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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198
사르락 거리는 소리가 대부분 방안을 메우고 있었다. 달뜬 공기는 방의 온도를 살며시 높여 주었고, 낮은 조명의 부드러운 불빛은 방안을 포근하게 감쌌다. 그 곳에서 채희는 혼미한 정신의 끝자락을 간신히 붙잡고 있었다.
목에 와 닿는 뜨거운 숨결. 가슴을 움켜 쥔 손길.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맨 살들이 맞닿아 높인 뜨거운 체온. 귓가를 어지럽히는 한숨 섞인 신음 소리. 그러던 어느 순간 자신의 입술을 덮어 버린 그의 입술. 반응하지 말자, 반응하지 말자.
“눈을 떠. 그리고 날 봐, 내가 누군지, 뭘 하고 있는지 하나도 빠뜨리지 말고 지켜 봐. 느끼지 않아도 돼, 신음 소리 하나 흘리지 않아도 괜찮아, 다만 똑똑히 기억해.”
입술을 떼지도 않은 채 그가 속삭였다. 꼭 감고 있던 눈을 뜨자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그의 시선이 잡혔다.
“니 머릿속에 날 담아. 널 갖는 건, 나야.”
강한 소유욕만이 담긴 그 말을 들어보는 것도 꽤 오랜만이라고 생각하는 찰나 채희는 자신의 몸속에서 마치 자신인 양 행동을 취하지만 결국은 자신이 아닌 이질적인 뭔가를 느꼈다. 하지만 정말 힘들여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것처럼 가만히 있었다. 입 밖으로 빠져나갈 준비를 마친 외마디 신음 소리조차 꾹 눌러 담았다. 미친 듯 반응하고 싶은 몸과 마음을 애써 추슬러 담담하게 그를, 그가 하는 행동을 지켜봤다.
돌아오는 길, 그가 했던 말의 의미는 결국 이것이었다. 꽤나 오랜만이라고 생각하며, 정말 싫다는 말은 꾹 집어삼키며, 채희는 그가 하자는 대로 응했다. 하지만, 참아야 했다.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큼은 버리지 못한 자존심 때문에 그래야 했다.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 아니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의 행위는 사랑이 아니라 섹스를 의미했고, 그 것은 정말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양 세 마리……, 오늘 점심에 뭘 먹었더라?
채희는 천장 벽지를 쳐다보며 느릿하게 속으로 양의 숫자를 세어 보다가 문득 점심 메뉴가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졌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딱히 떠오르지 않았던 탓이다. 밥을 먹은 것 같긴 한데, 그 마저도 확실치 않았다. 대체 뭘 먹었고, 누구와 먹었고, 어떤 얘기를 나누었는지, 도무지 생각나지 않았다.
“마음까진 바라지 않아. 하지만 니 머릿속에, 니 눈 속에 이 순간을 담아 기억해. 지금 널 갖는 건 니 남편 유 서준이라고.”
왜 저렇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 걸까?
또 다시 반복되는 그의 속삭임은 강한 소유욕이라기보다는 애원처럼 들렸고, 그 애처로움에 채희의 시선이 절로 그에게 닿았다. 땀에 살짝 젖은 채 자신을 내려다보는 그의 시선이 묘했다. 잠시 동안 서로의 시선이 얽혔다. 그리고 금세 떨어졌다. 뭐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인상을 살짝 찌푸리더니 그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맨 몸이었지만 마치 정장을 말끔하게 잘 차려입은 듯 무척 자연스러운 모습이었고, 채희는 그 자연스러움이 마음에 들지 않아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
대체 얼마나 많은 타인의 시선 앞에서 옷을 벗어 봐야 저렇게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럽게 행동을 할 수 있냐고 속으로 투덜거리며 손에 움켜쥔 시트로 어설프게 몸을 감싸 자리에 앉는 순간, 어느새 하얀 목욕 가운을 걸친 그가 온다 간다 말도 없이 침실을 나섰다.
채희는 침실의 문이 완전히 닫힌 뒤에야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옷가지들을 주섬주섬 모아 욕실 한켠에 있는 세탁 바구니에 아무렇게나 넣은 뒤에야 샤워기 아래에 자리를 잡았다. 쏟아지는 물줄기 아래에서 온몸이 흠뻑 젖어 버린 뒤에야 속옷 종류를 하나도 챙겨 오지 않은 것이 생각났지만, 뭐 혼자인데 그런 것쯤 어떠랴 싶어지자 금세 대수롭지 않은 일이 되어 버렸다. 혼자인데……, 라는 단어가 중얼거리는 입에서 매끄럽게 발음되지 못하고 걸려 버리기 전까지는 분명 대수롭지 않은 일임에 분명했다. 하지만 불행히도 입에서 걸린 그 단어는 채희의 기분을 바닥으로 끌어내렸다.
