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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아, 머리야.”
현우는 침대에 누운 채 이마를 짚으며 낮게 신음 소리를 냈다. 술 생각이 간절하다며 가게로 찾아온 석원의 마음을 맞춰주느라 권하는 족족 술을 마셨더니 과음이 됐다. 더군다나 어제는 어머니가 홍콩으로 여행을 가신 첫날이라 언제 오느냐는 독촉 전화도 없어 술을 자제할 이유도 없었다. 비행 중에 만난 스튜어디스와 목하 열애중인 녀석이 혼자 술을 마시겠다고 왔을 때만 해도 그저 그런 연애 트러블이겠거니 짐작했는데, 들어보니 꽤 심각한 문제였다. 석원의 어머니가 둘 사이를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냥 반대하는 것으로 모자라 여자를 직접 만나 헤어지라고 엄포까지 주었으니 여자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을 것이다. 이런 모욕을 받고는 오빠랑 더 이상 만날 수 없으니 헤어지겠다는 여자 친구를 간신히 어르고 달랜 다음 어머니랑 한바탕 언쟁을 벌이고 나니 천하에 나쁜 놈이 돼버린 것 같아 괴롭다는 석원의 지친 표정에 현우는 가슴이 답답해졌다. 이야기의 결말이 너무나 확연하였으므로.
석원은 국내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현 그룹 정 회장의 열두 명의 손자들 중 하나이다. 그의 아버지는 정 회장의 다섯 아들 중 넷째인데, 석원이 네 살 때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젊은 나이에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고 남편의 형제들에게 계열사 경영권마저 내어줘 껍데기만 남은 석원의 어머니는 오로지 아들을 '제대로‘ 키우는 데에 일생을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녀의 바람대로 석원은 최고의 학벌에 준수한 용모를 갖추었고 이제 날개를 달아줄 배필만 만나면 되는데, 상계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남자의 막내딸이 끼어들어 그녀의 평생 계획을 무너뜨리는 것을 가만 지켜만 보고 있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현우가 나서서 헤어지라고 조언을 하지 않아도 석원은 결국 상대 여자를 너덜너덜하게 만들고 그 자신조차 너덜너덜해진 다음에야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기 전에 백기를 드는 것이 모두에게 이로운 일이겠지만 그러지 못 하기 때문에 사람이고, 사랑이 아니겠는가.
답답해하는 석원에게 술기운이라도 빌어 위로의 말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는 맥주 한 병만 마셔도 얼굴이 벌게지던 아버지와는 달리 주량이 꽤 센 편이었다. 더군다나 그 흔한 술버릇조차 없었다. 다만 좀 어지러울 뿐이었다. 어렸을 때 놀이터에서 전속력으로 돌린 뺑뺑이(회전무대)를 타고 나면 균형을 잡기도 힘들 정도로 세상이 뱅글뱅글 돌았는데, 술을 많이 마시면 딱 그 상태가 되었다. 그래서 그는 취기를 빌미로 확 달라지는 사람들을 보면 퍽이나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맨 정신일 때는 시침 뚝 떼고 있다가 술만 들어가면 울고 시비 걸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모습으로 변해버리다니 뭔가 속는 기분이랄까. 아이라인을 짙게 그리고 높은 힐을 신고 나타나 새침하게 앉아 있더니 맥주 두 병에 취해서는 고개를 왼쪽으로 살짝 기울인 채 실실 웃던 이진하의 발그레한 얼굴이 떠올리는 순간 현우의 입매가 허물어지며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술버릇이 바로 그 타입이었다. 술 한 잔에 세상을 다 얻은 듯 행복하고 유쾌해지는 사람들. 그런데 그렇게 차려 입고 어디로 갔나. 분위기로 봐서는 나이트클럽에 분명하다. 이진하가 나이트라니 안 어울려. 괜히 시비를 걸며 현우는 사이드 테이블 위에 삐뚜름하게 놓여 있는 핸드폰을 집어 시간을 확인하였다. 8시. 운동을 가기에는 이미 늦었고, 좀 있다가 사우나나 가야겠다. 모처럼만에 게으름을 피우며 현우는 침대에 도로 누웠다. 속이 찌릿찌릿 쓰려오는 게 뜨거운 국물 생각이 났다. 어머니가 계셨으면 뜨거운 콩나물국을 먹을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그걸 먹는 내내 그 시간까지 누구랑 마신 거냐, 어디서 마셨냐, 석원이 걔가 왜 술을 마시자고 한 거냐, 걔 혹시 무슨 일이 있는 거냐, 별 일도 없이 왜 술이냐. 너도 이제 적은 나이 아니니 건강 생각해라. 그러게 내가 술장사는 하지 말라고 했지 않느냐, 좋은 일 다 놔두고 왜 하필 술장사냐, 질문 공세에 시달렸을 것이다. 차라리 속 좀 쓰린 게 낫지.
