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98


7. 세 번째 살인, 그리고…….





“아, 오셨습……. 뭐야, 넌 여긴 또 왜 따라왔어.”

윤희를 맞아들이던 표치현 형사는 윤희 뒤에서 능글거리며 웃고 있는 민형을 보더니 얼굴을 찌푸렸다. 샌드위치 가게에서 본 그 형사님, 그러고 보니 성현의 형이라고 했었다. 당연히 민형과도 잘 아는 사이인 것 같다.

“제 여자친굽니다. 경찰이 사정청취를 빙자해 순진한 민간인 여자를 괴롭힐까 봐 방패막이가 돼주러 일부러 따라왔죠.”

“지랄하네. 여기가 떨거지 아무나 실실거리며 드나드는 곳인 줄 알아?”

치현이 쌀쌀맞게 말하자 민형이 히죽 웃었다.

“민중의 지팡이께서 말 한번 곱게 쓰십니다그려.”

“씨발. 너도 사시 붙고 이 바닥에 뛰어들어 봐. 어디 말이 곱게 나오나. 넌 더할 걸? 하긴 너처럼 천연덕스런 놈이 심문하면 상대가 열 받아 먼저 뒈지려나?”

하고 말하다가 치현은 그제야 윤희가 옆에 있단 걸 깨닫고 멋쩍게 웃었다.

“아, 실례했습니다.”

“아니에요.”

윤희가 어색하게 웃자, 치현은 “들어가시죠.” 하며 작은 방으로 안내했다.

“앉으시죠. 그저께 피해자를 만나셨다면서요.”

“예.”

그녀는 이틀 전에 있었던 일을 자세히 이야기했다. 치현은 간간이 질문하면서 또 메모를 적으면서 그녀의 얘기를 들었다. 민형은 그 동안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잠자코 그들 옆에 앉아 있었다. 드물게 얌전하고 의젓한 태도였다.

“그런데…….”

이야기를 듣고 있던 치현이 갑자기 생각난 듯 화제를 돌렸다.

“혹시 첫 번째 피해자인 성유리 씨를 알고 있습니까?”

“아뇨, 아는 사이는 아니에요.”

“그렇겠죠…….”

윤희가 고개를 흔들자, 치현은 당연하다는 듯이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 때 갑자기 민형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처럼 입을 열었다.

“학생과 책상서랍에 자석이 들어간 통이 들어있던데, 그거 첫 번째 사건 당시에도 있었어요?”

“그건 왜.”

치현은 뚱하게 대답하더니 날카로운 시선으로 민형을 보았다.

“있었다면?”

“대답부터 해주시죠.”

“뭐야, 누가 누굴 심문하는 거냐.”

치현은 툴툴댔지만, 이내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자석이 들어간 알루미늄 캔이 있었지. 색색가지 자석이 들어 있었어.”

“창에 빗장쇠를 내리는 홈은 보셨어요?”

“홈?”

“동그란 구멍이 있던데요. 거길 보셨냐는 말입니다.”

눈썹을 찌푸리는 치현은 아랑곳 않고 민형은 또 질문을 던졌다.

“사건 후에 현장에 들어간 사람들은 누구누굽니까?”

“경찰관계자와 처음 발견한 김영희 씨, 피해자 여동생인 성유미 씨, 그 외에도 현재 용의자 전원이 다 한번씩은 들어갔었어.”

“하아……. 왜 그렇게까지 하신 거죠?”

“일부러 그런 것도 있어. 그들에게 범행이 가능할지 어떨지. 범인이라면 뭔가 틈을 보일 거라고 생각했거든.”

“실수하신 겁니다.”

“너무 찌르지 마라. 절감하고 있으니까.”

치현은 조금 우울하게 중얼거렸다. 그것은 같이 나간 김 형사의 아이디어였는데, 조금 걱정이 되면서도 그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 아무래도 실수라 싶었다. 그 조사의 실패로 수사가 미궁에 빠졌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던 것이다.

“민형아.”

윤희가 그를 보자, 민형은 고개를 끄덕인 후 입을 열었다.

“이건 제 생각이지만요. 그 창에…….”

그리고 그는 오늘 발견한 사실과 그로부터 유추해낸 트릭에 대해 설명했다.

“그렇군.”

