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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이후 한동안 책을 내지 않으셨던 진소라님이 ‘연애 레시피’라는 제목으로 책을 내셨다. 연재 때와는 다른 제목이지만. 아무튼 많이 기다렸던 책이라 일단 반갑다.
진소라님의 글 속에 나오는 여자들은 대부분 평범하지만 그 속에서 비범한(때로는 조금 특이한)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이다. 내 주변에 있을 것 같고, 언젠가 만난 적이 있다고 믿어지기까지 하는 캐릭터들. 때로는 반갑고 정들기까지 하는 사람들이다. 진소라님의 연애소설-난 로맨스라기보다는 연애소설이라고 부르고 싶다. 소라님의 글은 로맨스의 정석에서는 조금 벗어나는 느낌이라-에는 잘생기고 돈많은 완벽한 남자 주인공도 청순가련의 언제나 사랑 앞에 소심하게 선택되기를 기다리는 여자 주인공도 없다. 그렇지만 자신의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그 점을 개선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멋진 사람들이다. 또 사랑에 있어서도 실수와 잘못을 반복하며 스스로 더 발전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완벽해 보이는 동연도 실수하는 순간이 생기고 가끔은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여서 좀더 멋진 모습의 남주를 기대하는 나를 실망시키기도 한다. 삽질의 달인 포크레인의 대가 정은이는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녀의 삽질같은 생각과 행동들은 대부분 나를 웃게 만들지만 가끔은 가슴 찡하게도, 눈물 나게도 만든다. 진소라님의 소설 주인공 중에서 가장 씩씩한 여주인공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내가 가장 부러운 것은 나름 완벽한 신랑인 동연을 얻게 된 정은이 아니라 욕잘하는 마지와 맛없는 미소를 친구로 둔 정은이다. 두 친구들의 눈에 보이는 구박과 보이지 않는 응원으로 더욱 성장해 가고 자신의 사랑에 당당해지는 정은이 나는 정말 부럽다. 내게도 좋은 친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소장해놓은 진소라님의 책이 늘어날수록 마음이 든든해진다. 곧 나오게 될 다른 책들도 기쁜 마음으로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