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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모 님과 메신저 대화를 하면서, 모 님의 의견에 힘입어 한 번 올려봅니다.;;; (... 연재는 힘들겠지만.)
아버님쪽으로는 형제분이 거의 전멸되다시피 한 정도라서, 제가 사촌 누구누구라고 이야기하면 대부분 외가쪽 사람입니다. 사실 외가쪽 사촌들과도 그닥 친한 편은 아닌데, 유난히 이 두 박 군과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게 되더군요.
박 군 중 하나는 김병장과의 일화에서 소개한 바 있는 짝퉁 강동원군이고, 또다른 박 군은 여러가지 이유로 말미암아 '어사 박문수' 군이라는 별명이 붙은 의대생입니다.
짝퉁 강동원군의 제대 기념으로 홍대에 있는 모 소세지 전문점에 갔을 때에 갑자기 제 핸드폰이 울리더군요.
나 : 어이. 여보세요.
어사 박문수 : 누님^____^ 나여.
나 : 어. 박 군이냐?
짝퉁 강동원 : 응?
... 사실 전 사람 이름을 부르는게 낯설어요. 솔직히 말하자면 집안 환경 영향이 큽니다. (도대체 자식들을 '얘' 와 '일루 와 봐봐' 로 칭하시는 부모님들께 호칭에 대해 뭘 배울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친분 있는 남자들은 호칭할 때 '성씨+군' 혹은 '닉네임+군' 으로 통칭하고 있고, 친분 있는 여자들은 '언니' 내지는 '별명' 으로 통칭하고 있습니다.
나 : 너 말구. 다른 녀석.
짝퉁 강동원 : 제발 그 놈의 '박 군' 좀 집어 치워. 헷갈린단 말야.
나 : 박 군 말고 뭘로 부르리?
짝퉁 강동원 : 좋은 이름 놔두고 뭐에 써 먹어?
나 : 이름은 불편하단 말이야.
나의 말에 짝퉁 강 군. 잠시 무지하게 심각하게 생각에 빠집니다.
짝퉁 강동원 : 음... 어. 그럼 누님. 이건 어때? 내가 그 녀석 보다 최소한 6개월은 더 빨리 태어났으니 난 '형 박 군' 인 거야.
의기 양양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는 짝퉁 강 군을 향해 저는 딱 한 마디 했을 뿐입니다.
나 : 너무 길잖아. 그리고 6개월 가지고 형은 무신.
짝퉁 강동원 : 그치만... 헷갈린단 말야!
나 : 같이 있을 때 안 쓰면 되잖아. 시끄러.
짝퉁 강동원 : 그치만...
나 : 어이. 박 군아. 언제 올라오냐? (이미 어사 박문수 군과 통화모드로 돌변했다...)
나중에 그 집을 나오면서도, 짝퉁 강 군은 포기할 줄 모르더군요.
짝퉁 강동원 : 누님. 최소한 '형님' '아우' 정도는 괜찮잖아.
나 : 내가 아는 형님, 아우가 한 둘이냐? 인천 따라라 (다른 사촌) 하고 너하고 동급으로 취급하면 넌 기분 좋냐?
짝퉁 강동원 : 그건 아니지만...
나 : 그럼 입 닥치고 택시나 잡아.
택시 안에서 한참을 주눅 들어있던 이 녀석. 급기야 집 현관 앞에 도착해서 겨우 한 마디 합니다.
짝퉁 강동원 : 어찌되었거나 내가 형인데...
미안하긴 하지만 어쩝니까? 저는 평소에도 어사 박 군이 좋았다구요 (착착 엉겨붙는 그 붙임성.) 게다가 이미 이 녀석, 지난번 '구우와 웨다' 사건으로 저에게 신임을 잃은지 오랩니다.
하지만 저도 두 녀석을 함께 만날 때가 꽤 고역이라, 아무래도 호칭을 하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어이. 박 군아. 라고 부르면 두 녀석 다 달려드는지라...)
나는 영화회사 투박스인지 알았음.ㅋㅋㅋ
아아.. 시엘님~ 원츄~ ^^ [01][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