동승을 권했었습니다. 그래서 그날도 한 중학생으로 보이는 두 여학생이 땀을 흘리며 가방에 도시락 가방에 뭐 이것 저것을 들고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속력을 줄였습니다.


 


    "어이 ... 학생들 어디까지 가나? 응? 더운데 이 아저씨 차 타고 갈래? 저 고개 넘어 성내리까지 가면 내가 태워다 주지"


     "어머 정말요? 아 ... 아저씨 저희가 바로 거기까지 가요. 얘, 성희야  우리 이거 타고 가자. 응? 나 다리 아퍼 죽겠어."


     "응??? 응 근데 ... 저기 ..."


 


     예 ... 오히려 성희라고 불리워졌던 그 여학생은 모르는 사람의 차를 타는 것이 못내 꺼려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무슨 아저씨 나쁜 사람 아니야 라고 하는 것도 우스운 것 같아서 그냥 참고 기다렸지요. 그러나 마지 못해하던 그 여학생도 친구의 재촉에 제 차를 타고 저희는 성내리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백미러를 통해서 보게 된 두 여학생. 한명은 성희라고 했고 연신 내게 말을 걸던 여학생은 은숙이라며 자신을 소개했지요. 고등학교 1학년이라 ... 정말로 그들의 볼은 마치 잘 익어가는 햇복숭아 같았습니다.


    여동생 같은 그러나 이제 여인으로 길을 들어서는 것 같은 그들을 보며 저는 더위로 인한 불쾌지수도 내려 가는 것 같은 청량감을 맛보았습니다. 드디어 성래리에 도착해서 한 버스 정류장에서 그들을 내려주고 저는 성내리 보급소로 차를 출발 시켰습니다. 분명히 올때  전화 연락을 하고 왔는데 그 보급소는 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옆에 있는 몇군데 다른 가게에서 사장님을 찾았습니다. 내가 찾 던 분은 갑자기 친구분 집에 상이 있어서 거기 갔다는 것이였습니다. 저는 마냥 기다릴 수가 없어서 그 집을 물어서 물어서 찾아갔습니다.


 


     대문에 들어서기도 전에 곡소리가 들렸습니다. '에고 ... 이 무더운 날에 또 누가 돌아가셨나?' 하며 나는 그집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보급소의 진사장을 만났고 집안에서 일을 하던 분들은 제가 들어가자 마자 일단은 떡이며 술이며 몇가지 음식들을 내놓고 집에 오는 손님들을 맞이했습니다. 저도 엉겹결에 앉아서 말아주는 국수를 한대접 먹었습니다. 물론 가져온 차때문에 술은 입에도 대지 않았지만요.


      그리고 국수만 먹고 가기가 뭐해서 도대체 누가 돌아가신 것인가 인사라도 해야지 하고 집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때서야 저는 고인의 영정 사진을 보았습니다. 그 사진 속에서 저는 바로 그 여학생의 사진을 보았습니다. 친구의 팔을 잡아 끌며 내 차를 타자고 했던 그 학생.


      내 차를 타고 오는 내내 친구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내게 이것 저것을 묻고 친구를 안심시키던 그 여학생. 조금은 푼수끼가 있는 듯 웃음이  많던 그녀 ... 은숙이 ... 자신의 언니 이름은 금숙이 동생은 동숙이라며 너무 촌스럽지 않냐고 했던 그녀의 얼굴이 사진 속에서 날 보고  웃음 짓고 있었던 것이였습니다. 저는 너무도 혼란스러웠습니다. 곧장 보급소의 사장을 찾아서 저는 어떻게 된 것인지 물었습니다.


     "에구 사람 팔자가 그렇지 모 ... 이집이 여기 성내리의 00 신문 보급소 사장집이거든. 이집 둘째딸이 죽은 건데 바로 어제 길에서 변이 있었지. 게다가 어제가 무슨 날인지 아나? 그 이번에 죽은 이집 여식의 가장 친했던 친구가 작년 바로 똑같은 길에서 또 비슷하게 교통사고로 죽은 날이야. 어제 이집 딸내미는 친구 죽은 기일이라고 거길 갔었다가 돌아오는 길에 변이 있었나봐. 에그 ... 자식은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던데 ... 부모들만 불쌍하지 ..."


 


    그 이야기를 듣자 마자 저는 그 작년에 죽었다는 여학생이 누구냐고 그 부모가 혹시 왔냐고 물었습니다.  


 
   "어? 왜 자네가 그게 궁금해? 잠깐 성희네선 분명 애비나 그집 어미가 왔을텐데 ... " 하면서 그들을 찾는 진사장님의 소리는 더이상 제 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전 그냥 딱 한가지만을 다시 물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혹시 그 여학생 이름이 성희 맞아요? "


     "어 ... 맞아 주성희. 왜? 자네가 어떻게 아는가?"


 


     저는 그 길로 진사장님과 정각 해야 될 일도 상의하지 못하고 그집을 나왔습니다. 더 이상 그곳에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꼭 뭐에 홀린 것 같았지요. 저는 그 길로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비가 오더라구요.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비 ... 아니 이번 비로 또 어떤  사고가 생기는 것은 아닌가 하면서 조심스럽게 그러면서 제 머리 한곳에선 그날 오후에 보았던 여학생들의 모습이 채 사라지지를 않았습니다. 서울 본사에 도착한것은 밤 10시가 가까웠지요. 저는 제차 뒷자리에 놓여진 우산을 찾으려고 차에 실내등을 켜고 우산을 찾다가  한번도 보지 못한 어떤 일기장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뭔가 예감이 좋지 않았지만 저는 일기장을 펼쳤습니다.


