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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 납니다...

김군의 라그나로크 15일 무료 계정에 복사 (성직자의 일종) 을 키우고 있던 저.

잠은 포기하고 몇 시간 동안이나 기다렸다가 (컴퓨터는 한 대. 아버님은 퇴근 전 부터 사용중이셨...;;;;) 겨우 앉아서 메일을 확인하고 지인과의 중요한 대화를 마친 다음 막 로그인 해서 딱 5분 즐겼는데.

  「이 계정으로 다른 사용자가 접속하였습니다.」

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라그나로크는 한 계정에 캐릭터를 다섯개 만들어 키울 수 있습니다. 저와 동생은 같은 계정에 복사 하나, 로그 (도둑의 일종) 하나, 상인 (둘이 번갈아 플레이 하는) 하나, 마법사 하나를 키우고 있었는데. 그 중 복사가 가장 레벨이 안 올랐습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저는 퇴근 후에, 남들 다 컴퓨터를 쓴 다음에야 겨우 쓸 수 있는데다가 상인 캐릭터도 키워야 하니까...;;;;;;)

뭔 소리다냐. 하면서도 눈물을 머금고 로그아웃. 그리고 로그인.

이러기를 서너번 한 다음에. 열 받아서 말이죠... -_-

수화기를 들고 김군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나 : 어디냐?

김군 : 아. PC 방이거든?

나 : ... 이 오밤중에, 게서 뭐 하는 게야?

김군 : 갑자기 라그가 하고 싶어져서.

나 : 집에 들어와서 하면 될 거 아냐 짜샤! 그리고 너. 나가면서 사온다던 내 컵라면은?

김군 : 아...

PC 방까지 쫓아가기는 바람이 너무 찹니다... (게다가 지금은 반팔 상의에 한 벌 밖에 없는 - 그것도 옆선이 찢어졌는데 수선하기 귀찮아서 내버려 둔 - 미니스커트 차림.) 해서 전화로 두다다 쏘아대면서, 자꾸 그러면 니 캐릭터 지워버린다고 (여자 캐릭터를 키우고 싶다고 하여 - 라그나로크는 남자 주민번호로는 남자 캐릭터만, 여자 주민번호로는 여자 캐릭터만 만들 수 있습니다 - 제 주민번호를 빌려줬거든요. 캐릭터를 지우려면 주민번호가 필요합니다.) 협박해서 들어오게 만들고 나서는 대판 싸웠습니다.

하아...

부모님도 깨시고 참 야밤에 민망해서...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오늘도 옆집 내외분들이 신나게 싸우고 계시니 (어디선가 후라이팬인듯 한 것을 던지는 소리를 배경으로.) 저희들의 싸움도 그 분들 것으로 유야무야 묻혀 갈 것 같다는 겁니다.

김군아. 제발 컴퓨터 사라... (니가 컴퓨터를 사야 공유기가 생겨서 나도 컴퓨터를 사지.) 그리고 김군아.

... 우육탕이라고 했지 신라면 큰사발이라고 한 적 없는 것 같은데... OTL



yinzi

2005.01.13 03:21:54

저도 이시간 정파를 헤매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야요..집안에 단 한대뿐인 컴퓨터..거기다 오늘은 저도 동생녀석과 대판 했습니다~ 감기는 눈을 손가락으로 밀어 올리며 겨우 차지한 이 시간을 즐기다보면 불끈 '당장 사고만다~~~!!' 라는 충동이 울컥 울컥 솟아 오릅니다..혼자 살던 아름다운 시절이 그리운 밤입니다..ㅠ.ㅜ   [01][01][01]

릴리

2005.01.13 10:09:54

우리집은 저와 갓 다섯살된 딸의, 컴퓨터 차지하기 전쟁이 노상 일어나곤 합니다. 유치원 컴퓨터수업을 듣고나선 노상 자리를 차지하려고 하네요. 뭐 저야 회사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쓸수있기 때문에 자리를 내주기는 합니다만, 요즘처럼 경매가 있거나 하면 허구헌날 싸움잘날 없다는..ㅡㅡ;   [01][01][01]

