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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저모로 제 수중의 돈과 핸드폰 가격을 저울질해 본 결과.
... 일단 새 걸로 초 저가로 해 줄 수 밖에...
라는 결론이 나와버린 탓으로. 김병장에게 딱 잘라 말했었습니다.
29만원이 넘는 핸드폰을 해달라고 하려면 차라리 동네 지하철 역에서 자살을 가장하고 뛰어내렷! (부모님이 김병장 이름으로 해 주신 생명보험 수취인이 접니다... -_-)
김병장, 처음엔 '즐' 이라더니. 부모님도 제 편을 들어주시는 데다가 직접 통장 잔고를 보고 나더니 입에 담배를 꼬나물며 한 마디.
김병장 : 그래. 내가 누님을 위해서라면 뭘 못해주겠어. 이 참에 상해 보험도 하나 들까?
라고 양보를 했습니다만. 이 점은 분명히 하더군요.
김병장 : 대신 이번주 안으로 안 사주면 누님이 자살을 가장하고 뛰어드는 게야. (부모님이 제 이름으로 해 주신 생명보험 수취인은 김병장입니다...;;;)
나 : 난 일요일 밖에 시간이 없어. 근데 이번주 일요일은 하루 뿐인데... 참. 동생.
김병장 : 응?
나 : 너, 돈 없지?
김병장 : 응.
나 : 그러면 다가오는 누님의 생일 선물로 이거 하나만 해 줄 수 있냐?
김병장 : 음. 돈 안 드는 거라면.
나 : 내가 요즘 심신이 피로하고 잠 잘 시간도 필요하니까. 생일날 조용히 쉴 수 있게 협조 좀 해 다오.
김병장 : 응. 그런데 누님 생일이 언제더라...?
나 : 이번주 일요일.
김병장 : ...... 핸드폰은?
나 : 이번주 안에 해 달라고 했지? 사서 앵겨줄 수는 있으니까, 니가 알아서 돌아보고 니가 좋은 거 골라. 단. 29만원 안에서.
토요일에 출근할 때 기계 사 줄게.
김병장 : 그럴 수가! 누님과 함께 지하상가를 누비며 쇼핑을 하는 것은 나의 로망이었는데.
나 : 퍽도.
김병장 : 가격도 직접 저울질 해 볼 수 있...
나 : 니가 하고 싶으면 그 정도 다리품은 팔아야지. 싫으면 관 두고. 한 달만 기다리면 신형 모델 해 줄 지도 모르고...
김병장 : 내가 누님 그 말을 믿으면 난 쪼롱이 (행복한 세상의 족제비에 나오는 햄스터) 야! 차라리 그냥 29만원 안짝으로 할래...
라고 분명 연휴 동안에 말이 끝났었는데. (그리고 동생도 꽤 다리품 판 듯 했고.)
오늘 퇴근해 보니 어머님 왈.
어머님 : 걔 학교 애들이랑 2학기 MT갔더라.
나 : 내일 오긴 힘들겠지?
어머님 : 당연히 그렇지.
나 : 핸드폰은 물건너 갔네.
어머님 : 일요일에 너 좀 일찍 깨우라더라.
나 : 미안하다는 소리는 안 해?
어머님 : 걔 입에서 그런 소리 나올 것 같디?
... 들어오면 두고보자는 심정으로 이를 갈고 있는데, 새벽에 받은 전화 한 통.
김병장 : 누님.
나 : 핸드폰은 물 건너 갔어 이미.
김병장 : 사실 누님과 지하상가를 누비며 쇼핑을 하고 싶...
나 : 웃기네. 어디야?
김병장 : 쳇. 안 속잖아.
나 : 일요일에 낮잠이 없으면 핸드폰도 없어. 그리고 너랑 지하상가를 누비며 쇼핑할 기운 없어. 자꾸 그런 식으로 응석 부리면 집구석 나가 버린다. 그리고 올 때 열쇠고리 안 사가지고 오면 슬램덩크 완전판 박스로 머리 찍어버린다.
S 군 : 저기... 끊으시면 안 될까요? 이거 지방이라 요금이 꽤 많이 나와서...
... 군대 가더니 얍삽한 것만 배웠습니다. il||li_| ̄|○il||li
힘도 없고, 시간도 없고. 분명 조련하는데 엄청난 난관이 예상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