민형의 설명을 다 듣고 난 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 트릭이라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을 만 한데. 하지만 그게 실제로 가능한 거야?”

“해 봤어요.”

윤희가 대답했다.

“한번에 딱 되던데요. 창밖 난간을 돌아오면 딱 문 앞까지 갈 수 있구요.”

“그럼 민형이 넌, 누가 범인이라 생각하는데.”

“제가 압니까. 용의자를 다 만나봤어야 알죠.”

민형은 시큰둥하게 대답하더니, 조용한 톤으로 목소리를 바꾸어 물었다.

“오늘 이야긴 어떻게 된 겁니까.”

“누구?”

윤희의 몸이 흠칫 흔들렸다. 치현은 알면서도 되묻는 듯 했다.

“그 여고생 말입니다. 어떻게 된 겁니까.”

“요 이틀간 돌아오지 않아서 경찰에 신고가 들어왔었어.”

치현은 그렇게 말하고 엷은 한숨을 토해냈다.

“발견된 건 Y대에서 가까운 산에서야. 목에는 졸려진 흔적이 남아 있고 몸은 폭행당한 것처럼 멍이 시퍼렇게 들어있었어. 입고 있던 옷은 너덜너덜했고. 조사해보니 체내에서 수면제까지 검출되더라, 썅. 그리고…….”

치현은 잠시 말을 멈췄다.

“혹시 이전 사건처럼 별이 그려져 있었어요?”

민형이 그렇게 말하자, 치현은 얼굴을 찌푸렸다.

“그걸 어떻게 알지?”

그러다가 그는 깨달은 듯 이맛살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성현이 이 새낄 그냥…….”

“맞아요?”

“그래.”

민형이 다시 한번 확인하자 그는 무겁게 끄덕였다.

“첫 번째 두 번째 살인과 연관성이 있는 거 같아. 왼쪽 가슴에 칼로 윗부분이 잘린 별이 그려져 있었어. 첫 번째 두 번째와 같은 별이.”

윤희는 눈을 꼭 감았다. 우리 학교에 오고 싶다고 했었는데……, 맑고 희망에 가득 찬 눈을 하고 있었는데……, 목이 졸리고 폭행까지 당했다니!

용서할 수가 없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답답해서 미칠 거 같다. 윤희가 울음이 터질 것 같은 걸 꽉 누르고 있으려니, 민형이 그녀의 손을 꽉 잡아왔다. 큰 손에 자신의 손을 맡기면서 윤희는 울음을 목구멍 안에 겨우 잡아 눌렀다.

“신경 쓰이는 게 있어요, 형.”

그런 그녀의 손을 잡은 채 민형이 다시금 입을 열었다.

“신경?”

“예. 며칠 전에 우리 둘은 죽은 남안진 선생님이 단골이었다던 가게에 갔었어요. 그 때 역시 교수이신 것 같은 두 분을 봤는데, 강 선생, 민 선생이라고 서로 부르고 있더군요.”

“강 선생과 민 선생? 강남규 교수와 민선희 교수를 말하는 건가.”

치현이 중얼거리다가 민형을 고쳐봤다.

“그래서?”

“그 두 사람 옆 테이블에 자리 잡고 앉았죠. 두 사람, 표정이 어딘가 불안해 보였어요. 남안진 선생님이 죽은 건 딱한 일이지만 오준호 교수가 있으니 걱정할 거리는 아니라고 민 선생이란 분이 그러더군요. 그러니까 강 선생이란 분이 그 일은 어떻게 할 생각이냐고 묻던데……, 뭔가 짐작 가는 게 있어요?”

“오준호 교수가 있다? 무슨 얘기지? 그것뿐이야?”

“예. 자세히는 얘기하지 않았어요.”

윤희가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덧붙였다.

“그들끼리 만든 조직 같은 게 있는 건가. 오준호 교수를 가입시키려는?”

갑자기 약간 열려 있던 문이 열려 돌아보니, 윤희들도 익히 아는 인물이 뒤에 서 있었다. 치현이 일어서서 그 사람에게 설명했다.

“아, 정 반장님. 지금 사정청취중인데요.”

“앉게. 나도 같이 듣지.”

정이원 반장은 윤희를 향해 웃음을 지어 보이고는 자신도 의자에 앉았다.

