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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198
'.. 이제.. 온거니..'
그녀의 시선은 자신을 향해 웃고 있는 사람들 중 유독 단 한명에게만 닿아있다. 교차되는 시선. 서로만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은 찰나에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이제 온거니?'
'.. ..............'
'..............미안...'
'..... 아니... 내가....'
5년 전 그가 자신의 곁을 갑작스레 떠나 버렸던 그 밤.
"자신이 없다... 자신이 없어. 네가 원하는 대답 들려주고 싶은데.. 너에게도 나에게도 자신이 없어. 그래서.. 나.. 떠나.. 너한테 대답할 수 있을 때 그때 돌아올께. 하지만.. 기다리진 마. 기다리란 말은 못해. 미안해. 미안. 기다리지마. 언제 올지 모를 나. 기다리지마.'
그녀가 뜬 눈으로 세운 그밤. 그는 그 짧은 메세지를 남기고 그렇게 떠나버렸다. 그녀가 원하는 그 한마디. 그 말 한마디를 위해 떠난다는 그를 그녀는 4년의 세월동안 기다렸다. 자신의 성급함을 채찍질하며 갈기갈기 찢어져 피가 철철 흐르는 가슴을 부여잡고 그녀는 4년을 견뎌냈다. 자꾸만 벌어지는 가슴의 상처는 곰디 곪아 그녀의골수까지 썩혀 버린 듯 했다.
그가 떠나고 3년이 되던 해. 그는 외국의 저명한 상을 받고 전도 유망한 작가가 되어 돌아왔다. 그렇지만.. 그에게선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의 귀국기념 사진전에 초대없이 찾아갔다. 그저 그의 모습을 한번 보고자 찾은 자리였다. 그는 그곳에서 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녀는 그를 향해 웃고 있는 그의 또다른 피세체를 보아야만 했다. 자신 이외의 그어떤 여자도 그의 카메라에 잡힌 적이 없었었다. 그는 오직 그녀만을 찍고 싶다고 말하곤 했었는데... 그래도 그녀는 그를 놓지 않았다. 전시장의 안주인 인양 그의 옆에서 웃고 있는 그의 피사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돌아온다'는 그의 말을 그녀는 지켜갔다.
'미안.. 나.. 더는 힘이 들더라.. 그게 너의 마지막 시험이란거 알았지만.. 나 그정도로 강하진 않았어. 미안해.. 더는.. ... 내가.. 미안.'
그가 그녀를 떠난지 4년이 되던 해. 그리고 그가 돌아온지 1년 되던 그해. 그녀는 그를 놓아버렸다. '돌아온다'는 그의 그 한마디를 그녀는 포기해버렸다. 대학동기가 전한 그의 약혼소식을 전해왔을때에도 그녀는 그를 놓지 않았지만 친구의 손에 끌리듯 찾아갔던 그의 약혼식장에서 그녀는 무너졌다. 그녀에게 보이던 그의 따스하던 미소가 다른 여자에게 향해있는 것을 보고 그녀는 그가 제한했던 그 시험을, 그의 말 뒤에 감추어져 있던 그 시험을 포기하고 말았다. 그렇게 그녀는 그를 놓아버렸다.
'미안.. 내 사랑은 거기까지더라.. 네게 끝까지.. 미안해.. 나.. 아니.. 내사랑 그렇게 강하지 않아.. 미안해..'
그가 떠나던 그밤. 만취하여 찾아왔던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토악질 하듯 뱉어냈었다.
