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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약혼
이 소설은
정파에 현재 연재중인 릴레이 소설입니다. 릴레이에는 누구든지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메모 형태이므로 짧게 쓰셔도 되오니 부담 없이 참여해주세요!
설정 및 줄거리
로맨스에 넘쳐나는 계약약혼 혹은 결혼물입니다.
자신이 이미 여주를 사랑하는 것을 모르는 차가운 남주와 자신이 이미 남주를 사랑하는 것을 모르는 내성적인 여주가 나오는 소설입니다. 릴레이이지만 어느 정도 설정은 맞춰두어야 될 것 같아서 설정을 대충 적습니다.
여주와 남주는 그들 조부끼리의 약속으로 인해 약혼하게 됩니다. 남주의 집은 당근 대기업이고, 여주의 집은 남주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히 건실한 중소기업을 경영함. 두 기업은 여주와 남주의 결합으로 돈독한 유대를 갖게 됩니다.
2편까지의 등장인물
이신혜(23) : 태웅전자 이태웅 회장의 손녀. 부모님을 교통사고로 여의고 이 회장이 손수 애지중지하며 키웠다.
조우겸(30) : 헌진그룹 조민국 회장의 큰 손자. 로맨스 소설의 남주답게 매우 냉철한 성격이다.
조우현(24) : 헌진그룹 조민국 회장의 둘째 손자. 우겸의 동생. 신혜의 짝사랑 상대다.
이태웅(82) : 태웅전자 현 회장. 신혜의 할아버지.
민은혜(?) : 우겸과 우현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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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날이후 결혼을 몰아붙일 것 같던 우겸도, 당장 날을 잡을 것 같던 부모님도 아무 말씀 없이 일주일이 흘렀다. 아무도 강요하는 사람이 없는데도 신혜는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궁지에 몰리는 듯 초초해졌다.
마음을 비우고자 애를 쓰다가도 전략가적 기질을 지닌 우겸을 생각하면 또 다시 초조함은 흡사 쥐새끼마냥 신혜의 신경을 갉아댔다. 신혜가 골머리를 앓는 지금 이 순간에도 발밑으로는 남자가 땅굴을 파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디 땅굴뿐이랴. 내딛는 걸음 앞쪽마다 지뢰를 깔아놓고도 남을 남자였다. 권투로 치면 라이트 플라이급 체급의 신혜 대, 헤비급의 체급의 우겸의 대전이랄까. 세상 돌아가는 모양새가 원래 그다지 공정하지 못함을 몰랐던 것도 아니면서, 막상 신혜 본인이 이토록 불공정한 상황에 놓이고 보니 현실이 뼈에 사무쳤다.
납치혼의 대명사, 페르세포네조차도 인류의 식생활과 생존 따위가 별거냐, 하며 주야로 딸 찾는 데에만 매진할 대인배적 마음가짐의 어머니를 두고 있었건만, 심지어 신혜는 확실한 제 편도 없다. 최후의 보루로 생각했던 할아버지는 영문 모를 선문답을 하시고, 신혜에게 있어 영혼의 샘이었던 우현은 지나치게 맑아서- 세수하러 갔다가도 물만 먹고 올 수 밖에 없었다. 찌르르, 울리는 위를 부여잡고, 신혜가 입술을 짓씹었다. 적은 신혜를 잘 알지만 신혜는 그를 알지 못한다.
방법은 하나야. 나도 그 남자를 압박할 패를 찾는 것. 나이가 나이인 만치, 그동안 놀아난 여자가 없을 리 없다. 잘만 찾으면 어디서 우겸을 닮은 떡두꺼비 같은 어린애가 까르르 웃으며 신혜에게 안겨들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직 그 존재여부가 확실치 않은 우겸의 여인과, 우겸의 자녀를 떠올리며 신혜가 코웃음을 쳤다. 전략가 그까짓 거, 나도 되어준다 뭐.
휴대폰의 버튼이 눌리는 소리가 오늘따라 유독 경쾌했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짧은 신호음 끝에 번호의 주인이 신혜의 두드림에 답했다.
ㅡ여보세요?
“어어. 윤아야, 나 신혠데.”
손도 잡아보지 못한 채 애틋한 마음만 에둘러 전하다 싱겁게 끝난 첫사랑의 주인공, 청순한 그녀라도 좋다. 밤꽃 향을 맡으며 간밤을 함께 보낸 농염한 여인이어도 좋다. 조우겸의 평정을 흔들 사람이라면 그게 남자 애인인들 어떠리. 그 본인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결혼을 밀어붙이려 한다 해도, 상황이 그쯤 되면 신혜의 조부가 알아서 결혼을 막으실 게다. 쫓기기만 하던 신혜가 이제, 우겸의 사적인 발자취를 쫓으려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말이야……. 내가 조우겸 씨에 대해 궁금한 게 좀 있어서.”
ㅡ조우겸 씨? 조우겸 씨~이~~~? 야, 그냥 우겸 오빠라고 해. 팔에 닭살 돋아 미치것네. 나 피부과 다니게 되면 약값은 니가 대라, 응?
“나 지금 장난칠 기분 아니거든!?”
신혜는 그만 페이스를 읽고 또 다시 꽥 고함을 질렀다. 이상하게 윤아의 말, 엄밀히 말하면 우겸에 대한 윤아의 농담을 들으면 이성이 마비되는 느낌이다. 휴, 내가 진짜 왜 이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