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395

무술은 재미있어?”

!...이 아니라, .”

11살은 아직은 어린 나이지만 또한 그렇게 어린 나이도 아니다. 세상은 늘 어린아이에게 유년시대를 미성숙한 시간으로 지정하고 짧도록 강요한다. 운영은 유영의 어리광을 받아주고 싶은 마음과 사내로의 성장을 격려하고 싶은 마음이 함께 어른거려 심란해졌다. 그녀가 유영의 짐짓 어른스러워지려는 노력을 쓴웃음 지으며 모른 척하는 것도 그런 이유였다.

괜찮아, 유영아.”

운영은 유영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가끔은 어리광부려도 돼.”

유영은 살짝 망설였지만, 스스럼없이 누나에게 대답했다.

.”

 

수 일후, 궐은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에서 지는 것과 같이 똑같은 일상이 지나가고 있었다. 수개월 후에 있을 시험을 통과하기 위한 기간과제와 필기시험을 틈틈이 준비하면서도 운영은 견습 나인에게 맡겨진 단순반복 바느질과 수를 놓는 일 역시 말끔히 끝내놓았다. 시험이 가까워지면 이 일과도 제외되어 여유가 생겨 시험 준비에 집중할 수 있지만 지금은 아직 먼 일이었다. 침방나인이 되기 위해 가져야 할 기본소양 외에도 일정 기간 준비해 내놓아야 하는 기간과제는 운영 외에도 모두 준비 중이라 바쁘지만 이른 오후 모두가 나른해지는 시간이었다. 슬금슬금 궁인들이 게으름을 피우기 시작할 때, 중궁전은 때 아닌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몸을 낮추세요. 피바람은 결코 형제들을 피해가지 못할 것입니다.

발이 내려진 너머로 어린 자양은 중전마마를 향해 똑바로 쳐다보며 난폭한 말을 입에 담았다. 자양을 수행한 나이 먹은 무녀는 움찔 몸을 떨었지만, 소녀를 내려 보는 중전의 눈은 체념이 담겨있었다.

피해갈 방법은 없겠느냐.”

자양은 고개를 저었다.

늦출 수는 있겠으나, 전하의 의지는 굳건합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할 것입니다.”

자양은 보이는 것을 그대로 입에 담았다.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그러나 그것을 이용해 월하연의 세를 확장하는 것은 가능했다. 그녀는 그 속내는 입에 담지 않았지만, 이것은 원로원에 중요한 정보가 되리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큰 그림은 그저 세상이라는 이름의 판에 불과했다. 월하연의 세를 확장하는 것은 그 속의 작은 그림의 속사정이었다. 피할 수 없는 사람을 제외하고 그 미래를 통해 수많은 작은 이득을 취할 수 있었다.

허나, 전하께서는 결코 마마를 놓지 않으실 겁니다. 그것이 유일한 이점이십니다.

그래, 그렇구나.”

중전은 발 틈새 사이로 살짝 눈을 빛냈다.

그래, 그것만이 내 유일한 이점이겠구나.’

중전은 시작된 고통 속에서 자신을 잃을 경우 금상이 해야 할 일이 늘어날 것을 깨달았다. 자신의 힘을 누르기 위해 들인 후궁들은 그저 빙산의 일각이었다. 벌써 형제를 잃기 시작했다.

그리 형제같이, 내 일같이 나섰건만, 결국 돌아오는 것은 이것입니까, 전하.’

중전은 쓸개를 씹어 먹는 기분으로 이를 갈았다.

그 아이에게 충분한 보상을 하고 돌려보내거라.”

중전은 씁쓸한 기분으로 월하연의 소녀를 내보냈다. 자양은 깊게 허리를 숙이며 중궁전을 나왔다. 함께 온 늙은 무녀는 중궁전 상궁이 내준 상자를 받고 기쁨을 숨기지 못했다. 자양은 그런 동행을 무심히 힐끗 쳐다보고 좀처럼 오기 힘든 궐을 한눈에 돌아보았다. 그런 자양을 보며 상궁은 말했다.

후원을 안내하겠습니다. 눈요기에 좋습니다.”

어린 소녀의 호기심 어린 눈을 눈치 채고 요령 좋게 말을 꺼낸다. 자양은 짐짓 아닌 척 했지만 궁궐의 내부가 신기해 그 제안이 기뻤다. 교태전 뒤로 꽃담을 지났다. 자양은 놀라는 척을 하지 않으려 노력하면서도 본 적 없는 어여쁜 담과 정원에 눈을 빼앗겼다. 어느새 죽이 맞았는지, 늙은 무녀와 중궁전 상궁은 잡담을 나누기 시작했다. 자양은 문득 모서리를 돌아 작은 문을 통과했다. 이번에는 거대한 공터가 나온다. 수풀이 무성하게 우거진 터는 질척거려 습기를 머금고 있었다.

