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395




퍽퍽, 퍼억, 퍽. 무언가 둔탁한 것이 내는 소리가 불규칙하게 들려왔다. 그와 함께 동물이 내는 듯한 여린 신음 소리도 함께 들려 왔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의미를 제대로 알 수 없는 욕설들도 튀어나왔다. 신음소리는 파도처럼 때로는 높게, 낮게 출렁이듯 쏟아져 나왔다.


“누가 널 놀고 먹으려고 데려왔는 줄 알어? 엉? 집에서 네가 하는 게 대체 뭐냐, 이 문둥이가 물어갈 년아, 엉?”


“어이구, 답답해. 내가 너한테 얘기하느니 지나가는 똥개를 붙잡고 얘기를 하는 게 속이 편하지. 그 똥개도 그런 아무 것도 모르는 눈으로 날 쳐다보지는 않을거여. 어휴, 내 속을 누가 알 거여, 엉? 저 눈 좀 보라지. 아무 것도 모르는 듯, 지는 잘못 없당게요, 이러잖어. 야 이 년아 내가 너 때문에 얼마를 해먹었는 줄 알어? 그런데 넌 뭐냐고, 이 년아. 엉. 입이 있으면 말을 해 봐. 돈을 냈으면 돈값을 해야할 거 아니야.”


한 마디, 한 마디 길어질수록 성식의 톤은 조금씩 올라가고 있었다. 그래서 해먹었는 줄 알어? 할 때는 성식의 숨이 넘어갈 듯 껄덕대고 있었다. 크리스티나는 두려움에 덜덜 떨면서도 저러다 숨이라도 넘어가면 어떡하나, 무서워졌다. 흙과 피로 범벅이 된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가는 사냥개처럼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대는 성식을 보고 그녀는 손을 아래로 내렸다. 사실은 그녀는 성식이 하는 말을 반의 반, 반의 반의 반도 이해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뉘앙스 상 좋은 말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쯤은 눈치 채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슬프고 마음이 아팠다. 술을 취한 성식이 얼른 잠들었으면 좋겠지만 아직은 그럴 가능성도 없었다.


“화 내지 마, 화 내지 마.”


그녀는 시어머니 경자에게서 배운 말을 주문처럼 중얼거렸다. 그 말과 함께 철썩, 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는 어느 새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성식이 어느 새 다가와 그녀의 뺨을 휘갈긴 탓이었다. 억, 소리와 함께 그녀는 더 크게 비져나오려는 신음을 삼켰다. 두두둑. 결국 눈물이 또 나고야 말았다. 울지 않겠노라고 참아보려 했지만, 몇 달간 계속된 성식의 폭력은 명랑하고 쾌활한 크리스를 자꾸 우는 울보로 만들었다. 안 그러려고 했지만 그녀는 남편이 너무 무섭고 두려워졌다. 처음에는 다정하고 부드러웠던 남편이었는데 이제는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이 되고 말았다. 처음의 그 사람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


“이 년아 하늘 같은 서방한테 어디서 반말이야, 반말이. 그리고 화 내지 말란 말이 나오냐, 이 오살할 년아. 집을 이 꼴로 만들고서 그런 말이 나오니, 엉?”


성식은 크리스가 입고 있는 티셔츠의 목덜미 부분을 잡아 그녀가 인형이라도 되는 듯 이리 저리 휘두르며 마당을 돌아다녔다. 발목을 접질려 제대로 일어서지도 못한 그녀는 성식이 움직이는대로 끌려다녔다. 마당엔 곡괭이와 호미 같은 것들이 제대로 정돈 되지 않은 채 널부러져 있었다. 광주리, 상, 쟁반, 숟가락, 젓가락 같은 것들도 제자리를 벗어나 나뒹굴고 있었다. 술에 취해 집에 들어오자마자 성식이 부엌에서 요리를 하고 있던 그녀를 보고는 알 수 없는 요란한 고함을 지르며 상을 내던지고 한쪽에 정리되어 있던 농기구들을 이리 저리 흝어놓았던 것이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개미만한 목소리로 두 손을 모아 그녀는 용서를 빌었다.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그녀는 알 수 없었다. 건넌방 너머 차가운 눈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시어머니를 향해 도와달라고 외쳤지만 경자는 영어를 모를 뿐만 아니라 그녀를 좋아하지도 않았다. 성식이 언제나 악다구니를 할 때마다 그 옆에서 욕설을 하고 가끔은 그녀를 때리기도 했다. 그녀는 알 수 없었다. ‘내가 뭘 잘못했습니까.’


그녀는 그렇게 묻고 또 물었다. 하지만 그녀는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그녀의 말을 알아들을 사람도 없을뿐더러 대답을 해줄 사람이 없다는 걸 이미 그녀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스물한 살, 크리스의 하루가 또 그렇게 고함과 폭력으로 물든 채 저물어가고 있었다.