“그래. 그쪽 감은? 생각이 있으니까 얘기를 꺼낸 거겠지?”

“예, 어디까지나 감입니다.”

민형은 그렇게 서두를 붙이고 나서 물었다.

“세 번째 피해자의 사망추정시각은 몇 시죠?”

“그 날 밤 10시 쯤.”

치현이 대답하자 민형은 끄덕이고 설명을 시작했다.

“저희가 그 가게를 나간 시간이에요. 그 사람들은 그 전에 나갔었죠. 그 사람들이 한 말이 기억나는데, 그 일은 어쩔 거냐고. 민 선생이란 여자가 그렇게 말하니까 강 선생이란 남자,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들이 세 번째 살인을 저지른 사람들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감입니다, 물론.”

“너무 넘겨짚는 거 아냐?”

“괜찮아. 계속하게.”

치현과 달리 정 반장은 야단치지 않았다. 민형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이건 어디까지나 가정입니다. 만일 그들이 범인이라고 생각해 보죠. 강 선생과 민 선생은 세 번째 피해자인 유진영 양을 수면제로 재운 다음, 차 뒤 트렁크에 싣고 나가는 길에 언제나 들르는 가게에 갔습니다. 알리바이를 위해서였겠죠. 피해자의 시체가 발견된 건 산에섭니다. 흙 속에 파묻으면 정확한 사망추정시각은 아무래도 파악하기 힘들어지니까요. 가게를 나간 그들은 트렁크에 있던 유 양을 데리고 산에 가서 살해한 후 폭행하고 옷을 갈기갈기 찢었습니다. 불량배가 폭행한 후 죽인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요.”

“뭣 때문에 그런 짓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서류요.”

“서류?”

“예. 일부러 돌려주기 위해 학교까지 들고 온 서류봉투 말입니다. 그 외에 딴 생각은 안 나요. 서류는 그들에게 있어서 아주 중요한 비밀에 관한 것이었는데 유 양이 그 비밀을 알아버렸기 때문에 입을 봉하려 저지른 짓일지도 모릅니다.”

“너무 억지스럽군. 일단 증거도 없고. 이제까지 나타나지도 않은 사람들을 그 때문에 오라고 해서 조사할 수는 없는 일이네.”

“먼저 조사해서 증거를 잡으면 됩니다.”

“웃기는군. 뭘 어떻게 할 수 있다는 건데?”

치현이 코웃음을 쳤다.

“이겁니다.”

민형은 가방에서 뭔가 비닐봉투 같은 걸 꺼냈다. 뭐야? 저걸 내내 갖고 있었던 거야? 아냐. 그러고 보니 여기 오기 전에 잠깐 집에 들른다더니 저걸 갖고 오려고 그랬던 걸까? 윤희는 비닐봉투 안에 듣 물건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것은 그 날 그들이 떠난 테이블에 남아 있던 담배꽁초였다. 재떨이에 쌓여 있던 걸 민형이 냅킨으로 싸서 가지고 왔었던 것이다.

“그 날 가게에서 그들이 피웠던 담배꽁초입니다. 지문도 타액 검출도 혈액형도 이거라면 파악이 가능하겠죠? 만일 유진영 양이 반항이라도 했다면 범인의 피부 파편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 비교해 보시면 될 겁니다.”

정 반장과 치현은 반신반의하는 눈치였다. 결국 민형의 말이 들어맞으리라고는 실은 윤희조차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며칠 후, 정말로 강 선생ㅡ 강남규와 민 선생ㅡ 민선희는 유진영의 살인 및 사체유기 용의로 체포되었던 것이다. 당연히 민형이 제출한 증거물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처음에는 혐의를 부인하던 그들도 결국 사실을 인정, 사건은 그걸로 일단락되었다.







“순전히 직감이었어. 이건 추리라고도 할 수 없지.”

민형은 그렇게 말했다.

“실은 나도 반신반의했으니까.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생각했어.”

그들은 낙지전골을 막 주문한 참이었다. 물을 마시면서 윤희가 물었다.

“어째서?”

“그건…….”

민형은 엄지손가락을 입술에 가져가며 생각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그 별이 마음에 걸려서 말이야.”

“별?”

“그래, 다윗의 별. 시체에 칼로 그려져 있던.”