 


    '성희와 은숙이의 공동 일기장'


     '너와 난 영원한 마니또'


 


     일기장 윗부분에 쓰여진 것은 바로 둘의 공동 일기장이란 것이였고 펼친 첫페이지엔 바로 서로가 서로에게 마니또라고 쓰여진 글씨였습니다.


 


    전 그날 분명 그들을 만난 것이 사실이였습니다. 어떻게 그들이 제 차에 탈 수 있었을까요?  누가 이얘기를 믿을까요?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도 그들의 일기장이 저희집 책장 한 구석에 있다는 것입니다. >>


 


 


    한동안 라디오에선 DJ 도 또한 그 게스트도 한마디가 없었다. 


     한동안 숨도 쉬지 못하던 저의 침넘기는 소리가 차안의 꽉 밀폐된 공기를 가르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반사적으로 버스에서 내리겠다는 표시로 부저를 눌렀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겨우 저는 팔힘으로 버티며 의자를 붙잡고 일어나 버스에서 내 몸을 억지로 빼어내듯 그렇게 발을 디뎠다. 


 


    마지막 나의 발걸음이 휘청거렸다. 순간 나의 몸은 기울어졌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나의 허리를 누군가 움켜쥐는 것만을 느끼고 난 그 주인공을 향해서 겨우 촛점을 맞추었다.


 


    그는 버스에 타고 있던 바로 그 대학생인 것 같았다. 그는 아무말도 없이 나를 그의 가슴에 꽈악 불들어매듯 밀어부쳤다.  그리고 한손에 그의 우산을 들고 내 시선이 밖으로 분산되는 온전히 막아주고 있었다.


 


    난 그렇게 떨리는 내 가슴을 조용히 쓰다듬기만 하였다.


 


 


 


  :::; 후후 어때요? 무섭지요? 이건 정말 저의 경험이었습니다.
  그럼 더위들 좀 식히셨을 줄 믿고 전 다시 다음에 뵙기로 하지요 ...


쿨핫

2005.07.06 07:25:22

갑자기 온몸이 오싹해지네요.   [08][07][07]

소야

2005.07.06 07:45:24

오~진짜루 소름이 쫘~~~악...ㅠㅠ   [01][01][01]

시즈

2005.07.06 11:06:17

으으, 낮에 읽어도 이리 오싹한데, 밤에 읽었으면......무서워요   [01][01][01]

레조

2005.07.06 12:09:34

오~근데, 저는 갑자기, 저 대학생이 왜 뒤따라 내려서 잡아주었을까..그게 더 궁금할까요?'-'a   [01][01][01]

코코

2005.07.06 14:14:38

어제 밤중에 읽고 소름이 오싹 끼쳐서 컴 끄고 자러 갔었답니다ㅠ.ㅠ   [08][08][08]

릴리

2005.07.06 17:18:44

그러게요. 대학생이 왜.. 아직 다른 이야기가 남은것은..?   [01][01][01]

단팥죽

2005.07.06 20:09:44

잠시 후, 그 대학생이 우산을 펼쳐들며 이렇게 말하지 않았나요..?
"아직도 내가 버스 승객으로 보이나?"
아웅~~ >.<   [01][01][01]

김영숙

2005.07.06 23:53:34

쿨핫님, 소야님, 시즈님, 코코님/ 그쵸 그쵸? 정말 무섭지요? 지금도 제가 이 기억은 너무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답니다!!!
레조님, 릴리님/ ㅎㅎ 그 뒷얘기요? 있긴 있지만 호러는 아니죠 흠흠 궁금하죠? 뭐 만약 제가 글빨신이 오면 또 모르죠 한번 걍 써볼지도요 ... 헤헤
단팥죽님/아 ... 저 단팥죽님 글 보구 에구구 너무 웃었더니 뱃가죽이 다 아파요 ... 하하하   [01][01][01]

리체

2005.07.07 18:48:53

헉, 무섭. 제 이름 나와서 깜딱 놀랬어요;;;   [01][01][01]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정파 게시판 설명 Junk 2011-05-11
공지 구 정파 게시판 리스트 Junk 2011-05-11
988 우리가 사랑할때 우리는 정말로 무엇을 보는가??? [2] 김영숙 2005-07-08
987 대문이...대문이... file [6] 코코 2005-07-08
986 삼순이의 원작에 대한 질문이요 ... [13] 김영숙 2005-07-08
985 가입합니다. [1] 샤인 2005-07-07
984 가입인사 [1] 땅위에 2005-07-07
983 가입했어요 : ) [3] 정아름 2005-07-06
982 안녕하세요^^ 가입인사입니다.. [4] 들고양이 2005-07-06
981 거트루드님 Junk 2005-07-06
» 이거 꼭 같이 나누고 싶은데요 ... 한번 읽어보실라우??? [9] 김영숙 2005-07-06
979 가입 감상이어요^^ [4] 달리기 2005-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