일을 치르고 난 뒤, 그는 한 번도 빠짐없이 침실을 나섰고, 결국 밤이 새도록 들어오지 않았다. 처음에는 언제 들어올지 몰라 밤을 지새우기도 했지만 얼마 가지 못해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고, 그러다가 금세 한 번 침실을 나서면 돌아오지 않음을 깨닫고는 이내 그를 기다리는 일을 아예 관두고야 말았다. 그를 기다린다는 건, 쓸데없는 시간 낭비였던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일은 채희에게 상처가 되기도 했다. 물론, 지금은 많이 면역이 됐는지 아무렇지도 않았지만 말이다. 아니,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건가? 채희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에 젖은 몸을 수건으로 닦아 낸 뒤 욕실 밖으로 나왔다. 수건으로 살짝 몸을 가렸다는 사실이 민망하게도 방안은 텅 빈 상태였지만, 이미 예상했던 것이라 실망 따위는 하지 않았지만, 피식 터져 나오는 웃음까지는 막을 도리가 없었다.
오늘따라 서준도, 또 자신도 꽤나 유난스러웠다.
쿡. 스트레이트 잔에 담긴 붉은빛 도는 옅은 갈색의 액체를 한 입에 툭 털어 넣는 서준의 입가에 비틀어진 미소가 지어졌다. 위스키의 어원이 생명의 물이라는데, 왜 그렇게 되었느냐고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서준은 다시 한 번 잔에 술을 채웠다. 벌써 몇 번째 반복하고 있는 것인지 생각도 나지 않았지만, 일단은 잠이 들 때까지 마실 작정이었다.
‘마음까진 바라지 않아. 하지만 니 머릿속에, 니 눈 속에 이 순간을 담아 기억해. 지금 널 갖는 건 니 남편 유 서준이라고.’
문득 채희에게 던졌던 말이 문자로 머릿속에 그려졌다. 마지막까지 자신이 보인 집착이 자꾸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며 마음을 복잡하게 만드는 탓에 쉽사리 술에 취하지도 잠에 곯아떨어지지도 못한 채 서준은 그저 자신이 했던 말만을 되새김질하며 빨리 아침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아침이 되면, 바쁘다는 핑계로 부모님께 문안 인사만 드리고 곧바로 집을 빠져나올 수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렇게 술에 잔뜩 취한 채로 밤을 지새운다면 얘기는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피식. 다시 한 번 웃었지만 역시 이번에도 산뜻한 모양새는 아니었다. 물론 이번엔 양쪽 입 꼬리가 모두 올라갔지만, 완벽하게 그 양끝이 일치하지 않았던 것이다. 서준은 채워 놓은 술을 다시 간단하게 비워냈다. 꽤 독한 술이었지만 인상 한 번 찌푸리지 않았다. 물론 술은 얼굴을 찡그릴 만큼 썼지만, 이미 그보다 더하게 속이 쓰라린 탓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자 또 한 번 삐딱한 웃음이 자연스럽게 나타났다.
서준은 빈 잔에 또 술을 채워 놓고는 크게 한 숨을 내쉬며 몸을 소파에 깊숙이 파묻으며 자신이 있는 주변을 둘러봤다. 낮은 조명의 스탠드가 방을 비추는 불빛의 전부였지만, 이미 어둠에 익숙해진 상태라 주변을 둘러보는데 그다지 불편을 끼치진 않았다. 지난 5년 간, 이 공간이 너무나도 익숙해져 버렸다. 물론 그 이전에도 이곳은 그의 공간이긴 했지만 지금처럼 숱하게 드나들지도 밤을 지새운 적도 드물었다. 아니, 드문 게 아니라 그럴 일이 없었다, 사방이 책으로 가득 메워진 이곳은 그저 밀린 서류를 보거나 예전에 읽었던 책이 문득 생각날 때나 잠깐씩 기웃거리던 장소일 뿐이었으니까. 그랬던 곳이 지금은 채희와 관계를 가진 날이면 도피처 삼아 툭하면 밤을 지새우는 아지트가 되어 버린 것이다.
