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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다 읽었습니다.
이 새벽에 깨어있게 할 만큼 멋진 작품이라 행복합니다.
고등학교 졸업이 아주 오래전 일이라 그때의 느낌을 되살려 읽다보니 옛날 생각도 참 많이 나더군요. 각 편의 끝에 어느분이 올린 감상처럼 난 그때 뭐했나 싶은게요.

그맘때 나도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 고등학생이 하는 연애는 색안경 쓰고 보는게 느껴져 이제 정말 나이 먹었구나 했는데 하은이랑 석영이 하는 거 보면 그게 하나도 이상하지가 않더라는 거죠.
그게 다 작가 분의 역량이 아니겠어요?
조금 덜거덕거릴 수도 있는 얘기를 옆에서 지켜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들여다 보게 하는 능력. 정말 멋지십니다.

10편 무렵이었던가, 하은이가 단테 얘기를 석영이에게 물어보는게 나오죠. 글을 읽으면서 석영이가 단테였으면 하고 바라다가 갑자기 현진이가 단테라니까 굉장히 실망했었답니다. 끝에 다른 분 감상에도 그렇게 쓰여있길래 정말 서운해 했는데 석영이가 정말 단테여서 마음이 다 놓이는 느낌이었지요.
근데 현진이가 단테라고 거의(?) 확인이 되었으면서도 하은이가 현진이에게 아무 내색도 안한거는 조금 이상해 보였어요. 물론 꾹 참고 말을 고르는 상황일수도 있지만 워크샾 갔을 때도  그냥 전에 대하던 거랑 아무 차이도 없는 게 뭘 빼먹은 느낌이랄까. 단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니까 현실에서 마음이 가는 석영과 정신적으로 마음을 주고 받은 단테(현진이라 오해하고 있는) 사이에서 갈등하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하는 조금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는 얘기지요.

리체님 글은 요란스럽지 않은데도 전혀 생각도 못했던 곳에서 울리는 종소리같았습니다. 주인공들의 인생을 크게 흔들어 놓았을 사건들-석영 어머님의 죽음, 하은의 출생같은-은 제 선입견으로 보자면 중요하게 부각되어 길게 강조되어야 할 얘기 같았는데 정갈하게 감정이 다듬어져 읽혀졌고, 섬세한 감성을 가진 석영이 하은에게 보호받으면서(왜 자꾸 이런 느낌이 드는지 모르겠지만 읽는 내내 줄곧 석영이 하은에게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어요.) 그들이 서로를 위로하는게 더 크게 부각되어 가슴을 울리더라는 겁니다.

굉장히 청량한 느낌으로 이 새벽을 마무리하게 해주셔서 감사드리구요, 더욱 발전하셔서 더 멋진 작품으로 금새 다시 뵙고 싶습니다.

댓글 '1'

리체

2004.05.26 15:03:57

어라. 감사합니다. 이 방은 거의 죽은 줄 알았습니다만..^^;
음..아무래도 중간 중간 부족한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지적해주신대로 제가 임의로 건너띈 부분이 많아요. 연재 중간 중간 텀이 너무 길어서 제가 확실히 짚고 넘어가지 못한 부분이 많이 있고, 제 자신이 뭔가를 길게 서술하는 데 재주가 없어서 일부러 생략한 것도 있고. 밍지님 감상이 수정 때 많이 도움이 될 거 같아요.(아직도 수정을 안하고 있단 얘기죠..네..) 더 말씀해주실 부분들 있으면 언제든지 감사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긴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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