……을 할 때는 반드시…….”

한 여인이 무언가를 중얼거리며 수풀을 향해 기지개를 펴고 있었다. 딴생각에 잠겨있었던 그녀는 운영이었다. 나른한 오후의 잠도 깰 겸 사람이 드문 곳에서 바느질하느라 굳은 몸을 펴며 가볍게 시험문제를 외우고 있었다. 반드시 외워야 해라는 느낌이 아니라 생각나면 생각나는 대로 안 나면 안 나는 대로 대충 중얼거리고 있던 중이었다.

…….”

자양은 그런 운영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당신은 누구?”

?”

정신을 놓고 있었던 운영은 깜짝 놀라 작은 그림자를 눈치 채고 뒤를 돌아보았다. 연보라빛 저고리에 색동무늬가 꿰져있는 옷을 입고 있는 작은 소녀의 모습에 잠시 말을 잃었다. 고귀해 보이면서도 무녀의 상징인 오색이 꿰어있는 복색은 어린소녀에게 어울리지 않으면서 어울렸다.

! 설마 그 소문의 중궁전에 들었다던 소()무녀…….”

자양은 자신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 궁녀의 태도에 기분이 나빠져 턱하니 운영의 손을 잡아챘다.

당신, 1년 내에 죽겠는데?”

그 순간, 운영은 자신의 몸이 조여지며 밧줄에 묶이는 기분을 느꼈다. 불길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소녀의 태도에 두려움을 느꼈지만, 운영은 소녀와 시선을 맞추며 자양의 앞에 무릎을 굽혀 앉았다.

무녀님, 백성들도 험한 말은 쉽게 하지 않는답니다. 하물며 무녀님이 그리 쉽게 험한 말을 하시면 모두 두려워할 거예요.”

운영은 자양을 달래듯 나무랬다. 그러자 자양은 곧 자신이 잡은 손을 뿌리쳤다.

우와, 자존심이 양반네 아가씨 못지않네.’

운영은 내심 놀라며 작은 무녀로부터 뒤로 물러섰다.

당신 죽을상이 떴어, 뭔가 얘기해 봐. 왜 죽는지 알고 싶으니까.”

아주 재수 없는 애구나.’

운영은 자신이 나름 인내심이 있는 쪽이라고 생각했지만, 수 분만에 자양에 대한 신랄한 평가를 내리는 자신을 보며 범인(凡人)임을 자각했다. 자양은 기가 막혀하는 운영을 내버려둔 채 그녀를 돌아보다 운영 곁에 떨어져있는 서책을 발견했다. 자양은 곧바로 그 책에 달려들었다.

잠깐! 그건!”

이건?”

자양은 운영의 손을 피해 서책을 파라락 살폈다.

그건 돌려줘, 내 책이 아니야.”

책 안을 살펴보던 자양은 멈칫 운영을 올려다보았다.

당신 책이 아니야? 으흠…….”

그러니까 책을…….”

그럼 그만둬. 그 사이에서 당신만 해를 입을 뿐이야.”

……무슨 소리야.”

운영은 잠깐 굳었다가 자양의 손에서 책을 빼앗았다.

설마, 본 거야?’

운영은 책을 감싸 쥐고 경계하며 작은 무녀를 바라보았다.

그 안에 있던 편지의 글자가 번져서 책장에 묻었어. 그래서 혹시 자신이 없는 새 방 뒤짐을 당할까싶어서 들고 나온 거지? 당신 일도 아니면, 관련되지 마. 죽을 테니까.”

나중에 생각해보면 자양은 자신의 무녀로의 의무를 수행하려던 것뿐이었다. 말은 건방지고 부족했지만, 그것은 그녀의 긍지와 의무였다.

너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무척 당황한 운영은 자양에게 화를 내며 돌아섰다. 자양은 그녀의 운명을 그녀에게 읇조렸다.

너는 죽게 될 거다. 너는 다른 사람의 사랑에 의해서 죽게 될 거다.

그것은 무녀로써 언제나 내방자에게 자신의 신성(神性)을 과시할 때의 말투였다. 순수한 8살짜리 무녀의 선의였다. 운명을 고함으로 그녀가 죽음의 길에서 벗어나기를 바랬다. 그때의 자양은 그것이 언령이고 그것이 상대의 운명을 얽매는 것이라는 것을 아직 몰랐다.