생각의 끝이 채희에게 가 닿자 내내 자신을, 자신이 하는 행위를 무심한 눈으로 지켜보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러자 미동도 없는 그녀의 위에서 또 다시 헐떡거리던 끔찍한 자신의 모습도 그려졌다.
젠장.
서준은 시계를 힐끔 쳐다보고는 마지막 잔이라고 중얼거리며 테이블 위에 놓인 술잔을 들었다. 그러고는 쉴 새도 없이 조금 전의 그 끔찍한 기억이 이 한잔으로 다 지워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한 입에 툭 털어 넣었다. 목을 타고 넘어가는 액체가 태울 듯 뜨거운 열기를 전해 오자, 이미 속은 그 전에 다 태워 버려서 더 이상 태울 것이 남아 있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파고들었다. 하지만 가슴 부근이 그 열기로 인해 뜨끈한 걸 보니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기도 했다.
빌어먹게도, 그래서 여전히 그녀를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건가?
살며시 열어 본 서재 안은 이미 텅 빈 상태였다. 밤새 선잠으로 뒤척이다가 더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자리에서 일어나 단정해 보이는 원피스로 갈아입고 대충 침실을 정리한 뒤 방을 나섰던 게 5시도 채 되기 전이었다. 또 술을 마셨을 거라는 짐작으로 곧장 주방에 가서 꿀물만 얼른 챙겨 왔지만, 벌써 그는 사라지고 없었다. 뭐 늘 그래 왔던 일이라 새삼스럽지는 않았다. 단지 밤새도록 마셨을 게 뻔한 데 술이 채 깨지도 않은 상태에서 운전을 할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속을 좀 불편하게 만들었을 뿐.
채희는 쟁반을 든 채 서재 문 앞에 서서 테이블 위에 흐트러진 술병들을 한참 동안 물끄러미 쳐다봤다. 혼자 마셨다고 보기엔 꽤 많은 양이지만, 이젠 놀랍지 않았다. 빈속에 마신 건 아닐까, 해장은 제대로 하고 출근은 하는 걸까, 이렇게 마셔 대서야 속이 남아나기나 할까 하는 등의 걱정도 더 이상 하지 않았다. 그냥 있는 그대로, 눈에 보이는 그대로만 보고 받아들일 뿐 그 속을 파헤쳐 상상하는 일도 관둔 지 오래였다.
씁쓸한 미소가 언뜻 입가에 피었다 사라진 순간 꿀물이 담긴 잔을 내려다 본 채희는 깊은 한 숨을 내쉬고 난 뒤에야 서재 안으로 들어섰다. 테이블 위에 쟁반을 내려놓은 그녀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창문을 활짝 열어 방안 공기를 환기시키는 것이었다. 약간 쌀쌀한 새벽 공기가 상쾌한 내음을 방안에 채우기 시작했다. 테이블로 돌아온 채희는 빠른 손놀림으로 술병과 잔을 쟁반 위에 올렸다. 어찌나 차분히 드셨는지 술 한 방울 흘리지 않아 테이블 위에 물기가 있거나 하지는 않았다. 때문에 걸레질은 나중에 집 안 일을 도와주는 안성 댁이 하도록 내버려둬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며 쟁반만 들고 주방으로 내려오는 데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침을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자 채희의 걸음이 빨라졌다.
“일찍 일…… 어머님, 일어나셨어요?”
안성 댁일 거라는 추측으로 주방에 들어서며 밝게 인사를 건네던 채희의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채희가 들어와 살면서부터 거의 주방에는 발걸음을 하지 않는 민 여사를 발견한 것은 의외의 상황이었지만, 놀란 기색은 전혀 내비치지 않았다. 어쨌건 집 안의 안주인은 여전히 그녀였기 때문이다.
“못 볼 것이라도 본 모양이구나.”
하지만, 그 마저도 꿰뚫어 본 모양이었다. 쌀쌀맞은 대꾸를 한 민 여사의 눈살이 쟁반 위의 술병을 본 순간 잔뜩 찌푸려졌다.
“한 동안 안마시더니…….”
“회사에서 안 좋은 있었던가 봐요.”
“아무리 회사에서 안 좋은 일이 있어도 집에서는 술 한 모금 안 하던 아이다. 건네는 술도 마다하던 아이를.”
잔뜩 노기 띤 음성이었다. 감히 누굴 모함하느냐는 호통과 같은 그 말에 채희가 할 말을 찾지 못했다.