"우리 부모님은 서로 죽을 만큼 사랑하던 사이였데.. 크크.. 그런데 우리 아부지가 첩의 자식이였거든. 알지 사생아.. 정확히 말하면 미혼모의 자식이지.. 할아버지란 새끼가 할머니가 애배니깐 버리고 도망갔었다나봐. 할머니는 아부지 하나 낳고 죽을 만큼 고생하면서 사셨다는데.. 한평생 자기 버리고 떠나버린 남편이란 작자 기다리면서 온갖 더러운 일은 다 해가며 우리 아부지 키우셨데.. 엄마는 공주님이였거든. 재벌가 외동따님이셨는데.. 어디 그런 집아네서 우리 아부지가 가당키나 했겠냐. 어쩌겠어. 서로 떨어지면 죽을 것 같은데.. 야반도주를 하셨다는거야.. 아부지는 자기 하나만 바라보고 사신 할머니를 버리고 엄마는 집안을 버리고 같이 도망쳤어. 크크........ 그런데.. 사랑이 왜 그모양이냐. 나 낳고 3년째 되던 해. 엄마가 다시 도망쳤다나봐. 구질구질한 달동네도 싫고 빽빽 울어대는 나도 싫고, 눈꼽만큼 벌어오는 아부지도 싫고.. 공주님은 못견뎠던거지.. 하하.... . 아부지도 아부지대로 지쳤다나봐.... 3년 만에 둘 다 제자리로 돌아왔어.. 둘 다 아무일 없었다는 듯.. 엄마는 나 버리고 자기 집으로 돌아가고.. 아부지는 술에 쩌들어 살다가 내가 4살 되던해 새로운 사랑을 만났어.... 그리고 나를 할머니한테 버리고... 그 사랑 찾아 가셨어. 그 후로도 아버지는 사랑을 3번 더 만나셨다.. 나한테는 엄마가 5명이야.. 크크... 모두 아버지의 사랑.. 이래.. 매번.. 사랑.. 사랑.. 크크 엄마도 다행이도 다시 운명을 만나셨다나.. ....................... 어제 나한테 물었지. 사랑하냐고.. 널 사랑하냐고.. .........사랑이 뭐니... 우리 할머니처럼 버림 받고도 죽는 순간까지 그 사람 이름 부르는게 사랑인가.. 아님 엄마 아부지처럼 서로 없으면 못살것 같았다는 그게 사랑인가.. 사랑이 뭐니.. 뭐가 사랑이야.. 그래 나도 너한테 감정이란게 생겨.. 나도 너 없이 못살겠어.. 그래.. 그런데.. 그게 사랑 맞니? 변하지 않을 자신 있니? 난.. 나한테도 너한테도 자신이 없어...."
자신의 깊은 상처를 온전히 드러내버린, 그가 돌아선 후.. 그녀는 그 밤을 뜬눈으로 지세우듯 했다. 그의 어린 시절이 아파서.. 그리고 아물지 않는 그의 상처가 아파서.. 너무나 아파서 마른 웃음 밖에 웃지 못하던 그가 아파서.. 그녀는 서럽게 울었다. 그를 대신해 울고 또 울었다. 울다 지쳐 잠시 선잠이 들었던 것일까... 핸드폰 신호음에 그녀는 언듯 잠에게 깨어났다. 그리고.. 그의 그 음성에 놀라 맨발로 학교앞 그의 자취집에 찾아갔지만.. 그는 이미 떠난 후 였다.
그녀는 그가 내준 과제를 풀듯 하루하루 살아나갔다. 그에게 자신의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 변하지 않는 자신의 사랑을 보이기 위해.. 그녀는 이를 악물고 기다렸다. 그리워도 울지 않았다.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그가 자신에게 돌아오지 않을꺼란 생각에.... 눈물조차 흘리지 않고 그렇게 그를 기다렸다. 그녀의 심장은 피를 흘렸지만 그녀의 눈물은 그 밤에 말라버렸다..
그의 약혼식 후 한달 가량을 앓았다. 4년간 참고 참았던, 안으로만 삭히고 삭힌 아픔이 한순간에 몰려 나와 그녀를 짓눌렀다. 그리고 말랐던 눈물샘이 다시 차올랐다. 그렇게 눈물과 고통으로 자신의 사랑을 정리해 나갔다. 자신의 자신이 강하지 않음을.. 이것이 바닥인 것을 인정하며....