 

선우자양은 흰색일색의 저고리와 치마를 입고 머리칼은 풀어헤친 채, 머리칼의 절반을 하얀 천으로 묶어 내린 모습으로 산자락에 서있었다.

장소는 알았다.”

그녀는 조용한 말투로 말했다. 16살의 앳띤 모습과 달리 서슬 퍼런 기색이 그녀에게 흘러나왔다. 그런 그녀의 뒤에서 그는 대답했다.

유인하는 건 어렵지 않지만, 시기를 잘 맞춰야지.”

미색 도포를 두른 남자는 검은 머리칼에 검은 눈동자를 지녔지만 그 생김새는 미묘하게 조선인과는 달랐다. 자양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그를 흘겼다.

그 모습 어떻게 할 수 없나? 괜히 시선을 끈다.”

큭큭, 반신을 꼬여서 일을 이루게 해줬으면 고마워해야지, 사소한 일로 내 성질을 건드리고 싶은 거야? 이 타락한 무녀가!”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말투로 말의 내용은 험악하기 그지없다.

, 이 조선에 인간만 산다고 생각하나? 산신과 정령들이 지켜보고 있다. 이 일대의 바다를 지배하는 용왕의 귀에 들어가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외양에 집착해 일을 망치는 건 하지 마라라.”

남자는 혀를 차며 대답했다.

쯧쯧쯧, 내 모습은 내 아이덴티티야. 머리와 눈은 어쩔 수 없지만, 내 자존심까지 건들 순 없지. 삶의 모토!라는 말 못 들어봤어?”

자연스럽게 영어를 섞어 말하면서 일부로 자양의 심사를 건드린다. 자양은 내심 화로 부글부글 끓어올랐지만 금세 냉정을 찾았다. 이 존재는 원래 이런 존재다. 인간의 심사를 뒤틀고, 시험하고, 짓이긴다. 인간의 어둠에서 태어나 인간보다 더 질기게 살아온 끈적거리는 감정 그 자체다. 말싸움 자체가 의미 없었다.

그녀의 기척은 이미 내 손 안에 있다. 경계의 땅에 들어서는 동시에 계획을 시작한다.”

아아, 그렇지. 아쉬워, 살아있을 때 만나고 싶었는데. 우리들은 접근금지라는 게 아까울 지경이야. 어쨌든 약속은 지켜라. 경계의 땅을 손에 넣으면 난 그 땅을 구경하고 싶으니까.”

……사신(死神)은 어떻게 됐지?”

뭐 그들이 알아서 하겠지. 나야 아무래도 좋지만, 그들은 절실하니까. 신의 시대를 끝내는 무녀의 존재 같은 건. 알아서 방해하는 중. 난 귀뜸만 해줬을 뿐이니까.”

자양은 슬쩍 비웃음을 비쳤다. 고대의 신들이라고 해도 결국 본질은 인간이었던 자들이다. 본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들 역시 이 악마에게 놀아나고 있는 것이겠지. 그녀는 자신은 상관없다는 듯이 중얼거리는 이 악마의 사전준비가 빈틈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 아쉽군. 당신의 죽음을 눈앞에서 볼 수 없다는 건.’

슬쩍 스치듯 지나간 어린 시절의 철없던, 그리고 무의미했던 선의의 기억을 자양은 바람소리가 거친 산 위에서 함께 흩날렸다.

 

조선 개국 이래, 왕에 의해서 사병이 사라졌지만, 개인 호위까지 둘 수 없는 건 아니었다. 그리고 아직은 정국의 긴장감이 빠릿빠릿했다. 김서진은 도준만이 아닌 자신의 밑에 있는 호위를 시켜 자신의 집 주변과 운영의 사가 주변을 맴도는 인물을 감시하도록 했다. 수일 내에 특이 김진사의 감시망에 걸려들었다. 애초부터 눈에 띠는 인물이었다. 특은 원래 질이 좋지 않은 일에 얽혀 중간에서 이득을 취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양반집에서 일하는 하인들 사이에서 경계대상이었다. 그가 얼쩡거리니 눈에 익었던 서진의 하인은 금세 자신의 주인에게 보고를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직후 그가 취한 방법은 반전이었다.

진사 어른이 너에게 전하는 서신이다.”

운영은 특에게 서신을 받아들고는 너무 놀라서 말문이 막혔다.

뭔가 잘못 안 게 아닌가요?”

