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98


저ㅡ 이번 편 읽으시고 너무 욕하지 말아 주세요.
특히 릴리님, 죄송해요.
남주와 여주의 나이차에 관한 Rain님의 말씀도 무척 걸립니다.





19





안녕. 그리고 또 안녕이네요.

그동안 너무 즐거웠어요. 잊고 싶어도 결코 잊지 못할 기억이 되겠죠.

마지막으로 한번 만날까도 했었지만, 역시 그러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그냥 가봐야 할 것 같아요. 보수라면 필요 없어요. 그동안 사준 옷이랑 신발, 그리고 반지만으로도 보수는 충분히 받았다고 생각하니까.

고마웠어요. 그리고…… 죄송해요.

From 미희








남자는 여전히 후줄근한 차림새였다. 이런 대기업의 본사빌딩에 올 때는 조금은 평소보다 단정하게 차려입고 올 법도 싶은데, 여전히 촌스런 샌들에 반바지 차림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부리부리한 눈을 돌리더니, 뒤에서 쫓아온 현호를 발견하고는 잠자코 그 자리에 서서 기다렸다. 별로 반갑지는 않은 기색이었다.

엘리베이터가 중간에서 간간이 멈춘 덕에 따라잡을 수 있었던 모양이었다. 십여 층의 계단을 단숨에 뛰어내려온 현호는 일단 숨부터 고른 다음, 그제야 편지봉투를 들어 보이면서 침착한 얼굴로 물었다.

“이걸 들고 온 사람이 당신입니까, 조명현 씨?”

“그런데요. 편지만 전했음 됐지, 뭐 나한테까지 볼일 있는 거유?”

청년은 반감을 노골적으로 담은 눈으로 현호를 봤다. 현호는 그런 그에게 로비 한편에 위치한 접대용 공간의 소파를 권했다. 명현은 터덜터덜 걸어가더니 힘이 풀린 동작으로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현호도 그 앞에 앉았다.

“당신, 미희와는 어떻게 아는 사입니까.”

“허, 참! 그걸 알아서 뭐하게요. 이 친구 웃기는 사람이네.”

“이미희는 본명이 맞는 겁니까.”

“당연하죠. 그럼 미희가 이름을 속이기라도 할 거 같단 말인가요? 근데 미희가 농담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두 사람 사귄 거 맞나 보네. 허! 어이가 없어서.”

“조명현 씨, 당신 조직에 있었다던데…….”

명현이 ‘이 새끼가 뭘 물어보고 싶은 거야.’란 표정으로 그를 봤다.

“이젠 깨끗이 손 씻었수다. 혹시 미희가 전직 조폭이랑 아는 사이란 게 신경 쓰여 그러쇼? 걱정도 팔자시네. 집어치쇼, 걘 그런 거랑은 아무관계 없으니까.”

“당신네 조직에서 찍은 사진이 있는 건 어떻게 된 겁니까.”

“아, 씹……. 의심하는 거요? 쪼잔하게시리……. 걔 내가 아직 주먹 쓰고 있을 때 일터로 수없이 찾아왔었어요. 제발 이런데서 손 좀 떼라고. 겁도 없이 그러다가 나중엔 같이 주먹 쓰는 딴 놈들과도 친해져 버렸지만……. 걔 그런 앱니다. 당신이 함부로 대할 상대 아니야. 착하고 모난데 하나 없어 한번 보면 누구나 다 좋아하는 그런 애란 말요. 그딴 식으로 걔를 의심할 거면 내 앞에서 꺼지쇼.”

“그럼 조직에서 알게 된 게 아니고 원래 아는 사이였던 겁니까?”

“하!”

명현이 코웃음을 쳤다.

“당신 정말 걔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구먼. 걔랑 나랑은 보육원 동기에요.”

“해인성당 부설 보육원?”

현호는 생각한 대로 찔러보았다. 그 말을 들은 명현이 입술을 일그러뜨린다.

“알면서 왜 그러쇼? 내가 여덟 살 때 갓난쟁이인 걔가 들어왔어요. 그 때부터 아는 사이야. 당신이 걜 어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걔 정말 착한 애란 말요. 그런 애 눈에 눈물나게 했다간 내 다시 콩밥 먹는 한이 있어도 당신 입원시킬 테니까 그런 줄 알아. 니미럴, 당신처럼 부잣집에서 뜨신 이불 덮고 굶주려 본 적 한번 없이 잘 먹고 잘 살아온 인간은 죽었다 깨나도 우리 같은 사람들 아픔을 모르겠지만, 아니 알아주길 바라지도 않지만, 적어도 갖고 놀 생각은 하지 마. 알았어? 당신이 함부로 할 만한 애 아니야, 걔! 진짜 좋은 여자란 말이야!”

