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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고는 하지만. 제가 졌습니다.

아무래도 취미 이야기를 한 것이 결정적인 듯 합니다. 집에 왔더니 꽤 진지한 표정을 한 채 앉아있는 동생이 보이더군요. 해서.

나 : 무슨 일이야?

알바생 김군 : ... 누나가 무슨 짓을 하던 좋은데...

직감적으로 '이 자식. 나 때문에 열 받았잖아?' 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지간히 화나지 않고는. 동생의 입에서 누나라는 말이 나오지 않거든요.

나 : 으. 으응?

알바생 김군 : 그래도 개인 취민데, 지저분하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아. 물론 누나 말대로 궁상스러울지도 모르기는 한데, 그거야 누나가 매번 하는 소리고.

나 : 어.

솔직히. 제가 나빴어요... OTL

물론 제 동생이고 어느 정도 게시판에 동생의 이야기를 올리는 것을 동생이 묵인해줬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제 사생활인 동시에 동생의 사생활인걸요.

알바생 김군 :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까지 그런 소리를 듣고 싶지는 않아.

나 : 어. 미안해.

사실 제 동생은 어지간해서는 화를 잘 안 내는 만큼 화를 내면 무섭습니다. 한숨을 쉬면서 방으로 들어가는데, 아무 말도 못 하겠더라고요.

알바생 김군 : 어쩌면 그렇게 철딱서니가 거기서 거기야?

나 : 미안해.

알바생 김군 : 뭐 됐어.

당분간 냉전이 될 것이 뻔하군요. 확실히 제가 나빴습니다... OTL  열심히 두 손 모아 싹싹 빌긴 했는데, 아무래도 기분이 쉽게 풀릴 것 같지도 않고, 저도 들어와서 댓글 달린 것 보고 제가 좀 게시물을 막 쓴 것이 아닌가 반성도 많이 되는 상황이라.

앞으로는 동생 파는 일이 없을 거라고 단단히 약속 한 다음에 우울하게 접속했군요.

아무튼 생각이 없으면 꼭 이런다니까요... ㅠㅠ OTL



Lian

2004.11.12 01:04:24

헉;;; 지금 제가 단 댓글 샅샅이 살펴 보고 반성 중입니다. 저라면 줘도 안 가질 것들이라고;;; 그만;;; ㅠ_ㅠ
앞으로는 김군님 얘기를 못 보게 된다니 굉장히 울적합니다.   [01][01][01]

ciel

2004.11.12 01:09:42

리앙님 때문이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처음부터 제가 잘못했습니다. 동생이라고 해도 제가 아닌 이상 남인걸요.(게다가 확실히 너무 기억에 의존해서 쓴 탓도 있어서 원래 사건이 일어났던 것과는 약간 틀리게 게시물이 올라왔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이 게시물은 안 올리려고 했습니다만, 동생 이야기를 쓰는 것이 거의 연재물-_-처럼 되어 버렸기 때문에 게시물을 올려두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서 올립니다.   [10][10][09]

D

2004.11.12 09:00:10

남자들은 한번 화내면 정말 무섭습니다.
씨엘님이 올려주신 글은 단지 한번 읽고 웃고마는 코믹한 글은 아니었어요. 씨엘님의 가족간의 사랑과 동생에 대한 깊은 애정이 녹아있었거든요. 이분들 참 화목하게 사는구나 그래서 읽는내내 즐겁고 따라서 행복했습니다.
동생분 화 푸셨으면 좋겠습니다. 씨엘님이 은근슬쩍 동생 자랑 참 많이 한거 아시는지? 많이 부러웠다고요.
게다가 그 컬렉션은 정말 더 독특한거 수집하시는 분들 많잖아요. (가령 채찍이라던가.. s.m 기구라던가? -.-;;;) 동생분 멋지다고 전해주세요.

그리고 특히나 올려주신 모든 글을 보면서 씨엘님의 작가적 재치와 기발함과 신선한 시각에 얼마나 배아파했는지 모른답니다.
  [10][10][10]

릴리

2004.11.12 09:46:43

저런.. 그런일이.. 저도 반성합니다.ㅡㅡ;;
D님 말씀처럼 저도 씨엘님 가족을 보고 너무 부러웠거든요. 뭐 저는 오빠도, 남동생도 없어서 더욱 부러웠구요. 에.. 씨엘님이나 동생분의 취미를 비하한다거나 하는 의도로 댓글을 단것은 절대 아니어요.(저도 집에 가면 예전에 모아놓은 예쁜 그림의 만화책-낱장-이 아직도 있거든요. 결혼해서 이것저것 신경쓸 일이 많은 지금은 엄두도 안나지만, 버리기에는 너무 아깝더라구요.-어릴때부터 예쁜거에 약했슴- 게다가 아까워서 보내지도 않는 카드를 아직도 해마다 수없이 사들이고 있고.. 저처럼 하다말다 하는 사람보다는 꾸준히 애착을 가지는 분들이 정말 멋지신거죠)
음.. 그리고, 흉측스럽겠지만 이 아짐은 김군을 좋아한답니다. 화 푸세요!!!(더 화나시려나..-_-;)
  [01][01][01]

Miney

2004.11.13 02:09:15

너무 길게 댓글 쓰다가 날렸습니다. -_-;
동생분이 화가 많이 나셨군요. 음... 여간해서 화가 풀리시지도 않으실 것 같구요. 개인적으로 많이 안타깝습니다. 씨엘님 남매분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굉장히 흐뭇했었거든요. 물론 상상이지만, 아마 제 남동생이 조금만 더 상냥했더라면, 그리고 저희 남매가 조금만 더 젊었더라면 씨엘님 남매와 비슷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종종 했었습니다.
친정 가족들 중에선 세 살 어린 남동생이 유일하게 애증이 얽히지 않고 순수하게 좋아할 수 있었던 인물이라, 나름 씨엘님 남매의 관계에서 이상형(-_-;;)을 보고 기뻐하고 있었달까요.
씨엘님의 글을 읽으면서 느낀 건, 타인들에게 뭔가를 강요하는 분이 아니실 거라는 거였습니다. (무례함, 단도직입적인 어조, 그런 거 싫거든요;;) 그리고 가족들에 대한 애정, 자신감... 그런 것도 느꼈습니다. 그래서 댓글도 달기 시작한 거구요. 글 중에서 나타난 다소의 희화화는 씨엘님께서 가족이 자신의 연장이라는 걸 믿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가족분들이 뭔가 이상하거나 우습다;고 생각하셨다면 감히 그렇게 쓰지 못하셨겠죠. 우리나라 사람들의 가족에 대한 자격지심이나 겉치레 정도는 상당하니까요.
남자들의 자존심이란 게 또 상당해서, 빠른 시일 내에 풀리실련지는 모르겠지만 동생분께 씨엘님 남매분을 ‘보기 드물게 솔직하고 매력 있고 재치와 카리스마까지 겸비한 분들’로 생각하는 사람 여기 하나 있다고 말씀드려 주세요. 그래도 계속 분노;하고 있으시다면 가끔 근황이라도 올려주시면 감사하겠단... (팬 다 되었습니다. ^^;)
  [01][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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