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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일하는 팀장이 있다.
허우대도 멀쩡하고 일도 야무진 편인 그는 놀랍게도 애인이 있는 유부남이다.
출근하고 얼마되지 않아 소문을 듣게 되었는데
아내는 중국인으로 결혼한지 6년 정도 되었고
애인은 미혼의 모 은행 정행원으로 2년 정도 사귀었다고 한다.
예전엔 회사 근처 은행에서 근무를 했기에
점심 시간이면 어김없이 팀장의 애인이 회사로 찾아왔는데
한 겨울 눈이 내려도 달랑 블라우스 한장만 입고도 날듯이 달려 팀장을 만나러 왔다고 한다.
지금은 다른 지점으로 발령이 나서 자주 볼 수는 없지만
어쩌다 비라도 오는 날이면 빨간색 마티즈가 꼭 회사 앞에 나타난다는 대단히 구체적인 소문이다.

평소 별로 친한 사람이 아닌지라 뭐 그런 사람이 다 있나 적당히 흘려들었는데 그 실체를 확인하게 되어 지금 굉장히 놀랍고 흥분이 된다.
손님을 마중 가야할 일이 있어 그 팀장과 같이 차를 타고 갈 때 였다.
당황스럽게 팀장은 자기 애인 얘기를 먼저 꺼내었다.
소문 들었을테니 그냥 편하게 얘기하겠다면서 아내와 애인 사이의 관계를 비교적 소상히 말해주었다.

두사람 모두 너무 사랑해서 누구와도 헤어지기 싫다.
성격이 강한 아내는 아내대로 사랑스럽고
한없이 자신에게 맞추는 애인은 애인대로 놓을 수가 없다.
자기 친구 중에는 아내와 애인이 한 집에 같이 사는 경우가 있는데 너무나 부럽다. (여기서 부럽지 않냐는 듯 나의 동의를 구해서 나를 기함하게 했다.)
자신 말고도 애인이 있는 친구가 여럿있는데 원만하게 관계를 잘 이끌어 가고 있다.
이미 가족 모두에게-아내 빼고-애인을 소개하고 인정받았다.
가능한 오래 이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
아내가 회사로 연락을 하더라도 내색을 말아줬으면 좋겠다.
혹시 남편(내 남편)에게도 애인이 있을 수 있으나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게 서로를 위해서 좋다.
요즘은 모텔가기도 두려운 세상이라 데이트하기가 힘들지만
애인의 존재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기운이 난다.

이상이 목적지까지 가는 사이에 팀장이 내게 말한 내용이다.

나에게 콧구멍이 두개인 것이 이때처럼 다행스러운 때가 없었다.
티비 연속극도 맨 불륜 뿐이라 이것들이 아예 캠페인을 하는구만 하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주변에서 그런 사람을 만나고 보니 충격이 여간 아니다.
도대체 결혼은 뭐하러 했을까.
결혼을 하고서도 또 다른 사랑에 마음이 흔들리고 그 사랑을 따라가는 걸 당연히 여긴다면 결혼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말이다.

내 눈에 팀장의 생활은 절대로 정상적이지도 건강하지도 않다.
이런 나를 비정상으로 보게 될 때가 올까봐 걱정된다.

리체

2004.10.19 18:48:24

무슨 의도로 밍지님께 그런 말을 했는지 그 팀장이란 사람 참 못된 사람이군요.ㅡㅡ; 순식간에 제 기분마저 더러워졌습니다. 애인과 부인이 함께 사는 친구가 있고 그 사람이 부럽다니. 세상은 정말 알 수 없는 곳이군요. 화가 납니다, 이런 뻔뻔한 남자들. 바람피우는 남자들은 이혼은 또 절대 못한다고 하더군요. 안정적인 가정이 바탕되어 있어야 바람도 마음놓고 피운다는 파렴치한들.   [01][01][01]

Miney

2004.10.19 19:24:21

정말... '기절하시'겠습니다. @_@;; 부디 태교에 좋지 않은 짖음일랑은 어서 잊어버리세요.   [01][01][01]

Junk

2004.10.19 19:32:28

기분이 더럽습니다. 제 친구 중에도 유부남에게 여러번 접근<당한> 애가 있는데 굉장히 괴로워하더군요. 이런 남자들을 보고 있으면 결혼 자체에 혐오를 느낀다며.   [01][01][01]

Junk

2004.10.19 19:36:06

유부남들은 불륜을 자기 나름대로의 사랑인 것처럼 미화하지만, 남자의 심리란 건 그런 겁니다. 유부남이면서 미혼의 젊은 여성과의 애틋한 사랑에 빠져 있는 자신을 대견히 여기고 즐기는 거죠. 그게 아니라면 아내와 이혼하고 지금 여자와 살아야 합니다. 둘 다 놓치기 싫다는 건 <나는 이 정도>라며 스스로를 추켜세우는 것에 지나지 않지요. 좆 같은 남자라고 말해주고 싶군요. 갑자기 친구 일이 생각나서 화륵해 버렸습니다.   [01][01][01]

리체

2004.10.19 19:55:59

아, 나도 생각나버렸습니다. 왜 우리나라의 제도가 일부다처제가 아니냐며 자기 나름대로 논리를 펼치려던 거지 발싸개같은 그 **. 그 사람 결혼 절대 못할 거지만, 자신의 가치관조차 정립하지 못하고 결혼부터 하려는 어리석은 남자들 너무 많더군요. 혐오스럽고 기분 더러워요, 젠장.   [01][01][01]