그리고 친구의 소개로 다른 이를 만났다. 자신에게 한없이 따스한 가을날의 볕과 같은 사랑을 만났다. 따스한 이의 품속에서 지난 세월의 상처를 위로 받으며 그녀는 숨을 얻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파혼소식이들려왔지만 그녀는 더이상 뒤돌아 보지 않았다.
'미안해.. 이제 내가 자신이 없어.. 미안..'
'행복하니?'
그의 속삭임에 그녀는 자신의 옆에 서있는 이를 바라보았다.
지난 일년 동안 자신을 감싸주었던, 보석이라도 되는 양 귀하게 대해주는 그녀의 사람을 바라보았다.
'............따스해......'
그의 파혼 이후 가끔씩 그녀의 숨소리만을 원하는 전화가 걸려오곤 했다. 그리고 새벽녘에 두고 간 듯한 꽃다발과 선물들도 그녀의 집앞에 있곤 했다. 그렇지만 전화의 주인도, 선물의 주인도 그녀는 찾지 않았다. 그리고 그도 그녀를 찾아내려 하지 않았다.
"어서 출발해야지. 시간 늦겠다."
눈물 맺힌 눈을 하고 자신의 손을 꼭 잡고 있는 엄마를 바라보았다.
"잘살아야 한다."
그녀의 눈에도 눈물이 맺힌다.
"걱정마 엄마.."
"아가. 우리 애 잘부탁한다."
"...어머니 걱정마세요."
그녀의 어머니 옆에서자애로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시어머니를 바라보며 그녀는 대답했다. 목소리의 작은 흔들림을 아무도 모르게 그렇게 속삭이듯 이야기 했다.
"다녀오겠습니다. 어머니. 장모님. 출발하죠."
그녀는 어깨를 살포시 잡아오는 그녀의 다른 사람을 바라보았다.
"네.."
"잘 살아야해~."
"행복해.."
"좋겠어요~."
친구들의 질투어린, 부러움이 가득담긴 소리들을 뒤로 하고 한눈에 신혼 부부 차량이란것을 알수 있는 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다시 창밖으로 그의 시선을 찾는다. 그 시선은 여전히 그녀에게 머물러 있다.
'... 행복하지.. 궁금해서.. 찾아왔어....'
그녀의 눈에 다시 눈물이 맺힌다.
"재수씨 출발합니다."
"재수씨가 뭐야. 형수님이라고 했냐 안했냐. 우리 공주님 멀미 안하시게 차 조심해서 몰아."
천천히 출발하는 차에서도 그녀의 눈은 여전히 그의 시선에 붙잡혀 있다.
떨리는 그의 눈빛이 이야기 한다.
'이제 말할 수 잇을 것 같아서..'
그이 입술이 움직인다. 조심스런 그러나 다급한 그 입술의 움직임을 읽는 그녀의 눈에 맑간 것이 떨어진다.
조금씩 조금씩 멀어져만 가는 그의 모습에서 그녀의 눈은 떨어지지 않는다.
더이상 보이지 않을때까지 시선을 거두지 않던 그녀가 눈물을 추스리며 새로운 사람의 가슴에 고개를 떨군다. 그리고 아주 나즈막히.. 그러나 멀리까지 들리길 바라며 속삭였다.
"나도... 사랑해..."
.......................................................................................................
여기 글 올려도 되는 거죠?? 그렇다고 해주세요 ㅠ.ㅠ
처음으로 써본 글입니다. 샴푸클럽에 단편으로 올렸던걸 다시 대폭으로 수정하여 올려봅니다. 친구들이 '이건 로맨스가 아냐' 라고 하지만.. 전 완전 절절한 로맨스라고 생각하며 썼답니다... 맞춤법도 많이 틀리고 좀 많이 허접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핫핫
* Junk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4-23 21:33)
그녀의 시선은 자신을 향해 웃고 있는 사람들 중 유독 단 한명에게만 닿아있다. 교차되는 시선. 서로만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은 찰나에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이제 온거니?'
