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unk paradise
- 라운지
- 자유게시판
글 수 1,868
최근 외국어 서적 사업을 정리하겠다는 I 모 사와의 거래를 정리하고 나니, 가뜩이나 외서와는 거리가 멀었던 저희 서점의 외서들이 싸그리 사라졌습니다.
왜곡어 (이미 외국어의 수준을 넘어있다.) 를 싫어하는 저로서는 환영할 일이었지만 곧바로 이런 일이 터질 줄이야!
(서점) 과장님 : 음. 1월쯤에는 물밀듯이 쏟아질게야...
나 : 예?
과장님 : 사장님이 이 쪽에 관심이 있으시고 (라기 보다는 외서를 놓으라고 난리치는 따님의 압박이...;;;;) 요즘 좀 찾는 손님들도 있고 하니, I 사의 외국어 서적 사업을 인수했다는 S 사랑 거래를 틀까 하고.
나 : ... 몇 부나 들어올까요... (덜덜)
과장님 : 일단 인기 있는 것하고 기타 등등 해서. 약 80부 정도? 공간도 없고...
나 : 신간은요?
과장님 : 한 60부 되지 않을까?
60부 정도라면.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요. 아무리 장사가 안 되고 제가 왜곡어를 치 떨리게 싫어한다지만 60부를 하루에 다 입고하지 못할라구요. 그러나...
과장님 : 사장님이 하도 외서를 놨으면 하셔서, 다른 곳하고 거래를 트기로 합의봤어.
나 : 어. 어딘데요...? (덜덜)
과장님 : 음 D 사라고 말이야. 꽤 오래전 부터 해 왔던 모양이야. 조건도 S 사보다는 괜찮은 것 같고. 일단 시험삼아 200권 가량을 들여오기로 했으니까 부탁해.
나 : ... 신간은 얼마나 될까요?
과장님 : (조용히 거래처의 리스트를 내미시는...;;;;)
여기서 경악.
왜곡어 서적 700여권, 그 중 취급했던 서적 (하루살이 같은 기억력을 더듬어 볼작시면 약) 15권.
뭐야 이거... OTL
이번달 안에 어떻게든 온대서, 그 날은 도대체 언제 올 것이냐. 하는 심정으로 하루하루 기다리고 있는데 하필 토요일... OTL
일거리도 별로 없겠다. 죽어라 매달려서 죽어라 일했는데.
반 조금 넘게 했어요... OTL
성질 급하신 사장님께서는 어서 서가에 주르륵 꽂힌 것을 보고 싶으시다며, 왜곡어가 지긋지긋해서 이제는 증오범죄도 저지를 수 있을 지경에 이를 알바를 닥달하십니다... ㅠㅠ
그. 래. 서. 일주일에 한 번 있는 황금같은 휴일에, 출근합니다... OTL
남은 68권하고 또 씨름해야죠... ㅠㅠ
(... 저자로 검색하시는 손님들 납파요... 제목 좀 알아오시면 안됩니까...? OTL)
덧말 1 : 뜻밖의 수확은 펭귄 북스 '로얼드 달' 동화 전집입니다. 마틸다라든가, 찰리와 초콜릿 공장 시리즈가 있더군요. 익숙하신 퀜틴 블레이크의 삽화가 치 떨리는 입고에 약간의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렇다고 왜곡어 서적을 살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덧말 2 : 저희 서점에도 원서 로맨스 소설이 들어왔습니다. (이런 놀라운 일이) 입고하다가 본 Nora Roberts 라는 작가명을 보고 은근히 반가웠던 것은 저 뿐입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왜곡어 서적을 살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