물빛

2005.01.13 10:32:09

100% 공감 ㅜ.ㅠ
요즘엔 안 그러지만 한참 컴에 집중했을땐 진짜 피 터지게 싸웠죠.
남동생이랑 새벽 1시부터 3시까지 싸운 기억도 있어요;;
부모님 깨실까봐 도란도란ㅡㅡ 싸웠더랬죠.
요즘은 거기까지는 아니지만 어무이랑 동생이랑 컴터 차지하기 3파전이 벌어집니다 ㅠ.ㅜ
  [01][01][01]

유진

2005.01.13 13:19:39

신라면은 작은 사발이 맛나요~
전 요즘 공유기로 잘 쓰고 있던 중.. 컴퓨터가 말을 안들어요. ㅠ,ㅠ   [01][01][01]

브래드킬러

2005.01.14 03:23:30

저는 참말 복받은 사람이네요. 저희집컴은 항상 제차지 거든요. 동생이나 가끔하고 언니랑 아빠는 전혀 하지 않으시고..
그래서 그런지 조금 재미가 없어요;; 서로 서로 차지할려고 하면 더 재밌을까? 라는 생각 가끔 해봅니다.   [01][01][01]

Miney

2005.01.14 14:49:09

오랜만에 시엘님의 글을 보니... 역시 즐겁습니다. ^^; 저희집에는 서열 상이라 보통은 제가 컴을 잡고 있긴 하죠(옆지기가 퇴근하면 옆지기꺼;)
에, 그러나 제가 정작 버닝;한 곳은, 시엘님 남매의 컴 다툼도 아니고, 컵라면 얘기도 아니고, 하물며 라그나로크 얘기도 아니고,
시엘님의 "미니스커트'차림" 얘기였습니다.
보고 싶다고 하면... 화 내시려나요. ^^; (미소녀의 교복 차림을 보고 싶어하는 변태 스토커 같네요;;;)   [01][01][01]

ciel

2005.01.15 04:24:49

yinzi/ 그 심정 200% 공감입니다... OTL (그런데 yinzi 님. 로맨스 월드의 '그녀의 남자' 의 그 yinzi 님이 맞으신지요? 0_0)

릴리/ 그래도 직장에서라도 쓰실 수 있어서 좋으시겠습니다... OTL (직장에는 인터넷 설치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물빛/ 저희집은 보통은 서열제라서요. 나이 순. 여자 - 남자 순입니다. 그러나 일단 차지하면 얄짤 없어요 (제가 매번 새벽까지 기다리는 이유는 제가 집에 가장 늦게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유진/ 작은 사발은 아무리 생각해도 성에 차지 않아서... (공유기가 있으시다니 - 아니, 그 보다도 컴퓨터가 두 대인 집이라니 멋지십니다.)

브래드킬러/ ... 재미라뇨... 그것은 목숨과 혼을 거는 (약간의 과장 포함) 상당한 싸움입니다.

Miney/ 저도 오랜만에 트랜스 퀸을 봐서 기뻤습니다^^ 마이니님 댁도 저희집과 같은 수순이시군요.
음. 눈 버릴까봐 알려드리지 않으려 했는데... 제가 요즘 미니스커트 입은 모습은 아래 사진과 같습니다.
http://pds.egloos.com/pds/1/200409/27/82/a0014082_4444627.jpg
(세라문 팬이라면 절대 보지 마십시오. 환상이 깨지실 겁니다.)
최근에 찍은 사진이 없어서 인터넷 서핑 하다 찾은 가장 비슷한 걸로... -_-a   [11][11][01]

yinzi

2005.01.15 16:08:27

ciel님 실은 그 yinzi가 맞습니다..(부끄..) 은밀하게 정파에 놀러 왔다가 주먹 불끈 쥐게 하는 ciel님 글에 그만..근데요 저 어제 버려진 컴텨 한대 주워 왔어요.(아싸~) 어쩌면..목숨과 혼을 거는 (약간의 과장 포함) 상당한 싸움이 막을 내릴지도 모르겠다는 희망이..ㅎㅎ   [01][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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