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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 드라마 근황 중 가장 사랑하는 작품은 바로 이거다. 오 마이 레이디. 이게 요즘 무조건 최고다. 니네 짱 드셈. 다른 데서는 뉴스 할 시간에 드라마를 방영하는 배짱을 가진 건 SBS 따라갈 데가 없는 것 같은데, 아무튼 뭐 그건 그렇고. 생소한 시간대에 배치된 드라마를 선택해서 본다는 건 어지간히 잡아 끌지 않으면 채널이 고정되지 않기 마련인데, 드라마가 드라마 시간대에 방송되지 못하고 다른 뉴스와 시청률 경쟁을 하다니. 뭐 좀 뻘쭘하긴 할 거다. 인터넷에서 기사도 많이 써주지 않는 것 같고, 드라마 리뷰도 별로 올라오지 않고..좀 드라마 세계에서 소외된 거 같은데, 이건 정말이지 여러 모로 가볍게 즐기고 싶을 때 여러가지를 만족시켜주는 귀여운 드라마니까, 기분 전환하고 싶을 때 보면 좋을텐데. 다들 이거 보고 있나요ㅠㅠㅠㅠ

생소한 시간대라 실험적인 내용인 줄 알고, 처음엔 좀 우습다고 생각했고, 채림의 대사 치는 뉘앙스가 썩 마음에 들지도 않는데다가 이혼한 아줌마가 톱스타 매니저가 된다, 는 내용을 얼핏 들어보니 이거 또 민망한 아줌마 판타지냐 싶어서, 채림이 이런 이혼녀 역할을 맡아도 어울리는 건가 싶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뭐 그런 오지랖 태평양스러운 생각에 안 보다가, 얼마 안돼서 결국 이 드라마에 푹 빠지게 됐는데, 누구냐면 바로 우리 예은이 때문이다아아아앙!ㅠㅠㅠㅠㅠ


최시원 예전 여친이 딸랑 맡겨놓아버린 애물단지. 세상에 너무 귀여워. 저 볼 좀 봐, 저 눈 좀 봐, 마구마구 감탄하면서, 화면에 잡힐 때마다 정말 1초도 놓치기 싫을 정도로 뚫어지게 보게 된다. 정말이당. 정말정말 예쁘게 생긴 아이가 나온단 말이야. 어떻게 안 볼 수가 있겠어. 난 태어나서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럽고 돌아가시게 귀여운 여자애는 처음 본다. 그냥 아무 말 안하고 말갛게 뚫어져라 보고만 있어도 저절로 손이 TV로 뻗어나갈 지경이다. 어쩜 저렇게 예쁘게 생길 수도 있는 거지 싶어서, 그 다음부터는 아주 홀린듯 본다. 저 사진도 예쁘긴 하지만, 화면으로 직접 확인하고 보는 거에 비하면 만분의 일도 다 보여주지 못한 거다. 실제로는 얼마나 예쁠까.



그러다보니 드라마 내용 자체가 전혀 나쁘지도 않고, 재밌다는 걸 알게 됐다. 최시원 연기도 기대 이상이고, 코믹함도 아주 제법이고, 채림의 그 요상스러운 말투는 들을 수록 또 재밌기도 하고. 최시원의 매니저인 정실장이 애 숨겨서 키운다는 거 알고 집에 찾아온 날, 예은이가 그 사람 빤히 보다가 으앙,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이 있었다. 오오, 근데 여섯살 짜리가 애수를 알아. 우는데, 어쩜 그 순간 엄마 영영 잃어버린 걸 알아버린 애처럼 울 수가 있는 거지. 울리는 재미가 있겠어. 응?ㅠㅠ 아니 얘들 엄마 아빠는 전생에 뭔 일을 했기에 이렇게 예쁜 애를 낳아놓으신 건가요. 최시원만 딸바보인 게 아니라 보는 사람 죄다 홀려놓는 우리 마성의 예은이ㅠㅠㅠㅠㅠ

구선경이라는 작가 이력을 찾아보니, 다른 건 썩 성공한 건 없고, 초기에 민효정 씨와 옥탑방 고양이 같이 쓴 적이 있는 모양이다. 그 감각이 남아 있는지, 드라마 자체를 무겁지 않으면서도 날티 나지 않게 가볍게 터치 할 줄 안다. 세련되지 못한 부분들은 연출의 문제 같기도 한데, 자뻑 대마왕 최시원의 왕싸가지 캐릭터와 세상물정 모르는데다가 어딘가 분위기 못 맞추는 촌티 나는 오지랖 이혼녀 채림의 노련한 연기력의 신선한 매칭이 대단히 매력적이다. 점점 딸바보가 되어 가는 최시원, 아니 성스타;의 모습도 볼만하고, 성스타에게 예은이가 대체 언제쯤 말문을 열어줄까 궁금하기도 하고.

오늘 포스팅으로 울부짖을 생각까지 하게 된 건, 채림의 전남편으로 나오는 유태웅이 오늘 되게 귀여운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아니, 내가 이 사람 팬이라는 건 아니고, 초반은 내가 못 봤기 때문에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채림이 이혼한 전남편 유태웅은 대단한 재력가인 모양인데, 채림만 보면 사사건건 얄밉게 비꼬고 무시하고 못살게 굴었더랬다. 근데 오늘 채림이 곤경에 처하자 사무실에 뻥 쳐들어와서 하는 대사에 내가 빵 터졌더란 말이지. 그동안 그렇게 만날 무시하고 비꼬고 못살게 굴더니, 오늘 와서 하는 대사가 말이지, 너무 귀여운 거임.

