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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에는 관심없는 (이라기 보다는 모든 책에 관심없는) 동생은 평소 제 방에 있는 책에는 손을 잘 안 대는데, 토요일 저와 책에 대해서 이야기 한 것에 나름대로 깨달음을 얻었는지 (스스로가 그렇게 말하더군요...;;;;) 제 방에서「가족이 되어줘」를 꺼내다 읽었다고 합니다. (라고 말하는 것은 어제 제가 하루종일 집에 없었기 때문에...-_-) 그리고 왈.
알바생 김군 : 누님. 읽다가 깨달은 건데, 얘 나랑 동갑이네.
나 : 응.
알바생 김군 : 근데 한 열 일곱 살 정도 되어 보여.
나 : 그래도 양식도 있고 예의도 있고 무엇보다도 사랑스럽잖아.
알바생 김군 : 그게 어디가 양식 있고 예의 있고 사랑스러운 거야? 조르기 어택이지. 말이야 바른 말이지. 양식 있고 예의 있는 남자가 그렇게 막무가내로 이사오라, 영화보러 가자. 하고 조를 것 같아?
나 : 타당한 이유가 있잖니. 가까이 없으면 죽고 못 살 것 같대잖아.
알바생 김군 : 여자들이란.
나 : 너 말이야. 솔직히 까놓고 말해보자고. 너. 그렇게 귀엽게, '누나가 없으면 못 살아요' 라고 말할 수 있어?
알바생 김군 : 못하지 (단호) 그런 짓 했다가는 내가 닭이 되어서 누님 손에 튀겨질 거야.
나 : 그럼 말이지, 이렇게 단호하게 '누나 없음 못살아' 라고 엄마한테 말할 수 있어?
알바생 김군 : 엄마 혈압 오르는 거 보고 싶어? 여자는 다음에도 사귈 수 있지만 엄마 쓰러지면 누나가 더 피곤하다구.
나 : 그거야 그렇군. 그럼 그건 패스. 그럼 말이야 어디가서 8살 연상의 여자친구를 '내 여자친구야' 하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어?
알바생 김군 : 미쳤어? 그랬다가는 다들 나를 아줌마 패치 정도로 볼 텐데.
나 : 그래서 안 된다는 거야. 게다가 너는 이렇게 귀엽게 말하지도 않잖아. 매일 소 잡아먹을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어' '아냐' . 말을 좀 길게 할라치면 매번 투덜거리는 소리이기만 하고.
알바생 김군 : 뭐 그렇다고 치자고.
(여기서부터는 번외. 비교분석 - 「가족이 되어줘」의 지윤과 C양입니다.)
알바생 김군 : 그럼 누님은 8살 연하의 남자를 이렇게 사랑스럽게 바라봐 줄 수 있어?
나 : 당근이지. 이렇게 귀엽다면 당장이라도 깨물어주고 싶을 거야. 꺄아.
알바생 김군 : -┏ 자. 평소 안하던 닭살 돋을 짓 하지 말고. 그러고 보니 내가 누님 취향을 잠시 잊었었군. 하지만 이건 어때? 적절치 못한 행동을 꾸짖으면서 일면으로는 사랑스러워 죽을 것 같은 기분은?
나 : 이렇게 귀여운데, 어떻게 꾸짖니?
알바생 김군 : 그럴 줄 알았다. 마지막으로 이건 중요한 건데. 상대편 부모님이 '아들을 위해 떠나주셈' 이라고 말하면 어떻게 할 거야?
나 : 캐나다로 야반도주. 근돌이가 어떻게든 해 주겠지.
알바생 김군 : 그래서 누난 안 된다는 거야... (먼 눈) 도대체 2삐리리살 이나 되었다는 사람이 어째 그렇게 철없는 소릴 하는 거야? 난 이 지윤인가 하는 여주인공이 그런 점에서 마음에 들던데. 딱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잖아 뭔가. 이런 여자 어디 없나.
나 : -┏ (잠시 잊고 있었군요. 이 녀석. 연상녀 취미인거...)
알바생 김군 : 어떻게 비슷한 건 이름 뿐이냐...?
나 : 어째 똑같은 건 나이 뿐이냐고...
이런 관계로 남매는 한동안 좌절하고 있었다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먼 눈)
재밌는 비교분석이예요.
다들 이렇게 로맨스에 빠져드는 게지요, 뭐.;; [01][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