 


“아이구, 답답해. 요렇게 요렇게 하란 말이시. 요걸 못 알아듣는겨, 시방.”


경자는 아무 것도 모르는 저 깊은 눈을 바라보면 숨이 턱 막히는 듯한 기분이 됐다. 마흔다섯살의 아들이 혼자 사는 걸 보느니 외국기집애라도 좋으니 결혼이라도 시키자 마음먹었던 2개월 전의 자신이 미친년이었다. 며느리가 해주는 밥 한 번 얻어보겠다고 얻은 며느리 때문에 졸갱이를 치고 있는 건 정작 자신이었다. 이건 뭐 말이 통해 먹어야 되는 거였다. 그런데 눈만 꿈벅꿈벅 뜨고 있는 구리스인지, 크리스인지를 보면 아침부터 울화통이 터졌다. 며느리를 모시고 사는 건지, 며느리를 부리며 사는 건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그나마 집안일이라고는 청소밖에 제대로 하는 게 없었다. 그래서 보통 때는 밖으로 내보내 밭일을 시켰지만 오늘은 제삿날이었다.


“아이고, 아니랑게.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니. 요렇게 살살, 살살.”


“알겠습니다, 어머니.”


퍽퍽퍽, 경자는 자신의 가슴을 몇 번이나 두드리고는 가스불을 끄고는 냉장고로 향했다. 찬물을 몇 잔이나 마셨지만 속이 시원해지지가 않았다. 자신의 조급증이 문제였다. 그러면서도 경자는 그 원망이 그대로 며느리에게 돌아갔다. 2달이나 됐으면 무슨 말을 알아들어도 알아들어야지 어째 한 마디 알아들지를 못한단 말이여. 저게 바보 아닐랑가. 그런 의심이 속속 드는 것이었다. 저 윗동네에 베트남에서 온 김씨네 며느리는 이제 곧잘 말도 하고 그런다는디. 경자는 눈을 하얗게 뜨고는 부엌에서 동동 거리고 있는 크리스를 흘겨보았다. 지금부터 해도 시간에 당할까 말까인데 며느리를 데리고는 턱도 없는 일이었다. 아무리 마음을 좋게 먹자 먹자 해도 경자는 이미 며느리를 처음 보았을 때의 관대함과 인내심이 점점 사라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제는 저 눈만 꺼멓게 껌벅이는 크리스가 외양간의 소만도 못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에는 술에 취해 크리스를 때리는 성식이 못마땅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자신마저 욕설이 나오기도 했다. 시커먼 얼굴을 보면 어떤 때는 그냥 욱, 화가 치밀어오르기도 했다. 처음엔 복스럽게 생각했던 반듯한 이마와 두툼한 귓불마저 밉고 추하게 느껴졌다.


경자의 아들, 성식은 결혼하기 전부터 이미 동네에서 망나니 취급을 받는 종자였다. 그렇지만 자식을 둔 어미의 마음이 그렇듯 경자의 눈에는 그래도 자기 자식이 예뻐 보였다. 더구나 지금껏 제대로 해준 게 없어 그렇지 누구보다 심성은 곱다고 생각하는 터였다. 그렇기에 결혼을 해서 좋은 여자를 만나면 마음을 잡고 잘 살아주겠지 싶었다. 그래서 없는 돈에 무리를 해가면서 필리핀까지 성식을 보내 결혼을 시킨 참이었다. 하지만 빚돈의 이자를 갚지 못해 허덕이는데도 성식은 마음을 잡지 못하고 밖으로 방황하고 집에 오면은 며느리를 잡으니 경자로서는 그만 온 몸의 힘이 쫙 풀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전부 다 크리스의 탓인 것만 같았다.


 


후우. 숨을 길게 몰아쉬어도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크리스는 벌써 몇 달 전 접질려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발을 움직이며 성식을 뒤쫓으려 노력했다. 그녀의 등에는 3개월 간 쌓아온 근심만큼이나 무거운 짐이 들려있었다. 오늘은 시장에 장이 열리는 날이었고, 장을 보러 가마했던 경자가 몸이 힘들다며 집에서 쉬마한 참이었다. 성식은 귀찮은 기색을 숨기지 않고는 차도 끌지 않은 채 그녀에게 쫓아오라고 손짓을 하고는 그녀가 알아듣지 못하는 것 같자 또 버럭 소리를 질렀다. 크리스는 감옥과 같은 집에서 나가도 된다고 생각하니 너무 무척이나 기뻤다. 하지만 이내 손 씻을 새도 없이 부리고 밖으로 나온 크리스는 조금 슬퍼졌다. 아침에 세수를 하긴 했지만 일을 하고 그러느라 머리는 제멋대로 비져나오고 얼굴에는 청소를 하느라 먼지가 묻어있었기 때문이었다. 잠깐만 기다려 달라고, 세수라도 하겠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여보,” 하고 성식을 부르기도 전에 성식은 이미 문을 나선 후였다. 부랴부랴 그 뒤를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 결혼 3개월 동안 그녀가 얻은 건 시댁 식구들이 성격이 무척 급하다는 것을 안 것과 그들이 얼마나 자신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는 것인가였다. 불편한 한 쪽 다리와 립스틱 하나 바르지 못한 그녀의 검은 얼굴은 초췌하고 어두웠다. 거기에 제대로 차려입지 못한 입성은 그녀를 더욱 허름하고 불쌍하게 만들었다.