현우는 누운 채로 텔레비전 리모컨을 집었다. 오랜만에 켜는 티브이에서는 고부간에 갈등이 심한 가정의 실제 상황을 모자이크 하나 없이 그대로 보여주는 중이었다.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욕설이라도 퍼부었는지 대사 중간에 삐, 하는 경보음 처리가 들렸다. 며느리도 지지 않고 날을 세우며 맞받아치는 게 드라마로 쳐도 막장 드라마였다. 막장 드라마에 나오는 인물 중 최고의 악역은 험악하게 대립하고 있는 두 사람 사이에 끼어 짜증만 내고 있는 남편이었다. 저게 정말 실제 상황이라고? 설마. 대본이 있는 설정이겠지. 현우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화면을 가만히 응시하다가 그만 전원을 껐다.
결혼이라는 게 사랑하는 사람을 우리 집 식구로 들이는 것을 의미한다면 그는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았다. 가끔씩은 벗어나고 싶기도 하고, 차라리 혼자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는 하지만, 그는 근본적으로 어머니를 사랑했고, 어머니의 집착에 가까운 참견과 잔소리마저 가끔씩 안쓰러웠다. 어머니가 하는 모든 행동의 근원이 그에 대한 애정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어머니이기 때문에, 그리고 평생을 부대끼며 살아왔기 때문에 가능한 이해였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내세우며 너도 이제 내 가족이 됐으니 내 어머니를 받아들이고 이해해달라고 하는 것은 적어도 그의 관점에서는 지극히 이기적이었다. 고통을 함께 나누자고? 어림없는 말이다. 차라리 혼자 짊어지고 말지.
하늘은 높고 푸르고 바람은 적당히 시린, 기분 좋은 늦가을 아침이었다. 진하는 일찌감치 가게로 내려와 느긋하게 오픈 준비를 시작했다. 자바라 창을 활짝 열어젖혀 환기를 시키고 어제 사두었던 국화 화분을 창 앞으로 나란히 놓았다.
“꽃이 참 곱다.”
아침마다 이 동네를 한 바퀴 돌면서 리어카에 폐휴지를 모으는 할아버지가 화분을 들여다보며 두어 개 빠져 있는 치아를 드러내며 환하게 웃었다.
“예쁘죠?”
“근데 노란 색보다는 요게 더 곱고만. 요걸로 다 놔두지.”
할아버지가 보라색 국화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유감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진하가 짐짓 애석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따스하게 웃었다.
“그래도 노란색도 곱죠?”
“곱기야 곱지. 그래도 이게 더 곱구먼”
“내년에는 보라색으로만 놔둘게요.”
“노란 것도 뭐 곱기는 곱다만.”
할아버지가 짐짓 미안한 표정으로 노란 국화를 쓰다듬었다. 진하는 그 모습을 가만히 웃으며 지켜보았다.
“여기 잠깐만 계세요. 커피 갖고 올게요.”
“번번이 얻어먹자니 미안하구먼.”
“번개처럼 타 갖고 올게요.”
진하는 가게 안으로 뛰어 들어가 커피 믹스 두 봉지를 잽싸게 꺼내 머그잔에 쏟아 부었다. 에스프레소로 만든 커피는 냄새가 나서 싫으시다는 할아버지 때문에 집에 사둔 백 오십 개 들이 상자를 가게로 아예 갖고 내려왔다.
“여기 따끈한 커피 대령했습니다.”
진하가 웃으면서 내미는 커피를 호호 입김을 불며 단숨에 마셔버리고 할아버지는 굳은살이 박인 새까만 손으로 리어카 손잡이를 단단히 붙잡았다.
“많이 팔아요, 색시. 마음이 착해서 복 받을 거여.”
“감사합니다. 내일 또 봬요.”
진하는 힘겹게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는 할아버지의 지친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지켜보며 서 있었다. 젊은 사람이 해도 힘이 부치는 일을 매일 하면서도 화분의 국화가 곱다고 말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가게 앞에서 차가 멈춰서는 소리에 진하는 화분에 물을 주다가 말고 고개를 들었다. 자동차 창 너머로 사장님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진하는 가슴이 살짝 내려앉았다.
