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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이거로 때우려고?"
태일엄마는 우리집 일에 관심이 많다.
오늘 엄마는 회식이 있다고 했고 혜진이는 자율학습하고 오면 당연히  늦을 것이다. 밥이 있을 턱이 없다. 내가 하지 않았으니까. 오늘같이 내 위장만 해결하면 되는 날이면 나는 컵라면과 김밥으로 끼니를 때운다.
들어가는 김에 김밥 한줄을 사고 태일이네 가게에서 육개장 사발면을 샀다.
 "네, 그냥 이거 먹고 말려고요."
 " 속다쳐. 뼈밖에 없는게 이렇게 먹고 어쩌려고?"
 "그 뼈가 용가리 통뼈라서 다들 살도 많은 줄 알아요."
 "그러니까 슬쩍슬쩍 만져 보게 하고, 주물러 보게 하고 그래."
 "네. 한놈만 걸리면 바로 들이밀려고요."
이런 대화는 이제 일상이 되어 버렸다. 나는 남자에 굶주려서 준비된 여자가 되기를 자처한다. 그것이 서른 살이 되도록 같이 살 남자와 자식이 없는 여자를 대하는 세상의 눈이라면 거기에 맞게 살아 주면서 묻어가기로 했다.







김현정 - 추억을 안주삼아 봄비를 마시다 P120~121

댓글 '4'

파수꾼

2007.05.22 14:55:05

여주인공 재욱이는 참 현명하다. 세상을 사는 지혜를 안다.

Mayama

2007.05.23 09:03:16

저도 재욱이 좋아요. 솔직히... 이런 내공의 주인공을 내세울 수 있다는 것, 이 작가님도 재욱이 수준의 내공을 갖고 있지 않으실까 싶어요.

Junk

2007.05.23 23:40:59

정말 재밌군요. 몇 페이지를 넘겨 읽어도 다 즐겁게 웃게 된다는...

로즈

2007.06.05 08:27:36

이 책 참 재미있더군요...^^ 많이 추천해 주고 싶은데... 재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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