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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노보루군
우리들은 굉장히 굉장히 멀리 또 멀리 떨어져 있지만
하지만 마음만은 시간과 거리를 초월할 수 있을지도 몰라
노보루군은 그렇게 생각한 적은 없어?
만약
일순간이라도 그런 순간이 온다면
난 무엇을 생각할까?


미카코는
무엇을 생각할까?



우리들이 생각하는 건 오로지 한가지뿐

있잖아 노보루군



난 여기에 있어


... 좀 길어졌군요.

예전에 S&S 방에서 소개했던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彼女と彼女の猫) 의 감독인 신카이 마코토 (新海 誠) 씨의 2002년 단편 애니메이션의 마지막 대사입니다. (회색은 남자 주인공인 노보루의 대사, 보라색은 여자 주인공 미카코의 대사입니다.)

2046년의 근미래, 수줍게 서로를 사랑하고 있던 15세의 커플 노보루와 미카코는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주욱 같이 있는 것이 소원입니다만, 미카코가 화성을 침공한 외계인 부대를 습격할 선발대의 대원으로 뽑히게 되면서 이 작은 소원은 깨집니다. 그리고 소녀는 로봇을 조종하고 외계 부대를 부수면서 조금씩 지쳐갑니다.

짧은 애니메이션이었지만 긴 여운이었고, 가장 슬펐던 것은 이 마지막 장면.

세계라는 것은 단순히 휴대폰의 전파가 닿는 곳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소녀 미카코는 우주로 나가 메일로 노보루와 연락을 주고 받습니다. 점점 메일을 보내고 받는 간격이 길어지고, 더 이상 메일이 보내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9년 후의 어느날 24세의 노보루가 받은 메일. 그리고 마지막 남은 지구의 전함을 지키기 위해서 몸을 던지는 소녀의 로봇.

소녀가 그리워했던 사소한 모든 것을 함께 하고 싶었다는 청년의 메시지는 마지막 싸움을 하고 있는 소녀에게 닿아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눕니다.


나는 여기에 있어.



댓글 '4'

리체

2005.01.02 11:16:26

뭔가 상당히 몽롱한 분위기일 거 같네요. 내용상으로는 최종병기그녀와 비슷할 거 같은데..

ciel

2005.01.02 16:46:10

리체/ 잃고나서야 느낄 수 있는, 사소한 일상에 관한 절절한 그리움. 이 녹아있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사실 남녀주인공이 그다지 이쁘게 그려진 것은 아닙니다만... (1인 작업에 3D까지 쓰는 정성에 완성도도 꽤 높은 편이니 주인공들의 몸 선이나 얼굴이 이쁘지 않은 것은 젖혀놔도 되겠습니다만) 사실 저 앞에 쓴 대사보다 마지막 대사가 길어요. (블로그에는 전문을 올려놨습니다만) 해피엔딩이라는 점에서도, 확실히 최종병기 그녀의 그 어딘지 모르게 애잔한 느낌과는 구별됩니다.

미니미니

2005.01.13 23:18:14

해피엔딩이던가요? 전 새드라고 봤는데. 이미 둘의 마음은 어린 시절의 짧은 추억이 되버렸고 각자 다른 길을 걸어가는 거 아닐까 생각했거든요. 전 그 두 사람의 잃어버린 시간이 너무 안타까웠어요.

과객연가

2005.02.05 02:35:23

남자주인공이 우주군에 지원했죠. 언젠가 만날거라는 암시를 주는 부분입니다. 듣자하니, 드라마시디에서 만난다는 소리가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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