'.. ..............'
'..............미안...'
'..... 아니... 내가....'
5년 전 그가 자신의 곁을 갑작스레 떠나 버렸던 그 밤.
"자신이 없다... 자신이 없어. 네가 원하는 대답 들려주고 싶은데.. 너에게도 나에게도 자신이 없어. 그래서.. 나.. 떠나.. 너한테 대답할 수 있을 때 그때 돌아올께. 하지만.. 기다리진 마. 기다리란 말은 못해. 미안해. 미안. 기다리지마. 언제 올지 모를 나. 기다리지마.'
그녀가 뜬 눈으로 세운 그밤. 그는 그 짧은 메세지를 남기고 그렇게 떠나버렸다. 그녀가 원하는 그 한마디. 그 말 한마디를 위해 떠난다는 그를 그녀는 4년의 세월동안 기다렸다. 자신의 성급함을 채찍질하며 갈기갈기 찢어져 피가 철철 흐르는 가슴을 부여잡고 그녀는 4년을 견뎌냈다. 자꾸만 벌어지는 가슴의 상처는 곰디 곪아 그녀의골수까지 썩혀 버린 듯 했다.
그가 떠나고 3년이 되던 해. 그는 외국의 저명한 상을 받고 전도 유망한 작가가 되어 돌아왔다. 그렇지만.. 그에게선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의 귀국기념 사진전에 초대없이 찾아갔다. 그저 그의 모습을 한번 보고자 찾은 자리였다. 그는 그곳에서 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녀는 그를 향해 웃고 있는 그의 또다른 피세체를 보아야만 했다. 자신 이외의 그어떤 여자도 그의 카메라에 잡힌 적이 없었었다. 그는 오직 그녀만을 찍고 싶다고 말하곤 했었는데... 그래도 그녀는 그를 놓지 않았다. 전시장의 안주인 인양 그의 옆에서 웃고 있는 그의 피사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돌아온다'는 그의 말을 그녀는 지켜갔다.
'미안.. 나.. 더는 힘이 들더라.. 그게 너의 마지막 시험이란거 알았지만.. 나 그정도로 강하진 않았어. 미안해.. 더는.. ... 내가.. 미안.'
그가 그녀를 떠난지 4년이 되던 해. 그리고 그가 돌아온지 1년 되던 그해. 그녀는 그를 놓아버렸다. '돌아온다'는 그의 그 한마디를 그녀는 포기해버렸다. 대학동기가 전한 그의 약혼소식을 전해왔을때에도 그녀는 그를 놓지 않았지만 친구의 손에 끌리듯 찾아갔던 그의 약혼식장에서 그녀는 무너졌다. 그녀에게 보이던 그의 따스하던 미소가 다른 여자에게 향해있는 것을 보고 그녀는 그가 제한했던 그 시험을, 그의 말 뒤에 감추어져 있던 그 시험을 포기하고 말았다. 그렇게 그녀는 그를 놓아버렸다.
'미안.. 내 사랑은 거기까지더라.. 네게 끝까지.. 미안해.. 나.. 아니.. 내사랑 그렇게 강하지 않아.. 미안해..'
그가 떠나던 그밤. 만취하여 찾아왔던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토악질 하듯 뱉어냈었다.