갑자기 입맛이 사라졌다.

“폭행당한 것처럼 보이려고 위장해 놓고 왜 하필 전의 사건과 연관이 있는 게 다 드러나는 짓을 했을까, 그걸 알 수 없었어. 그리고 실제 범인들도 유진영 양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는 인정했지만, 앞가슴의 칼자국은 모른다고 했대.”

“그럼…….”

“그래. 자기들이 죽인 건 유진영 양 한 사람뿐이고 전 피해자 두 사람은 자기네가 한 짓이 아니라고 하고 있대. 즉, 폭행하고 목을 졸라 죽인 건 맞지만, 가슴의 칼자국은 자기가 낸 게 아니라고.”

“그럼 칼자국을 낸 제3자가 있단 얘기야?”

“그래. 그들 주장일 뿐이지만.”

“죄를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그러는 거 아닐까? 그 칼자국도 일부러 뭔가 꿍꿍이가 있어서 낸 거 아니야?”

민형은 막 가져온 전골냄비를 보면서 윤희의 질문에 대꾸했다. 냄비 안에서는 아직 죽지 않은 낙지가 이런저런 풀들과 함께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렇다고 생각하려고 해도 걸리는 게 있어. 강남규 교수의 차, 즉 수면제에 취한 유진영 양을 운반한 차를 조사했더니 뒷좌석 뒤쪽에서 발신기가 나왔대.”

“발신기?”

갑자기 아직까지 살아 있는 낙지가 더할 수 없이 불쌍한 동시에 징그러웠다.

“지금은 휴대폰에도 그런 기능 있는 거 있잖아? 자기 위치를 인공위성이 파악하고 내비게이션(navigation)까지 해주는 거.”

“응. 근데 그게 왜?”

“즉,”

민형은 불을 약간 줄이면서 대꾸했다.

“누군가 그들을 감시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윤희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자기 핸드폰이랑 발신기를 연결해두고?”

민형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사람들, 경찰에 출두할 때 굉장히 떨고 있었다던데?”

“그야 사람을 죽였으니까 당연하지…….”

“아니, 그 별 모양의 칼자국 얘기를 듣고는 손을 부들부들 떨더래.”

윤희는 다시 물을 마셨다. 마셔도 마셔도 목이 마르는 걸 느끼면서.

“역시 그 별은 의미가 있었던 걸까?”

“그래. 아무래도 이 사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봐야할 거 같아.”

민형은 서서히 끓어오르기 시작한 불에 낙지가 마지막 몸부림을 치는 걸 무심한 눈으로 응시하면서 그렇게 대답했다.



8. 네 번째 살인, 으로 계속.




자꾸 새로운 게 생각이 나서 쓰고 싶어지는 고질병.
그래도 예전보다는 나아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 Junk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1-05-09 11:09)

댓글 '3'

리체

2004.08.25 20:32:34

말해봐..;치현이 전신은 언니 아냐? ^^;;
그나저나 대체 서류에 머가 들어있었길래...
혹시..다빈치코드 처럼 비밀 클럽에 관련한 살인일까나?^^;;

Rain

2004.08.26 00:46:55

고질병? 그거 좋은 병 아님니까? 벌써 작녁이였죠, 민형과 윤희...넘 짧게 끈나 아쉬웠었는데 다시 만나 방갑군요...정크님의 글은 masculine하다 느껸는데...소재때문인가.......생각이 나서 쓰고 싶어지는병, 그리고 진짜 쓸쑤있는 병..나도 한번 걸려보고 싶다는.......
건강하세요.

Junk

2004.08.26 10:46:10

리체/ 내가 그런 대작을 쓸 수 있을 거 같아? @..@ 근데 비슷한 것일지도...;
Rain/ 윤희와 민형은 매년 만나실 수 있을 거야요. 근데 저 고질병은 성실작가의 적이랍니다. 성실한 분들은 하나를 꾸준히 이어 연재하신 후 다음 글을 잡으시죠. 저처럼 이거 썼다 저거 썼다 하지 않더랍니다...ㅠ.ㅠ 제 글이 좀 섬세함이 부족하긴 한 듯...; 확실히 다른 분들 글보다 masculine한 인상이 강한 것 같긴 합니다. 성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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