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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예나는 이제까지 영주님이 추위를 많이 타서, 원래 밖으로 살을 내보이길 싫어해서, 또는 원래 그런 게 취향이라서 옷을 몇 겹씩 싸매고 다니는 줄 알았다. 지금의 광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두 번째 가정에 달린 저울추가 주욱 밑으로 내려갔다.
영주님은 아래쪽에 주름이 잡힌 천을 치마처럼 둘둘 말고 그 외에는 모두 벗고 있었는데, 비정상적으로 창백하고 밝은 달빛 아래 드러난 그 몸은 상처투성이였다. 달빛 때문인지 하얗고 투명할 정도로 빛나는 근육 위에 가늘고 긴 분홍 상처들이 여러 방향으로 아로새겨져 있었다. 상처는 쇄골에서부터 가슴과 허리, 팔에 이르기까지 드러난 윗몸 전체에 퍼져 있었고, 불긋한 것에서부터 하얗게 흔적만 남은 흉터까지 다양했다.
쟁반을 떨어뜨리고 손을 입가에 댄 채, 예나는 어떻게 그런 흉터가 생기는지 현장을 감상할 수 있었다.
머리를 풀어헤치고 알몸에 얇은 천만을 감은 사람들이, 마치 밤에 마주한 야수처럼 초록색으로 눈을 빛내며 영주님을 향해 다가갔다. 더러는 앉아 있기도 했지만, 대개는 누워서 기어 가면서 영주님 쪽으로 손을 뻗었다. 가장 먼저 영주님을 붙잡은, 남자로 보이는 괴물이 영주님의 몸에 손톱으로 상처를 냈다. 상처에서 지나칠 정도로 선명하게 붉은 피가 흘렀다. 괴물이 붉은 혀를 내밀어 자기 입술을 핥고는, 상처에 혀를 갖다 댔다. 탐욕스럽게 쩝쩝거리면서 방금 핥은 피를 맛 본 괴물이 갑자기 눈을 감고 신음했다. 아프다기보다는 만족스럽고 몽롱한 듯한 신음이었다. 그 소리에 자극을 받은 듯 영주님의 등으로도 여자처럼 보이는 괴물이 하나 달라붙었다. 치익, 소름 끼치게 은근히 귀를 긁는 소리가 들리고 괴물이 부지런히 혀를 놀리는 젖은 소리가 뒤를 이었다. 그리고 그 뒤에 이어지는 깊고 만족스러운 신음.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듯 몇몇이 더 달려들자 영주님은 앉은 채로 옆으로 쓰러질 뻔했다. 그러나 영주님이 쓰러지기 전에 다른 괴물이 재빨리 옆으로 들어와 영주님을 받쳤다. 영주님은 그 괴물의 머리에 손을 얹었고, 다시금 혀를 내밀며 핥는 소리, 헐떡이면서 내뱉는 숨소리가 겹쳤다.
신음소리는 점점 고조되면서 헐떡이는 소리와 섞였다. 비명소리도 곳곳에서 들렸는데, 먼저 달라붙었던 괴물들이 입술에 피를 묻힌 채로 비명을 지르면서 나가떨어졌다. 그들은 빛내던 눈이 하얗게 풀려서 온몸에서 가느다랗게 경련을 일으켰다. 손발을 흐느적흐느적 느리게 흔들어대기도 했고, 얼굴을 바닥으로 향하고 가만히 널브러지기도 했다. 그렇게 주위 괴물들이 몸에 상처를 내고 핥고 신음하면서 빨고 그 피를 마시고 그러다가 절정에 이르러 비명을 지르며 나가떨어지는 동안, 영주님은 크게 움직이지도 않고, 얼굴을 찌푸리는 일도 없이 그저 달 쪽으로 얼굴을 향하고 바라보고 있었다.
예나는 입을 가리고 있던 손이 차가워서 그때야 자기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눈 앞이 흐릿한 것도 모두 이 비현실적인 영상이 일그러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일그러지고 일그러지다가 아예 안 보이게 되면 좋았으련만. 예나는 눈물을 닦고 앞을 다시 보았다. 괴물들이 영주님을 탐하는 물결이 거의 물러가고 있었다. 영주님이 큰일을 마칠 때 숨을 가다듬듯이 가볍게 숨을 쉬었다. 다시 예나의 눈에 물이 차올랐다.
“영주님…….”
그 뒤에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예나는 그저 달리 할 말도 없으면서 신음처럼 영주님을 불렀다. 이름을 부르면, 뺨을 꼬집으면 깨어나는 꿈처럼 이 비현실에서 빠져나가고 싶어서, 영주님을 불렀다. 하지만 가장 비현실적인 것이 영주님의 눈동자였다.