MickeyNox

2004.10.19 19:59:26

우리 나라남자들은 사랑하는것과 사랑스러운 것을 참 구별 못하죠. 근데 울나라 남자들 대부분은 결국 사랑하는건 지 자신뿐인듯 해요.   [01][01][01]

꼬봉이언니

2004.10.19 20:42:50

놀랠 '노'자군여. 헉~   [01][01][01]

누네띠네

2004.10.19 21:24:55

세상이 우찌될려고 이러는 것인지...
그분 자기가 티브이에서 처럼 드라마 찍고 있는가 봅니다.
이런 분들 잡고 물어보고 싶습니다.
"결혼은 왜 하셨데요. 그냥 연애나 하고 살지...
아님 결혼이 무웬지 뜻은 제대로 아시고 하셨는지..."
아,,, 이러니 정말 이 세상이 요지경 세상입니다.
세상은 요지경~ 요지경 속이다~ ㅡ,.ㅡ   [01][01][01]

까만머리앤

2004.10.19 21:42:27

이런 사람은 몽고같은 산악지대로 보내서 일처다부제속에서 생활해봐야 자기아내소중한줄 알듯하네요. 그 팀장 행복하게 잘~ 살기 바랍니다. 분명 천벌내지는 인벌이라도 받을듯 싶으니까요.   [06][07][03]

밍지

2004.10.19 22:49:59

팀장도 팀장이지만 저는 그 애인도 사실 이해가 안됩니다.
애도 있는 유부남, 이혼도 생각안하는 유부남에게 뭘 기대하는지 말이죠.
암것도 기대안해요,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뭐 이런다면 그냥 제가 조용히 기절하는게 편하겠지만서도...   [01][01][01]

16호

2004.10.19 23:02:04

아, 남자들이 싫어지는군요.   [04][10][05]

D

2004.10.19 23:15:24

에? 저런 정신 나간 인간을 보았나?   [01][01][01]

릴리

2004.10.20 10:02:36

흐음.. 드라마를 찍고 있고만.. 썩을..ㅡㅡ^   [01][01][01]

노리코

2004.10.20 10:45:37

헛!.. 세상에 정말 이렇게 사는 인간들이 있군요..   [01][01][01]

구르미

2004.10.20 12:33:18

세상 참,,,,더럽군요,,,,,,오늘 아침에 테레비에서 두 집 살림한 남편 뭐 이런 내용에 대해 나왔는데...정말,,,,, 어처구니가 없네.....
테레비에 나온 내용을 보면.....남편이 두집 살림을 하는데 그 집이 본처가 있는 집에서 10분 거리더군요,,,,,더구나 애까지 버젓이 낳고,,,
더 웃긴건,,,,간통으로 고소를 했더니 공소시효가 지났대요...
이유는 간통은 사실을 알고난뒤 3년이내라내요,,,근데,,그집 딸이 5살 이었거든요,,,,,,그래도 다행인건 두번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여서 고소가 가능 했다는 뭐 이런 거지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01][01][01]

2월화

2004.10.20 14:04:30

유유상종 ㅡ,.ㅡ
그런 쓰레기는 쓰레기끼리 뭉쳐사니깐 그러도록 냅두세요.
다음엔 딱잘라 말씀하시던가요. 난 건전한 상식을 가지고 세상을 바르게 살아가고 싶은 많은 사람중의 한명이므로 그런 얘기는 상식적으로 너무 더러우니까(듣는것만으로도 불쾌하니까로 대체하셔도) 하지마라.
(덤)댁이 뻐기고 싶어하는 이유로 내 기분까지 망치지 마쇼.

유부남과 불륜에 빠진 미혼여자들은 그거야말로 역경을 넘어선 진정한 사랑이라고 철썩같이 믿고(혹은 자신을 기만하고) 황홀경에 빠져있더군요.
사이비 종교가 따로 없다니까요.   [01][02][11]

Rain

2004.10.20 23:07:59

묻고 싶군요 이런 남자들에게..부인의 애인도 쿠울하게 인정하시는지....근데 특히 한국남자들은 결혼을 쉽게하고 바람도 아주 당연히 피는것 같음다....미국남자들은 결혼을 신중하게(기피증까지) 생각하고 일단하면 충실하던데...머 여러가지 배경이 있겟지만.....참..별..미틴넘..떠벌리께 따로있지.   [01][01][01]

변신딸기

2004.10.20 23:31:08

레인님 말처럼 부인의 애인도 쿠울~ 하게 인정하는지 꼭!!! 물어보고 싶어요.
아~ 정말 짜증나는 정신세계를 달고 다니네요. -_-;;;;   [09][07][12]

2004.10.21 13:51:24

헉..정말 정신나갔네요. 저게 인간인지...-_-   [01][01][01]

위니

2004.10.22 08:27:37

그남자 아무도 사랑하는거 같지않네요...정말 윗분들말씀처럼...자기만 사랑하는 종족같은대여....참으로 별란 사람들이 살아가는 요즘이군요...   [01][01][01]

아우라

2004.10.23 12:11:06

까만머리앤/ 일처다부제...저도 일부다처제의 반대말인 줄 알았죠... 사실 그게 아니랍니다. 일부다처제보다 잔인한게 일처다부제라고 하더군요. 일처다부제는 한 여자가 그 가족, 즉 아버지 아들 등의 공동소유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별로 잘 대해 주는 것도 아니구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거랑 믿는다는 거랑 결혼한다는 게 같은 게 아닌게 슬프네요...같은 거라면 왜 구분해 놓았을까하는 생각도 들구요...슬프네요...   [0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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