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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엔 매주 금요일마다 장이 선다.
인도를 따라 1킬로미터 정도가 재래시장처럼 열리는 것이다.
뭐 물건이야 비싼 것도 있고 싼 것도 있지만
과일이나 푸성귀는 근처에 둘이나 있는 대형할인점보다 훨씬 싸다.

지난 금요일에 정기 검진이 있어서 대충 둘러 조퇴를 하고 검진을 받았다.
13주째인 아이는 손발이 다 생기고 손가락도 열심히 빨고 있어서
가슴이 두근거리게 기분이 좋았다.
흐뭇한 기분으로 느리게 걸으며 장을 구경하는데
기름칠 한 것처럼 윤이 나는 홍시 무더기를 보았다.
몸이 꼬이도록 먹고 싶어서 20개 오천원을 주고 샀다.
집에 오자마자 아이랑 같이 데톨로 손을 박박 닦고 홍시를 먹었다.
아...그 달콤함이라니.
아이와 나는 서로 다퉈가면서 앉은 자리에서 절반을 먹어 버렸다.
절반이 눈깜짝할 새에 금새 사라지고 나니 너무나 서운해서
남편을 시켜서 또 오천원 어치를 사가지고 왔다.
이번엔 남편도 가세.
또 10개 정도를 해치웠다.

문제는 토요일 저녁부터 시작되었다.
우리집 세식구는 증세에 경중은 있지만 모두 변*에 걸리고 말았다.
그나마 제일 조금 먹은 남편은 야채쌈밥 한끼로 해결을 봤다.
체구에 비해 과다하게 섭취한 아이도 배가 아프다고 징징거리다가
키위 두개를 혼자 다 먹고 울면서 해결을 봤다.
가장 심각한 것은 바로 나.
아직까지 결제를 못 받았다.
토요일부터 키위를 두개씩 먹었지만 감감무소식.
오늘은 아예 6개들이 키위를 상자째 먹어야 겠다.

어마마마께 얘기했더니 동네 창피하니 어디가서 말도 꺼내지 말라신다.
무식하게 먹을 때는 언제고 이젠 안나온다고 울고 있냐시며.
좀 과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정말 홍시의 위력이 이정도일줄이야.
아직 냉장고에 남아 있는 홍시는 정말 그림의 떡이 되었다.
정말 맛있었는데...T.T

지니아

2004.10.25 20:24:31

아기가 심하지 않은 설사에 걸렸을 땐 홍시를 먹이면 효과가 있답니다. 반대로 모유를 먹이는 엄마가 홍시를 먹고 수유를 했을 땐 젖먹이 아이가 변비 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네요. 그래도 홍시 참 맛있죠. 쑤룹~   [12][09][09]

Miney

2004.10.25 20:51:16

저는 단감만 먹어도 저 증세가...-.-;; 중딩 때 단감 다섯 개 먹고 무려 일주일을 지낸 후, 그 뒤로는 감이라면 곶감도 싫어하는 접니다. 전생이 호랭이였을까요...;;   [01][01][01]

꿀물보스

2004.10.25 21:25:29

앗, 저도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이 번뜩.
냉장고에 할인마트에서 세일해서 사온 홍시가 두 박스나 있거등요.   [01][01][01]

릴리

2004.10.26 10:21:07

저런.. 어케 성공하셨는지...ㅡㅡ;
저도 감 무척 좋아라 하거든요. 말랑말랑한 홍시는 가운데 허연 부분만 골라내고 드시면 괜찮은데.. 단감은 섬유질이 많아서 오히려 변비에 좋다는 말을 들은것도 같은데.. 아니었단 말인가..   [01][01][01]

노리코

2004.10.26 13:37:23

"나중에 똥 안 나온다고 울지나 마시오."

이 대사가 생각나는군요.. ㅋㅋㅋㅋ   [01][01][01]

D

2004.10.26 16:31:40

하하 ;;; 저도 홍시를 맛나게 먹는데.. - 사왔는데 유모차 손잡이에 걸고 왔떠니 반이 터졌더라구요. 터진거라도 어케 구해보자는 마음으로 허겁지겁 먹은게.. 봉다리 든 것의 반 정도... 남편이 지나가다가 너는 괜찮지만 (고생해도 란 말을 생략)애들은 많이 멕이지 마라.. * 안나온다..라고;;   [01][01][01]

구르미

2004.10.26 20:12:08

어머,,,그럼,,,미역이라도,,,,,저는 미역먹고 성공했는데.,....   [01][01][01]

밍지

2004.10.27 15:05:09

네! 여러분의 염려덕에 성공했습져.
홍시의 위력도 대단하지만 키위도 정말 짱이더군요.
주변에 들으니 임신성 변*가 온 분들이 키위를 끼고 사신다는 얘기도 들었답니다. 어제는 시골 사시는 이모님이 단감을 한상자가 보내주셔서 갑자기 감 풍년이 되었지요. 가까이 사시는 분이 계시면 나눠먹고 싶은 마음입니다.   [01][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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