짙은 속눈썹 아래 달처럼 일렁이는 눈동자가 예나를 똑바로 보았다. 자연스럽게 늘어뜨려 몸을 지탱하고 있던 벗은 팔이 실로 잡아당긴 듯 떠올라 어깨 높이까지 올라왔다. 손목이 움직이고 손바닥이 뒤집히며 귀부인의 손을 청하듯, 품으로 부르는 듯 예나에게 내밀어졌다. 다시금 녹아 버릴 것 같은 영주님의 진짜 목소리가 들려 왔다.
“드디어.”
드디어?
“돌아왔구나, 오즈리크.”
그 말을 듣는 순간 예나는 굳어 버리고 말았다. 세상에서 그 이름을 아는 것은 단 셋뿐이었다. 예나와 엄마와 할아버지. 생각대로, 바라온 대로 엄마가 죽었다면 단 둘뿐이었다. 할아버지는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만 진짜 이름을 가르쳐 주라고 했었다. 그 말이 아니라도 예나는 아직까지 아무에게도 이름을 가르쳐 준 바가 없었다. 그렇다면 할아버지가 영주님에게 알려 준 걸까?
하지만 영주님은 아주 오랜 세월을 기다려 온 이름을 부르듯이 깊은 숨을 담아 그 이름을 불렀다.
“오즈리크. 이리 와.”
말이란 것은, 그 내용만이 아니라 그것을 발하는 목소리의 울림과 깊이와 거기 실린 감정을 통해 완성되는 복잡한 물건이라는 것을 예나는 그때 처음 실감했다. 첫날 시체들 사이를 빠져나가 숲에서 들었던 ‘이리 와’와 지금의 말은 얼마나 다른지. 그때 시커먼 숲에서 시커멓게 서서 예나를 바라보던 눈길과, 지금 애원하듯 손을 뻗으며 바라보는, 저 일렁이는 눈길은 얼마나 다른지. 영주님의 눈동자가 한 번 출렁일 때마다 심장이 한 번씩 머리에서 발끝까지 올라갔다 떨어졌다 했다.
예나는 힘겹게 손을 내리고 그쪽을 향해 걸어갔다. 주위에 널브러져서 숨만 고르고 있던 괴물들이 천천히 움직여 고개를 예나 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영주님 앞까지 길을 만들어 주듯이 꾸물거리며 비켜 났다. 예나는 가까이 다가가서야 그들이 인간처럼 생긴 괴물이 아니라 진짜 인간이라는 것을 알았고, 모두가 예나가 아는 얼굴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파울, 미오리타, 레이낙스, 데르첸, 한스, 로게트…… 바로 몇 시간 전 식탁에서 마주했던 얼굴들. 모두가 인간의 표정을 잃어버리고 다른 세상을 헤매는 듯 몽롱한 것이 똑같아서 금방 알아볼 수 없었을 뿐이었다.
“오즈리크.”
조용히 채근하는 듯한 목소리에 움찔 놀라서 예나는 다시 영주님을 보았다. 영주님은 여전히 손을 내밀어 간구하고 간청하고 있었다. 그의 어깨에서 흘러나온 피가 몹시 붉었다. 예나는 다시 눈이 뜨거워져서 영주님을 향해 걸어갔다.
예나가 뻗은 손에서 한 뼘 정도 떨어진 곳까지 접근하자 영주님이 허리를 들어 팔을 더 앞으로 내밀었다. 그리고 예나의 손목을 덥석 잡더니, 다시 앉았던 자세로 돌아가면서 천천히 예나를 끌어당겼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오자 손목에 있던 손은 예나의 허리로 돌아갔고, 더 가까이 다가가자 다른 손이 어깨를 잡았다. 예나는 허리를 영주님에게 잡힌 채 어깨를 숙여, 앉아 있는 영주님을 내려다보는 자세가 되었다.
“오즈리크.”
속삭이면서 영주님이 어깨에 걸쳤던 손이 뺨으로 옮겨갔다. 귀를 덮었던 머리를 걷어내고 턱에서부터 눈썹이 있는 곳까지 부드럽게, 영주님의 손이 예나의 뺨을 쓰다듬었다. 예나는 등에서부터 목을 거쳐 머리까지 소름이 돋는 듯해서 눈을 질끈 감았다. 영주님의 손이, 장갑 끼지 않은 맨손이 너무나 매끄럽고 간질간질하도록 부드러웠고, 처음 얹었을 때는 뜨거웠다가 점점 차가워졌다. 예나의 얼굴이 뜨거워져서 그런 것일지도 몰랐다. 이유야 어쨌든 서늘하고 매끄러운 손이 뺨을 지나 이마를 어루만지고 다시 턱으로 내려와 목을 쓰다듬자 예나는 온몸이 결결이 일어나는 듯한 놀라움에 작게 비명을 지르며 눈을 떴다.
