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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친구 E 언니와 함께 먹었던 불닭이 사단이었나 봅니다. (라기 보다는, 이틀 굶은 뱃속에 불닭과 불떡볶이를 밀어넣었던 제가 나빴던 거겠죠. 위도 장도 안 좋은 주제에...) 야밤에 세탁기를 돌리면서 느꼈던 뱃속의 위태로운 소용돌이와 장이 꼬이는 느낌에 불면을 예감했는데.
맞아버렸지 뭡니까... (예. 내내 설사에 시달렸어요... ㅡㅜ)
더 이상 빼 낼 것도 없을 정도로 샅샅이 장 청소가 된 후, 부글거리는 배를 안고 서둘러 출근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서점 사람들.
서점인 일동 : 이미 늦은거, 그렇게 뛰어올 필요 없다.
... 예. 전 이미 '지각인 c 양' 으로 찍힌지 오랩니다...
아픈 배를 부여잡고 일을 하고 있는데, 일이 잘 될 턱이 없습니다. 게다가 제가 간식을 마다하니, 언니들이 절 수상쩍게 바라봅니다.
서점인 일동 : 너 어디 아파?
나 : 그게. 저 어제 밤부터 계속 설사기가... ㅡㅜ
평소에는 일을 잘 못한다고 구박하시기도 하고, 이런 저런 잔심부름으로 신촌을 몇 번씩 뺑뻉이 돌게 만들기도 하시지만, 기본은 좋은 직장 사람들.
P 언니 : 에. 우리 분명 설사약이 어디에...
K 양 : 지금 물 데워요.
S 언니 : 지난번에 내가 사 온 거 있잖아. 왜 겔** 처럼 생긴.
이렇게 걱정을 해 주시는군요.
상당히 감동했던 저였지만, 감동은 잠시 후에 사그러들고 말았습니다...
S 언니 : 자. 이거. 직방이야. 무지 잘 들어.
라고 내미신 것은 분명 겔** 처럼 생긴 거긴 한데...
맨 밑에 자그마하게 이렇게 써 있더군요...;;;;
기침 약화제
... 전 설사병이 났습니다.
그런데 아직 사정을 눈치 못 채신 S 언니 왈.
S 언니 : 얘. 어서 먹어, 뭐 하니? 내가 주는 거라 꼽니?
나 : 저기. 그게 아니라요... 이거 기침 약화제 라고 써 있는데, 먹어도 될까요?
... ...
잠시간 서점에 무거운 침묵...
K 양 : 언니. 그냥 앉아서 배나 댑혀요. 내가 약국 가서 정&& 사올게요.
P 언니 : 그러게 S 약사를 믿어선 안된다니까. 약은 약국에서라는 명언이 있지.
S 언니 : ... 분명히 설사약이었는데... 야. 그냥 먹어. 기침 약화된대. 몸에 좋지 않냐?
... ...
잠시후 K 양이 정&&을 사왔고, 저는 그것을 먹고 겨우 속이 진정될 수 있었습니다...
만약 그 기침 약화제를 먹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한번 먹어보시기 그러셨어요? ㅡoㅡ [01][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