특은 음흉한 표정을 짓더니 다 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 이것도 나름 돈이 돼서 난 불만 없으니까.”

더더욱 불안했다. 그러나 특은 불안해하는 운영의 태도는 아랑곳하지 않고 기분 좋게 손을 흔들며 자신의 근무위치로 돌아가 버렸다. 운영은 끔찍한 것이라도 되는 듯이 특이 전해주고 간 서신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내키지는 않았지만, 일단 서신을 저고리 소매에 곱게 넣어 숨겼다.

맘에 걸리는 일이 있다고 한마디 했을 뿐인데…….’

고작 십 여일이 지났을 뿐이다. 물론, 특이 움직였기에 진사나리가 잡아낸 것이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다음 순간에 일이 이루어져있다는 사실에 운영은 놀라움과 함께 두려움을 느꼈다.

그는 어디까지 보고 있는 것일까.’

오늘따라 유난히 이질감을 느끼는 소매 속 서신의 버석거림을 들으며 운영은 자신의 방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언니까지? 전조가 보이면 자르는 것을 망설이지 않을까?’

믿고 싶었다. 그러나 동시에 믿고 싶지 않았다. 자란은 운영에게도 소중한 사람이었다. 그녀가 행복하기를 바랬고, 또 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괴로워하는 것도 가슴 아팠다. 하지만 흔들린다. 그가 언니를 향해 움직이는 것이 어쩔 줄 모르게 마음을 뒤흔든다.

! 그가 언니를 소중히 한다면 그건 좋은 일이야.’

운영을 서신이 든 소매를 꼭 쥐며 잡념을 털어냈다.

그 반대야말로 걱정할 일이지.’

운영은 자란에게 경고를 해 주어야 하나 고민했다. 그날 밤, 운영은 자란에게 서신을 건네주었다. 서신을 열어 본 자란은 의아해하며 서신 안에 있는 또 하나의 서신을 운영에게 건넸다. 서신의 봉투에는 운영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 서신 안에 있었다고는 하나 운영은 위화감을 느꼈다. 그는 결코 봉투에 누구의 이름도 적은 적이 없었다. 그 증거로 운영에게 보내는 서신과 별도로 자란의 편지는 서신 안에 봉투 없이 있었다. 자란 역시 갸웃거렸지만, 곧 자신 앞의 편지에 집중했다. 운영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특에게 편지를 전달하게 한 과정과 이유를 설명했다. 특별히 설명하지 않아도 운영은 대략적으로 어떤 상황인지 알았지만 굳이 서신까지 보낸 이유에 의문을 품지 않고 곧 서신을 봉투채로 태웠다.

언니?”

자신의 편지를 초에 태워버린 운영은 자란이 편지를 지그시 바라보며 침울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자란은 운영의 부름에 뒤늦게 눈치 채고 고개를 들었다.

? , 미안. 네 서신에는 뭐라 적혀 있었니?”

저번에 말한 적 있죠? 특이라는 문지기에 대해서…….”

네가 조심하라던 그 사람?”

, 그 사람이 서신을 전달해주었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 진사나리 쪽에서 손을 써서 매수한 모양이에요.”

그래?”

그녀의 얼굴은 더욱 어두워졌다.

언니? 왜 그래요?”

……, 한동안 서신을 보낼 수 없을 것 같다고.”

…….”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쓰여 있으니, 아마도 그 사람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 저기. 맞아요, 그냥 한동안 조심하자는 의미겠죠.”

그녀는 운영의 위로에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은 안심이 되는 듯 얼굴색이 밝아졌다. 그리고 자신이 보관 중이던 다른 서신의 봉투를 꺼내 편지와 함께 초에 태웠다. 이전에 편지를 보관하다가 서책에 너무 오래 보관해 글자가 들러붙었던 일 때문에 자란은 편지는 태우고 서신의 봉투만 보관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것도 다음 서신을 받으면 그 서신의 봉투를 보관하고 이전 봉투는 편지와 함께 태워 없앤다. 한동안은 서신을 받지 못할 듯하니, 이번 봉투는 오래 동안 자란의 책 속에 잠들 듯 싶었다.

한동안은 아무 말 하지 말자.’

한동안 서신을 주고받을 수 없어 기운이 없는 자란에게 차마 경고까지 할 수 없었던 운영은 입을 닫았다. 그러나 그날 밤 운영이 느낀 위화감은 재앙이 되어서 그녀에게 돌아온다. 철저한 배신이라는 이름으로 죽음의 칼이 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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