“집안 꼴 한 번 잘 돌아가는구나. 다 쓰러져 가는 곳에서 구해 줬더니.”
채희의 대꾸를 기다리던 민 여사가 한 참을 있어도 뻥긋 안 하는 채희를 싸늘한 눈초리로 쏘아보며 빈정거렸다. 그러더니 컵에 물을 담아 여전히 대꾸 없이 가만 서 있는 채희의 곁을 혀를 끌끌 내차며 지나갔다.
“이래서 집 안에 들이는 사람은 잘 알아봐야 한다더니.”
낮게 중얼거리는 그 말에 채희의 숨이 기도에서 탁 막혔다. 어머님이 고르지 않았느냐는 핀잔을 건넬 틈도 없이 민 여사가 주방을 나갔고, 온 몸에서 갑자기 힘이 쭉 빠져 버린 탓에 더 이상 쟁반을 들고 있을 힘조차 없어진 채희는 싱크대에 쟁반을 올려놓으며 답답하기라도 한 듯 가슴을 탁탁 치며 크게 숨을 몰아쉬었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그래, 식사 준비 좀 부탁하네. 국은 맑은 걸로 좀 부탁함세.”
낮은 대화 소리가 들려 온 건 바로 그 때였다. 예의바른 아랫사람의 인사에 대꾸하는 민 여사의 목소리가 더없이 부드러웠다. 하, 부리는 사람보다 못 하다는 거지.
“새댁, 일찍 일어났네?”
채희가 씁쓸한 생각을 하고 있는데 주방으로 들어서던 안성댁이 채희를 발견하고는 밝게 인사를 건넸다.
“네, 안녕히 주무셨어요?”
“나야 잘 잤지만, 새댁은 제대로 못 잔 모양이야. 얼굴이 안됐어.”
“그래요?”
손으로 매만진 얼굴이 까칠하긴 했다. 평소와 달리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밤잠을 설치긴 했지만, 그런 속사정까지는 알릴 필요가 없겠다 싶어 별다른 내색은 하지 않고 안성댁의 말을 되새김질하며 냉장고 문을 열었다. 그러다 문득 새댁이라는 호칭이 귀에 거슬렸다. 벌써 결혼 한 지 5년이나 지났으니 이제 더 이상 새댁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언젠가 안성 댁에게 호칭을 바꿔 달라고 언질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러자 안성 댁이 아직 아이가 없으니 새댁이나 다름없다는 말로 자신의 요구를 일축시켰다. 그러니 그 단어가 거슬린다고 투덜거려도 소귀에 경 읽기나 마찬가지일 거란 추측은 뻔한 것이었다.
“국은 뭐 할까요?”
작게 한숨을 폭 내쉬며 채희가 물었다. 들여다보고 있는 냉장고 속에서 무얼 꺼내야 할지 망설여졌다. 이런 사소한 것 하나 결정 못 하는 자신이 왠지 바보처럼 느껴졌다. 이래저래 오늘 아침은 마음에 안 드는 것 투성이다.
“맑은 걸로 하라고 하시니까 북엇국이 어떨까 싶은데.”
안성댁의 말을 들으며 파와 곱게 다진 마늘을 꺼낸 채희가 찬장을 열어 찢어 놓은 북어를 찾는데 열중했다. 아니 어쩌면 찾는 데 열중하는 척 인지도 몰랐다. 술 마신 다음 날 해장에 좋다는 북어 국을 떠올리자 빈속에 출근했을 서준이 자연스레 머리 한 구석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뭐 알아서 제 몸 제가 잘 챙기겠지,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누가 챙겨 주는 것과 스스로 챙기는 건 뭔가 다른 점이 있을 것이었다.
그만. 채희가 자꾸 서준에게로 가서 멈추는 생각들에 제동을 걸었다. 별스럽다 싶을 정도로 자꾸 그가 신경이 쓰이긴 하지만, 어쨌건 자신의 남편이라는 사실만을 제외한다면 자신과는 그다지 연관이 없는 사람이라는 게 진실이었다. 그러니 이런 소소한 관심, 걱정조차 불필요한 감정이었다. 게다가 굳이 자신이 아니어도 그를 걱정해 주고 챙겨 줄 사람은 줄을 섰으니, 그가 자신에게 무심한 것처럼 자신도 그에게 그러해도 괜찮을 테고 말이다.