언제 이렇게 영주님의 얼굴 가까이까지 와 있었지? 언제 이렇게 영주님의 어깨 사이로, 품 안으로 들어와 있었지?
게다가 영주님의 얼굴은 지금도 가까울 뿐만 아니라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일렁이는 눈동자가 날개 같은 눈꺼풀 속으로 숨고 달빛을 머금은 입술이…….
더 이상 보지 못하고 예나는 눈을 감았다. 눈으로 보지 않아도 이제 곧 다른 감각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려 줄 것이었다.
처음 소식을 전한 곳은 우습게도 코끝이었다. 부드럽고 촉촉하고 탄력 있는 무언가가 코끝에 잠깐 내려앉았다가 옆으로 옮겨 갔다. 광대뼈, 뺨, 턱, 다시 뺨. 차마 다가오지 못하는 수줍은 전령처럼 영주님의 입술이 예나의 입술 주위를 맴돌았다. 수줍은. 그 단어를 떠올리며 예나가 입술 끝을 올렸을 때 영주님의 입술이 문을 두드렸다. 놀라서 굳은 예나의 입술을 부드럽게 위 한 번, 아래 한 번 건드렸고, 잠시 기다리더니 본격적으로 빨아들였다. 뺨을 만지던 손길이 천천히 귀로, 머리로 옮겨 가고 있었다. 예나는 열어 달라고 두드리고, 손을 내미는 듯 끌어당기는 영주님의 공격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천천히 입을 벌렸다.
영주님의 혀가 예나의 입 안을 감쌌다. 영주님의 손이 예나의 목덜미를 잡았다. 예나는 영주님에게 몸을 잡히고 숨결을 잡혀 숨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예나가 답답해하면서 팔을 들자 그 팔도 곧 잡혔다. 하지만 잠깐 숨 쉴 수 있는 말미는 얻었다. 입술을 뗀 사이, 헐떡이는 숨결 사이로 영주님이 다시 오즈리크를 불렀다. 그리고 대답할 틈도 주지 않고 다시 예나의 숨결을 요구했다. 예나는 결결이 일어난 온몸이 영주님을 향하여 쏟아지는 듯한 느낌에 아득해졌다.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움직일 만한 의지도 힘도 자신에게는 남아 있지 않고 모조리 영주님에게로만 향한 것 같았다.
아득한 머릿속으로 간절한 목소리가 비집고 들어왔다.
‘나를 죽여 줘, 오즈리크.’
그 목소리를 듣자 찬물을 맞은 듯 머리가 식었다.
‘나를 구해 줘, 여기서 나가게 해 줘. 죽여 줘, 오즈리크.’
예나는 눈을 뜨고 눈앞에 있는 영주님을 보았다. 어느 틈엔가 예나는 그의 벗은 가슴에 안겨 손과 손을 맞대고 있었다. 달빛에 그림자가 진 그의 얼굴은 여전히 간절하고 아름다웠고, 얼굴과 입술 위를 움직이는 그의 입술 또한 빨려들어갈 듯 감미로웠지만 예나는 이제 더 이상 거기에 정신을 빼앗기지 않았다. 그가 움직이면서 잠시 입술을 떼었을 때를 놓치지 않고 예나는 말했다.
“아니에요…….”
“오즈리크…….”
“난 오즈리크가 아니에요!!”
그리고 있는 힘껏 영주님을 밀어냈다. 영주님은 그 자리에 뿌리라도 내린 듯 조금 뒤로 밀렸을 뿐이었지만, 눈을 뜨고 예나를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그런, 그런 부탁하지 마요! 난 아니에요! 난 못해요!”
악을 썼다.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도 예나는 왜 자신이 이렇게 슬픈지 알지 못했다. 영주님이 오즈리크만을 찾아서? 죽여 달라고 말해서? 간절히 바라도 그 말을 들어 줄 수가 없어서? 어쩌면 눈앞에서 정신이 돌아온 듯 차갑게 굳어 가는 그 얼굴이 가장 슬픈 걸지도 몰랐다.
“못한단 말이에요…….”
“꺼져.”
“영주님…….”
“없어지란 말이야!!”
예나는 비틀비틀 일어났다. 그리고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뒤로 돌아 걸어갔다. 이곳에 들어올 때 떨어뜨렸던 쟁반을 밟고 문에 기댈 수 있었던 것을 보면, 다행히 방향이 맞았던 모양이었다.