그렇군. 이 자식, 미희를 좋아했구나.

이를 악물고 있는 명현을 보고 현호는 감지했다.

“사진은 나 찾아왔다 찍힌 걸 거요. 어찌됐든 그딴 사진 쪼가리로 걜 의심하지 마. 하! 그러고 보니 여기 옛날에 우리 성당 쫓아내려고 수작 건 그 회사 아냐? 난 죽었다 깨나도 신부님한테 얼굴 들 낯이 없지만 적어도 당신 회사 보고 이런 개 같은 세상이 있나, 그런 생각은 했었어. 씨팔! 뭔 생각으로 미희한테 접근한 거야? 엉? 이런 쌍으로 지랄 같은…….”

“그럼 그 카드를 준 사람도 당신인가?”

현호가 동요하지 않고 묻자 명현의 얼굴이 의아한 듯 일그러졌다.

“카드?”

“청담동의 회원제 클럽에 출입할 수 있는 카드. 당신이 있던 조직 중간보스의 정부였던 여자가 쓰던 거 말이야. 그 사람 이름도 이미희라고 하던데…….”

“아, 강철 형님네 둘째 형수 말이군…….”

그제야 명현이 납득이 간 듯 말했다.

“그거 형수가 집 나오면서 훔친 거요. 어차피 올해 7월인가 8월로 만기라며 미희한테 장난처럼 줬었지. 첨 미희가 날 찾아온 걸 형수님이 우연히 보고 엄청 귀여워했거든. 둘이 이름까지 같다며.”

“그건 원래 그 형수란 사람 누나 거란 거 몰랐나? 남의 카드를 쓰는 건 위법이란 걸 왜 말해주지 않았지?”

“이 내가 건달인데 그런 말을 어떻게 해? 미희가 그걸 쓸 애도 아니고.”

명현이 잘근잘근 욕을 씹어뱉었다. 그러더니 그는 갑자기 생각난 듯이 눈동자 가득 험악한 빛을 띄우며 현호를 보았다.

“당신이 그 따위 말을 해 봐야 웃기지도 않아. 당신 이 그룹을 물려받을 양반이라며? 한 회사가 이만큼 크려면 얼마나 많은 서민의 피땀을 먹고 부푼 건지 알기나 해? 당신들은 흡혈귀야! 우리 같은 사람들 피 빨아먹고 사는!”

현호는 말없이 차가운 표정으로 명현을 보고 있었다. 전직 조폭이 그런 말을 해도 그다지 감흥이 오지 않는다. 그 얼굴이 명현의 화를 더욱 부추긴 모양인지 청년은 눈을 부라리며 그에게 다그쳤다.

“그러고 보니 당신! 설마 미희를 건든 건 아니겠지?”

현호는 침착하게, 그리고 조금은 싸늘하게 반문했다.

“그렇다면?”

“이 새끼가!”

갑자기 벌떡 일어선 명현이 그의 멱살을 틀어쥐는가 하더니, 이내 왼뺨에 강한 타격이 느껴졌다. 삼반규관이 일시에 마비될 정도의 타격이었다. 과연 조직에 몸담았던 놈은 주먹의 강도부터 다르군. 현호는 무너질 뻔한 무릎에 간신히 힘을 주며 생각했다. 그 때 두 번째 주먹이 날아와 그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어지러운 반사 신경을 추슬러 어떻게든 남자의 주먹을 피했다. 주먹은 코끝을 스쳤다.

“그만해.”

또 한번 칠 것처럼 자세를 바로잡은 청년을 보고 현호는 욱신거리는 입안을 혀로 핥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소란을 보고 부리나케 이쪽으로 뛰어온 경비원들을 손을 들어 만류한다.

“괜찮습니다. 가보십시오.”

“그래도…… 전무님이…….”

“됐습니다. 별 거 아닙니다.”

주춤거리며 의심스런 눈으로 제자리에 돌아가는 경비원들로부터 분노로 가슴을 들먹거리는 눈앞의 청년에게 고개를 돌리면서 현호는 냉랭하게 말했다.

“여긴 회사다. 날 때리고 싶으면 방해받지 않을 장소를 따로 잡아 연락해.”