*
쟁겨놓은 글이 있는 동안엔,
성실한 듯 해 보인다는 거죠;
우려먹기 하는 주제에,
쪼끔 그래보이려고;;
뭐, 그렇다고요오..ㅋㅋ
즐거운 주말 되세요^^
목에 와 닿는 뜨거운 숨결. 가슴을 움켜 쥔 손길.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맨 살들이 맞닿아 높인 뜨거운 체온. 귓가를 어지럽히는 한숨 섞인 신음 소리. 그러던 어느 순간 자신의 입술을 덮어 버린 그의 입술. 반응하지 말자, 반응하지 말자.
“눈을 떠. 그리고 날 봐, 내가 누군지, 뭘 하고 있는지 하나도 빠뜨리지 말고 지켜 봐. 느끼지 않아도 돼, 신음 소리 하나 흘리지 않아도 괜찮아, 다만 똑똑히 기억해.”
입술을 떼지도 않은 채 그가 속삭였다. 꼭 감고 있던 눈을 뜨자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그의 시선이 잡혔다.
“니 머릿속에 날 담아. 널 갖는 건, 나야.”
강한 소유욕만이 담긴 그 말을 들어보는 것도 꽤 오랜만이라고 생각하는 찰나 채희는 자신의 몸속에서 마치 자신인 양 행동을 취하지만 결국은 자신이 아닌 이질적인 뭔가를 느꼈다. 하지만 정말 힘들여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것처럼 가만히 있었다. 입 밖으로 빠져나갈 준비를 마친 외마디 신음 소리조차 꾹 눌러 담았다. 미친 듯 반응하고 싶은 몸과 마음을 애써 추슬러 담담하게 그를, 그가 하는 행동을 지켜봤다.
돌아오는 길, 그가 했던 말의 의미는 결국 이것이었다. 꽤나 오랜만이라고 생각하며, 정말 싫다는 말은 꾹 집어삼키며, 채희는 그가 하자는 대로 응했다. 하지만, 참아야 했다.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큼은 버리지 못한 자존심 때문에 그래야 했다.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 아니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의 행위는 사랑이 아니라 섹스를 의미했고, 그 것은 정말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양 세 마리……, 오늘 점심에 뭘 먹었더라?
채희는 천장 벽지를 쳐다보며 느릿하게 속으로 양의 숫자를 세어 보다가 문득 점심 메뉴가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졌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딱히 떠오르지 않았던 탓이다. 밥을 먹은 것 같긴 한데, 그 마저도 확실치 않았다. 대체 뭘 먹었고, 누구와 먹었고, 어떤 얘기를 나누었는지, 도무지 생각나지 않았다.
“마음까진 바라지 않아. 하지만 니 머릿속에, 니 눈 속에 이 순간을 담아 기억해. 지금 널 갖는 건 니 남편 유 서준이라고.”
왜 저렇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 걸까?
또 다시 반복되는 그의 속삭임은 강한 소유욕이라기보다는 애원처럼 들렸고, 그 애처로움에 채희의 시선이 절로 그에게 닿았다. 땀에 살짝 젖은 채 자신을 내려다보는 그의 시선이 묘했다. 잠시 동안 서로의 시선이 얽혔다. 그리고 금세 떨어졌다. 뭐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인상을 살짝 찌푸리더니 그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맨 몸이었지만 마치 정장을 말끔하게 잘 차려입은 듯 무척 자연스러운 모습이었고, 채희는 그 자연스러움이 마음에 들지 않아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
대체 얼마나 많은 타인의 시선 앞에서 옷을 벗어 봐야 저렇게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럽게 행동을 할 수 있냐고 속으로 투덜거리며 손에 움켜쥔 시트로 어설프게 몸을 감싸 자리에 앉는 순간, 어느새 하얀 목욕 가운을 걸친 그가 온다 간다 말도 없이 침실을 나섰다.
채희는 침실의 문이 완전히 닫힌 뒤에야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옷가지들을 주섬주섬 모아 욕실 한켠에 있는 세탁 바구니에 아무렇게나 넣은 뒤에야 샤워기 아래에 자리를 잡았다. 쏟아지는 물줄기 아래에서 온몸이 흠뻑 젖어 버린 뒤에야 속옷 종류를 하나도 챙겨 오지 않은 것이 생각났지만, 뭐 혼자인데 그런 것쯤 어떠랴 싶어지자 금세 대수롭지 않은 일이 되어 버렸다. 혼자인데……, 라는 단어가 중얼거리는 입에서 매끄럽게 발음되지 못하고 걸려 버리기 전까지는 분명 대수롭지 않은 일임에 분명했다. 하지만 불행히도 입에서 걸린 그 단어는 채희의 기분을 바닥으로 끌어내렸다.
