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unk paradise
- 라운지
- 리뷰
"이젠 사라지지마. 오직 너를 위해 연주할게."
스폰지하우스라는 작은 영화관에서 뜻밖의 영화를 한 편 건졌습니다.
이름만 들어봤던 주걸륜이라는 대만 가수겸 배우가 감독/연출/주연배우까지 맡아 만들어낸 소품 같은 영화입니다.
어딘가 비밀스런 소녀와 피아노에 천부적 소질을 가진 소년, 구舊음악실, 그리고 피아노.
피아노라는 매개체를 통해 소녀 샤오위와 소년 상륜은 서로에게 천천히 다가갑니다.
그녀를 바래다주던 중 보게 된 석양.
강가에 앉아 먹던 아이스크림을 처음 맛본다던 샤오위.
샤오위를 태우고 달리던 두발 자전거.
그녀에게 특별한 악보를 주고 싶어서 피아노배틀에 도전하는 상륜.
악보를 건네주고 받은 첫키스.
나란히 앉아 마치 파도처럼, 물결처럼 피아노 건반을 노니던 스무개의 손가락.
그렇게 감정은 깊어가는 반면, 샤오위에 대해 알면 알수록 상륜은 그녀가 더 궁금해지죠.
자꾸 수업에 빠지고, 오로지 구음악실에서 피아노 연습만 하고 있다는 샤오위.
어느날의 수업시간, 상륜은 맨 뒷좌석의 샤오위에게 쪽지를 보냅니다.
구음악실에 먼저 가서 기다리던 상륜은 누군가 들어오는 기척에 슬쩍 입술을 내밉니다.
입술을 마주댄 사람은 평소 상륜에게 호감을 가졌던 청의였고, 이를 보게 된 샤오위는 도망치듯 그 자리를 떠나고 맙니다.
그렇게 상륜의 눈앞에서 완전히 사라진 샤오위…….
사실 내용은 뻔합니다^^;
그리 특이할 것도 없고, 결말도 조금 싱겁고.
그럼에도 말로 표현하기 힘든 깊고 진한 여운을 간직한 영화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첫사랑의 풋풋함과 설렘을 다시금 맛보고 싶다면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특히 신들린 듯한 피아노 배틀 장면은 절대 놓치지 마시길^^
특히 강남 극장은 정말 아늑~