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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지옥이야. 내가 악마니까.


무슨말인지 알아들어? 니가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더 질척거릴 거야.


그러니까 더 늦기전에 발빼. 이게 아니다 싶으면 ..


















3년전.


아직은 조금 쌀쌀한 이른봄 이었다.


안녕하세요. 라고 시원스러운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며
나를 흥미롭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그 첫눈에. 그 첫만남에 지금을 상상했었던가 ..




모든 것에 지쳐서 기댈곳을 찾고있던 그때,
1년이 넘도록 적극적인 애정공세를 펼치는 지욱이
고맙고 편해, 그럼 한번 사겨보자. 라고 시작한지 보름쯤 되던 날이었다.




5살때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싸워본적 없는 제일 친한 친구라며 소개시켜 준 사람.


윤태환. 


그때. 나는 그사람에게 내 눈빛을 완벽하게 숨겼어야 했다.






//




낯을 많이 가린다며 극구 사양하는 내게 정말 좋은 놈이라며
한번만 만나보자고
그친구가 많이 보고 싶어 한다며 하도 어르고 달래서 못이기는척 자리에 나왔다.


정말 나는 낯을 많이 가리는 소심한 A형이었고.


그런자리도 물론 싫었지만.
사실, 아직 안정되어 있지 않아 언제 깨질지 모르는 지욱과의 만남에
그사람 친구까지 소개받아 ,
나중에 헤어지고 나서 똑같은 훈계를 그친구한테까지 듣고싶지
않다는 계산도 있었다.



다시한번 생각해봐라. 지금 그녀석 많이 아파한다.
얼마나 널 좋아했는지는 니가 더 잘 알지 않느냐... 등등등...


남자들의 우정이란.




지욱과의 관계를 끝낼때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듯한 아픔을 최대한 줄이고 싶었다.


남녀가 만나다가 헤어지는건 그런거니까.




“안녕하세요. 윤태환입니다. 지욱이놈이 간만에 눈을 빛내면서 여자친구를 소개시켜 준다길래, 부산에서 뛰어 올라왔습니다, 이자식 능력있네~“


“시끄러. 부끄럽게... 그런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 우선 시키자. 다은아 뭐먹을래?”


“이자식이 제사까지 지내고 달려온 사람을 제끼고, 지 여자친구부터 챙기는거보소”


“좀 봐주라, 친구 이제 막 시작했다. 하하하 ”




지욱과 호탕하게 웃어대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그사람을 바라봤다.


오목조목 잘생긴 부잣집 도령같은 지욱과는 달리,


웃을때 시원하게 말려올라가는 입꼬리와, 장난끼 가득해 보이는 눈빛이 호남형이다.


게다가 저 목소리....




아.. 방금 눈빛이 순간 슬퍼보였는데 ..




“다은씨 뭐 드실래요?”




응...?




“네? 아 .. 저기”


갑자기 고개를 돌려 마주쳐 오는 눈빛에 놀래서 터져나온 목소리. 아. 갈라졌다. 쪽팔려..




“임마, 다은씨가 뭐냐? 우리보다 두살 어려. 말놔도 돼. 괜찮지 다은아?”




“응?.. 아. 응... 말 놓으세요 괜찮아요.” 하며 정말 괜찮다는 듯 살짝 웃어보였다.


그런게 예의라고 들었으니까.




“됐어 임마. 그래도 명색이 친구놈 여자친군데. 바로 말 놓을수 있냐.


나중에 니놈 몰래 따로 연락해서 말 놓을꺼다. 큭큭. 아 배고파 죽겠다. 빨리 뭐 좀 먹자 !!”




한눈에도 그 둘은 정말 다른사람이었다.


어떻게 친구가 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자로잰 듯이 정확하고 매사에 야무진. 빈틈없는 지욱과.


인간미가 물씬 풍기는 웃음을 가진 사람. 윤태환.




흥미롭다.. 저사람. 앞으로 자주 만날 수 있을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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