"우리 부모님은 서로 죽을 만큼 사랑하던 사이였데.. 크크.. 그런데 우리 아부지가 첩의 자식이였거든. 알지 사생아.. 정확히 말하면 미혼모의 자식이지.. 할아버지란 새끼가 할머니가 애배니깐 버리고 도망갔었다나봐. 할머니는 아부지 하나 낳고 죽을 만큼 고생하면서 사셨다는데.. 한평생 자기 버리고 떠나버린 남편이란 작자 기다리면서 온갖 더러운 일은 다 해가며 우리 아부지 키우셨데.. 엄마는 공주님이였거든. 재벌가 외동따님이셨는데.. 어디 그런 집아네서 우리 아부지가 가당키나 했겠냐. 어쩌겠어. 서로 떨어지면 죽을 것 같은데.. 야반도주를 하셨다는거야.. 아부지는 자기 하나만 바라보고 사신 할머니를 버리고 엄마는 집안을 버리고 같이 도망쳤어. 크크........ 그런데.. 사랑이 왜 그모양이냐. 나 낳고 3년째 되던 해. 엄마가 다시 도망쳤다나봐. 구질구질한 달동네도 싫고 빽빽 울어대는 나도 싫고, 눈꼽만큼 벌어오는 아부지도 싫고.. 공주님은 못견뎠던거지.. 하하.... . 아부지도 아부지대로 지쳤다나봐.... 3년 만에 둘 다 제자리로 돌아왔어.. 둘 다 아무일 없었다는 듯.. 엄마는 나 버리고 자기 집으로 돌아가고.. 아부지는 술에 쩌들어 살다가 내가 4살 되던해 새로운 사랑을 만났어.... 그리고 나를 할머니한테 버리고... 그 사랑 찾아 가셨어. 그 후로도 아버지는 사랑을 3번 더 만나셨다.. 나한테는 엄마가 5명이야.. 크크... 모두 아버지의 사랑.. 이래.. 매번.. 사랑.. 사랑.. 크크 엄마도 다행이도 다시 운명을 만나셨다나.. ....................... 어제 나한테 물었지. 사랑하냐고.. 널 사랑하냐고.. .........사랑이 뭐니... 우리 할머니처럼 버림 받고도 죽는 순간까지 그 사람 이름 부르는게 사랑인가.. 아님 엄마 아부지처럼 서로 없으면 못살것 같았다는 그게 사랑인가.. 사랑이 뭐니.. 뭐가 사랑이야.. 그래 나도 너한테 감정이란게 생겨.. 나도 너 없이 못살겠어.. 그래.. 그런데.. 그게 사랑 맞니? 변하지 않을 자신 있니? 난.. 나한테도 너한테도 자신이 없어...."
자신의 깊은 상처를 온전히 드러내버린, 그가 돌아선 후.. 그녀는 그 밤을 뜬눈으로 지세우듯 했다. 그의 어린 시절이 아파서.. 그리고 아물지 않는 그의 상처가 아파서.. 너무나 아파서 마른 웃음 밖에 웃지 못하던 그가 아파서.. 그녀는 서럽게 울었다. 그를 대신해 울고 또 울었다. 울다 지쳐 잠시 선잠이 들었던 것일까... 핸드폰 신호음에 그녀는 언듯 잠에게 깨어났다. 그리고.. 그의 그 음성에 놀라 맨발로 학교앞 그의 자취집에 찾아갔지만.. 그는 이미 떠난 후 였다.
그녀는 그가 내준 과제를 풀듯 하루하루 살아나갔다. 그에게 자신의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 변하지 않는 자신의 사랑을 보이기 위해.. 그녀는 이를 악물고 기다렸다. 그리워도 울지 않았다.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그가 자신에게 돌아오지 않을꺼란 생각에.... 눈물조차 흘리지 않고 그렇게 그를 기다렸다. 그녀의 심장은 피를 흘렸지만 그녀의 눈물은 그 밤에 말라버렸다..
그의 약혼식 후 한달 가량을 앓았다. 4년간 참고 참았던, 안으로만 삭히고 삭힌 아픔이 한순간에 몰려 나와 그녀를 짓눌렀다. 그리고 말랐던 눈물샘이 다시 차올랐다. 그렇게 눈물과 고통으로 자신의 사랑을 정리해 나갔다. 자신의 자신이 강하지 않음을.. 이것이 바닥인 것을 인정하며....