“얼른 안 오고 뭐혀.”


크리스는 자신이 등 뒤 가득 짐을 메고 있는 걸 알면서도 빨리 오라고 빨리 오라고 소리를 지르는 성식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어렴풋이 한국이란 나라에서는 여자가 일을 하는 것인가보다고 결론을 내렸다. 아니, 바로 그녀의 집에서만. 왜냐하면 그녀가 짧은 시간이지만 보아온 바로는 다른 집에서는 그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새미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한 옆집 언니는 자신을 언니라고 부르라며 이것저것 한국말도 알려주고는 했다. 여보, 어머니,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맞습니다. 괜찮아. 고마워. 싫어. 이런 말들이었다. 그녀는 영어도 조금은 해서 의사소통이 되기도 해서, 가끔은 시어머니가 답답해할 때면 이런 말을 하고 있다고 통역노릇을 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일을 다니는 워킹맘이었기 때문에 그런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녀는 읍내에서 열리는 국제결혼여성들을 위한 교실을 그녀에게 권했지만 시어머니는 집안일에 밭일에 그럴 시간이 어딨느냐며 단번에 그녀의 제안을 일축했다.


“어이구 참. 이렇게 가다간 장이 파하겠네, 파해불겄어.”


답답하단 기색을 숨기지 않은 채 등 뒤의 짐을 하나 잡아챈 성식이 급한 성질을 못 이기고 먼저 앞으로 쿵쿵 걸어갔다. 그녀는 그 뒤를 쫓으며 막 들어서기 시작한 읍내 주변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새미엄마가 적어준 ‘한길서점hangil bookstore’을 찾고 있었다. 새미 엄마가 그려준 약도는 간소했다. 사거리가 있고 ‘한길서점’ 맞은편에는 ‘하나은행hana bank'가 있다고 했다. 찾기 쉬울테니 가서 한글책을 사보라며 돈까지 쥐어주었다. 그녀가 따로 용돈을 타 쓰는 게 아닌 것을 눈치 챘음이었다. 그녀는 아니라고 고개를 내저었지만 새미엄마는 그녀의 주머니에 기어코 돈을 넣어주었다. 그녀는 크리스티나가 불쌍하다며 동정의 기색을 지우지 못했다. 크리스는 그럴 때마다 자신이 더욱 움츠러드는 기분이었다. 자신이 작고 작아져서, 먼지처럼 작아져서 세상에서 없어지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성식에게 무시를 당하고 시어머니에게 멸시를 당할 때도 느낄 수 없던 부끄러움이었다. 성식과 경자에게는 부끄럽지 않았다. 자신이 잘못한 게 없다고, 부당하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 모멸감을 씻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새미엄마 앞에서는 자신이 받는 취급이 고개를 들 수 없을만큼 참혹한 기분을 들게 했다.


“사랑은 장난이 아니야~ 사랑은 장난이 아니야.”


쿵쿵 짝짝. 크리스가 알아들을 수 없는, 요란한 음악소리가 울려퍼졌다. 크리스는 다만 시끄러울 뿐인데 성식은 좋은지 고개를 까닥이며 입에 웃음까지 물고 있다. 그녀는 그렇게라도 성식이 기분이 좋아져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성식의 뒤를 쫓았다. 그녀로서는 모든 것이 생소했다. 필리핀에도 물론 이런 재래시장이 있었지만 모든 것이 낯설고 생경했다. 팔고 있는 물건들도 그녀로서는 처음 보는 물건도 많았고, 필리핀 사람들과는 다른 사람들의 생김새도 그녀의 시선을 끌었다. 그래서 처음에 시장에 나왔을 때는 성식의 뒤를 쫓지 못해 성식이 그녀를 찾을 때까지 한 자리에서 꼼짝없이 서 있기도 했다. 새로운 세상을 만난 꼬마아이처럼 그때의 크리스의 눈동자에는 희망이 가득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내장같이 긴 것을 썩둑썩둑 써는 아줌마의 손에서 눈을 때지 못해서였다. 그 때의 성식은 다정해서 그녀가 뒤쳐져도 화를 내지 않고 자상하게 웃으며 그녀의 손을 잡아끌었다. 음식의 이름이 순대라고 알려주며 사주기도 했다. 아주 오래전 일처럼 느껴지는 그 일은 불과 3개월 전이었다. 휴우, 한숨을 쉬는 크리스의 눈동자는 생기를 잃은 채 시선을 둘 곳을 찾지 못한 채 흔들리고 있었다. 어디선가 고소한 음식냄새가 풍겨왔다. 그러고보니 아침에 개밥을 주고, 소여물은 줘놓고 오히려 그녀의 밥을 챙기지 못했다. 크리스는 순간 느껴지는 허기에 침을 꿀떡 삼켰다. 기름을 잔뜩 두른 철판 위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붉고 동그란 것이 치지직, 소리와 함께 익어가고 있었다. 이제까지 느끼지 못한 허기가 한꺼번에 느껴졌다. 기름에 익고 있는 음식을 보니 엄마가 해주는 룸피아가 먹고 싶어진다. 그걸 하나만 먹으면 지금 느끼고 있는 설움이 싹 사라질 것만 같았다.