“왜 직원 뽑아놓고 혼자만 일해요?”
사장님이 차에서 내려 진하가 들고 있는 물 조리개를 슬쩍 내려다보았다.
“현지 씨는 11시 출근이에요. 마감할 때 뒷정리를 다 하니까 아침 일찍 와도 할 일이 거의 없거든요. 근데 사장님은 오늘 출근이 이르시네요?”
좀 전에 할아버지한테 커피를 타드린 게 9시 좀 넘었을 때니까 지금은 아마 9시 20분쯤 됐을까.
“늦잠 잤어요.”
뚱딴지같은 소리에 진하가 의아한 듯 눈썹을 치켜떴다.
“늦잠 잤는데 일찍 나와요?”
“그러느라 운동을 못 했거든요.”
진하가 눈을 커다랗게 뜨고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아침 운동을 매일 하세요?”
진하가 새삼스러운 표정으로 균형 잡힌 전신을 쓱 훑어보자 그가 멋쩍게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그런데 뜨거운 감자 스프 한 그릇만 따로 주문 돼요?”
진하가 조금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멀뚱히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러고 보니 어딘가 좀 수척해 보이는 것도 같다.
“해드릴 수 있어요. 몸이 안 좋으세요?”
“숙취예요.”
“술 드셨어요?”
“동병상련인 줄 알고 찾아왔는데 왜 이렇게 멀쩡해요?”
배신이라도 한 것처럼 분개하는 표정에 진하는 조금 황당해졌다.
“맥주 몇 병에 무슨 숙취예요. 사장님은 어제 술 많이 드셨어요?”
“보드카 몇 잔이요. 그런데 늦게까지 마셨더니 장난 아니네.”
기다란 손가락이 머리카락을 뒤로 쓱 빗어 넘기자 이마가 훤히 드러났다. 이마라인이 정교하게 아름다워서, 진하는 잠깐 넋을 잃고 쳐다보았다. 참 구석구석 못난 데 하나 없이 잘났구나. 내심 한숨이 다 났다.
진하는 주방으로 들어와 냉장고 문을 열고 감자 수프 재료를 꺼내었다. 기름에 볶은 감자와 양파를 우유와 함께 믹서로 갈아 넣어둔 커다란 보울을 꺼내 싱크대에 올려놓고, 마지막으로 버터를 꺼내기 위해 서랍을 열었다가 점심 때 콩나물밥을 해먹으려고 다듬어둔 콩나물이 눈에 들어왔다. 진하는 테이블에 앉아서 신문을 읽고 있는 현우 쪽으로 고개를 쑥 빼고 물었다.
“스프 말고 콩나물국 끓여드릴까요?”
현우가 읽고 있던 신문을 아래로 내리고 진하와 놀란 눈으로 시선을 마주했다.
“그게 돼요?”
“마침 콩나물밥 해먹으려고 준비해둔 콩나물이 있었네요. 10분만 기다리시면 얼른 끓일 수 있어요.”
“도깨비 방망이 같은 식당이네. 30분도 기다릴 수 있으니까 느긋하게 하세요.”
진심으로 반가워하는 표정에 진하의 입매에 슬며시 흐뭇한 미소가 패였다. 아무튼 누구에게든지 필요한 요리를 제공한다는 것은 기쁜 일이니까.
소금 대신 새우젓으로 간을 한 전주식 콩나물국은 술을 즐기는 아버지를 위해 어머니가 자주 끓이던 해장국이었다. 전라도 출신인 할머니의 영향을 받아 전라도 음식을 좋아하는 아버지 때문에 어머니의 요리는 전라도 색을 많이 띠었다. 바글바글 끓는 콩나물국에 반쯤 익은 수란을 띄우고 데운 햇반, 시원하게 익은 배추김치와 깍두기를 쟁반에 받쳐 내가자 현우가 서둘러 읽고 있던 신문을 접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콩나물국을 먹는 귀한 경험을 하게 해주다니, 고마워요.”
“혹시나 입맛에 안 맞아도 약이다 생각하고 드세요. 콩나물이 숙취해소에는 그만이래요.”
진하는 주방과 홀을 연결하는 바 테이블에 기대어 서서 뜨거운 국물을 후후, 불며 맛있게 먹고 있는 현우의 모습을 쳐다보다가 문득 생각이 나 말을 했다.
“혼자 사시나 봐요.”