“이런 좆같은 새끼! 감히 범법을 입에 처담아? 네놈이 미희한테 한 짓은 범법행위가 아닌 줄 알아? 그런 어린애한테 손을 대다니 양심이 부끄럽지도 않냐?”

“범법행위?”

현호가 눈썹을 들어올렸다.

“그야 어린애 같은 구석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스물이 넘었으면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는 훌륭한 성인 아닌가. 서로의 합의하에 있었던 일이야. 나는 강간을 한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상대의 동의를 얻어서 한 거다.”

“하! 성인?”

명현의 얼굴에 어이없다는 낯빛이 스쳤다.

“성인 좋아하시네. 그새 법이 바뀌었어? 고등학생이 성인이냐? 엉?”

그 말을 들은 현호의 사고가 갑자기 정지했다.

“방금 뭐……라고 했지?”

“으아! 당신 진짜 몰랐어? 걔 아직 열여덟이야! 만으로 열일곱, 고삐리라고!”









- 원조교제? 누가 원조교제를 한다는 거예요. 그건 여자 쪽이 미성년일 경우에만 붙이는 말 아닌가요?

- 스물 둘. 만으로 스무 살 넘었어요. 성년식까지 올렸단 말이에요. 이 클럽에 들어온 거 보면 몰라요? 말해두지만 당신에게 곤란한 일은 만들지 않아.



말 그대로 원조교제가 아닌가. 어째서 넌 그런 거짓말을 했지? 정말로 넌 날 곤란하게 만들어 버린 거다. 대체 왜 나한테 온 거지? 뭘 바라고? 만일 신호에게 사주를 받았다고 해도……, 꼭 그렇게까지 해야만 했던가.



- 무서운 게 아니라면 안아줘요. ……파트너로서 봐줘요. 그게 아니라면 헤어지는 게 나아.

- 꿈으로 남겨두고 싶은 거예요. 만일에 나를 위해서 이 반지를 샀다면, 그럼 나를 위해서 이 반지를 보관해 주세요. 누구한테도 주지 않고, 팔지도 않고, 그냥 아주 구석진 곳에 두고 발견할 때마다 나를 기억해주세요. 그거면 돼요.



너한테 있어서 난 대체 무엇이었던가. 그런 말을 하며 지었던 표정들은 전부 거짓이었던가. 그 표정들은 전부 나를 넘어가게 만들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던가. 너에게서 언뜻 비치던 진심이란 결국 고작해야 이 정도였던 건가.



- 당신이 날 애인으로 받아들여 나를 안아준다면……, 우리가 관계를 갖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하고. 그걸 바라면서도 또 그러지 않는 게 나을 것도 같아서. 여자 마음이란 참 복잡해요, 그죠?







현호는 말없이 현관 입구에 들어섰다. 입구는 몇 주 전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신발만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무표정하게 안으로 발을 옮기면서 갑자기 목이 칼칼하단 생각이 들었다. 맥주가 냉장고에 남아 있을까.

들어선 키친에는 아직도 그녀의 잔향이 남아 있었다. 달콤하고 사랑스런, 마치 베이킹파우더 같은 향기. 그녀가 만들었던 작은 생크림 케이크를 저 작은 키친 테이블에서 머리를 맞대고 먹었지. 바쁜 탓에 같이 식사를 한 적은 많지 않지만, 여기서 먹게 되면 언제나 저 작은 2인용 테이블에서 먹었었다.

예를 들면……, 잔뜩 불어버린 라면 같은 것을.

냉장고를 열어보니 딱 캔 맥주 하나만이 남아 있었다. 그걸 꺼내 따면서 그는 거실로 향했다. 캔을 유리 테이블에 두고 소파에 기대앉으며 목을 조이던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어 내리는데, 환영 같은 얼굴이 시야를 스쳐온다.



- 넥타이란 거 참 불편하네?

- 아아, 굉장히 불편하지.



맑은 웃음소리가 고막을 따스하게 건드린다. 여린 알몸을 타월로 감싼 그녀가 자신의 어깨에 머리를 살며시 올리는 감각이 느껴져 자신도 모르게 몸을 흠칫 떨었다. 그만 둬. 그녀는 이제 여기 없어. 그만 둬.

견딜 수가 없어진다. 소매를 팔꿈치까지 걷어 올리고 욕실로 향했다. 어지러운 머리를 식히고 싶어서 세면대에 물을 튼다. 와이셔츠가 젖는 것도 아랑곳 않고 물을 흠뻑 얼굴과 머리에 적신다. 그래도 마음은 가라앉지 않는다.

