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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은 거뜬히 넘기고 여러가지 필요에 의해 (...) 불법 증축을 한 제 직장은 그래도 그럭저럭 사람이 지낼 만한 곳입니다. (뭐 가끔씩 물이 안 내려져서 화장실에 못가기도 하지만 그건 정말 가끔의 일이고... |||| OTL ||||) 평소에는 불법 증축을 했다거나, 사실은 굉장히 오래된 (일설에 의하면 족히 100년은 넘었을지도 모른다는) 건물이라거나 하는 것은 이미 생각할 수 없어진 지 오래인데요. 오늘 출근을 해 보니.
나 : ... 뭐에요 이건?
바닥이 물바다가 되어 있고 책들이 여기 저기 흩어져 있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나 : 간 밤에 장마라도 졌어요? 아니면 수도관이라도 터졌어요.
S 언니 : 응
나 : 에? -_-a
불법 증축을 한 데다가 6층에는 (불법 증축을 한 바로 그.) 식당이 있고 5층에는 (여기도 역시 불법 증축을 한) 서브 화장실이 있습니다. (자주 물이 안 내려지는 바로 그 곳이죠.) 이런 저런 사정으로 수도관의 상태가 좋지 않아, 추운 겨울에는 계량기를 열어놓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잠시 고민하게 되는 것입니다. 계량기를 열어놓으면 물이 수도관을 타고 천천히 흘러내리다 2층 정도에서 (이 곳에 메인 화장실이 있...;;;;) 흐름이 느려지면서 얼어 버립니다. 그렇다고 계량기를 닫아놓으면 6층에 고인 물이 얼어 버리는 사태가 벌어지게 되는 것이죠.
춥고 추웠던 어젯밤. 사장님은 약 1분 간의 고뇌 끝에 계량기를 닫아놓는 것을 선택하셨으나...;;; 결과는 수도관 동파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불법 증축을 한 6층의 수도관이 터지면서 물이 벽을 타고 흐르고 흘러 4층에서 한 번 터져 내려오고, 3층에서 또 한 번, 2층에 또 한 번 흐르게 된 것이죠...
나 : ... 뭔가 대단하네요.
P 언니 : 그나마 이건 상당히 정리가 된 거야. 10시 정도에 팍 하고 터졌을 때는 얼마나 놀랐던지...
나 : 아. 네...
다행히도 1층과 지하는 무사합니다. 그리고 지금 1층 서고에는 꽤 많은 책들이 간이 선풍기 바람에 몸을 말리고 있고, 나머지 책들은 지하 서고에서 선풍기 바람에 몸을 말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물들이 전기 배선이 있는 벽쪽을 타고 내려와 잠시동안 정전 사태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 사태를 접하고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은.
... 젠장. 내일부터 빡세겠는데...
책이 많이 상해서 손해가 심할거라든지, 컴퓨터가 깜빡거려서 일하다가 감전사 할 지도 모르겠다든지 (이 사람의 발 밑에는 콘센트가...;;;;) 이런 생각은 안 나고.
내일부터는 일이 4배다... 라는 생각만 들고 있으니...;;;;;;
아. 출근하고 싶지 않아요우... |||| OTL ||||
무사하셔요 씨에르님~ [11][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