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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동생은 궁상맞은 취미를 한 가지씩 가지고 있는데 저의 경우에는 필적 모으기, 동생의 경우에는 만화책 페이지 적힌 부분 모으기... 가 되겠습니다. 객관적이 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을 해 보아도 아무래도 제 취미 쪽이 좀 덜 궁상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만. 주변에서 말하기는 둘 다 지저분하고 궁상맞기는 마찬가지라고 그러더군요.
어쨌든 이야기는 제가 동생에게 이벤트 떨어졌다는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나 : 싸인북 이벤트에 떨어졌어.
알바생 김군 : 내 그럴 줄 알았지.
나 : 싹바가지 없는 말뽄새 하고는.
알바생 김군 : 요즘 인터넷 체스 게임에서 연전연패였잖아.
나 : 그렇긴 하지...
알바생 김군 : 다른 게시판에 도전해 보던지.
나 : 내가 감상을 잘 쓰길 하냐 요새 감동 받으면서 읽고 있는 것이 있길 하겠냐...
알바생 김군 : 하긴. 요즘 누님은 집안일에 치여서 완전 녹초가 되었으니까. 어쩄든 이렇게 되었으니 미련 접어. 사실 싸인을 받겠다는 일념 하나로 게시판에 나까지 팔아가면서 너무 몰두한 것 같지 않아? 그 놈의 궁상맞은 취미는 이제 그만 좀 하시지.
나 : 너만 하겠냐. 너 지난번에 미스터 초밥왕 페이지 다 모았다고 하지 않았어?
알바생 김군 : 요즘은 예전판이 없어서 힘들었어. 이제는 전국대회편만 모으면 되는데...
나 : 너 엄마한테 걸리면 그거 당장 내다 버리실걸.
알바생 김군 : 그러는 누님은. 유치원 때나 초등학교 공작시간에 친구들이 하는 수 없이 만들어 준 촌티 줄줄나는 크리스마스 카드까지 가지고 있잖아.
나 : 친구들의 우정의 표시야.
알바생 김군 : 웃기고 있네.
나 : ... 아무리 그래도 아빠는 요리사 전권의 페이지를 모은다는 것은 그만 둬. 지난번 맛의 달인 때에는 내가 만화방에 불려가서 혼났어.
알바생 김군 : 권수가 많으면 어쩐지 도전의식에 불타게 된다구.
나 : ......
알바생 김군 : 그렇게 한심하다는 눈으로 쳐다보지 마. 누님이야말로 박근혜와 김상경과 비의 서명이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서점에서 카드용지 빼돌리다 걸려서 혼났잖아. 김상경은 이해해. 도대체 비도 박근혜도 거의 모르다시피 하는 사람이면서 왜 그렇게 위험한 짓은 한 거야?
나 : 뭐. 어쨌든 의미있는 사람들의 의미있는 필적이잖니.
알바생 김군 : ... 누님. 서점 사람들 필적은 다 모았어?
나 : 물론이지. 사실 그 팩스용지들 빼돌리느라고 내가 애 좀 썼지. (다 보낸 팩스용지는 주문 확인을 위해 모아둡니다.)
알바생 김군 : 중증이야 그거... 같이 근무한 곳의 사람들의 필적 모으는 거.
나 : 그 말 듣고 보니까 학교 다닐 때 근무했던 시청 지하철 공사 사람들 필적 중 반이 날아갔어.
알바생 김군 : 왜?
나 : 이사할 때 주의력이 부족해서. 아저씨들 치고는 달필들이셨는데...
알바생 김군 : 어쨌든 글씨가 써져있는 쪼가리를 모으고 모으다니 궁상맞아.
나 : ... 권수 많은 만화책에 도전의식이 불타오른다니 그게 더 궁상맞다. 참, 너 세인트 세이야 있는 만화방은 찾았니?
알바생 김군 : 아니. 아까워 죽겠어. 그게 권수가 46권이니까 그래도 꽤 되는데.
나 : 하도 오래된 괴작이라 모으기 힘들걸.
알바생 김군 : 누님이야말로 출판사 영업사원들 필적 모을 생각은 그만 둬. 확인증 몰래 빼돌리다가 걸려서 혼나지 말고.
... 사실은 고치려고 많이 노력했었습니다만...
지금은 그냥 삽니다 둘 다... (먼 산)
리체/ 예. 빌린 만화책을 찢는 겁니다. 페이지가 있는 부분만 찢는거니까 사실 그렇게 내용에 방해가 되진 않습니다만, 그래도 비슷비슷한 부분이 나란히 주루룩 찢겨 있으면 야단 맞기 딱 좋습니다.
필적 모으기 같은 경우에는. 뭐랄까 쓴 사람이 가깝게 느껴지는 효과가 있는 듯 해서 좋아합니다. 게다가 싫어하는 사람의 필적 같은 경우에는 한참 노려봐 주면 왠지 속이 편해지거든요. 그렇지만 워낙 여러가지 모아놨더니, 많이 잃어버렸습니다... (대학 주방 아줌마의 주문서를 잃어버린 것이 제일 아깝습니다.) [10][10][09]
필적 모으기 같은 경우에는. 뭐랄까 쓴 사람이 가깝게 느껴지는 효과가 있는 듯 해서 좋아합니다. 게다가 싫어하는 사람의 필적 같은 경우에는 한참 노려봐 주면 왠지 속이 편해지거든요. 그렇지만 워낙 여러가지 모아놨더니, 많이 잃어버렸습니다... (대학 주방 아줌마의 주문서를 잃어버린 것이 제일 아깝습니다.) [10][10][09]
아니아니...거참..;ㅁ;
그런 취미들은 처음 들어봐요..><
필적모으기라니. 씨엘님 답다는^^
근데 김병장님은..
빌린 만화책을 찢;는 겁니까?+_+ [01][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