그리고 친구의 소개로 다른 이를 만났다. 자신에게 한없이 따스한 가을날의 볕과 같은 사랑을 만났다. 따스한 이의 품속에서 지난 세월의 상처를 위로 받으며 그녀는 숨을 얻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파혼소식이들려왔지만 그녀는 더이상 뒤돌아 보지 않았다.
'미안해.. 이제 내가 자신이 없어.. 미안..'
'행복하니?'
그의 속삭임에 그녀는 자신의 옆에 서있는 이를 바라보았다.
지난 일년 동안 자신을 감싸주었던, 보석이라도 되는 양 귀하게 대해주는 그녀의 사람을 바라보았다.
'............따스해......'
그의 파혼 이후 가끔씩 그녀의 숨소리만을 원하는 전화가 걸려오곤 했다. 그리고 새벽녘에 두고 간 듯한 꽃다발과 선물들도 그녀의 집앞에 있곤 했다. 그렇지만 전화의 주인도, 선물의 주인도 그녀는 찾지 않았다. 그리고 그도 그녀를 찾아내려 하지 않았다.
"어서 출발해야지. 시간 늦겠다."
눈물 맺힌 눈을 하고 자신의 손을 꼭 잡고 있는 엄마를 바라보았다.
"잘살아야 한다."
그녀의 눈에도 눈물이 맺힌다.
"걱정마 엄마.."
"아가. 우리 애 잘부탁한다."
"...어머니 걱정마세요."
그녀의 어머니 옆에서자애로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시어머니를 바라보며 그녀는 대답했다. 목소리의 작은 흔들림을 아무도 모르게 그렇게 속삭이듯 이야기 했다.
"다녀오겠습니다. 어머니. 장모님. 출발하죠."
그녀는 어깨를 살포시 잡아오는 그녀의 다른 사람을 바라보았다.
"네.."
"잘 살아야해~."
"행복해.."
"좋겠어요~."
친구들의 질투어린, 부러움이 가득담긴 소리들을 뒤로 하고 한눈에 신혼 부부 차량이란것을 알수 있는 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다시 창밖으로 그의 시선을 찾는다. 그 시선은 여전히 그녀에게 머물러 있다.
'... 행복하지.. 궁금해서.. 찾아왔어....'
그녀의 눈에 다시 눈물이 맺힌다.
"재수씨 출발합니다."
"재수씨가 뭐야. 형수님이라고 했냐 안했냐. 우리 공주님 멀미 안하시게 차 조심해서 몰아."
천천히 출발하는 차에서도 그녀의 눈은 여전히 그의 시선에 붙잡혀 있다.
떨리는 그의 눈빛이 이야기 한다.
'이제 말할 수 잇을 것 같아서..'
그이 입술이 움직인다. 조심스런 그러나 다급한 그 입술의 움직임을 읽는 그녀의 눈에 맑간 것이 떨어진다.
조금씩 조금씩 멀어져만 가는 그의 모습에서 그녀의 눈은 떨어지지 않는다.
더이상 보이지 않을때까지 시선을 거두지 않던 그녀가 눈물을 추스리며 새로운 사람의 가슴에 고개를 떨군다. 그리고 아주 나즈막히.. 그러나 멀리까지 들리길 바라며 속삭였다.
"나도... 사랑해..."
.......................................................................................................
여기 글 올려도 되는 거죠?? 그렇다고 해주세요 ㅠ.ㅠ
처음으로 써본 글입니다. 샴푸클럽에 단편으로 올렸던걸 다시 대폭으로 수정하여 올려봅니다. 친구들이 '이건 로맨스가 아냐' 라고 하지만.. 전 완전 절절한 로맨스라고 생각하며 썼답니다... 맞춤법도 많이 틀리고 좀 많이 허접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핫핫
* Junk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4-23 2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