끊임없이 눈물이 흘러나와서 거추장스러웠다. 눈물을 훔쳐내면 다시 눈물이 흐르고, 훔쳐내면 또다시 흘러내렸다. 앞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고 머리와 코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예나는 숨을 크게 한 번 들이쉬고 내쉬었다. 그리고 앞을 제대로 보는 걸 포기하고 벽에 붙어서 한 발 한 발 먼저 대 보고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올라갈 때는 쟁반이 무거워서 멀다고 느꼈지만, 앞이 잘 안 보이는 상태에서 벽을 짚고 한 단에 두 발을 모두 올려놓으면서 내려가다 보니 긴 정도가 아니라 끝이 없는 것 같았다. 나선형 계단을 돌고, 돌고, 또 돌고……. 현실이 아닌 광경을 보고 현실이 아닌 것 같은 일을 당한데다 끝나지 않는 계단을 내려가고 있노라니 더욱더 이 모든 게 꿈처럼 느껴졌다.
그렇다면 좋을 텐데. 도대체 어느 순간에 잠이 들어 버린 걸까? 지금 나는 청소를 마치고 열 받고 피곤한 김에 잠들어 버린 게 아닐까? 조금 있으면 계단이 주욱 펼쳐지면서 어둠 속으로 떨어지고, 나는 비명을 지르면서 잠에서 깨어나는 거야. 아, 악몽을 꾸었구나 하고 되돌아보면서 땀을 흘리는 거야.
하지만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계단이 끝나고, 누군가가 팔을 잡아챘을 때쯤에는 예나도 이게 꿈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세상에, 도대체 어디 갔다 오는 겁니까?!”
루치안의 놀란 목소리가 들렸고, 부드러운 천으로 눈물을 닦아 주는 손길이 느껴졌다. 언젠가 전에도 이런 상황이 있었는데……. 예나는 웃었다.
“언제나 눈물을 닦아 주는 역할이시네요.”
“제가 그렇지요. 답은 안 해 주실 겁니까?”
“어딘지 몰라요. 그냥 이 계단 올라갔다가…….”
“이런, 망할. 아, 용서하십시오. 어쨌든 빌어먹…… 아니, 누가 그리로 들여보낸 겁니까?”
“누군들 무슨 상관이 있겠어요? 저도 이제 여기 식구니까 알아야 한다고 보내 줬다는 게 중요한 거죠. 과연 언젠가는 알아야 할 일인 것 같더군요.”
계단을 내려오면서 한없이 흘렸더니 이젠 눈물이 마른 것 같았다. 목과 입 안도 말라붙었다. 몸이 말라붙으니 감정도 말랐는지, 평소보다도 더 침착하게 말을 할 수 있었다. 더 침착하고 더 냉소적으로.
“제 생각보다 이곳은 더 대단한 곳이란 걸 알았어요. 왜 진작 그런 생각을 못했는지 이상할 정도로요. 시체에 유령에 없는 게 없는 곳인데. 전 이곳에 더 이상 있고 싶지도 않고, 영주님께서도 저보고 나가라는 명령을 내리셨으니, 곧 짐을 꾸리겠어요. 그럼 이만 실례할게요.”
“아뇨, 아뇨, 가지 말아요. 이대로 갈 수는 없습니다.”
루치안은 예나의 손을 잡더니 질질 끌다시피 해서 방으로 데려가 앉혔다. 푹신한 소파에 앉히고 차도 내 주었다. 예나는 당장이라도 나가려던 마음을 잠깐 접고 차를 받아들었다. 문득 이랬다가 그 다음 날 다시 못 나갔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지만, 혼미하고 아득한 일을 겪은 이후에 맡은 차 향기는 너무나 유혹적이었다. 루치안의 차 우리는 솜씨는 정말 알아 줘야 했다.
“일단 사과부터 할게요, 예나. 모든 설명을 듣기 전에 일부터 당하고 이렇게 충격 받도록 내버려 둔 것, 정말 미안해요. 워낙 하기 힘든 이야기라서 타이밍을 보고 있었는데 이렇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루치안 씨가 사과하실 일은 아니에요. 그리고 전 사과를 받는다고 여기 머물 생각은…….”
“하지만 확실히 하기 힘든 이야기였다는 사실을 알아 주세요. 아마 들으면 왜인지 단박에 알아채실 테지만 말입니다.”
“그러니까 전 별로 알고 싶지 않…….”
언젠가 어렸을 때 이 비슷한 일을 겪었던 것 같은 생각이 났다. 듣고 싶지 않은데 계속 들어야만 했던 기억. 그때는 듣고 싶지 않다고 부정하려고 해도 입이 안 움직였지만, 지금은 말해도 상대가 듣고 있지 않다는 것이 달랐을 뿐.
“사실 우리는, 이 성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인간이 아니에요, 예나.”
그리고 아마도 그 말을 듣고 나서 초래되는 결과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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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그저 말없이 물러갑니다.
금요일에 무사히 올릴 수 있게 빌어 주세요. 아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