현우가 냅킨으로 콧잔등에 맺힌 땀을 살짝 닦아내며 그녀를 쳐다보았다.
“왜 그렇게 생각을 해요?”
“술 마신 다음날 해장국도 못 얻어먹는 걸 보면 뻔하죠.”
현우가 픽 웃으며 장난스럽게 손가락을 내저었다.
“틀렸어요. 어머니랑 같이 살아요. 어제 홍콩으로 여행 가셨죠. 4박 5일 동안.”
“혼자서는 밥 안 해먹어요?”
“전혀.”
어쩐지 앞치마를 두르고 능숙하게 칼질을 할 것 같은 느낌인데, 좀 의외다, 생각하며 쳐다보고 있는데 현우가 갑자기 입술을 비죽거리며 따지듯 물었다.
“밥도 못 해먹는 사람한테 요리 모니터링을 부탁했다니, 낭패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죠, 지금?”
전혀 생각지도 못 한 얘기에 진하가 황당한 웃음을 터뜨렸다.
“세상에. 왜 혼자 찔려 하고 그러세요.”
진하가 놀리듯 현우를 쳐다보았다.
“실망스러운 눈으로 쳐다봤잖아요. 이렇게.”
현우가 못마땅한 눈빛으로 진하를 쏘아보며 몸소 시범을 보였다.
“내가 언제 그렇게 못 되게 쳐다봤다고. 생사람 잡지 마세요.”
분통을 터뜨리는 진하의 모습을 쳐다보며 현우가 목을 뒤로 젖히며 크게 웃었다. 웃는 모습이 아저씨랑 닮았나. 진하는 그의 웃는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다 얼른 시선을 돌렸다. 닮은 건 잘 모르겠고, 참 근사하네.
“어제 뭐 했어요?”
뜬금없는 질문에 진하가 당연한 표정으로 답을 했다.
“놀이터에서 술 마셨잖아요.”
“2차로 어디 갔냐고요. 시침 떼기는.”
“집에 그냥 왔는데요.”
싱거운 대답에 현우가 수상한 눈빛을 보냈다.
“단단히 준비한 차림새던데.”
다 아니까 실토하라는 시선에 진하는 엉뚱하게 심장이 떨렸다.
“현지 씨가 유부녀예요. 남편한테 자꾸 전화가 와서 그냥 일찍 파했어요.”
현우가 어깨를 으쓱해 보이더니, 짐짓 유감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아까웠겠네요. 모처럼만에 휴일인데.”
“아까울 것도 없어요. 노는 것도 놀아본 사람들이나 논다고, 언제 제대로 놀아봤어야 아쉽죠. 놀이터에서 맥주 한 잔 한 것만도 충분히 즐겁고 만족스러웠어요.”
현우가 그녀를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며 물었다.
“가게 열고나니까 아무것도 못 하겠죠?”
그러자 진하가 격한 표정으로 동의를 표했다.
“네! 정말이에요. 정말이지 책 한 권 제대로 읽을 시간도 없어요. 제일 해보고 싶은 게 뭔지 아세요? 극장에서 영화 보는 거요. 극장은 언제 갔는지 기억도 안 나요. 친구들이 만나서 영화 얘기가 나오면 전혀 다른 나라 얘기예요. 무슨 영화를 하는지도 모르는데요, 뭐.”
현우가 깨끗이 비운 그릇 옆에 수저를 내려놓고 냅킨으로 입가를 꼼꼼히 닦더니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물었다.
“갈까요, 오늘?”
“어디를요?”
“극장.”
무슨 말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 진하는 순간 당황하였다.
“마감하면 가면 너무 늦잖아요.”
“심야영화 보면 되죠.”
“심야영화요?”
진하가 선뜻 대답을 하지 못 한 채 미적거리자 현우가 웃으면서 결론을 내렸다.
“메뉴판에도 없는 음식을 시켜먹었으니 영화로 갚아야지. 보고 싶은 영화 골라놔요. 퇴근 시간 맞춰 나올게요.”
“그럴까요.”
얼떨결에 가겠다고 하기는 했지만 이래도 되는 건지 괜스레 조심스러워졌다. 그렇지만 영화 한 편 보는 게 뭐 그리 큰일이라고. 게다가 밥값 대신이라잖아. 거절하는 것도 이상하다.
현우가 진하에대한 경계심이 많이 풀린 모양이에요.
아버지와의 관계에대한 막연한 의심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처럼 남아있지만.. 그래도 현우가 진하에게 스스럼없이 대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