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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김군이 술에 취해 데려온 남정네 하나.
단발머리에 젤까지 발라서 옆모습을 거의 가린 바람에 얼굴을 전혀 보지 못했으나 (이불을 깔아주면서 흘끔흘끔 바라보긴 했지만 옆모습 밖에는 볼 수 없었다죠...) 김군 친구들이 다 그렇지. ┐(  ̄ー ̄)┌ 이런 느낌으로 그냥 지나쳤습니다만. 오늘. 그 진실을 알게 되었죠.
김군 : ... 어 그래. 연락 또 하고.
나 : 누구야?
김군 : 지난번 걔.
나 : 지난번 걔?
김군 : 왜. 집에 데려왔던...
나 : 아. 니 어깨에 반쯤 걸쳐져 축 늘어져 가지고는, 금방이라도 토할 듯이 입을 뻐끔뻐끔 하다가, 결국 화장실을 몇 번씩 드나들어서 사람 신경쓰이게 만들었던 그?
김군 : 응. 아. 그 날 걔 얼굴 봤던가?
나 : 봐서 어따 쓰게. 그리고 보이기나 했었냐? 젤로 떡져서...
김군 : 그랬나...? 어쨌든 누님한테 안부 전해달라 그래서. 그런다고 했어.
나 : 그래.
김군 : 콩나물국 맛있었다고. 누님 같은 여자친구가 있으면 좋겠대.
나 : 미쳤구나 니 친구 정녕.
김군 : 아. 스무살이니까 동생이야. 가끔 집에 놀러올 것 같으니까. 얼굴이나 뵈줄까?
나 : 맘대로.
그래서 김군의 싸이홈을 통해 들어가서 본 그 정체불명의 남정네의 얼굴은 거의.

(이 예제 사진은 드라마 사토라레에 출연했던 오다기리 죠 입니다.)

(이 예제 사진은 영화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의 주연 배우인 츠마부키 사토시 입니다.)
이런 수준이었다 이거죠...
나 : ... 얼굴이 거의 '관상 식물' 수준이잖아! (버럭!)
김군 : 어. 잘생겼지?
나 : ... 뭐 하는 녀석이야?
김군 : 학생이지. 뭐 하겠어?
나 : 어. 어디서 알았어?
김군 : 싸이질하다가...
나 : 소개시켜줘. (직방)
김군 : 어. 그러려고 했었는데. 그 날 누님이 워낙 귀찮아하는 바람에...
나 : ... 그 날은 그 애 쪽도 소개받기에 문제 있는 상태 아니었냐?
김군 : 다음날 아침에 소개시켜주려고 했더니, 누님이 밥 다 하고 머리를 귀신같이 늘어뜨린 채 자러 들어갔잖아.
나 : 밥 하려고 밤샜으니까 에다가 덧붙여 니가 카드키도 안 가지고 나가서 기다리느라 밤 새서 그런 거잖앗!
김군 : 어. 그런가?
나 : 당장 소개시켜 줘!
김군 : 그러고 싶지만...
꽤 오래 졸랐지만 김군은 쉽게 입을 열지 않습니다. 그래서 몇 번의 새우꺾기와 목조르기와 배찌르기의 현란한 기술이 저에게서 뿜어져 나오게 되더군요...
김군 : 그만! 그마안~~!! 걔 강원도 산단 말이야! 오늘 내려갔어... 켁켁...
강원도...
그 말에 저는 그만...

이런 상태가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모처럼의 기회였는데 말이죠. 그 괴이한 콩나물국을 맛있다고 먹어주는 (그것만으로도 이미 저의 환심을 산 것이나 마찬가지.) 남자, 그것도 왕 꽃미남을 소개받을 수 있는 기회...
차라리 그 날 밤에 덮치기라도 할 것을... OTL
강원도에서 안올라 온데요?
호 올라오면 맛난 밥 해주면서 살살 꼬셔보세요.
자취생들에게 집밥이 언제나 그립습니다.@.@ [09][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