일을 치르고 난 뒤, 그는 한 번도 빠짐없이 침실을 나섰고, 결국 밤이 새도록 들어오지 않았다. 처음에는 언제 들어올지 몰라 밤을 지새우기도 했지만 얼마 가지 못해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고, 그러다가 금세 한 번 침실을 나서면 돌아오지 않음을 깨닫고는 이내 그를 기다리는 일을 아예 관두고야 말았다. 그를 기다린다는 건, 쓸데없는 시간 낭비였던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일은 채희에게 상처가 되기도 했다. 물론, 지금은 많이 면역이 됐는지 아무렇지도 않았지만 말이다. 아니,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건가? 채희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에 젖은 몸을 수건으로 닦아 낸 뒤 욕실 밖으로 나왔다. 수건으로 살짝 몸을 가렸다는 사실이 민망하게도 방안은 텅 빈 상태였지만, 이미 예상했던 것이라 실망 따위는 하지 않았지만, 피식 터져 나오는 웃음까지는 막을 도리가 없었다.
오늘따라 서준도, 또 자신도 꽤나 유난스러웠다.
쿡. 스트레이트 잔에 담긴 붉은빛 도는 옅은 갈색의 액체를 한 입에 툭 털어 넣는 서준의 입가에 비틀어진 미소가 지어졌다. 위스키의 어원이 생명의 물이라는데, 왜 그렇게 되었느냐고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서준은 다시 한 번 잔에 술을 채웠다. 벌써 몇 번째 반복하고 있는 것인지 생각도 나지 않았지만, 일단은 잠이 들 때까지 마실 작정이었다.
‘마음까진 바라지 않아. 하지만 니 머릿속에, 니 눈 속에 이 순간을 담아 기억해. 지금 널 갖는 건 니 남편 유 서준이라고.’
문득 채희에게 던졌던 말이 문자로 머릿속에 그려졌다. 마지막까지 자신이 보인 집착이 자꾸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며 마음을 복잡하게 만드는 탓에 쉽사리 술에 취하지도 잠에 곯아떨어지지도 못한 채 서준은 그저 자신이 했던 말만을 되새김질하며 빨리 아침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아침이 되면, 바쁘다는 핑계로 부모님께 문안 인사만 드리고 곧바로 집을 빠져나올 수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렇게 술에 잔뜩 취한 채로 밤을 지새운다면 얘기는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피식. 다시 한 번 웃었지만 역시 이번에도 산뜻한 모양새는 아니었다. 물론 이번엔 양쪽 입 꼬리가 모두 올라갔지만, 완벽하게 그 양끝이 일치하지 않았던 것이다. 서준은 채워 놓은 술을 다시 간단하게 비워냈다. 꽤 독한 술이었지만 인상 한 번 찌푸리지 않았다. 물론 술은 얼굴을 찡그릴 만큼 썼지만, 이미 그보다 더하게 속이 쓰라린 탓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자 또 한 번 삐딱한 웃음이 자연스럽게 나타났다.
서준은 빈 잔에 또 술을 채워 놓고는 크게 한 숨을 내쉬며 몸을 소파에 깊숙이 파묻으며 자신이 있는 주변을 둘러봤다. 낮은 조명의 스탠드가 방을 비추는 불빛의 전부였지만, 이미 어둠에 익숙해진 상태라 주변을 둘러보는데 그다지 불편을 끼치진 않았다. 지난 5년 간, 이 공간이 너무나도 익숙해져 버렸다. 물론 그 이전에도 이곳은 그의 공간이긴 했지만 지금처럼 숱하게 드나들지도 밤을 지새운 적도 드물었다. 아니, 드문 게 아니라 그럴 일이 없었다, 사방이 책으로 가득 메워진 이곳은 그저 밀린 서류를 보거나 예전에 읽었던 책이 문득 생각날 때나 잠깐씩 기웃거리던 장소일 뿐이었으니까. 그랬던 곳이 지금은 채희와 관계를 가진 날이면 도피처 삼아 툭하면 밤을 지새우는 아지트가 되어 버린 것이다.
생각의 끝이 채희에게 가 닿자 내내 자신을, 자신이 하는 행위를 무심한 눈으로 지켜보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러자 미동도 없는 그녀의 위에서 또 다시 헐떡거리던 끔찍한 자신의 모습도 그려졌다.