"내가 그 사람에 대해서 제일 잘 아는 사람인데, 아무래도 이 사무실에서 그 여자를 못살게 구는 거 같아! 그렇지 않고서야 그 여자가 어떻게 사람을 협박하고 그러지? 내가 아는데 그 여잔 절대 그런 짓을 못할 사람이거든! 아무래도 수상해! 대표한테 전해. 그딴 식으로 직원 막 부려먹고 못살게 굴면, 내가 투자금 다 몽땅 회수한다고!" 뭐 대충 이 정도. 아, 이것도 직접 들어봐야 돼;;;

아, 정말, 유태웅이 난 느끼한 쌍꺼풀이 비호감이었는데, 이 드라마 때문에 갑자기 좋아지려고 그런다. 지난 번 강심장에서 입담할 때부터 달라 보여서 다시 보게 된 부분도 있지만. 난 이런 착한 드라마가 좋아. 기분이 좋아지잖아. 악역도 있지만, 사적으로 얽혀 있는 관계에서 갈등을 이끌어내기 보다 악역으로 정해져 있는 사람들로부터 갈등을 유발시키고, 시청자는 뭐, 갈등이 끝내는 잘 풀릴 걸 잘 알지만 그럼에도 긴장타서 보게 되는 이 스릴. 아, 이런 거 좋다구. 괜히 감정에 휘둘릴 필요도 없고, 그냥 설레기만 하면 되는 거잖아.

왕싸가지 톱스타와 오지랖태평양 아줌마가 한 집에서 산다고 한들 무슨 스캔들이 날까 싶은데, 정말 드라마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대단히 절제되어 있고 섣불리 로맨스로 가지 않는다는 점이 높게 쳐줄만하다. 중간에 술김에엉겁결키스씬이 한번 있긴 했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넘기는 윤개화와(아, 채림 극중 이름이다; 정말 촌스러우면서도 갓짠 우유스러운 신선-_-한 이름이 아닐 수 없다;;;) 오히려 오버하는 성민우(최시원)의 반전된 반응을 보여주는 부분이 재치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얘네들답게 진행되는 로맨스구나 싶은 엔딩을 보고 또 놀랐다. 저 문제를 기자 회견으로 어떻게 풀까 했는데, "좋게 만나는 사이"라니!ㅋㅋㅋㅋ 윤개화 뒤집어지며 쨍쨍거릴 다음 주가 기대돼서 미치겠다ㅋㅋㅋㅋ  마지막 그 표정 좀 봐. 성민우가 그 표정을 봤다면 무지 자존심 상했을텐데. 가뜩이나 호감인지 연정인지 야릇한 감상에 빠져 있는 성스타인데ㅋㅋㅋㅋ

아이고, 암튼 톱스타와 열애설이 나는 게 아니라 톱스타가 알아서 열애설을 내주다니. 이건 뭐, 연예인 판타지도 진화되는 시점인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것보다, 이런 발상의 전환 좋지 않나. 모든 게 한방에 해결되어버리네. 성민우 머리도 썩 나쁜 건 아냐. 아, 이건 정말 작가의 센스가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둘이 로맨스가 생긴다면 이렇게 묶어놓을 수밖에 없지. 가능성 없는 커플에게는 강제합방의 처방을. 얼마나 좋아.ㅋㅋㅋㅋ

그럼에도 친자확인서는 정실장이 챙겨둔 적이 있다. 어쩌면 이 부분이 드라마 갈등의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 전직 주먹 출신 정실장이 이대로 당하고만 있진 않을 거 같아. 성스타가 과연 세상에 예은의 존재를 알릴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끝까지 비밀로 안고 갈 수 있도록 배려할 것인지, 마무리를 어떻게 지을지 궁금하다. 간만에 너무 귀여운 드라마 만나서 좋다. 마지막으로 우리 귀여운 토끼 한 컷으로 마무리. 아, 예은아. 너 너무 귀엽고 그라믄 앙대ㅠㅠㅠ


댓글 '2'

과객연가

2010.05.03 18:06:28

전 1편부터 봤는데 초반에도 그렇게 많이 나오지는 않았어요, 지금처럼 전화상으로 사람 속 긁어놨죠. 저도 그 장면 진짜 뒤집어졌습니다. 쳐들어와서 그런말 할 줄은 생각 못했죠. 저도 이 드라마 재밌게 보고 있어요, 예은이 너무 예뻐요.^^

판당고

2010.05.05 21:02:39

정말 예은이가 너무 이쁘다는... 그런데 가끔 윤개화에게 딸은 예은이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가끔은 헷갈리기도 어쨋든 예은이 짱. 그런데 이거 전에 9시에 한 드라마 별을 따다줘도 재밌었어요. 저는 사실 별을 따다줘 보다가 오 마이 레이디에 별로 흥미가 안 생겨서 안 보다가 가끔씩 보니 재밌더라구요.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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