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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오고, 날씨는 추적한데 우산이 없습니다...
물론 비를 좋아하긴 하지만, 이렇게 우산이 없을 때는 예외지요. 게다가 오늘은 급히 나오느라 핸드폰도 못 챙겨 나왔으니, 연락할 곳도 막막해서 (직장에서는 핸드폰에 전화를 걸 수 없습니다.) 집에 누가 있나 싶어 일단 집으로 전화했더니. 상당히 반갑기 그지없는 목소리가...
어머님 : 여보세요.
나 : 엄마... ㅠㅗㅠ
사랑합니다 어머님. 언제 집에 오셨어요?
어머님 : 왜?
나 : 9시 30분까지 지하철 역으로 우산 좀 가지고 나와 줘...
어머님 : 알았다.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오랜만에 어머님과 함께 나란히 골목을 지나고 지나 집에 도착했더니.
... 집에서 광이 납니다... (농담이나 거짓말이 아닙니다.)
그리고 혼났어요우...
걸레질 사흘에 한 번씩 하는 것은 어찌 아셨는지. 겨울에 건조해지면 안 되니 자주 걸레질 하라고 혼나고, 화장실에 신경 안 쓴다고 혼났습니다. (그래도 사흘에 한 번씩은 청소했는데... OTL) 그리고 식구들의 반찬에 신경 쓰라고 하시네요. (이 참에 콩나물, 고사리나물 말고 다른 나물에 손을 뻗어야 하나 내심 고민했습니다.)
그래도 무척 기뻤습니다. 집안이 꽤 깨끗해졌고 어머님이 돌아오셨으니 이제는 조금 여유있는 생활을 할 수 있겠지...
라는 것은 거짓말이었습니다... OTL
줄줄이 이어지는 어머님의 잔소리... 에 이어 떨어지는 한 마디.
어머님 : 막상 겨울옷 챙겨가러 와 보니 옷이 별로 없네...
나 : 엄마. 옷 가지러 오신 거였어요?
어머님 : 그거 말고 또 뭐 있겠니? 날도 추워지는데? 얘. 네 이모가 같이 만리포에서 며칠 놀자더라. 그리고...
... ...
OTL
어머님은 내일 다시 즐거운 친정으로 돌아가실 예정입니다. (옷가지 챙기러 오셨으니 아마도 두 달은 더 계시지 않을까... ㅡㅜ 크리스마스에는 오신다고 하셔 놓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