젠장.
서준은 시계를 힐끔 쳐다보고는 마지막 잔이라고 중얼거리며 테이블 위에 놓인 술잔을 들었다. 그러고는 쉴 새도 없이 조금 전의 그 끔찍한 기억이 이 한잔으로 다 지워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한 입에 툭 털어 넣었다. 목을 타고 넘어가는 액체가 태울 듯 뜨거운 열기를 전해 오자, 이미 속은 그 전에 다 태워 버려서 더 이상 태울 것이 남아 있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파고들었다. 하지만 가슴 부근이 그 열기로 인해 뜨끈한 걸 보니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기도 했다.
빌어먹게도, 그래서 여전히 그녀를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건가?
살며시 열어 본 서재 안은 이미 텅 빈 상태였다. 밤새 선잠으로 뒤척이다가 더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자리에서 일어나 단정해 보이는 원피스로 갈아입고 대충 침실을 정리한 뒤 방을 나섰던 게 5시도 채 되기 전이었다. 또 술을 마셨을 거라는 짐작으로 곧장 주방에 가서 꿀물만 얼른 챙겨 왔지만, 벌써 그는 사라지고 없었다. 뭐 늘 그래 왔던 일이라 새삼스럽지는 않았다. 단지 밤새도록 마셨을 게 뻔한 데 술이 채 깨지도 않은 상태에서 운전을 할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속을 좀 불편하게 만들었을 뿐.
채희는 쟁반을 든 채 서재 문 앞에 서서 테이블 위에 흐트러진 술병들을 한참 동안 물끄러미 쳐다봤다. 혼자 마셨다고 보기엔 꽤 많은 양이지만, 이젠 놀랍지 않았다. 빈속에 마신 건 아닐까, 해장은 제대로 하고 출근은 하는 걸까, 이렇게 마셔 대서야 속이 남아나기나 할까 하는 등의 걱정도 더 이상 하지 않았다. 그냥 있는 그대로, 눈에 보이는 그대로만 보고 받아들일 뿐 그 속을 파헤쳐 상상하는 일도 관둔 지 오래였다.
씁쓸한 미소가 언뜻 입가에 피었다 사라진 순간 꿀물이 담긴 잔을 내려다 본 채희는 깊은 한 숨을 내쉬고 난 뒤에야 서재 안으로 들어섰다. 테이블 위에 쟁반을 내려놓은 그녀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창문을 활짝 열어 방안 공기를 환기시키는 것이었다. 약간 쌀쌀한 새벽 공기가 상쾌한 내음을 방안에 채우기 시작했다. 테이블로 돌아온 채희는 빠른 손놀림으로 술병과 잔을 쟁반 위에 올렸다. 어찌나 차분히 드셨는지 술 한 방울 흘리지 않아 테이블 위에 물기가 있거나 하지는 않았다. 때문에 걸레질은 나중에 집 안 일을 도와주는 안성 댁이 하도록 내버려둬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며 쟁반만 들고 주방으로 내려오는 데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침을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자 채희의 걸음이 빨라졌다.
“일찍 일…… 어머님, 일어나셨어요?”
안성 댁일 거라는 추측으로 주방에 들어서며 밝게 인사를 건네던 채희의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채희가 들어와 살면서부터 거의 주방에는 발걸음을 하지 않는 민 여사를 발견한 것은 의외의 상황이었지만, 놀란 기색은 전혀 내비치지 않았다. 어쨌건 집 안의 안주인은 여전히 그녀였기 때문이다.
“못 볼 것이라도 본 모양이구나.”
하지만, 그 마저도 꿰뚫어 본 모양이었다. 쌀쌀맞은 대꾸를 한 민 여사의 눈살이 쟁반 위의 술병을 본 순간 잔뜩 찌푸려졌다.
“한 동안 안마시더니…….”
“회사에서 안 좋은 있었던가 봐요.”
“아무리 회사에서 안 좋은 일이 있어도 집에서는 술 한 모금 안 하던 아이다. 건네는 술도 마다하던 아이를.”
잔뜩 노기 띤 음성이었다. 감히 누굴 모함하느냐는 호통과 같은 그 말에 채희가 할 말을 찾지 못했다.
“집안 꼴 한 번 잘 돌아가는구나. 다 쓰러져 가는 곳에서 구해 줬더니.”