물에 젖어 앞으로 내려온 앞머리를 쓸어 올리며 이제는 가슴이 막혀 한숨조차 쉴 수 없는 채 거울을 바라보았다. 얼굴에 물방울이 맺혀 있는 자신이 보였다. 아니, 그것은 분명 자신의 얼굴이어야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낯익은 여자의 얼굴로 바뀌어 있었다. 손을 올려 눈을 감쌌다. 그래도 여전히 보인다.

저 욕조에서, 저 샤워기 아래서,
그녀가 떠올렸던 그 모든 표정 하나하나가,
이 순간 해일처럼 마음을 덮쳐 방파제를 무너뜨린다.

심장이 떨리고 온몸이 후들거린다. 얼굴에 올렸던 손을 내려 세면대를 붙들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가슴을 엄습한 통증이 하나하나 마디마디마다 쓰며들어 몸을 곧추세울 수 없게끔 만든다. 당장이라도, 당장이라도 만나고 싶은 열망.

제기랄!
이렇게……, 이런 식으로……, 이런 것인 줄 진작 알았다면!



- 나요, 무지무지 멋진 꿈을 꾸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어릴 때 이 비슷한 꿈을 꿨거든요? 나는 아주 오래된……, 하지만 지금은 몰락한 왕국의 공주, 아니 황녀고, 신분을 숨기면서 힘들게 살아가던 내게 어느 날 이웃나라의 멋진 왕자가 나타나 반지를 끼워주며 청혼을 하는 거야.



비틀거리면서 욕실을 나와 방으로 향했다. 붙박이식 옷장 오른쪽 구석 맨 아래 서랍에 넣어둔 작은 감색 케이스를 꺼내든다. 벨벳으로 싸인 그 케이스를 열자 그녀와 닮은 투명한 보석이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며 자리해 있었다.

참을 수 없이 끼워주고 싶었다.
그녀에게 꿈을 꾸게 해주고 싶었다.
아니, 반지를 끼워주는 꿈을 꾸고 싶었다.

적어도, 적어도 그 말을 할 때의 그녀의 눈은 진심이었어. 그렇게 믿고 싶었다. 아니, 적어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확실하다고……. 그녀가 나이를 속였든, 누군가의 사주를 받았던, 아니면 그녀만의 다른 의도가 있었다고 해도……,

이제 아무래도 좋다.

그는 반지 케이스를 내려놓고, 대신 핸드폰에 손을 뻗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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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miney

2004.07.24 11:41:01

그러니까 사촌동생이 성당을 잡고 있고, 그래서 미희가 움직인 거군요.--; 아닐까나??;; 그래도 아마 별 불리한 증언은 하지 않을 듯. 에효... 현호는 좀 기다려야 하겠네요. 적어도 삼 년은...;;

리체

2004.07.24 12:40:50

아하하..왕소심쟁이 언니야..-_-;;;
현호, 미희 화이팅~@@;;

Junk

2004.07.24 19:12:46

리체...; 놀리지 말어.

셔니

2004.07.25 12:18:46

아주 많이 기달려야 겠네요... 긴긴밤을 울면서... 이제 윤각이 잡혀가는 건가요.. 현호씨~~~ 내가 가면 안될려나 한번 물어봐 주시겠어요..호호호..

릴리

2004.07.25 23:16:37

으허엉~ 말도 안돼. 싫어싫어. 현호가 감옥에 가는건 참을수 없다구욧!!!
열일곱 고삐리라니..ㅠㅠ 흑흑.. 불쌍한 현호. 3년동안 독수공방할것을 생각하면...

Junk

2004.07.26 00:04:59

마이니, 셔니/ 그러게요. 오래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릴리/ 화나신 거 아니시죠? 그런데 현호를 제가 감옥에 보낼 것 같으세요? @..@

헤라영

2004.08.06 17:49:29

역쉬.. ..그 사촌의 짓같군여... 불쌍한 고딩 미희...
현호가 미희를 오해하는 일은 없겠져??
담글로 얼런 넘어 갈랍니다..

누리

2005.09.30 23:12:04

떠억, 하고 벌어지는 입을,
순간 다물수가 없었다는....역시,, 정크님...하고 감탄에 감탄!
+
이걸 어찌 풀어가시려고 이런 어려운 길을 걸으셨는지...
암튼, 그래도, 역시!!^^b   [01][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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