「엄마.」


크리스의 입에서 엄마가 나왔다. 그 동안 참고 참았던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썰물처럼 밀려들었다. 엄마의 다정한 가슴에 얼굴을 묻고서 보고 싶었다고 말할 수 있다면 여한이 없을 것만 같았다. 주륵. 눈물이 흘러내렸던가. 제대로 세수도 하지 못한 그녀의 뺨을 타고 검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성인이라고 해봤자 이제 겨우 스물 한 살이었다.


“왜 재수 없게 아침부터 쳐울고 지랄이야.”


거친 성식의 고함과 함께 철퍽, 하는 마찰음이 들려왔다. 크리스는 솥뚜껑만한 성식의 손에 뺨을 맞은 채 그대로 시장 바닥에 쓰러졌다. 굵은 눈물 줄기가 크리스의 뺨을 타고 내렸다.


「엄마. 엄마, 보고 싶어.」


“뭐라는 거야, 엉? 너, 내 망신시키려고 작정을 했지? 이런 사람 많은 데서 왜 쳐울고 지랄이야? 엉? 뭐가 마음에 안 들어서 지랄이냐고, 엉?”


“어휴, 성식이 이러지 말어.”


옆에서 과일을 팔던 아줌마가 성식을 말리고 들었지만 성식의 움직임은 더욱 과격해졌다. 그녀의 머리채를 향해 손을 뻗으며 발은 그녀의 엉덩이를 걷어찼다. 그녀의 몸이 갑작스런 폭력에 아무런 대항도 하지 못한 채 동그랗게 말렸다. 하지만 성식은 손속을 두지 않고 더욱 더 강하게 그녀의 얼굴과 가슴을 걷어찼다. 턱턱, 숨이 막힐 듯한 고통에 그녀는 신음소리도 뱉어내지 못했다. 안 그래도 허름했던 그녀의 입성과 몰골은 삽시간에 더욱 처참하게 변해버렸다.


“어이구, 새댁. 도망 가. 도망가.”


옆에서 힘이 센 남자들이 성식을 잡았고, 과일을 팔던 아주머니가 서둘러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이거 못 놔? 엉. 내가 내 마누라 팬다는데 무슨 상관들이야, 엉. 빨리 못 놔, 이것들아. 너, 너 어디가! 거기 못 서!”


크리스는 뒤에서 들려오는 성식의 괴성을 들으며 허둥지둥 달리기 시작했다. 어디를 둘러봐도 낯선 곳에서 그녀는 그렇게 갈 곳도 모른 채 넘어질 듯 말 듯 뛰고 있었다. 그리고 막 시장이 끝나는 곳에서 코너를 돌았을 때였다. 급하게 달려오는 듯한 누군가와 역시 앞을 보지도 못한 채 달리고 있던 그녀가 부딪혔다.


털썩. 더 이상 달릴 기운도 없던 그녀는 다시 한 번 시장 바닥에서 누워버렸다.


 






쓰면서 사실은 무서웠어요. 제가 어떤 국제결혼에 대한 편견을 가진 것처럼 생각되지는 않을까, 하는.
그런 건 아니에요;;; 잘 살고 계신 분들도 많을 거라 생각해요.
그냥 tv에서 뉴스를 보거나 하면 너무 불쌍한 외국여성분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그분들이 멋진 남자를 만나 잘 먹고 잘 살게 되면 좋지 않을까 하는 로망 아닌 로망을 감히 품어보았답니다;;




댓글 '1'

하늘지기

2009.08.11 17:44:23

이 세상에는 사람 '아닌' 사람들이 참 많은거 같아요..
글 속에서나마 사람'인' 사람과 살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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