채희의 대꾸를 기다리던 민 여사가 한 참을 있어도 뻥긋 안 하는 채희를 싸늘한 눈초리로 쏘아보며 빈정거렸다. 그러더니 컵에 물을 담아 여전히 대꾸 없이 가만 서 있는 채희의 곁을 혀를 끌끌 내차며 지나갔다.
“이래서 집 안에 들이는 사람은 잘 알아봐야 한다더니.”
낮게 중얼거리는 그 말에 채희의 숨이 기도에서 탁 막혔다. 어머님이 고르지 않았느냐는 핀잔을 건넬 틈도 없이 민 여사가 주방을 나갔고, 온 몸에서 갑자기 힘이 쭉 빠져 버린 탓에 더 이상 쟁반을 들고 있을 힘조차 없어진 채희는 싱크대에 쟁반을 올려놓으며 답답하기라도 한 듯 가슴을 탁탁 치며 크게 숨을 몰아쉬었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그래, 식사 준비 좀 부탁하네. 국은 맑은 걸로 좀 부탁함세.”
낮은 대화 소리가 들려 온 건 바로 그 때였다. 예의바른 아랫사람의 인사에 대꾸하는 민 여사의 목소리가 더없이 부드러웠다. 하, 부리는 사람보다 못 하다는 거지.
“새댁, 일찍 일어났네?”
채희가 씁쓸한 생각을 하고 있는데 주방으로 들어서던 안성댁이 채희를 발견하고는 밝게 인사를 건넸다.
“네, 안녕히 주무셨어요?”
“나야 잘 잤지만, 새댁은 제대로 못 잔 모양이야. 얼굴이 안됐어.”
“그래요?”
손으로 매만진 얼굴이 까칠하긴 했다. 평소와 달리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밤잠을 설치긴 했지만, 그런 속사정까지는 알릴 필요가 없겠다 싶어 별다른 내색은 하지 않고 안성댁의 말을 되새김질하며 냉장고 문을 열었다. 그러다 문득 새댁이라는 호칭이 귀에 거슬렸다. 벌써 결혼 한 지 5년이나 지났으니 이제 더 이상 새댁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언젠가 안성 댁에게 호칭을 바꿔 달라고 언질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러자 안성 댁이 아직 아이가 없으니 새댁이나 다름없다는 말로 자신의 요구를 일축시켰다. 그러니 그 단어가 거슬린다고 투덜거려도 소귀에 경 읽기나 마찬가지일 거란 추측은 뻔한 것이었다.
“국은 뭐 할까요?”
작게 한숨을 폭 내쉬며 채희가 물었다. 들여다보고 있는 냉장고 속에서 무얼 꺼내야 할지 망설여졌다. 이런 사소한 것 하나 결정 못 하는 자신이 왠지 바보처럼 느껴졌다. 이래저래 오늘 아침은 마음에 안 드는 것 투성이다.
“맑은 걸로 하라고 하시니까 북엇국이 어떨까 싶은데.”
안성댁의 말을 들으며 파와 곱게 다진 마늘을 꺼낸 채희가 찬장을 열어 찢어 놓은 북어를 찾는데 열중했다. 아니 어쩌면 찾는 데 열중하는 척 인지도 몰랐다. 술 마신 다음 날 해장에 좋다는 북어 국을 떠올리자 빈속에 출근했을 서준이 자연스레 머리 한 구석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뭐 알아서 제 몸 제가 잘 챙기겠지,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누가 챙겨 주는 것과 스스로 챙기는 건 뭔가 다른 점이 있을 것이었다.
그만. 채희가 자꾸 서준에게로 가서 멈추는 생각들에 제동을 걸었다. 별스럽다 싶을 정도로 자꾸 그가 신경이 쓰이긴 하지만, 어쨌건 자신의 남편이라는 사실만을 제외한다면 자신과는 그다지 연관이 없는 사람이라는 게 진실이었다. 그러니 이런 소소한 관심, 걱정조차 불필요한 감정이었다. 게다가 굳이 자신이 아니어도 그를 걱정해 주고 챙겨 줄 사람은 줄을 섰으니, 그가 자신에게 무심한 것처럼 자신도 그에게 그러해도 괜찮을 테고 말이다.
*
쟁겨놓은 글이 있는 동안엔,
성실한 듯 해 보인다는 거죠;
우려먹기 하는 주제에,
쪼끔 그래보이려고;;
뭐, 그렇다고요오..ㅋㅋ
즐거운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